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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헬리아스: 대륙의 구원자
작가 : 인프제
작품등록일 : 2022.2.8

역사적 사건 이후 A.O 396년, 이레네 대륙에 다시한번 전운이 감돈다. 암흑과 공포, 그리고 혼돈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든 '하지드'가 깨어나려 한다!
'하지드'가 봉인된 이후 수백년간 원수지간이 되어버린 인간과 드워프, 엘프 그리고 마법사가 다시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인 가운데, 이들을 하나로 묶어 줄 유일한 희망은 예언된 구원자, '헬리아스'다.
대륙이 400년을 기다린 구원자, 누가 될 것인가?

 
12화 - 협곡에서의 전투(2)
작성일 : 22-02-23 12:20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5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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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수천 년 전 드워프들이 암석을 깎아서 만들었다는 수십 미터의 쌍둥이 거석이 아니발 왕국의 군대를 맞이했다.

 

 두 거석은 아니발 왕국과 콜란 왕국으로 이어지는 긴 협곡 입구에 자리 잡고 있었다. 협곡의 특성상 먼저 자리를 잡고 수비하는 쪽이 유리했다.

 

 반면, 칼라덴 왕국은 아니발 왕국과 콜란 왕국의 본토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지나야 할 지름길이었다.

 

 북부 왕국 연합의 최선봉에는 제넌과 아이작, 그레고리 햄슨이 서 있었고 뒤쪽으로는 램프티와 에단이 보였다.

 

 협곡 너머 들판에는 끝을 알 수 없는 규모의 군대가 검은 깃발을 펄럭이고 있었다.

 

  “칼라덴의 자랑스러운 용사들이여! 저들에게 우리의 위대함과 두려움을 선사하자!!!”

 

 그들의 최선봉에 있던 홀더 제이드가 왼손으로 검을 뽑아 높게 올려 보이며 외쳤다.

 

  “와!!!!!!!!!”

 

 수만 명의 함성이 들판에 울려 퍼졌다.

 

 이에 질세라 제넌도 앞으로 나아와 병사들을 독려했다.

 

  “오늘 우리들의 희생은 아내와, 아들과 딸과 부모님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너희를 기억해줄 가족을 위해 싸워라!!! 북부의 전사들이여.”

 

  “우와아아!”

 

 그들의 눈에서도 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홀더 제이드가 아더 호크만의 아들, 헨리 호크만을 바라보고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헨리 호크만이 신호를 주자, 궁수들이 대열 맨 앞으로 나왔다.

 

  “조준!”

 

  “발사!!!”

 

 일제히 하늘 위로 쏘아 올려진 화살들이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었다.

 

  “방패벽!!!”

 

 제넌이 예상한 듯 외쳤다.

 

  슉

 

  슉

 

 좁은 협곡 사이로 화살이 빗발치듯 떨어졌다.

 

 북부 연합군은 방패를 이용해 몸을 엄폐했다. 화살 세례가 지나가기까지 방패 뒤에 납작하게 엎드린 채 기다리면서 피해를 최소화했다.

 

 칼라덴의 군대는 재정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기마대가 달려 나갔다.

 

  “전진하라!!! 적진에 균열을 일으켜라!”

 

  두두두두-

 

  두두두두-

 

  “버텨야 한다!”

 

 아이작이 방패병들 사이에서 외쳤다.

 

 에단은 방패병들의 등을 밀어주고 있었다.

 

 말발굽이 땅을 울리는 소리가 점점 다가왔다. 심장박동도 덩달아 빨라졌다.

 

  “두려워하지 말라!”

 

 칼라덴의 기마대가 창을 길게 내밀며 달려왔다.

 

  “궁수들 준비하라.”

 

 램프티가 다급하게 외쳤다.

 

 방패병들이 순간적으로 궁수들의 공간을 만들어줬고 그 사이로 화살이 빠져나갔다.

 

  끄악!

 

  으아악!!

 

  히이잉~.

