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 마흔 두 번째 추억.
(2021년 찬란하고도 고독해져만 가는 그해의 마지막 여름날.)
시영의 뒷모습을 보며 .. 어쩐지 먹먹해지는 가슴 ..
뒤늦게 시영의 뒤를 따라나선다 .
하지만 도대체 어디있는건지 .. 저길가도 여길가도 보이지 않는 시영의 그림자 .
“ 도대체 어디있어 .. ”
마음이 조급해지는건어쩔수 없었다 .
팬션에 들어선 지금 .. 보이는건 공허함이 가득한 텅빈 방들이였다 .
밖을 향해 서둘러 뛰쳐나갔다 .
밖 ... 바로 앞 바닷길 ..하염없이 걷고 또 걷는다 .
저 끝에서 보이는 실루엣 .
앞에 희미하게 보이는 시영의 모습이 아닌가 ?
서둘러 앞까지 다다른 난 두팔을 넓게 벌려 시영을 와락 앉고 있었다 .
“ 어.. 왜그래 ? ”
시영의 말에 괜히 울컥하는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었다 .
하지만 .. 여태 흘린 눈물들 수많이 많다는걸 알기에 있는힘껏 꾹 참고 있었다 .
“ 그냥.. 잠시만 이렇고 있자 . ”
그냥이라고는 말했지만 ..니얼굴이 일어나기전 눈빛이 잊혀지지 가 않은 듯 .. 두눈가가 붉어 지고 있었다 .
“ 잠깐 .. 아까 고백의 대답 안하고 가서 그렇는거야 ? ”
“ 아니 ..그거 그냥 내 욕심이였어 .. 그렇니까 대답 안해줘도 되니까 지금은 아무말 하지 않고 이렇고 .. 쫌만 더 있자 . ”
나의 진심이 닿았던걸까 .. ?
어쩐지 수긍하는 듯 힘을 푸는 시영 나의 온기를 받아 들이는 듯 싶었다 .
얼마나 앉고있었던 것인지 .. 하늘에서 빗줄기가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는게 아닌가 ?
한방울 두방울 의 물줄기가 굵어지며 세차게 내리는 비 ..
왜일까 ? 장마기간 도 끝났는데 .. 비라니 .
마치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대신 하늘이 울어주고 있는 듯 보였다 .
비를 홀딱 맞은 우리 ..
시영의 손을 꼭 잡고 팬션 에 들어섰다 .
“시영아 일단 먼저 씻어 .. 감기 걸리겠다 . ”
“ 아니야 .. 너먼저 ..에취 ! ”
얘기하다말고 재치기를 하는시영이 .
왠지모르게 그모습마저 귀엽기 그지없었다 .
내입가에는 어느세 미소가 .. 피어 오른 듯 시영이 흠칫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
“ 뭐야 ? 왜웃어 ? 재치기 하는거 처음봐 ? ”
장난기 가득한 눈빛 .. 왠지모르게 나도 장난을 치고 싶어 지는게 아닌가 ?
“ 거봐 ..감기 걸렸는데 ? ”
어느세 올라간 입꼬리 ... 시영의 얼굴을 보니 시영 입꼬리도 올라가있었다 .
시영이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 갔다 .
그동안 ... 주변에 놓인 A4용지 와 더불어 ... 팬을 발견한 나는 글을 끄적인다 .
꼬불꼬불 ... 정말 못생긴 그림들이 하나둘 자리잡아 글씨가 되어 가는순간 !
「 찬란하고 아름다운 계절 그후 우리는
시영아 ..
놀랐을 거야 ..지금 나는 니가 씻는동안 이렇게 편지를 쓰고있어 ...
하지만 나도 놀라는 중이야 .. 이런 내가 너랑 1박2일 동안 여행이라니 ..
너없는 지난날의 나를 떠올리면 이런건 상상도 못했어 ..
그리고 고마워 모든게 엉성하고 할줄아는게 없는 이런 못난 나를 좋아해주고 ..매일 같이 있어줘서 ..
