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8. 마흔 여덟 번째 추억 .
(2021년 슬픔에서 그리움으로 가는 버스 ..그해 마지막 여름날 .)
밥을 다먹은 우리 ..
나는 시영의 얼굴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
그런 ..시영은 날 보더니 입을 열고있었다 .
“ 민석아 ! 뭘 그렇게 빤히 봐 ? ”
왠지 쑥쓰러워 지는 마음 ..
얼굴이 붉어졌다 .
“ 아..아니야 .. 다먹었으면 그만 집갈까 ? ”
시영은 잠시 고민 하는가 싶더니 대답을 이어갔다 .
“ 음 ..갈때가 있어 ! ”
그렇게 확고한 의지를 내비춘 시영 ,,
하지만 난 알수없었다 .
지금 시영의 얼굴은 낮빛이 어두운 상태 ..
언제라도 쓰러질 준비가 되어있는 듯 한 얼굴이였다 .
마음 만 조급해져 입을 열었다 .
“안될것 같은데 .. ? ”
시영은 내말을 듣고 이렇게 얘기했다 .
입술을 내미면서 말이다 .
“ 치 ... 뭐든 다 들어 준다면서 그거 뻥이였어 ? ”
시영의 말에 ..가슴이 욱씬 아파오고있는중이였다 .
“ 아..그게 아니라 . ”
주춤하던 내게 다가와 팔짱을 거는 시영 ..
“가자 ! 고민될때는 몸이 행동하는대로 하는거야 ! ”
시영의 말 과 ... 내가 내뱉은 말때문이라도 억지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
시영은 다왔는지 입을 열었다 .
“민석아 ! 여기 기억나 ? ”
시영의 말에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데 ..
이곳은 수목원이 아닌가 ?
그때 왔었던 기억이 무릇 머릿속에서 피어나오고있었다 .
“ 여기 ..알지 ! ”
“ 그래 ... 너랑 처음으로 데이트 했던곳 이야 . ”
“ 뭐 ... ”
얼떨떨 해진기분 ... 그런 나를 이끌고 시영은 발걸음을 보채고있었다 .
안에 들어온 우리 ..
그앞에 펼쳐진 풀숲과 큰나무가 우리 눈에 보여왔다 .
시영이는 손가락을 가르키며 입을 열었다 .
“ 저거봐바 .. 예쁘지 ? ”
그런 시영의 말을 듣고 .. 난 대답했다 .
“ 응 .. 예쁘네 . ”
하지만 내눈에 비추는건 오직 시영의 싱그러운 미소 뿐이였다 .
내 두눈은 주변을 무시하고 시영얼굴만 빤히 바라보며 어쩐지 기분이 좋아지고있었다 .
시영은 큰나무 아래 대려와 털썩 주저앉고있었다 .
“ 여기 안장봐 ! ”
시영의 초롱초롱 빛나는 두눈동자에 이끌려 나도 자리에 앉아버렸다 .
그때도 분명 ..시영은 여기에 앉아 내 어깨에 기댔는데 ...?
그런데 이번에도 시영은 고개를 내쪽으로 기울며 기대는게 아닌가 ?
“ 시영..아 . ”
당황한 나머지 일어나려던 나를 .
시영은 손목을 잡아챘다 .
“ 가만히 있어 ..쫌만 쉬게 . ”
그말에 심장이 쿵쾅 철렁 내려앉는기분을 맛보고있었다 .
“ 왜 ..? 어디아퍼 ? ”
내 말을 듣고 시영은 그저 싱그럽게 웃을뿐 ..어떠한 말도 변명도 하지 않았다 .
시영은 자고 있는걸까 ...
내몸은 얼어붙어 빳빳이 굳어 가고있을 때 ..
시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 민석아 ! ”
빳빳히 얼어붙은 몸은 어쩔도리가 없어 ... 등에 식은땀이 맺혀있을 때 ... 더듬거리며 입을 열어 나갔다 .
“ 어 .. ? 왜 ? ”
“ 너 요즘 안쓰러지네 ? ”
그러고보니 ..아까도 느낀 거지만 공황의 증세는 몇 번 온 것 같지만 ..말을 더듬거리지도 .. 의식을 잃지도 어지러움을 호소 하지도 않고있었다 .
“그런가 ? ”
알고는 있었지만 괜시리 툴툴되어보고있었다 .
“ 치 .. 다행이다 ! 고마워 .. ”
날 걱정해주는 말을 건네고 ..그뒤에 세글자의 단어 .
고마워 라는 단어가 이렇게 서글픈 말인지 난 이때까지만 해도 알수없었다 .
“ 뭐가 .. ? ”
시영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고있었다 .
“아니 ..그냥 ! 나한테 이런 멋진 추억들을 선물해준 것 같아 고맙다고 ! ”
어쩐지 ...감사를 전하는 것 같지만 말 끝마디 마디에 스며드는 슬픔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
그말들이 내귀에 꼿히는 순간... 내 두눈에 또다시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
“ 그런말 마 ! ”
괜시리 성질을 부리는 나 .
지금 말을 내뱉었지만 ..
정말후회스렁ㅂ기 그지없었다 .
왜이렇게 못난건지 ..
그런데 옆에 시영은 자는걸까 ?
내말에 아무런 대꾸가 없어 .
다시한번 불러보았다 .
