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 스물 세 번째 추억 .
(2021년 고3 마지막 여름날 ..)
점심시간이 끝나고 ... 난 안되겠다싶어 땡땡이를 결심하게 된다 .
강당을 나선다 ..집을 향해서 .
강당을 나서던 내게 말을 거는 사람이 있었다 .
저멀리서 들려오는 말소리 .
그건 .. 해리였다 .
“ 오빠! 괜찮은거에요 ? ”
해리 ... 뭐가 괜찮다고 하는건지 ..
곰곰이 생각해보니 .. 병원에서 그렇게 해어지고 연락 한번 없던 나였다 .
“ 나야뭐 .. 괜찮지 . ”
해리가 나의 안색을 살피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
무언가 쫒기는 듯 초조해보이는 내얼굴을 보고 .. 해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읽고 있는 듯 했다 .
“ 진짜 ..괜찮은거 맞아요 ? ”
난 한시라도 빨리 이 지옥같은데서 벋어나기 위해 대충 둘러 대는 중이였다 .
“ 어 ... 나 이만 바빠서 먼저 가볼게 . ”
대충 둘러댄걸 눈치 챈걸까 ?
해리는 심드렁한 표정을 들어내 보이며 ... 나의 뒷덜미를 잡는게 아닌가 ?
“ 잠깐 ... 만요 . 괜찮은게 아닌거 같은데요 ? ”
“ 아니 ..괜찮다니까 .. 이만 가볼게 . ”
어떻게 해서든 앞으로 나아가보려 ...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그때 ... 뒷덜미 잡던 손을 확놓는 해리가 얘기해왔다 .
“ 알았다 ! 오빠 .. 땡땡이 치려는거죠 ? ”
어디서부터 들킨걸까 ... 괜시리 식은땀을 흘리고 있던 나는 앞으로 굴러 자빠져있었다 .
허둥지둥 몸을 새워 ..변명아닌 변명을 내뱉으려던 순간 ...해리가 재차말을 붙이고 있었다 .
“ 잘됬다 ! 저도 같이 대려가줘요 . ”
이게 무슨 상황 ...말이 되는가 ?
해리는 전교에서도 버금가는 우든생 ... 그런 해리가 나보고 같이 땡땡이를 치자는것부터 말이 안되고 있었다 .
“ 안되.. 넌 공부해야지 ..학생이 ! ”
내가 말했지만 참 말이 안되는 문장이였다 .
나도 학생인데 ..이런말을 하고 있다니 말이다 .
정작 나는 땡땡이를 칠려 하는 이 상황에..
해리가 계속 엉겨 붙으며 ..나를 방해 한다는 생각이 물씬들어 왔다 .
“ 그래 ..가자 ! ”
어쩔수없이 승락한 나에게 해맑은 미소를 보내오고 있는 해리 ...
지금 그녀는 무슨생각을 하는지 난 ..알도리가 없었다 .
전교생들은 수업을들으러 하나둘 사라졌고 ...
그틈을 타 .. 나와 해리는 교문 밖을 유유히 빠져나왔다 .
해리는 밖에나와 싱글벙글 미소를 피우며 ...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
“ 오빠 .. 이제 뭐하고 놀까요 ? ”
놀다니 ...내가 해리랑 무슨 약속을 했단말인가 ?
“ 뭐 ... 논다고 ? 나랑? ”
괜히 심술 부리는 척 툭 내뱉는 말속에 꿋꿋히지지 않는 해리의 말쏨시가 보태진것만 같았다 .
“ 전 ..오빠랑 데이트하러 나온건데요 ? ”
말에 더욱 가시를 새워 답해줬다 .
“ 그럼 들어가 .. 너랑 놀려고 땡땡이 친게 아니라서 . ”
내말이 끝나자마자 ... 해리의 손이 내 옆구리로 파고들어왔다 .
“ 가요 ..가 ! ”
나의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어딜론 가 ... 끌고 가는 해리 ..
“ 이거 안나 .. ? ”
나의 마음은 좋으면서 괜시리 툴툴된다 .