그리고 기억해 ! 너가 없더라고 해도 .. 난 이 자리에서 너를 그리워 하며 살게 이건 내 이기심이야 .. 욕심이야 ..
그렇니 옆에만 있게 해줘 ! 너가 이걸 보는날에는 아마 ...」
이런 내용들의 편지를 써내려간다 .
쓰면서 코끗이 찡해지는건 왜일까 ?
아련한기분이 나의 온몸을 덮쳤다 .
두눈가를 스윽 닦으며 시간을 보는데 ..
들어간지 한참된 것 같은 시영이 나오질않는다 .
순간 불안감이 엄습한 ....그때 .
화장실문이 서서히 열리는게 아닌가 ?
아무렇지 않게 .. 얘기를 해온다 .
“ 따듯한물 나오네 ..좋다 여기 ! ”
시영이 나오자 .. 써둔 편지는 허겁지겁 ..주머니속으로 넣어 버렸다 .
“ 어 .. 나와 ? 다행이다 ..일단 일로와 . ”
바로앞 시영의 오른손을 붙들고 시영을 침대로 눕혔다 .
시영이 나를보며 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
“ 너..넌 ? 안씻어 ? ”
그말에 코끝이 더욱 찡 해지는 것을 느꼈다 .
“ 쫌만 ..쫌만더 보다가 . ”
“ 뭘보는데 ? ”
시영의 얼굴을 응시하며 입을 열어 나갔다 .
“ 너 얼굴 .. ! ”
혀를 차는 시영이였다 .
“ 치 .. 매일 보면서 ..내일도 볼꺼잖아 . ”
“ 그래 ..내일도 보자 ! ”
시영의 안색이 창백해져만 가는게 보일 정도였다 .
혹시나 하는 마음에 컨디션이 안좋은가 하고 걱정을 내비치려 말을 하려 하는데 ..
조용히 두눈꺼풀을 내리고 있었다 .
어느세 잠든 시영 ...
세근 세근 코고는 소리마저도 아름다웠다 .
자고있는 시영얼굴에서 환한 빛이 내리 쬐는 듯 ..
번쩍 빛나는게 보일 정도이니 말이다 .
그런데 그와는 상반되게 .. 더욱 창백해져만 가는얼굴 !
내가 왜그랬을까 ?
내고개가 자고있는 시영에게로 서서히 내려가고있었다 .
세근세근 노래를 부르는 시영의 입술 앞으로 다가와 입을 맞추는 그때 ..
참고있던 두눈가의 눈물샘이 고장이라도 난 듯 ..
찔끔 새어나오는 물줄기가 ..내뺨을 타고 감고있던 시영 눈 위로 떨어졌다 .
뚝 ....
그것도 자각못한 나는 울먹이며 조곤 조곤 얘기해나간다 .
“ 그냥 이렇게라도 너의 곁에 있게해줘 ..시영아 ! 어디 가지말고 니옆에서 평범한 일상을 함께 하게 .. ”
슬픔이 차올라 더 이상 말이 나오질않았다 .
언제 잠든 것인지 ..
눈을 뜬 나에게 비친 것은 뜨거운 태양의 햇빛이였다 .
그런데 옆에는 그누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
시영의 모습이 보이질 않자 ..초조해진 마음이 더욱 심한 갈증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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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아련한 햇빛아래의 오늘.)
취한 나를 가람은 ..자기가 머무는 팬션에 대려다 눕히는게 아닌가 ?
어쩔수없이 그 자리에 나온 해리와 가람 .. 유린 !
그런데 문득 가람이 해리를 보며 궁금한점을 묻고 있었다 .
“ 근데 말이야 ..해리야 왜그렇게 사랑고백을 해 ? ”
해리는 입을 열었다 .
“그거야 사랑하니까 ! 하는거죠 . ”
뭐 듣고보면 당연한 말이였다 .
하지만 가람은 더욱 이해할수 없었다 .
