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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베아트리체로부터 초청
작성일 : 24-05-10 16:51     조회 : 9     추천 : 0     분량 : 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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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화

 베아트리체로부터 초청.

 

  - 동생한테 하듯 가볍게 이마에 해달라는 거야.

 - 아 정말, 능글스러워, 옆에 있었으면 꼬집고 싶어, 이제 뽀뽀 말도 꺼내지도 마,

  알았지?

 - 그게 인력(人力)으로 되나? 헤...

 - 아~ 죽일 거야~ 죽이고 싶어~

 

 안 봐도 누나가 방방 뜨는 게 보였다.

 다분히 이시하라 유우를 의식했기에...

 

 - 큰어머니가 웬 야단법석이야, 하지 않을까?

 - 아냐, 엄마가 오히려 가족들 다 같이 오면 좋은데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근데 우리가 너무 뻔뻔스럽지 않아?

  그러셨어...

 - 알았어, 내가 물어볼게, 아버지도 같이 갈 수 있으면 같이 갈게...

 - 너무 좋다, 꼭 그래 다오, 몽대, 내 사랑하는 동생아.

 

 누나의 말투가 들떠서 비누방울 마냥 떠다녔다.

 사랑이라는 말이 그걸 증명했다.

 오히려 내가 차분했다.

 

 - 오늘 저녁이지?

 - 응, 뭘로 준비할까? 한식, 중식, 양식, 일식 중에?

 - 아무거나, 다 잘 먹어.

 - 그래? 알아서 준비할게.

 - 저녁 6시쯤, 가면서 전화할게.

 - 그래, 기다리고 있을게, 아 너무 좋다, 설렌다, 뭐 입지?

 - 잠옷 바람으로 있지 마, 밥은 먹어야 하니까, 큭

 - 이게, 진짜,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

 - 임계점, 부글부글 끓어?

 - 끊어!

 

 어이, 미워,라는 말이 멀리서 들렸다.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었지만, 화가 난 건 아니었다.

 남매간의 오붓한 정을 강조하는 건 유우와 차별성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엄마, 아버지는 나를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고,

 내방 책꽂이에 꽂힌 희랍어 원서로 된 그리스 로마 신화를 꺼내 읽던 선의는

 짐짓 관심 없는 듯했다. 그 그리스 로마 원서는 내 것이 아니라 선의 거였다.

 내가 없으면 선의 공부방으로 쓰는 방이라 내 책장에 그리스 로마 신화

 원서가 꽂혀 있었던 거였다.

 

  - 오랜만에 기억에서 꺼내 보는 사람들, 새롭네...

 

 내방 문에 다가와 기대서더니 엄마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눈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 수진 누나 그리고 베아트리체...

 - 수진이라면 성제 사촌이잖아, 제갈이 형 제우 씨 딸, 맞죠?

 

 내방 가까이 마루바닥에 앉아서 펼쳐진 신문(新聞)보다 내 말에 관심 있어

 하던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 미국에서 학교 마치고 와서 사업해.

 - 베아트리체라면 성제 큰어머니?

 - 아버지가 짝사랑한 사람...

 

 아버지가 무심한 듯 은근슬쩍 물었고 나는 엄마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던졌다.

 아버지는 못 들은 척할 뿐 부인하지 않았다.

 당시 어린 우리도 베아트리체가 천상계 여신처럼 보였는데 같은 나이 또래인

 아버지 세대의 뭇 남성인들 심쿵하지 않았으리.

 

 - 당신, 짝사랑했어?

 - 짝사랑까지는 아니고 참 범접하기 힘든 아름다운 인물이다, 정도...

 - 짝사랑했구먼?

 

 표독스러운 눈으로 엄마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 그 건 세속적인 표현이고...

 - 그래서 우리들은 성제 큰엄마를 베아트리체라고 불렀어요,

  아버지도 그런 뜻일걸?

 

 내가 아버지 말에 힘을 실어줬다. 아버지도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하긴 그 형님은 여자인 우리가 봐도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았어,

  근데 인생이 굴곡져, 기구하고 얄궂어...