해리의 입술은 대빨나와서는 뾰루퉁한 눈빛으로 나를 계속 노려 보는 듯 했다 .
해리가 발걸음을 멈춘곳은 ... 바로 게임센터가 아닌가 ?
난 어리둥절힌 마음을 ..쓰다듬으며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
“ 여긴 ..왜왔어 ? ”
해리는 상큼한 매력을 뽐내며 입을 열어 나가고있었다 .
“ 저 ... 여기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 . ”
“ 그럼 ... 한번도 안오본거야 ? ”
“ 뭐 그렇죠 . ”
내가 왜 이런말을 했을까 ?
나또한 한번도 안와본곳인데 말이다 .
해리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 농구대 있는 게임기 앞에 서서 공을 하나 잡고 나를 바라보는게 아닌가 ?
“오빠 ! 이거 저 꼭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 ”
해리의 외침 ... 나는 쭈뻣대다 .. 계속 버티면 해리의 외침이 더욱 곤란한 상황으로 만들것같아 하는수없이 해리가 있는 저곳으로 향할수 밖에없었다 .
해리가 나를보며 얘기하는 듯 ..
“ 오빠 .. 점수 내기 해요 ! ”
“ 뭐 ... ”
어이가 없던나는 한참을 멍하니 ... 서있는데
갑작스레 해리가 공을 던지는게 아닌가 ?
내기라 했던가 ... 난 본능적으로 골대를 향해 공을 집어 던졌다 .
그때 우연히 스치는 생각이 들었다 .
“ 너 ... 왜 처음이야? ”
해리는 의아한 표정을 내비추며 대화를 이어갔다 .
“ 뭐가요 ? ”
“ 게임 센터 말이야 ... 처음이래매 . ”
“ 아 ..그거요 ? 그러면 저줄꺼에요 ? ”
해리의 당돌한 외침에 오히려 ... 나의손은 더욱 힘껏 뻗었다 .
끝까지 알려주지 않는 ... 해리 .
어느덧 게임 종료 음이 들리고 ..
결과는 너무나 한심하게도 완패였다 .
“ 너 ...처음 아니지 ? ”
해리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대답을 해왔다 .
“ 치 ..처음인데요 .. 제가 이겼으니 ..소원 하나 적립이에요 . ”
“ 뭐 ..? 그냥 지금 말해 . ”
“ 나중에요 ... 저 음료수좀 사올께요 . ”
해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음료수 사러 걸음을 옮겼다 .
난 ..혼자 남은 이상황에 내가 뭐하는지 싶었다 .
그런데 ..들려오는 말소리 정말 생각도 하기 싫지만 분명 이 목소리를 나는 알고 있었다 .
불안한 마음을 끌어 앉고 뒤를 돌아보는 그곳에 서있는 ..
민한 과 유한 이 나를 매섭게 노려보며 서있는 것이 아닌가 ?
유한이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
“ 너 뭐냐 ? 학교 있을 시간에 ? ”
옆에있던 민한도 말을 보태는 듯 했다 .
“ 맞아 .. 너 땡땡이 치고 여기 있는거냐 ? 미쳐가지고 . ”
저게 ..무슨 막말인가 ?
자기들도 땡땡이치고 이곳에 있으면서 나에게 할소리인가 ..
정말 마음속으로는 천번 만번도 따지고 싶었지만 ..
그럴수 없었다 .
왜냐하면 내몸이 또 얼어 붙었기때문 .. !
답답한 나머지 ..유한이 다시 말을 걸어 오고 있었다 .
“얘 봐라 .. 또 쌩까네 ? ”
옆에 있던 민한은 나에게로 성큼성큼 걸어 오는 듯 했다 .
그때 ..또다시퍼지는 공황의 기억이 ..나의 온몸을 적시고 있는게 아닌가 ?
두발의 힘이 풀려오고 ... 온몸은 벌벌벌 떠는 것이 ..
마른침만 꿀꺽 삼키고 있었다 .
눈앞이 하얗게 변하고 ...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상태가 되어 버린것이였다 .
답답했는지 유한이 내 멱살을 잡아 재끼는게 아닌가 ?
