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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이야기
작가 : 쉼표
작품등록일 : 2024.6.7

매일 상상만 하던 헤어진 첫사랑에게 연락이 왔다!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평범한 지훈의 소소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2화. '평범한' 토요일
작성일 : 24-06-10 17:34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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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주임님, 여기 커피요.”

 “어이구, 저 시키시죠. 대리님.”

 서류를 정리하던 나는 황공하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넙죽 커피 잔을 받았다.

 “너무 그러지 마시라니까. 하하.”

 자신보다 나이 많은 후임이 처음이었는지 항상 김민지 대리는 내가 예의를 차릴 때마다 저렇게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군대나 사회에서 나이 어린 선임, 나이 많은 후배를 이미 겪었었기에 정작 나는 별다른 거부감은 없었다.

 “그래도 선배님-”

 “지훈 주임 말이 맞아. 여기는 사회이니 선배 대접을 해야지, 하하하.”

 아직 아무 말도 안 했거든요?

 “점심 식사하러 가지. 쉬는 날 불러냈으니 미안해서 내가 쏘는 거야.”

 또 청국장집인가? 하….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가진 회사는 피해야 한다는 것을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다면 이곳에 들어오지는 않았을 텐데….

 “아, 저는 선약이 있어서…. 일 끝났으니까 바로 퇴근해도 되죠?”

 와우, MZ세대 만세! 차명환 과장은 흠칫 당황하며 불편한 표정을 지었으나, 자칭 신세대 직장 상사라는 것을 표방하고 있었기에 억지로 입 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래, 쉬는 날에 일하는 건데 일찍 들어가 봐야지. 지훈 주임은 먹고 갈 거지?”

 은근히 압박하는 눈길을 보내자 아차 싶었다. 젊은 여자 부하직원이야 마음대로 못하겠지만 막내 남자 직원은…. 젠장, 덤터기 썼네.

 “아, 네. 당연하죠. 차 시동 걸까요?”

 “아니, 차는 무슨. 가까우니 걸어가지.”

 까비….

 

 “어때 목도 축일 겸 반주 한잔할까?”

 차명환 과장이 입맛을 다시자 아찔했다. 막 들어왔을 때야 몰랐지만 이제는 깨달았다.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 아니던가?

 “저야 좋지만, 쉬는 날까지 약주 드시고 가면 사모님께서 진짜 화내실 것 같은데….”

 “에이, 화는 무슨….”

 되레 큰소리쳤지만 슬며시 나의 눈을 피하며 따라준 물 잔을 들어 물을 마셨다. 저 술 귀신이 술 한 잔으로 끝낼 리 만무했다. 애초에 술잔을 들게 해서는 안 됐다.

 “사장님! 여기 청국장 두 개 주세요! 물 한 병도 추가요!”

 

 “하…. 이틀 중에 하루가 이렇게 날아가다니….”

 남은 휴일에 대한 시간을 계산하며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있을 건 다 있을 원룸이었기에 불편한지도 몰랐고 애초에 컴퓨터만 있으면 됐었기에 별다른 고민 없이 고른 집이었다. 그에 대한 대가로 수압이 낮고 한 번씩 온수가 안 나오긴 했지만, 그 또한 그러려니 했다.

 지이이잉-

 핸드폰 문자 소리가 들리자, 평소처럼 씹으려다 화들짝 놀라 일어나서 얼른 핸드폰을 확인했다.

 - 김성일: ㄱㄴ?

 개...십…. 목까지 올라오는 욕을 참았다. 우리끼리 쉬는 날에 하는 암어와 같은 문자였기에 화를 내는 것이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자, 평소처럼 답장했다.

 - 박지훈: 9시 ㄱㄱ

 일어난 김에 옷을 갈아입으면서도 핸드폰으로 향하는 시선을 멈출 수가 없었다.

 “역시 술 마시고한 실수였나 보네.”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는 뻥이고…. 아주 조금은 아쉬웠고……. 허전했다. 이런 텅 빈 것 같은 공허함을 채우려면….

 “저녁에 치킨 시켜 먹어야겠다.”

 

 “아니, 호응 개 같네.”

 - 응~ 라인 박히고 있는데 무지성 갱이쥬? 눈뜬장님이 따로 없으시네요?

