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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100조도 아닌 1,000조?
작성일 : 24-05-16 17:20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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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6화

 100조도 아닌 1,000조?

 

  뭐가 고맙지? 왜 고맙다고 할까?

 선의에게 눈도장 찍은 것이다. 선의라는 존재가 갈수록 활약(活躍)상이 커지는 건

 불 보듯 뻔해 친해 놓으면 나쁠 건 없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엄마가 그 광경을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베아트리체와 수진 누나도 진심으로 둘의 모습이 보기 좋은지 부러워했다.

 아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다고 했든가? 선의는 바로 영악함을 드러냈다.

 베아트리체와 수진 누나에게도 쪼르르 뛰어가 포옹했다.

 아니 프리허그(Free Hug)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당연히 엄마와 아버지와도 프리허그를 했다.

 나는 프리패스 당했다.

 팔 벌린 나만 뻘쭘했다. 뻘쭘한 나를 보고 모두 재밌다고 하얗게 웃었다.

 

 - 사람을 가리는 건 프리허그 정신에 어긋난다, 딸...

 - 남이사...

 - 그럼, 누나라도 해 줘? 씨...

 - 싫어, 왜 내가 꿩 대신 닭이냐? 큭...

 - 아냐, 누난 닭이 아니고 꿩이야, 아아 팔이야~

 - 팔 내리면 되지, 큭...

 

 이시하라 유우는 내가 자기를 쳐다볼 거 같아 아예 고개를 드러내놓고 돌렸다.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표한 거였다. 분명 귀까지 발개졌을 것이다.

 그럼, 여기서 내가 해줄 게 하랴, 쪽팔리게...

 

 - 내가 해줄게, 이리 온 아들...

 

 그럼 그렇지 엄마가 팔을 마음껏 벌렸다.

 

 - 엄마 쫌, 쪽팔리게...

 

 나는 어디에다 둬야 할지 모를 팔을 내리며 옷을 털었다.

 

 - 그럼, 당신... 당신도 나 싫어?

 

 아버지가 마지못해 엄마의 포옹을 가볍게 받아 줬다.

 우리는 살갑게 손뼉을 쳤다.

 나는 내 딸 선의에게 프리패싱 당했지만, 기분이 전혀 꿀꿀 하지 않았다.

 내 딸이니까... 내가 삐질 이유가 전혀 없지, 얼음덩어리 같은 선의가 이렇게까지 분위기를 맞춰주는데 감지덕지해야지, 그래도 포옹해주면 좋으련만...

 가만 생각 해보니 아버지하고 나만 아니 그래도 아버지는 한때 주먹으로 서면 바닥을 주름잡았으니까, 나만 별 볼 일 없는 시정잡배(市井雜輩) 같았다.

 

 - 야, 다들 정말 대단하네... 나만 내세울 게 없네, 초라하네. 초등학교 때 6년 개근상 받은 게 유일한 내 상장인데...

 

 - 넌 존재 자체가 대단해.

 

 누나가 눈웃음을 치며 놀렸다.

 

 - 맞아, 넌 우리를 거느리잖아.

 - 수진 누난 여신들을 모시는 시종이라는데요?

 

 내가 투덜대자 안쓰러웠는지 베아트리체가 내 자존감을 치켜세웠다.

 

 - 아냐, 동생 내 말 맞지?

 - 네, 성님... 내가 낳았지만 정말 멋있어요.

 

 엄마가 베아트리체 말에 고무되어 MSG를 더 쳤다.

 

 - 몽대야, 잘 들어, 난 사업가거든, 아무리 니가 내 아들이라고 해도 능력이 없어 보

  이면 사업을 맡기지 않아, 넌 충분히 잘할 수 있어, 자신하고 확신해...

 - 몽대야,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너무 고맙다.

 - 엄마 웬 신파요?

 

 베아트리체 엄마의 차분하면서도 나에 대해 무한한 신뢰의 말에 짠한지 엄마가 눈물을 질금거리며 속내를 드러냈다.

 나는 못 믿겠다는 듯이 실소를 자아냈다.

 

  - 자 이리 온, 내 아들, 제우스가 우스운 내 아들...

 

 베아트리체 엄마가 팔을 벌렸다.

 나는 주위 눈치를 봤다. 선의는 못 본척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베아트리체 엄마에게 다가가 안았다.

 꽉 껴안고 한 바퀴 돌았다.

 베아트리체 엄마가 돌고래 소리를 질렀다.

 

 - 진짜야, 넌 우주의 아들이야.

 - 큭, 제가요? 모성 본능 때문에 그래요?

 - 그래, 모성 본능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우주의 본능을 뜻해, 여자의 자궁은 우주를 품고 있어. 예수님이 최초로

  머문 곳이 어디야, 동정녀 마리아의 자궁이야, 그러 니 의기소침 말고 네 뜻을 펼쳐.

 

 베아트리체는 내가 성제 때문에 자각하지 못하는 패배의식(敗北意識)이

 가슴 아팠는지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런데 놀라운 건 베아트리체의 말에 아무도 이의(異意)를 달지 않고 수긍하는 눈치였다.

 화려했던 가쿠슈인 시절이 생각났다. 그땐 거침없었다. 트라우마는 어느새 딱지가

 앉아 더 이상 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지 않았다. 절친 쥰페이와 삼총사 아야코, 유리나, 미나미, 그리고 황족 다이히토가 날 그렇게 만들었다. 가쿠슈인 시절 친구들이 날 당당하고 자신만만하게 만들었듯이 지금 내 앞에 있는 분들이 그랬다. 나를 추켜세웠다. 다들 고마울 따름이다.