“ 시영아 ? 자 ? ”
아무런 대꾸가 없자 ..빳빳히 굳은 목을 옆을 돌려보는데 ..
눈동자 사이로 비춰온 ..시영의 창백한 얼굴 ..
그리고 매일 느꼈던 위화감이란 존재가 무릇 피어오르고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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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싱그러워 지고있는 오늘)
수목원에서 ...시영이의 usb를 확인한 나는 ..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
그대로 어디론가 뛰어가는중 ..
뛰어서 도착한 그곳은 내 기억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병원 입구였다 .
“ 어 ... 여기 아닌가 ? ”
그런데 분명 있어야할 병원이 송두리체 안보이는게 아닌가 ?
“ 이사를 간건가 .. ? ”
혼잣말을 궁시렁 거리던 ..내머리에 스치는 기억이 있었다 .
그 기억속의 문언의 말들...
이제 병원은 아무 소용 없다는 말 ! 문을 닫겠다라는 말들이 머릿속에 밖혀 떨어지지않았다 .
머리가 복잡해진 난 ..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 ...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고있었다 .
“ 여보세요 ? ”
휴대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 그건 편집장의 목소리인 듯 했다 .
원고를 재촉하는듯한 목소리 .
“ 저기 원고는 다됬어요 ? ”
편집장이 계속해서 얘기해보지만 ..
내귀에는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다 .
계속 말이없자 난처한 지 편집장은 말을 건넸다 .
통보 하듯 말이다 .
“ 내일 까지 부탁드립니다 .. ”
어쩐지 단호하면서 화가 쫌난듯한 목소리였다 .
휴대폰이 끊기고 ..
띠..띠..띠.
소리가 들려왔다 .
띠 .. 소리 한번 들릴 때 떠오르는 추억 하나 .
그것은 시영과 처음 만났을때의 추억이였다 .
머릿속에 하나 떵오를 때 가슴깊이 차오르는 그때의 감정 ..
바로 설레임 ..이였다 .
심장의 두근거림 ..이미 내 몸이 아닌 듯 두근거림을 제어 할 수가 없을 지경이였다 .
그리고 뒤이어 두 번째의 추억이 머릿속에서 떠오르는게 아닌가 ..
그것은 학교 강당에서의 추억이였다 .
그 추억 ..기억과 함께 감슴깊이 차오르는 감정은 .
불안함과 경계였다 .
한번에 너무 많은 양의 기억들 ..추억들이 머릿속에 흘러들어오자 ..
숨이 턱박혀오고있었다 .
몸을 엎드린 나 ..
주머니에서 튀어나오는 저것은 ..하얀통이였다 .
대구르르르 구르는 하얀통에서 너저분하게 주위로 퍼진 약알들 ..
그것은 문언에게 받은 기억 억제용 약이였다 .
그약이 보이는 순가 ...
내 두눈은 희미해져갔다 .
그 자리에서 털썩 쓰러져 버린 듯 ..의식을 잃어 갔다 .
뒤이어 눈을 뜨는 나 ..
내눈에 비춘건 새하얀 천장들이였다 .
몸을 일으키는 데 ..느껴지는 통증에 머리를 부여잡았다 .
“ 아 ..! ”
저기 멀리서 걸어오는건 ... 해리가 아닌가 ?
“ 오빠 괜찮아요 ? ”
해리의 두눈..그곳에서 그렁그렁 뱆혀있는건 물방울이 아닌가 ...
“ 근데 ..여긴 ? ”
“ 오빠 기억 안나요 ? ”
주변을 둘러보니 상당히 요란 스러웠다 .
밖에서 들리는 싸이렌 소리에 ..단방에 알아차린 이곳 ..
이곳은 병원 응급실 침대위였다 .
“ 내가 왜 병원에 있는거야 ? ”
해리는 얼마나 걱정했던건지 나의 양해도 구하지않고꽉 끓어앉고 있었다 .
해리의 진심 ...이 느껴져 묵묵히 해리 등을 쓰다듬고있었다 .
슬픔 ..진심을 다표현 한건지 ..고개를 들어 입을 열어나가는 해리 .
“ 오빠 ..또 쓰러졌어요 ! 혹시 또 어지럽고 그래요 ? ”
“ 어지럽고 그렇다니 ... 그리고 또 ? ”
내말에 화들짝 놀란 해리 ..또다시 말을 아끼며 무언가 감추는 듯 했다 .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때 ...
머릿속에 스치는 추억들 속 ..이 병원이 떠오르고 있었다 .
이 환한 빛 ...그리고 이 새하얀 침대 ..
그리고 그곳에 누워있는 한 여자 !
바로 시영의 얼굴이 떠오르며 ..또하나의 추억들이 기억이되어 머릿속에 밖혀버렸다 .
엄청나게 많은 양의 기억들 ..추억들 때문인걸끼 ?
어쩐지 숨이 안셔지고있었다 .
해리는 나를 보더니 걱정이 되었나보다 .
“ 오빠..왜 그래요 ? 어디 또 .. 안좋아요 ? ”
그때 들리는 단어는 ‘ 또 ’ 라는 말한마디 밖에 들리지 않았다 .
상당히 신경쓰이는 말인 듯 ..
민석이는 해리의 두어깨를 잡고 흔들어댔다 .
“ 도대체 또라니 ! 내가 이런적이 있는거구나 ? ”
심각해져가는 내얼굴 ..덩달아 해리또한 심각해져만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