 

 말들이 앞으로 고꾸라지는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일부를 쓰러뜨리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의 기마대가 뛰어오고 있었다.

 

 에단은 이를 악물었다.

 

  쾅!!!

 

  쿠드득!!!

 

 여러 차례 방패벽에 충돌하는 소리가 났다.

 

 .

 .

 .

 

  으아앗!!!

 

  으어어...

 

  의사!!!

 

 여기저기서 병사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전투는 북부 연합군이 잘 방어해내긴 했지만, 피해가 누적되고 있었다.

 

 어느덧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에단, 이리 와서 안 거라. 상처 좀 보자꾸나.”

 

 모닥불 앞에 앉아있던 제넌 아르테스가 그를 불렀다.

 

 에단은 팔을 보여주었다.

 

 기마대의 충격이 있을 때 동료 병사들에게 긁힌 상처였다.

 

  “작은 철과상이에요.”

 

 에단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하자, 제넌이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얼굴에 ‘나 잔뜩 긴장했어요.’라고 적혀있구나.”

 

 에단은 당황해하며 두 볼을 어루만졌다.

 

  “도련님, 걱정마십시오. 위기의 순간이 오면 저번처럼 제가 구해드릴게요!”

 

 램프티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다음 전투 때는 뒤쪽에 조금 빠져있거라.”

 

  “네? 그래도 모두가 싸우고 있는데...”

 

  “그래, 에단, 오늘 넌 충분히 훌륭했어.”

 

 제넌과 아이작은 첫 전투를 경험한 에단을 쉬게 하려고 했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죠!”

 

  “그럼, 에단, 내일 전투 때, 협곡 위로 올라가서 궁수들을 도와줄래? 너 같은 명사수가 꼭 필요할 것 같구나.”

 

  “오, 맞아요. 도련님! 그때, 그 무스 사냥 아직도 잊히질 않네요. ㅎㅎ”

 

 제넌의 말에 램프티도 동의했다.

 

 아이작과 에단의 아깨에 제넌의 묵직한 손이 올라왔다.

 

  “아이작, 에단, 내가 전에도 누누이 말했다만 내가 없을 때가 오면, 항상 서로를 돌보아주거라. 너희 누이도 마찬가지고...”

 

  “새삼스럽게 뭘요! 항상 동생들 잘 챙기겠습니다.”

 

  “그래요. 아버지, 아버지가 소튼에 계실 동안 형이 얼마나 현명하게 행동했는지 아시면 믿음이 가실걸요?”

 

 에단의 말에 제넌이 씨익 웃으면서 아이작과 에단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그때, 램프티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하~! 수프가 완성되었네요. 모두 잡수시죠!”

 

 램프티가 그의 큼직한 손으로 솥뚜껑을 열자 구수한 향을 내뿜는 수프가 끓고 있었다.

 

 에단은 협곡의 꼭대기에 올랐다.

 

 밑으로는 두 개의 거석이 한눈에 보였고 들판에는 칼라덴의 진영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눈을 감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밝은 달이 뜬 밤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밤공기를 느끼고 있을 때였다.

 

 선선한 바람이 그의 귀를 스치는 순간,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내면에서 나는 소리인지, 다른 누군가가 내는 소리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에단]

 

  [에단..]

 

  [에단...]

 

 그것은 분명 에단을 부르고 있었지만, 알 수 없었다.

 

 꿈에서 들었던 목소리와는 달랐다. 훨씬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부르고 있었다.

 

  “에단, 뭐하니. 기도하는 중이었니? 방해했나?”

 

 아이작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그냥 바람 쐬고 있었어.”

 

 에단은 놀라면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말했다.

 

  “달이 참 밝네.”

 

  “응. 정말 봄이 가까워졌나 봐.”

 

  “그치...”

 

  “형.”

 

  “응, 에단.”

 

  “금지된 골짜기는 괜찮을까?”

