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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헬리아스: 대륙의 구원자
작가 : 인프제
작품등록일 : 2022.2.8

역사적 사건 이후 A.O 396년, 이레네 대륙에 다시한번 전운이 감돈다. 암흑과 공포, 그리고 혼돈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든 '하지드'가 깨어나려 한다!
'하지드'가 봉인된 이후 수백년간 원수지간이 되어버린 인간과 드워프, 엘프 그리고 마법사가 다시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인 가운데, 이들을 하나로 묶어 줄 유일한 희망은 예언된 구원자, '헬리아스'다.
대륙이 400년을 기다린 구원자, 누가 될 것인가?

 
18화 - 금지된 골짜기: 왕들의 무덤(1)
작성일 : 22-02-27 14:34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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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곡에서의 예상치 못한 패배와 함께 왕을 잃은 베렌투스는 여전히 암울했다.

 

 죽은 제넌 아르테스의 왕위는 자연스럽게 첫째 아들인 아이작에게 돌아갔다.

 

 그는 집권하자마자 두 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첫째, 계속해서 진격해오는 칼라덴의 군대

 

 둘째, ‘하지드’가 부활함으로써 만들어질 오크들

 

 새로운 연합이 절실했다.

 

  “홀더 제이드가 협곡을 넘어 베렌투스 평원으로 진격해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군대는 평원에서 그들을 이길 수 없다.”

 

 그레이트 홀에서는 다수의 영주와 아이작, 램프티, 그레고리가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콜란 왕국의 기마대를 총동원하겠네. 내가 봤을 땐, 평원에서 막지 못하면 우린 끝이야.”

 

 그레고리 햄슨이 힘차게 말했다.

 

  “협곡에서도 제대로 버티지 못한 우리가 평원에서 승산이 있을지 모르겠소.”

 

 램프티가 그의 말에 반대했다.

 

  “...”

 

 아이작은 묵묵히 말들을 듣기만 할 뿐이었다.

 

  “아이작, 이제 이 전쟁을 이끄는 사람은 자네이네! 어서 결정을 내려주게!!!”

 

 그레고리 햄슨이 답답했는지 아이작에게 외쳤다.

 

 한참을 묵묵히 듣기만 하던 아이작이 입을 뗐다.

 

  “좋소.”

 

  “그래, 드디어 말을 하는구만..”

 

 그레고리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우리, 나누어져서 싸웁시다.”

 

  “아니 뭐요? 똘똘 뭉쳐 다녀도 모자랄 판에 나뉘자고요?”

 

 그레고리 햄슨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아이작은 침착하게 설명했다.

 

  “그레고리, 당신은 기마대를 이끌고 상대의 시선을 끌고 이곳으로 유인하시오.”

 

 그의 손가락은 베렌투스에서 멀지 않은 산지를 가리켰고 차례차례 지도를 가리키며 설명해 나갔다.

 

  “램프티, 자네는 이곳에서 그들을 붙잡아서 시간을 벌어주게. 내가 본군을 데리고 당도할 때까지 상대의 선발대와 공성 부대, 본군 간의 거리를 벌려야 하오.”

 

  “상대는 칼라덴이오. 호락호락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소, 그래서 더욱 그들을 방심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아버지가 계실 동안 칼라덴은 저희 영토 안으로 들어온 적이 없다죠? 램프티?”

 

 아이작이 램프티를 바라봤다.

 

  “예, 저희의 지리적 특성을 잘 모를 겁니다.”

 

 아이작이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금지된 골짜기에서도 소식이 들려오고 있소. 소문으로는 칼라덴이 400년 만에 부활한 ‘하지드’를 따른다고 하오. 우리가 무너지면... 모든 종족이 지금껏 지켜온 세상이 무너지는 것이오. 모두 각오를 단단히 합시다...”

 

 그의 말을 끝으로 영주들과 그레고리는 각자의 군대로 돌아갔다.

 

 아이작은 램프티와 함께 집무실로 돌아와 있었다.

 

  “램프티.”

 

 아이작이 한숨을 크게 내쉬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램프티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아버지가 있으셨다면 좋았을 텐데... 내가 잘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 내가 계획한 이 전투가 먹혀든다고 해도 전쟁에서 이길 확률이 얼마나 되지?”

 

  “그런 말 마십시오. 도련님도 선왕 폐하처럼 잘 해내실 겁니다. 그분이 처음 전쟁을 이끈 게 몇 살 때였는지 아십니까?”

 

 아이작이 고개를 저었다.

 

  “18살입니다. 그 나이에 첫 전투를 승리로 이끄셨죠. 그때 전략을 뛰어나게 잘 짜셨겠습니까, 머리를 잘 쓰셨겠습니까, 마법을 쓰셨겠습니까...”

 

 램프티가 아이작의 표정을 읽으며 말을 이었다.

 

  “아이작 아르테스의 의지를 보여주십시오. 젊은 왕의 의지를 보여주십시오. 그러면 군사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이 그럴 때입니다.”

 

 램프티는 하루아침에 가문과 왕국을 책임지게 된 아이작에게 힘을 실어줬다.