 “아니 그냥 와서 평타만 치면 잡는 건데.”

 - 응~ AP 챔프라 미니언 평타보다 약하쥬.

 “아니, 근데 진짜 너랑은 못 해 먹겠다.”

 - 응~ 어차피 나 말고 할 사람 없쥬?

 “아니, 그냥 롤을 그냥 접는다 내가.”

 - 응~ 매주 토요일 이 시간에 하는 말, 이제는 안 믿쥬? 이 시간에 하는 놀면 뭐하니는 결방할 수는 있어도 네가 이 시간에 롤을 안 할 리는 없쥬? 구운몽 빌드 이제 안 통하죠? 시간역행자이쥬?

 “아니, 말투 개 킹 받네. 아, 서렌 쳐 그냥. 맥주나 한잔하고 잘란다.”

 - 페이크 안 통하쥬? 게임 끄자마자, 직박구리 폴더를 향해 마우스가 움직이쥬?

 “닥쳐 그냥.”

 직장 스트레스보다 심한 게임 스트레스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씩씩거리며 게임과 음성채팅을 꺼버렸다. 책상 옆에 있던 맥주 캔을 들어 쭉 들이켰지만, 여전히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어휴, 아니 이래서 브론즈 새끼랑은….”

 누워서 침 뱉는 나 또한 브론즈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다. 난 정말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닌데 팀 운이 안 좋아서…. 말을 하면서 모니터 화면 구석 자리에 있는 직박구리 폴더에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다. 괜히 헛기침하고는 아무도 없는 원룸을 쓱 둘러보고는 씰룩거리는 입 꼬리를 진정시켰다.

 “아…. 진짜…. 오늘은 쉬려고 했는데…. 헿.”

 두근두근….

 지이이잉-

 “아이, 씹…. 놀래라!”

 갑자기 울린 핸드폰 문자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 자식이라 생각했기에 무시하고 다시 입 꼬리를 씰룩거리던 찰나 다시 문자 소리가 울렸다.

 지이이잉-

 “뭐야?”

 항상 짧은 호흡으로 문자를 주고받았기에 확인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 정혜미: 오빠 뭐해요?

 - 정혜미: 저녁 드셨어요?

 치킨을 먹은 시각 6시. 현재 시각 11시…. 소화가 다 될 시간이기도 하고…. 하루에 두 끼를 먹는 나에겐 한 번의 식사가 남았으니 아직 안 먹은 거나 다름없겠지?

 - 박지훈: 아니, 뭐 그냥….

 마지막 자존심을 부리며 답장하고는 직박구리 폴더로 향하던 마우스를 한숨을 내쉬고는 멈추었다.

 - 정혜미: 그럼 치맥 어때요? 제가 살게요!

 하루 2치킨은 빡쌔긴한데….

 - 박지훈: 치맥 좋지~

 

 “맛없어요? 오빠 치킨 되게 좋아하잖아요?”

 “하하핫, 사실은 너무 맛있어서 아껴 먹고 있었어.”

 치킨을 들어 한입 베어 물고는 얼른 맥주를 마셨다.

 “오늘은 뭐하셨어요?”

 “그냥 잠깐 회사에 나가서 볼일 좀 보고….”

 “토요일인데 회사에 나가요?”

 토요일이란 명칭에 대한 틀에 박힌 고정관념과 사회적 통념에 대한 사고방식을 비판하고 싶었지만 입을 다물고 미소를 지었다.

 “바쁘신가 봐요. 저도 오전에 아르바이트하고 왔었는데…….”

 “아직 거기서 일해?”

 무심코 한 말이었지만 아차 싶었다. 그러나 다행히 그녀는 자연스레 답해주었다.

 “아뇨, 지금은 카페에서 일하고 있어요.”

 이제 서른 살이니 아르바이트 말고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라고 말을 한다면 더는 내게 연락 안 하지 않을까?

 “내일은 뭐 해요?”

 “내일? 그냥 밀린 집안일과 심신의 안정을-”

 “그럼 영화라도 보실래요?”

 아니, 왜 ‘그럼’이야? 내 말을 듣기나 한 거지?

 “이번에 개봉한 영화 중에 오빠가 좋아할 것 같은 영화가 있거든요.”

 “그래? 그것참 기대되네,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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