 

  “음... 잘 모르겠는걸? 베일리가 일행들을 모아 가본다고 했으니. 조만간 소식이 있지 않을까?”

 

  “전에 봤던 가디언 정도의 능력 정도만 있었다면 북부 왕국에 큰 도움이 되었을 텐데, 그 검을 사용할 자격도 얻고...”

 

 에단이 한탄하는 말투로 말했다.

 

  “아직 고대 검에 대해 미련 못 버렸구나?”

 

 아이작이 장난스레 에단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왠지. 모르게 뭔가 날 끌어들인단 말이지..”

 

  “에-단, 그건 이제 잊고 차라리 너를 보듬어줄 여자를 찾아보지. 그래? 내가 찾아주랴?”

 

 짓궂은 말투로 말하고는 에단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한 방 날리고 야영지로 뛰어 내려갔다.

 

  “악! 아이작!!! 기습하고 도망가는 게 어딨어!”

 

 에단이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배를 움켜쥐고 아이작을 쫓아 내려갔다.

 

 날이 밝았다.

 

 북부 연합군은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곧 두 번째 전투가 벌어질 것만 같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제넌이 협곡 위쪽을 한 번 올려다봤다.

 

 활을 든 에단이 아래를 향해 열심히 손을 흔들고 있었다.

 

 칼라덴의 병사들이 일렬로 늘어섰다. 공격 준비태세였다.

 

  “공격!!!”

 

 이번에는 투석기도 동원되었다.

 

  “충격에 대비하라!”

 

 칼라덴의 군대는 협곡의 입구를 넓힐 심산이었다.

 

 거대한 돌무더기가 날아왔다.

 

  쿵!!!

 

  쿠궁!

 

 병사들의 대열이 조금 흐트러졌다.

 

  “위치를 사수하라!!!”

 

 고래고래 소리치는 램프티의 목소리가 묻혔다.

 

 활을 쏘아대던 에단도 근처 바위 뒤로 엄폐했다. 투석기의 위력에 병사들이 위축되었다.

 

 투석기 공격이 끝나고 칼라덴이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왔다.

 

 방패병들 뒤로 장창병들을 세워 협곡의 입구를 에워쌌다.

 

 협곡 아래를 내려다보면 에단의 눈에 괴상한 물체가 보였다.

 

 희뿌연 먼지를 뚫고 거대한 무언가가 협곡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그것은 높이는 5미터에 달했고 얼굴은 흉측한 요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트롤이다!’

 

 에단은 트롤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실제로 본 적은 없었지만, 마법 회당의 도서관에서 책을 통해 트롤의 생김새를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램프티!!!”

 

 에단이 가장 가까이 보이는 램프티를 향해 소리치며 다가오는 트롤을 가리켰다.

 

 램프티가 에단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는 입이 떡 벌어졌다.

 

  “폐하! 트롤입니다!!!”

 

 제넌과 아이작이 고개를 돌려서 확인했다.

 

  “저게 어떻게 쟤네들한테 있는 거야?!!”

 

 제넌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홀더 제이드는 트롤 2마리를 침투시켜서 균열을 일으킬 심산이었다.

 

 멀찍이서 그 모습을 관망하고 있었다.

 

  “나머지 창병과 기마대도 보낼까요?

 

  “조금만 더 기다리게. 저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군.”

 

 그는 흥미로운 광경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이작! 뒤를 부탁한다. 부대를 최대한 하나로 모으거라. 흩어지면, 안돼!”

 

  “네!”

 

 제넌은 램프티와 몇몇 병사들과 함께 트롤을 상대하러 뛰어갔다.

 

 에단이 화살을 조준했지만, 아군과 적군 그리고 트롤이 뒤엉켜있어서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에단은 빠르게 아래로 뛰어 내려갔다.

 

 칼라덴의 병사들은 트롤에게 묶여있던 사슬을 풀었고 창병들이 녀석들을 찔러서 연합군의 진영 깊숙이 밀어 넣었다.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왔다.