 

  “베일리에게서는 별 소식이 없는가?”

 

  “아직...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사랑하던 이들이 곁을 떠나가고 있는 것 같아.”

 

 이제는 오크들이 합세한 카라덴에 맞서야 했다.

 

 .

 .

 .

 

 ‘하지드’가 부활한 금지된 골짜기는 오크들의 본거지가 되었다.

 

 또한, 사라졌었던 괴수들이 오크들에 의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근처에는 오크 양성소와 대장간이 만들어졌으며 근처에서는 높고 거대한 성이 축조되고 있었다.

 

 기존의 오크, 고블린, 트롤, 심지어 인간, 드워프까지 동원되고 있었다.

 

 사무엘과 바엘이 금지된 골짜기가 개척되어가는 과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우리의 시대가 오는 겁니다. 신을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바엘이 사무엘을 향해 말했다.

 

 사무엘은 ‘하지드’를 품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대마법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홀더 제이드는 지금 어떤 상태인가?”

 

  “제가 잘 다스리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우리를 위해 칼라덴을 이끌 겁니다.”

 

 바엘이 자신 있게 대답하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를 거의 완전히 지배할 수 있습니다.”

 

  “자네 휘하의 다른 마법사는?”

 

  “라드나는 시스웰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그녀가 고용한 용병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할 생각입니다.”

 

  “그래, 그럼 북부 연합을 향해 양성된 오크들을 집결시키게, 다른 방해가 더 들어오기 전에.. 가디언들과 엘프, 드워프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안 되네.”

 

 바엘이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갔다.

 

 사무엘은 첫 번째 ‘하지드’를 겪은 후 수백 년간 그놈의 목소리에 회유당했고 결국 벗어나지 못했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그의 육체는 빠져나올 수 없는 유혹 속에 갇힌 것이다.

 

 금지된 골짜기에서의 모든 작업이 일사천리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힘이 약해진 가디언, 엘프, 드워프는 그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오크 군단이 준비되면 북부 연합을 포함한 모든 인간계를 쓸어버릴 작정이었다.

 

  깡

 

  깡

 

  깡

 

 대장간에서는 오크들에게 최적화된 무기들이 제조되었고 웅덩이에서는 오크들이 끊임없이 나왔다.

 

 그때, 가장 끔찍하고 우렁찬 소리를 내며 깨어난 오크가 등장했다.

 

 몸집은 기존의 오크보다 더 우람했고 주변 다른 오크들을 짓누르며 웅덩이를 빠져나왔다.

 

 녀석은 끔찍한 소리를 내지르며 주변에 있던 동료 오크의 목을 잡았다.

 

 으드득

 

 으드드득

 

 동료 오크를 뜯어먹기 시작했고 검은 피가 바닥을 적셨다. 오크들은 그 녀석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찌꺼기를 주워 먹었다.

 

 녀석은 우두머리 오크로 태어난 것이 틀림없었다.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턱의 어금니 두 개가 입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그 녀석을 필두로 오크들의 첫 군대가 완성되고 있었고 그들은 괴성을 지르며 주둔지로 점차 모여들었다.

 

 .

 .

 .

 

 허틀란드의 가디언들과 훈련생들에게도 밖의 상황이 전해졌다.

 

 가디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앨리슨이 실패했군.”

 

 코바가 덤던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파, 이제 앨리슨이 없으니. 네가 가디언들을 모아야 해.”

 

 이시스가 합세하여 말했다.

 

 가디언들의 눈이 보랏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놈들이 골짜기를 못 벗어나게 우선 막아야해.. 하지만, 우리가 다 모인다 해도 숫자가 부족하지.”

 

 가야바가 지하실을 가리켜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밑에 저 자식들이 쓸모 있는지 이참에 시험으로 삼는 것은 어떠한가, 다들.”

 

 여러 눈빛이 오갔다.

 

 이시스가 에단을 불러냈다.

 

  “에단, 자네에게 긴히 해줄 말이 있네.”

 

 에단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시스를 지그시 쳐다봤다.

 

 이시스가 주위를 한번 돌아보고는 말을 이었다.

 

  “‘하지드’가 깨어났네.”

 

 에단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결국...”

 

  “하지만, 우리가 놈들의 진격을 막아설 것이네. 자네와 훈련생들도 함께.”

 

  “그게 무슨 말인가. 지금 밑에 있는 저들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네.”

 

 에단이 우려를 표했다.

 

  “우리에겐 어떤 동맹도 연합도 없네.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지...”

 

 이시스가 또 한 번 뜸을 들이며 말했다.

 

  “이게 두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네. 여기서 살아남는 자 중에 가디언이 탄생할 거야. 그리곤 우리의 전통을 잇게 되겠지.”

 

  “하지만..”

 

  “자네에게 마지막으로 묻겠네. 자네 형이 오크가 합류한 칼라덴과 결전을 앞두고 있어, 정말 이곳을 떠나지 않을 텐가?”

 

 다시 한번 에단의 눈동자가 요동쳤다.

