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4. 마흔 네 번째 추억
(2021년 아련함이 슬픔이 되어가는 마지막 여름날 .)
” 음 .. 니 기억속에 내가 없었으면 좋겠어 단지 그뿐이야 ! “
무슨 말인걸까 .. 나는 어리둥절한 마음 .. 복잡미묘한 이 감정들을 말로 설명할수 없을 것 같았다 .
” 그게 .. 무슨 말인데 ? 너를 잊어 달라는거야 ? “
시영은 희미한 미소만 보여줬다 .
” 아직은 .. 나중에 얘기할게 . “
나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
” 그래 수술받고 그때 얘기해 . “
그때 시영은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것 같았다 .
” 아직 아니야 .. “
뭐가 아니라는건지 정확히 말해주지 않는 시영이 .
또 무언가 감추는 듯 보였다 .
” 시영아 .. 누구랑 살아 ? “
갑자기 물어보는 내말에 의아함을 감추지 않는 시영이였다 .
” 어머 .. 갑자기 그런건 왜물어봐 ? “
망설이지 않고 나는 이렇게 얘기했다 .
” 내가 계속 옆에 있어줄게 . “
확고한 나의눈 여태 살면서 이렇게 까지 확고했던 적이 있었던걸까 ?
시영은 차마 나의 눈빛에 거절하지 못하는 듯 입을 열었다 .
” 우리 다컸는데 ..같이 살자고 ? “
시영의 왠지모를 수줍은 미소 ..
” 그럼안되 ? 내옆에 있어 보이는곳에 . “
” 치 .. 내가 뭐 어린애인가 ? “
” 그렇지말고 ! 수술 받을 때 까지만 . “
시영은 하는수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입을 열었다 .
” 뭐 정 니뜻이 그렇다면 알겠어 .. “
그렇게 대답을 이어가는 시영이 .
벌써시각이 .. 정오가 넘어가는 시간대였다 .
” 이제 그만 집에 갈까 ? “
지금 보니 .. 어쩐지 시영이의 안색이 더욱 창백해진 것 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이것이 느낌이였으면 좋을련만 ..
불안한 기분이 또다시 내 온몸 구석구석 쑤셔오는게아닌가 ?
공항철도 ... 시영이와 집으로 향하는 길이였다 .
가는 길과는 달리 ..시영은 옆에서 잠만 자고 있었다 .
이때만해도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
아침부터 그렇게 돌아 다녔으니 .. 자지도 않고 이런 안일한 생각을 왜했던 걸까 ?
공항철도가 멈추는 듯 보였다 .
도착한 듯 ..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시영이를 쳐다보는데 ..
아직까지 자고있는 듯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
서둘러 시영을 흔들어 보지만 ...
아무런 반응이없었다 .
” 시영아 ! 시영 일어나야지 .. “
아무런 반응이없는 시영이 ..
갑자기 두눈에 맺히는 물들이 ...
내가슴속의 감정들이 응어리가 흘러 나오려 할 때 ..
난 전화기를 들고 전화를 하려 하고 있었다 .
그런데 계속 꼼짝않던 시영이 한손으로 막아 새우는게 아닌가 ?
” 잠깐만 ... 너 병원에 전화하려는 거지 ? 그런거면 하지마 ! “
시영의 말에 버튼을 멈췄다 .
이순간 전화를 했다면 먼흣날 우리는 달라질수 있었을 까 .. ?
하지만 .. 시영의 확고한 의지 ..
내입에서 덜덜덜 떨리는 음색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
” 왜 .. 병원 .. 가야 지 . “
울먹거리는 목소리 ..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것만 같았다 .
” 괜찮아 일단 집으로 가자 .. 나랑 계속 같이 있고 싶다며 ? “
하는수없이 시영의 뜻을 따라주기로 마음먹었다 .
” 그래 .. 가자 너 집이 어딘데 ? “
시영이를 들쳐매고 .. 집주소로 향했다 .
업고 걸어가는 내내 ..자고있는듯한 시영 .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
나는 자지 말라며 ..불안한 마음에 계속해서 말을 걸고 있었다 .
” 시영 아 ! 대답좀 .. “
그래도 반응이없자 ..언성이 쫌 높아진 듯 보였다 .
” 시영아 ! 정신좀 .. “
쪼금 움직이는 듯 뒤척이는게 느껴질 지경 ..
” 깼어 ? 시영아 ! “
시영이가 이제야 말을 꺼내고있었다 .
” 그렇게 시끄러운데 .. 어떻게 자니 . “
드디어 보이는 시영의 집 ...
그곳은 의정부동에 위치한 작은 주택가 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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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누군가의 이름..얼굴이 떠오르는 오늘)
누굴까 .. 방금 더오른 여자 ..
그리고 시영의 이름 .!
이름과 얼굴만 떠올랐을뿐 .. 모든 추억이 떠오른건 아닌가 보다 .
뭘 잊었길래 .. 이렇게 애뜻한 것일까 ?
알 수 없는 감정 .. 그얼굴 그이름을 떠오를때마다 느껴지는 슬픔 ..
두눈이 촉촉이 젖어드는 느낌이였다 .
하지만 여태 너무 울었다 .
어떻게서든 참아보려 애를 써보고있었다 .
벌떡일어난 난 .. 밖을 향해 뛰어갔다 .
뛰어가던 나에게 말을 걸어 오는 가람이였다 .
” 야 ! 밥 다됬는데 .. 어디가 ? “
뒤를 살짝 돌아보고 소리치고있었다 .