 

 트롤들이 날뛰기 시작했고 병사들은 종잇장처럼 튕겨 나갔다.

 

  으아아악!

 

  살려줘!!!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왔다.

 

 밖으로 뛰쳐나가던 병사들은 창에 찔려 죽어갔다.

 

 제넌과 병사들은 절벽을 오를 때 쓰는 갈고리를 트롤에게 던졌다.

 

  “놈이 힘을 못 쓰게 잡아당겨라!!!”

 

  크아아아아!

 

 트롤이 고통 속에 몸부림쳤다.

 

 램프티가 트롤의 다리 사이를 통과하며 놈의 허벅다리를 베었다.

 

 제넌이 놈의 느린 손동작을 피할 때였다.

 

 에단이 쏜 화살이 정확하게 눈을 맞혔고 트롤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햄슨! 램프티! 놈들의 포위망을 뚫어야 해.”

 

 제넌이 다급하게 외치고는 병사들을 이끌었다.

 

  “포위망을 뚫어라!”

 

 램프티가 제넌에게 뛰어갔다.

 

 이들은 포위망을 뚫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백병전이 펼쳐졌다.

 

 연합군은 힘겹게 들판으로 나오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제넌이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두리번거렸다. 곧 아이작과 에단이 함께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르테스 가의 형제도 멀찍이 서 있는 아버지를 발견했다.

 

 둘은 칼라덴의 후속 기마대가 아버지와 램프티가 있는 방향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왕을 호위하라!”

 

 아이작과 에단이 지친 몸을 이끌고 적군 한 명 한 명을 쓰러뜨리며 전진했다.

 

 그때, 에단의 눈에 아버지를 향해 활을 겨누고 있는 헨리 호크만이 보였다.

 

  “아버지!!!”

 

 에단은 검을 집어던지고 곧바로 활시위를 당겼다.

 

 제넌은 자신을 향해 활을 당기고 있는 헨리 호크만과 눈이 마주쳤다.

 

  슉!

 

 에단이 급하게 쏜 화살이 먼저 날아갔다.

 

 하지만, 궁수를 향해 날아가던 화살은 엉뚱하게 옆을 지나가던 적군에게 맞고 말았다.

 

  슉!

 

 제넌과 에단의 눈이 마주쳤다.

 

 화살은 정확하게 제넌 아르테스의 목을 관통했다.

 

  “아버지!!! 안돼!”

 

 아이작과 에단이 전속력으로 달렸다.

 

 램프티가 급히 뛰어와 쓰러지는 그를 부축했다.

 

  “램..램프티! 큭, 크극... 아..들들.”

 

 목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겨우 참아내며 제넌이 뛰어오는 아이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칼라덴의 기마대가 코앞까지 왔을 때 마침 그레고리 햄슨이 이끄는 기마대가 포위망을 뚫고 나와서 맞섰다.

 

  “램프티! 어서 왕과 왕자들을 데리고 가게!!!”

 

 램프티는 여전히 제넌을 안고 있었다.

 

  “폐하, 정신 차리십시오. 정신!!!”

 

 아이작과 에단이 뛰어갈 때였다.

 

 혼전 속에 병사들이 뒤엉켜 아이작과 에단을 덮쳤고 아이작과 에단은 서로 멀어져갔다.

 

  “에단!”

 

  “형!!!”

 

 둘은 병사들 사이에 뒤엉켰다. 형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에단은 가까스로 협곡 가파른 자갈 절벽 쪽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헉헉...”

 

 적군 병사가 지친 그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그는 지친 몸을 겨우 뒤로 틀어 적군의 검을 피했고 발을 걸어 넘어뜨린 다음 투구를 벗어 적군을 찍어댔다.

 

  “으아아아!!!”

 

 그가 병사를 여러 차례 내려찍는 동안 머리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고개를 들자, 상처투성이의 트롤이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가까스로 몸을 굴려 깔리는 것을 피했지만, 자갈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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