 

 한동안 말없이 바닥을 내려다보던 에단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

 

  “나는 남아서 가디언이 될 것이네.”

 

  “좋아. 그럼 훈련생들에게 자네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돕게.”

 

  “이시스.”

 

 에단이 말을 끝마치고 지나치려는 그를 불렀다.

 

  “마법사들과 당신들의 리더가 없으면 대륙은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

 

  “나야 모르지. 혹시 아나, 신이 이 대륙을 위해 ‘헬리아스’를 보내줄지.”

 

 이시스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들은 맹훈련에 돌입했다.

 

 가디언들이 주도한 훈련과정은 훈련생들에게 매우 혹독했지만, 대부분 견뎌내기 시작했다.

 

 또한, 에단은 자신이 배워온 검술과 전략들을 훈련생들과 공유했고 그들의 실력은 나날이 좋아졌다.

 

 에단이 훈련 도중 발을 헛디뎌 넘어졌을 때였다.

 

 큼직한 손이 그의 얼굴 앞에 불쑥 나타났다.

 

 고개를 들어 확인하니 덩치였다.

 

  “...”

 

 에단이 조용히 그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자네에게 검술을 배우고 싶네.”

 

  “좋네, 자네 이름이 뭔가?”

 

  “비비드라고 하네.”

 

  “그래, 비비드 이건 이렇게...”

 

 훈련생들은 점차 결집력이 높아졌고 서로의 신뢰가 쌓여갔다.

 

 .

 .

 .

 

 멀찍이 지평선 너머로 군대의 그림자가 보였다.

 

 아니발 왕국의 평야는 아침이 되면 안개가 자욱하게 끼는 특성이 있었고 그레고리의 기마대는 안개 속에 숨은 채 칼라덴의 군대가 더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선봉에는 예상대로 선발대의 헨리 호크만이 선봉에서 군대를 이끌고 있었다.

 

 헨리 호크만이 주변을 훑어보았다.

 

 쥐죽은 듯 조용했다.

 

 분명히 자신들이 아니발 왕국의 평야를 지나고 있는데, 가로막는 이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군대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 못하고 쉴틈없이 전진하고 있었다.

 

  “지금이다! 진격하라!!!”

 

 그레고리의 기마대가 함성을 지르며 말을 달렸다.

 

  두두두두두 -

 

 안개 속에서 기마대가 무서운 속도로 칼라덴의 군대를 덮쳤다.

 

  끄아아악

 

 여기저기서 병사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평원은 한바탕 혼란의 도가니가 되었고 군대의 전열이 조금씩 흐트러졌다.

 

 한동안 평원을 누비던 그레고리가 외쳤다.

 

  “지금이다. 깃발을 흔들며 따라오라!!!”

 

 그의 기마대가 일제히 적진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폐하, 놈들이 게릴라 전으로 시간을 끌 생각인가 봅니다. 어떡할까요?”

 

  “놈들의 의지를 꺾어놓자.”

 

 헨리 호크만이 홀더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앞으로 나서며 외쳤다.

 

  “놈들이 도망간다 추격하라! 이참에 저들의 사기를 완전히 꺾어버리자!!!”

 

  우와아!!!

 

 그들은 희미하게 보이는 콜란 왕국의 깃발을 따라 달려갔고 칼라덴의 선발대와 기마대가 앞장섰다.

 

 그러자, 본 군과 그들 간의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선발대와 기마대는 더욱 깊숙한 곳으로 따라 들어갔다.

 

 깃발은 그들을 어느 산지로 유인하고 있었다.

 

 그레고리는 뒤를 한 번씩 흘겨보며 얼마나 들어왔는지 확인했다.

 

 그때, 나팔소리가 울렸고 찢어질 듯한 함성소리와 함께 램프티가 이끄는 병사들이 산지를 타고 내려왔다.

 

  챙!

 

  탱!!

 

 쇳덩이들이 맞붙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얼마간 그들과의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 병사가 헨리 호크만에게 외쳤다.

 

  “헨리 경! 뒤를 보십시오!!!”

 

 헨리 호크만은 다가오는 적군을 쓰러뜨리며 뒤를 돌아봤다.

 

 저 멀리 공성전에 쓰이는 무기들이 불타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근처에는 아니발 왕국의 깃발이 보였다.

 

 아이작이 이끄는 부대가 무기들을 불태우고 홀더 제이드가 있는 본 군 뒤편을 치고 있었다.

 

  “후퇴!!! 왕을 보호하라!”

 

 헨리 호크만이 이끌던 선발대가 기수를 돌려 본군을 향해 다시 달려가기 시작했다.

 

 혼전 속 홀더 제이드와 아이작 아르테스의 눈이 마주쳤다.

 

  “폐하, 폐하!!! 병사들을 잠시 뒤로 물려야 합니다!”

 

 칼라덴 왕국의 한 영주가 외쳤다.

 

 홀더 제이드가 분통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들의 본 군이 평야 지대로 회군하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그들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함성소리가 산지를 메웠고 아이작은 자신의 첫 전투에서 포효했다.

 

 아니발 왕국의 반격은 이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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