 - 왜?

 

 내가 혹해서 물었다.

 

 - 알잖아?

 - 아니, 몰라.

 - 살아 있으면 너랑 나이가 같을 거야, 아들이 연못에 빠져 죽었어.

 - 사고로 죽은 건 알았는데, 연못에 빠져 죽었구나...

 - 오매불망 기다리며 독수공방했건만, 성제 큰아버지는 오지는 않고, 알고 보니

  딴 살림 차렸고, 그게 요 근래 들통난 거 같더라...

 

 엄마는 측은지심이 들었다. 같은 여자의 입장이 되어 아버지를 쳐다봤다.

 아버지도 같은 남자 입장이 되어 슬쩍 엄마의 눈길을 피했다.

 

 다른 살은 탐내지 말라는 엄마와의 약속 지킨다고 욕봅니다, 아버지...

 그런 생각이 불쑥 들었다.

 

 - 뭐? 성제 큰아버지가 바람피워? 보기엔 점잖더구만 학자풍이고...

 - 그런 인간들이 호박씨를 잘까, 요렇게 황토색 짙은 마촌 오히려 순수하구...

 - 수진이도 제수씨가 안 낳았을 걸...

 - 네?!

 

 아버지가 충격적인 말을 던졌다. 전기에 감전된 듯 전율이 온몸을 감쌌다.

 수진 누나가 얼핏 우리 엄마 기업 쪽 운운하던 게 그래서 나왔구나...

 수진 누나는 내가 알고 있는 줄 알고 자연스럽게 나왓던 말이고...

 

 무릎은 치지 않아도 속으로 무릎을 칠 이유를 그제야 찾았던 거였다.

 나는 아버지 말에 흠칫 놀라면서 수진 누나가 한 말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 그럼, 바람피운다는 그 대상이 수진 누나 엄마...

 - 아냐, 새파랗게 젊어... 그렇게라도 됐으면 비극적인 순애보라고 동정표라도 얻지, 여자를 욕망의 대상으로 보면

  안 돼, 특히 몽대...

 - 아냐, 난 안 그래, 왜 불똥이 나한테 떨어져...

 

 엄마가 괜히 화가 났는지 나에게 분풀이를 했다.

 엄마는 내가 늘 불안해 은연중에 엄마 속을 드러냈다.

 특히 내가 가진 신체적 특징이 엄마가 편견을 가지도록 크게 작용했다.

 스에마쓰 아야코에 대해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았지만, 순전히 내 잘못으로

 인해 둘 사이가 어그러진 줄 알았다.

 엄마랑 아버지가 둘만 있을 때 나누는 대화 속에 그런 뉘앙스를

 현저히 풍겼다.

 어쩌다 본의 아니게 두 분의 대화를 엿듣게 됐는데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두 분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

 

 - 말이 옆길로 새잖아?

 

 묵묵히 듣고 있던 선의가 짜증이 나 한마디 톡 쏘았다.

 선의의 관심 표명은 의외로 설득이 쉬울 수 있다는 감이 들었다.

 

 - 아 참, 수진이가 왜?

 - 같이 밥 먹자고, 우리 다 같이...

 

 내가 엄마 눈치를 살피며 별거 아닌 것처럼 흘리듯이 말했다.

 

 - 그래? 괜찮을까? 같이 밥 먹어도...

 - 괜찮지, 뭐 어떨까...

 

 아버지가 엄마 말 떨어지자 바로 되받아쳤다.

 

 - 당신이야 베아트리체라 했나? 성제 큰엄마 보니까 좋겠지.

  누가 당신 속을 모를까 봐, 치...

 - 이유는?

 

 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던 선의가 말이 또 옆길로 샐까 봐 미리 앞질렀다.

 

 - 그냥, 내가 교수가 됐으니까, 축하한다는 뜻에서 우리 가족이랑 같이

  밥을 먹고 싶대, 같은 동네 산 이웃사촌이었으니까. 할머니가...

