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 스물 다섯 번째 추억.
(2021년 싱그럽고 아련한 여름날.)
병원 정문에 다다랐을 때 ...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나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
“ 오지마 ! ”
그 소리에 멈춰선 인기척 ...
바로 시영이 였다 .
“ 왜그래 ? 민석 ... ”
말하는 도중 차마 잊지 못하는 듯 했다 .
너무 답답한 나는 ..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해야만 할 것 같았다 .
그게 안타 깝게도 내뒤를 따라오던 시영이 였던 것 .
“ 그냥 .. 모든 게 짜증 나 너도 이제 나한테 관심 꺼 . ”
시영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계속 말을 이어 가고있었다 .
“ 민석아 ..내얼굴좀 봐바 . ”
시영의 말에도 묵묵 부답 나는 땅밑을 계속 쳐다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 나를 어지럽히지마 ! 지금껏 난 혼자 잘 살아 왔어 ... 이 저주받은 몸을 이끌고 .. 그런데 너가 뭔데 ! ”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나를 보고 시영은 무언가 말하려 하고 있었다 .
“ 그건 ... 저주 받은게 아니야 .. 그냥 마음이 아픈거야 그러니 나좀 봐줘 . ”
시영의 거듭되는 위로에 나는 하는수없이 뒤를 돌아봤다 .
그런데 보이는 시영의 얼굴 ...표정 !
저건 저번에 보였던 쓸쓸해보이는 ..어딘가 아련해보이는 표정이 아닌가 ?
급기야 .. 시영눈 빝에 흐르는 저건 눈물이 .. 아닌가 .
한방울 ..두방울 땅밑으로 흐르는 눈물들 사이로 비춰지는 시영의 진심을 마주보고 있었다 .
먹먹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 내 눈가에도 무언가 흐르고 있는게 아닌가 .
아마도 시영의 진심에 내감정이 움직인 듯 하다 .
하지만 어리석게도 나는 그런 시영의 마음을 외면하고 있었다 .
“ 됬으니 .. 따라오지마 . ”
정말 모난 성격 ..옆에 있겠다는 시영을 뿌리치고 나는 집을향해 .. 아니 다른 어딘가로 향해 뛰어가고있었다 .
병원에서 나온 ... 내가 도착한곳은 중랑천 .. 다리 밑에 서있었다 .
“ 왜이렇게 ..못난거지 나는 . ”
중랑천에 강을 보며 나는 생각에 잠긴다 .
생각속에서 .. 과거의 나를 떠올리며 하염없는 후회를 반복하고 있었다 .
어디서부터 ... 잘못된건지 뭘 바로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
왜이렇게 태어 나서는 ... 많은 사람들한테 상처를 주는지 말이다 .
그때 다가오는 인기척이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
“ 오빠 .. 민석 오빠 ! ”
서둘러 인기척을 향해 쳐다보는데 .. 그곳에 서있는 것은 해리 가 아닌가 ?
우해리 ... 시영의 팬클럽 회장이자 .. 우리학교 전교 5등안에드는 모범생 !
“ 어 .. 너냐 ? ”
괜히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나한테 더욱 살갑게 다가와주는 해리였다 .
“ 몸은 쫌 괜찮아요 ? ”
“ 몸 .. ? ”
해리는 내가 생각하기 싫은 기억을 꺼내집고 있었다 .
“ 그때요 .. 오락실에서 ㅡ러졌었잖아요 . ”
“ 그거면 ..얘기하지마 . ”
해리는 나의 눈치를 살피더니 ..주춤하는가 싶었다 .
“ 그때 고마웠어요 . ”
뭐가 고마웠다는건지 ..나는 알수없었다 .
“ 뭐가 .. ? ”
“ 그때 저 구해줬잖아요 . ”
“ 내가 ? ”
내기억에는 존재하지않은 조각 !
해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설명을 이어가고있었다 .
“ 기억 안나세요 ? ”
무슨 기억이라는 건지 ..분명 그 자리에서 위협을 받고 기절한 기억을 얘기하는걸ᄁᆞ ?
“ 무슨 기억이라는건지 잘모르겠는데 ? ”
해리는 해맑게 웃는다 .
저 웃음 ...뒤에 비추는 후광이 내마음을 어루고 달래고 있는 듯 그렇게 느껴졌다 .
저 웃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
해리는 마저 설명을 이어가는 듯 내가 기억하짐 못하는 부분을 알려주고 있었다 .
“ 그때 .. 음료수 사왔는데 ... 양아치 들이 시비를 걸어서 오빠가 구해줬잖아요 .. 그때 저는 . ”
차마 말을 잊지못하고 얼굴을 붉히는게 아닌가 ?
내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 기억을 하고있는건지 ..
분명 민한과 유한한테 시비가 털리고 ...
거기서부터 잘못된 기억을 하고 있는것일까 ?
여태 이런적은 없었는데 말이다 ..
기억을 못한적은 있지만 기억을 왜곡한적은 없었는데 ..
나는 당황한 얼굴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길 때 .. 해리가 다시금 물어 오고있었다 .
“ 오빠 ..! 민석오빠 , 근데 여기서 뭐해요 ? ”
계속되는 해리의 불음 ..
하지만 생각에 빠진 나는 그 목소리가 와닿지 않고 있었다 .
소리를 지르는 해리 !
“오빠! 민석 오빠 ! ”
시끄러운 목소리에 정신이 확들었다 .
“ 어 ? ”
“ 제가 몇 번을 불렀는데 대답도 안하고 ... ”
시무룩해진 해리가 나의 팔짱을 잡아 끄는게 아닌가 ?
해리가 끌고 간곳은 바로 우리 동네에 위치한 산골짝 !