벌벌 떨던 나를 본 ... 민한이 입을 열어 나갔다 .
“ 너 ..또 쓰러지게 ? ”
유한이 앞에서 비웃는게 아닌가 ?
이제곳 한 대 칠 것 같은 애감이 들고있었다 .
주먹을 올리던 유한 ...
그때 옆에서 유한의 볼기짝을 가격했다 .
누군가가 말이다 .
“민석 괜찮아 ? ”
이목소리는 분명 내가 아는 목소리임이 분명 했지만 끝끝내 ... 확인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어 버린다 .
이렇게도 한심할수 없는 순간의 연속들 ... 정말 죽고싶다라는 생각이 간절하게 느껴져왔다 .
... 얼마나 지난거지 ?
눈을 뜬 내눈앞에 보이는 아는 얼굴들이 ..아마 나를 걱정하는 듯 보였다 .
“ 어 ..눈 떳는데 ? ”
그 목소리는 가람 ...
나는 희미한 의식 속에 .. 아 까 가람이 였구나를 반복하며 또다시 눈을 감는다 .
어두운 의식속에서 계속 들려오는 걱정어린 목소라둘 ,,
그속에는 여렴풋 이지만 .. 민하의 목소리도 섞여 있는 듯 했다 .
그런데 ..이목소리는 ?
그중에서도 귓가에 파고드는 음색 ..음성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기분을 일으키고 있었다 .
시영 .. 이 아닌가 ?
설마 ..그럴일 없어 마음을 진정 시키고 ... 희미해진 의식을 부여잡고 눈을 뜬순간 ...
바로 위 보이는 저눈망울 ...시영의 사슴같은 눈망울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
이게 어떻게 된일이란 말인가 ?
눈을 뜬 나를 보며 ..가람이 너무놀라 얘기한다 .
“ 너 ... 공황이야 ? 이런적 한번도 없었잖아 ? 의식을 잃은 적은 .. ”
그렇다 ..의식을 잃은적이 한번도 없었던 나는 지금 이상황이 매우 당혹스럽기만 했다 .
무슨 상황인지 전혀 감이 안잡혔던 나는 주위만 둘러 본다 ..
그곳에 보이는 해리의 얼굴 ..유린의 얼굴 ...저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
기훈의 얼굴도 얼핏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기운없이 뜬 눈꺼풀은 ..또 얼마안가 어두워져갔다 .
또한번 정신이 들었을때에는 ... 없었다 ..
그 아무도 그런데 발자국 소리가 희미한 내의식속 귓가에 들려 오는게 아닌가 ?
“ 어떻게 .. ”
그목소리 ... 난 분명 알고 있었다 .
듣기만해도 치유되는듯한 음색 .. 무엇보다 나를 걱정하는 듯 한 말투 ... 어쩔줄 몰라하는게 그저 귀엽기만 했다 .
희믜해져 가는 의식을 부여잡고 눈을 뜬순간 ...그앞에 있던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시영이였다 .
“ 시 ..영 ? ”
나는 아리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재차 묻고 있는 중이였다 .
그런데 시영은 내가 의식을 차린걸 확인한뒤 ..
말없이 펑펑 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
“ 민석아 ! 괜찮은거야 ? ”
내가 말하기도 전에 와락 껴안은 시영 .
시영의 두팔로 ..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전해져 오는 진심들 .. 나는 차마 뭐라 말해야할지 몰랐다 .
부들부들 떨리는 온몸 ... 그리고 흐느끼는 시영이를 그저 묵묵히 받아 주기만 할뿐 .
얼마나 울었을까 ?
시영은 고개를 뒤롱 빼고 .. 아무말없이 나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던게 아닌가 ..
난 순간 아무말도 ..못하였다 .. 아니 굳이 하지 않았다 .
그저 저 깊고 깊은 시영의 눈망울만 ..한참을 바라볼뿐이였다 .
이때 ..내가 왜 그런건지 지금에서야 의문을 품어 보지만 ..
나는 고개를 앞을오 빼면서 ... 시영의 입술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