 - 할머니? 누가?

 

 선의가 할머니라는 말이 귀에 거슬렸다.

 그 큰 눈을 치켜뜨며 노려보는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 말조심해야 했다. 다 된 밥에 코 빠뜨릴 수 있으니까...

 

 - 응... 할머니 맞잖아, 엄마가 형님이라 하니까, 나도 어머니라고 하고,

  베아트리체도 나보고 아들이라 하고...

 

 엄마 눈치를 보면서 은근슬쩍 넘어갔다.

 덜떨어진 아들이지만 엄마는 그 아들에 목숨을 걸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 니 보면 죽은 아들 생각나겠지...

 - 가슴에 한으로 남았을 테니까...

 

 뭐, 아들?! 할 줄 알았던 엄마가 의외로 베아트리체 심정을 십분 이해 해줬고

 아버지도 엄마 말에 동감했다.

 

 - 재단 나한테 넘긴대...

 - 뭐?!

 

 엄마, 아버지가 동시에 놀라고 선의도 핸드폰 게임을 중지하고 나를 쳐다봤다.

 

 - 아들이니까... 아니 아들이나 진배없으니까, 당연하대...

 - 호적 파서 글로 갔어?

 

 엄마가 이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 하는 표정으로 나를 노려봤다.

 

 - 아니, 설명하면 복잡해...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할게, 어쩔래요?

  그냥 화기애애하게 같이 밥 먹어도 되잖아요?...

 - 기분이 좀 그렇다... 따지면 별 거 아닌데...

 - 그래 맞아 별거 아니야... 천륜이 어떻게 말 한마디로 바뀌냐?

 

 아버지가 모양새 좋게 수습했다.

 

 - 언제는 노무라 쥰페이가 내 자식이다, 하더만... 그래서 안 갈래요?

 - 나쁠 건 없지만, 우리랑 성제집이랑 등지고 원수로 있는데 혹 성제 큰엄마에게

  피해를 줄까 봐 신경이 쓰이네...

 

 아버지가 엄마 심정을 대변했다.

 

 - 갈라섰대요, 성제집이랑, 벌써.

 - 정말?

 

 내 말에 엄마의 반응이 빨랐다.

 

 - 언제부터 날 부르려고 했대요... 너무 늦었다고, 성제 일로 사과하고 미안하다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왜 큰어머니

  하고 수진 누나가 사과하고 미안해하냐, 성제가 해야지, 미안해하지 말아라고 했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들하

  자, 좋다... 의남매(義男妹), 의형제(義兄弟) 그런 거 있잖아요...

 - 잘했다.

 

 엄마가 내 설명을 조곤존곤 듣더니 그때서야 흔쾌히 쿨하게 넘어갔다.

 베아트리체와 수진 누나에 대한 좋은 이미지도 한몫한 거 같았다.

 

 - 잘했죠? 그럼 그렇지 곽세린이 누구냐, 천하의 곽세린 통 하나는 역대급이지.

 - 몇 시에 오래?

 

 궁금한지 아버지가 후끈 달았다.

 

 - 염불이야, 잿밥이야?

 - 어허 예민하게, 천하의 곽세린도 긴장하냐?

 - 베아트리체는 버거워...

 

 아버지의 농담이지만 엄마는 살짝 신경이 쓰이는 거 같았다.

 천하 무서울 게 없는 곽세린 엄마도 신경이 쓰일 정도니까 베아트리체의 자체 발광 아우라는 범접지 못하는 뭔가 있는 게 틀림이 없었다.

 

 - 오늘 저녁 6시, 큰엄마 자택에서...

 - 이시유가 갑자기 등장하는 이유가 뭐야?

 

  자기 아버지 바람기가 늘 거슬려서 그런지 선의는 묘령의 여자 이시하라 유우가 이

 시점에 왜 갑자기 등장하는지 이유가 궁금했다.

 

 - 프로젝트 땜에...

 -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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