” 미안 .. 먹은걸로 쳐 ! “
하염없이 뛰어가는 내모습 ...
머릿속에 스며들어오는 바다향기와 ..어느 추억이 떠오르고있었다 .
바닷길 끝에서 아까 기억해낸 시영이란 여자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내모습이 아닌가 ?
알 수 없는 기억 ..추억들 혼란스럽기만 했다 .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퍼져가는 통증들 ..
언제 ... 공항 철도를 탄것일까 ?
나는 공항 철도의 창가를 내다 보고있었다 .
그곳에서 ..점점 떠오르는 기억 ..추억 들 !
그건 그 아이였다 .
내가 유일하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그아이 .
시영이란 여자아이가 신이 난다는둥 창가 여기저기를 쳐다보는 모습이 머릿속에 들어오고 있는게 아닌가 ?
이 답답함 .. 뭐라 말로 설명할수 없을 듯했다 .
숨이 조여오는 느낌 ...
금방 도착한 공항철도는 멈춰섰다 .
멈춰버린 공항 철도 밖으로 몸을 돌리는 나 .
또다시 뛰어가고 있었다 .
어디로 가는줄도 모르고 하염없이 뛰어가는 그곳 ..
가는 길 내내 무언가 떠오르는 그림들 .
그건 시영과의 추억들이였다 .
시영이란 아이를 들쳐매고 뛰어가고있는 내모습 ..
어쩐지 초조해보이는 것 같았다 .
아직까지 잔상의 추억들만 떠올라 답답했다 .
정확한 추억 기억들이 떠오르지 않아서 말이다 .
헥헥 대며 도착 한 그곳은 의정부동 작은 주택가 앞에 서있었다 .
나는 위를 쳐다보며 혼잣말을 궁시렁 거렸다 .
” 여기가 어딘데 .. 내가 여기있는거지 ?
뒤늦게 정신 차린 난 어안이 벙벙하다 ..
내머리속에는 없는 장소임이 분명 했다 .
그런데 왜일까 .. 보기만해도 애뜻함이 느껴지는건 ..
굳은 침만 꿀꺽 삼키고 이길을 들어 서려 하고있었다 .
그때 머릿속에서 피어나는 기억의 한조각 .
마침 전화기가 시그럽게도 울려 퍼지고있었다 .
툭 ..
“ 여보세요 ? 오빠 ? ”
그목소리는 민하였다 .
나는 다짜고짜 용건부터 꺼내고있었다 .
“ 내가 묻는거에 사실만 대답해 ! ”
어안이 벙벙한 민하가 입을 열었다 .
“ 갑자기 ..그게 무슨 .. ? ”
말이 끝나기도 전 말을 이어 말하고 있었다 .
“ 내가 어렸을 때 ..아니 정확히 2년전에 많이 아팠어 ? ”
전화 받기전 떠오른 기억의 조각은 ..
내가 쓰러져 말도 못하고 있는 그장면 ..
공황의 증세일때가 떠오른것이였다 .
민하는 알꺼라 확신했기에 말은 했지만 ..
사실대로 말을 안해줄 확률이 높았다 .
민하의 떨리는 목소히가 다시금 들려왔다 .
“ 그게 .. ”
역시 .. 말을 안해줄건가 보다 .
“ 진짜 .. ”
말을 이어 하려는 나를 막아선 민하였다 .
“ 어 .. 아팠어 .. 아팠다기 보단 ..마음의 병이지 . ”
말을 이제야 하는 민하 .
“ 그걸 왜 이제 말하는거야 ? ”
나의 말에 민하는 이렇게 얘기했다 .
“ 어느순간부터 그게 잦아지더니 아픈모습이 없어 지더라고 ... 그래서 그걸 기억해내면 또 아파질까봐 그랬어 .. 미안 . ”
몹시 화가나는 기분이였다 .
나를 위해서 거짓말을 한 민하에게 애꿎은 화만 내새우고 있었다 .
“ 그걸 진작 말해줬으면 ..이렇게 까지는 안됬잖아 ! 그럼 하나더 ..내가 혹시 누구를 그리워 하거나 잊은 적있어 ? ”
역시 이것또한 사실대로 말 안해줄 확률이 컸다 .
“ 응 .. 그런데 난 말해줄 수 없어 .. 그건 오빠의 몫이 니깐 .. ”
이 말만 남긴 민하 .
여기까지 말해준것도 감사할따름 이였다 .
“그거만 말해줬으면 됬어 .. 고마워 .. ”
전화기 너머로 전하는 내마음 이건 진심이였다 .
민하에게 진심으로 고마워 하는중 ..
민하의 말과 내기억을 토대로 .. 이집 안을 들어가려 하고있었다 .
알수없는 일들의 연쏙 ..
머리속에서 피어나는 퍼즐의 한조각 ..
이걸 마추면 나는 편안해질수 있을까 ?
혹여나 더 강해지는 이감정등속에서 나를 읽지는 않을 까 오만가지의 생각이 드는것도 당연했다 .
하지만 지금 이순간은 그 모든걸 잊을 만큼 긴박한 내마음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먹고 무거운 발걸음을 한발 한발 전진 하고있었다 .
정원이 보이는듯 ..마음 한구석에도 무성한 풀처럼 곳곳을 감싸앉은듯 ... 답답함이 두배가 되어 오고 있었다 ...
드디어 현관문이 눈가에 비춰오는게 아닌가 ?
애꿎은 침만 삼키며 ..그문을 열려 하고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