동막골이란 곳이 아닌가 ?
“ 여긴 왜 온건데 ? ”
나의 발걸음은 입구에서 멈춰들었다 .
해리는 해맑게 웃으며 입을 열어 나갔다 .
“ 쫌 ! 저좀 믿어봐요 . ”
하는수없이 등떠밀려 ... 동막골을 올라가고 있었다 .
어느덧 도착한 ... 정상 가운데에서 서있는 나 ..
그옆에 해리의 모습도 얼핏 보인다 .
“ 오빠 ..가 뭘 고민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저는 답답하거나 힘든일이 있을 때 ..꼭 여기를 와서 아래를 쳐다봐요 . ”
얼떨떨했다 ..내기분은 분명 어지럽기 그지없없었다 .
그런데 이곳 정상에 올라와 아래를 쳐다보니 ..무언가 뚫리는 듯 기분이 드는것도 사실이였다 .
나는 괜시리 툴툴 거렸다 .
“ 별로 .. ”
해리는 실망한 듯 혀를 튕겼다 .
“ 치 ... 그래도 쫌있다가 내려가요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 ”
해리의 말을 듣고 한참 ...동안 아래를 쳐다보고 있었다 .
지금 느끼는 감정은 어지러운 복잡한 감정만 있는 것이 나닌 ... 고마움이였다 .
해리에게 말이다 .
“ 민석 오빠 .. 아픈거는 죄가 아니에요 .. 그리고 공황이란 마음이 힘들어서 비명을 지르는거일뿐이에요 .. 지금은 견딜수 없다고 쫌 셔야한다고 . ”
무슨 말을 하려는건지 왜이렇게 서론이 긴걸까 ?
하지만 하나 알수있는사실은 ... 해리는 위로라는걸 해주려는 모양이였다 .
“ 그래서 ? ”
나의 툴툴 거림에 해리는 날를 쳐다보고 ... 해맑게 웃는게 아닌가 ?
저 웃음 ..미소 .. 표정이 나의 마음에 파고 드는것도 순식간 ...
마음이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았던 내마음이 따듯한 미소 아래에 서서히 녹아 가는게 느껴지는 기분이였다 .
또 ...주책맞은 방정맞은 내눈가에서 굵은 물줄기가 또르르 ..
한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
나도 모르는사이에 고마움이 커져 ... 입 밖으로 툭튀여나왔다 .
“ 고마워 . ”
내가 무슨 말을 한것인지 ... 알 수 없는 감정이 커져 갔다 .
그런데 .. 알 수 없는 감정을 대변하는 듯 하늘에서 떨어지는 긁은 물줄기 한방울이 내 머리에 내려앉았다 .
툭 !
“ 아 .. 뭐지 ? ”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 그곳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들 !
해리가 내손을 부여잡고 .. 얘기한다 .
“ 오빠 .. 소나기인가봐요 . 일단 뛸께요 ! ”
해리는 나의 손을 잡고 전력질주를 하고있었다 .
나의 손을 잡고 뛰는 해리의 뒷모습이 이렇게 늠름해 보일수없었다 .
동말골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던 우리집 ...
거기로 향해 달려 가고있었다 .
집에 도착한 ..해리와 나 .
나는 오른손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 허둥지둥 입을 열어 가고있었다 .
“ 이것좀 ..놓고 ! ”
그건 해리의 손이 나의 살결에 닿았다는 증거 !
금세 얼굴이 붉어지며 ... 해리의 손을 뿌리쳤다 .
해리는 와 나는 홀딱 젖었다 .
갑자기 해리가 추운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재치기를 하는게 아닌가 ?
“ 에취 ! ”
이렇게 가만히 있다가는 감기 걸릴텐데 ... 하는 생각이 물씬들고 있었다 .
나는 서둘러 수건을 한 장 꺼내들어 해리 머리위에 얹어 주었다 .
“ 고마워요 ! ”
저 미소 .. 가 나를 약하게 만들고 있었다 .
해리는 나의 눈치를 살피더니 입을 열어 나갔다 .
“ 오빠 .. ”
저 귀여운 눈망울에서 비춰지는건 도움 ?
무엇을 바라는건지 .. 해리의 젖은 머리 .. 젖은 옷들을 보며 금새 알수가있었다 .
“ 저 ..여기서 집 먼데 .. ”
하는수없이 나는 화장실을 내어주며 입을 열었다 .
“ 그렇게 있으면 감기 걸릴 텐데 ... 일단 쫌 씾어 갈아 입을 옷 찿아볼테니 . ”
해리는 나의 눈을 한번 맞주치고 눈인사를 하듯 웃어보였다 .
그리고 그길고 화장실에 들어 갔다 .
그때 .. 들리는 발자국 소리 ... 이건 ?
누굴까 ? 지금 이시간에 올사람이 ....
혹시 민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갖고 ..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현관문만 물끄러미 보고있었다 .
뒤이어 현관문 열리는 소리 ..
그소리에 나의 심장은 쪼그라 들고 있는게 아닌가 ?
마치 엄청 큰죄를 저지른것 같은 기분 ...
그 현관문 사이로 보이는 실루엣 ... 저건 민하가 아닌가 ?
민하는 나를 발견한건지 .. 흐믓한 미소를 보이며 .. 나에게 달려 오고있었다 .
" 오빠 ... 병원에서 그렇게 가면 ... 어떻게 걱정했잖아 . "
나에게 화낼줄 알았는데 오히려 걱정을 해주는 민하 ...
그마음이 이때 당시 보이질 않았다 .
그건 지금 화장실에서 씾고 있는 해리 때문 ...
호장실에 인기척 이 들렸는지 ... 현관문 신발장을 한번 보더니 민하가 ..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