 

 -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어머니... 제가 요 며칠 끙끙대며 머리를 굴렸는데,

  이 프로젝트 접어야겠어요.

 - 뭐, 왜?

 

 누나가 놀라 대뜸 물었다.

 

 - 파이가 작아.

 - 10조(兆)가 적다고...요?

 

 10조가 적다는 내 말에 눈이 동그래진 이시하라 유우가 말을 놓으려다가 주위 눈치를

 보고 높였다. 특히 엄마와 아버지를...

 내 딸 선의는 못 들은 척했지만, 입가엔 보일 듯 말 듯 미소가 번졌다.

 

 - 어중간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규모야, 100퍼 실패야.

 - 그럼 얼마나 돼야 해?

 

 모두 내 말에 긴장했다. 누나가 선뜻 물었다.

 

 - 100조(兆)...

 - 미쳤니?

 - 10조의 10배, 환율이 1대 1000이니까, 1,000억 달러?

 

 누나가 불쑥 내뱉었고 어려운 자리처럼 조심스러워하던 유우도 여과 없이 말이 튀어나왔다.

 

 - 아냐, 몽대 말이 충분히 일리가 있어.

 

 내 말을 신중하게 듣던 베아트리체 엄마가 내 말을 전적으로 동의했다. 언뜻 보기에는 감정에 치우친 베아트리체 엄마의 섣부른 찬성이라 여길 수 있겠지만 순간적인 주판알이 퉁겨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건 대사건이었다. 선의 말만 믿고 질러봤는데 베아트리체가 내 말에 힘을 실어주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베아트리체의 통찰력은 대단했다. 차가운 이성으로 슈퍼컴퓨터인 양 분석하는 순간적인 능력은 초인적이었다.

 엄마는 먹으려고 포커로 찍었던 새우를 들고 말하는 사람 따라 눈이 따라가며 무슨

 말이 나오나 호기심이 가득했다. 내 아들이 지른 황당한 말이 과연 신빙성이 있는지

 그게 궁금했다. 아버지는 벌써 그 비싼 술 석 잔째였다.

 

 - 삼성물산에서 참여한 부르즈 할리파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있잖아.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선의가 내 잘못을 지적했다. 아주 상식적인 것도 틀린다는 것은 그만큼 흥분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다들 나를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는 몰라서 그랬지만...

 

 – 아, 그렇지, 두바이... 팜 주메이라, 팜 제벨 알리, 팜 데이라를 품은 두바이 팜

 아일랜드와 세계 지도를 본 떤 군도(群島) 더 월드는 다 인공섬 위에 건설 중이다는 거지, 원유(原油) 빼면 천지가 모래뿐인 이곳, 모래바람으로 하루 내내 뿌연 두바이가, 그렇지만 1분에 1대씩 비행기가 착륙하는 곳이라는 거야. 그 이유는 뭘까? 세계 경제와 관광의 중심지가 된 건 돈의 흐름을 빨리 읽는 혜안(慧眼), 이거다 싶으면 초지일관 밀어붙이는 의사 결정과 실천력, 그것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가 주는 불퇴전(不退轉)의 원리를 꿰뚫고 있었던 거지... 우리가 흔히들 이런 말 하잖아요, 1등만 기억하는 이놈의 엿 같은 세상, 어쩌구저쩌구... 100조도 많은 거 아니야, 이 프로젝트의 완결은 제주도를 품은 1.000조(兆)의 투자 규모가 되어야 해. 왜냐하면 두바이의 지리적 이점(利點)을 무시하면 안 되듯이 제주도가 가지는 지정학적 이점을 최대로 활용해야 승산이 있기 때문이지...

 

 1,000조란 말에 태블릿 PC로 웹툰을 보고 있던 선의도 귀가 쫑긋해 나에게 눈길을 줬다. 어쭈 이것 봐라, 표정을 지었다. 그 이유는 이번 일만 아빠 체면 세워주면 핸드폰 사주는 거 한번 심도 있게 고민해보겠다 약속하고 딸 조선의에게 속성으로 사사(師事) 받은 거였다. 그런데 자기가 가르친 거보다 한술 더 떴으니 쳐다볼 수밖에,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 생각했나, 큭...

 준비라도 한 듯한 내 주장에 찰나(刹那)이지만 모두 얼어붙어 아무도 말도 하지 않았다. 하긴 1,000조니까... 매달 카드 몇 개로 현금 서비스받아 돌려막기 하는 주제에...

 

 (E) 짝, 짝, 짝, 짝~

 

 현실적으론 몇 초가 안 됐지만, 느끼기엔 일각이 여삼추 같았다.

 침묵을 깨고 베아트리체 엄마가 박수를 보냈다.

 정적의 식당 안이 공허하게 울렸다.

 김실장 아주머니도 뜬금없이 울린 박수 소리에 머리를 빼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엄마도 베아트리체 엄마 따라 제대로 이해도 하지 않고 잇따라 손뼉을 쳤다.

 아버지는 넉 잔째 마실 참이었다. 얼음이 든 술잔에 술을 따르려고

 술병을 들고 있었다. 동작 그만은 순간적이었지만 옅은 미소는 원저 다이아몬드 주빌리 향기처럼 오래갔다. 황당무계한지는 모르겠지만 딩신의 아들이라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수진이 누나와 이시하라 유우는 멍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지만,

 눈은 뭔가 골똘히 생각 중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황당무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녀 둘에겐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그 비상한 머리로 가늠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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