“ 너네 처음 본게 ... 시영 찿으려 민석이가 너찿아 갈때인데 .. 내가봐도 어느 시점에서 좋아하게 된건지 ..이해가 잘안되는데 ? ”
그때 옆에서 듣고만있던 유린이 입을 열어 나간다 .
“ 뭘 그런걸 꼬치꼬치 묻고 그래 ? 눈치 없게 . ”
유린과 가람의 모습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짖는 해리였다 .
“ 아니에요 ... 민석 오빠는 기억 목하시나본데 ... 제가 오빠한테 큰 은혜를 받았거든요 ..그때부터 좋아하게됬어요 . ”
해리의 말을듣고 더욱 궁금해지는 사연이 아닐수 없었나보다 .
그런데 유린이 그걸 물어 보는게 아닌가 ?
“ 그게 뭔데 ? ”
그때 핀잔을 놓는 가람이였다 .
“ 뭐냐 ? 나한테 뭐라그렇더니 .. ! ”
더욱 미소 짖는 해리가 말을 이어 하는게 아닌가 ?
“ 그건 ... 제가 고1때 일이에요 .. 중요한 물건을 잊어버려서 .. 민석 오빠네 집근처에서 곤란할 때 ... 민석오빠가 나서서 찿아 주셨거든요 . 그때부터였어요 . ”
가람은 크게 소리를 질렀다 .
‘ 아 ! 그리고 ... 고 2때 극적인 만남이있었구나 ? 운명처럼 ? “
가람의 말에 어쩐지 유린은 감상에 젖어 든 듯 보였다 .
해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
” 맞아요 ! 전 단번에 알아봤는데 민석오빠가 기억을 못하시더라고요 .. “
가람의 말이 이어지는 듯 했다 .
”그런데 어쩌나 .. 그런 민석이가 .. 시영 . “
말이 끝나기도전 유린이 가람의 입을 막는 듯 보였다 .
” 야 ! 그 이름은 민석이앞에서 하지말라니깐 . “
핀잔을 듣는 가람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자각하고 입을 닫았다 .
그 쯔음 ... 뒤척이며 눈을 뜬 나 .
그곳에는 가람 ..유린 해리 가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
가람이 나를보고 얘기를 하는 듯 보였다 .
” 야 ! 괜찮냐 ? “
무슨 호들갑을 떠는걸까 ?
술먹고 뻗은거 뿐인데 말이다 ..
그런데 옆에서 해리가 말을 대신하고있었다 .
” 오빠 ..무슨 꿈꿨어요 ? 가위눌린 것 같아서요 ..게다가 눈물자국까지 .. ! “
걱정이 앞선 해리가 ..마구 다그치는게 아닌가 ?
유린은 피곤한지 ..거실 방바닥에서 자고있었다 .
허리를 일으킨 ..나 .
어쩐지 머리가 띵 ..해지는 느낌 통증이 찿아왔다 .
이것은 숙취인 듯 했다 .
” 아니야 .. 뭘 호들갑이야 술먹고 뻗은건데 . “
가람은 그제서야 안심한 듯 입을 열었다 .
” 그렇냐 ? 그럼 숙취하게 밖으로 나와 ! “
그렇게 얘기하며 .. 가람은 유린을 깨워 밖으로 나갔다 .
해리는 더욱 아련해진 눈망울을 반짝이며 입을 열어나갔다 .
” 오빠 .. 전 그래도 오빠를 계속 사랑할꺼에요 ! “
자기 할말만하는 해리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가는게 아닌가 ?
어쩐지 속이 뒤집히는 느낌이였다 .
머리가 띵하다 ..
고개를 숙여 땅만 응시할 때 ..밑에서 보이는 흰종이 ?
저건 무엇이란 말인가 ...
종이를 잡는순간 ..느껴지는 슬픔이 .
그감정들이 온몸 구석구석 스며드는 느낌이였다 .
긴장한 마음이 드는것도사실 ..굳은 침만 꿀꺽 거리며 ..
종이를 펴보려고 다짐을 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