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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리턴 투 히어로
작가 : 공어스
작품등록일 : 2022.1.3

빌런 검은손에 의해 만들어진 히어로 크라운. 최후의 결전에서 검은손에 의해 살해당하지만 두 번째 찬스가 손에 들어오다.

 
최종결전
작성일 : 22-01-03 21:16     조회 : 337     추천 : 0     분량 : 8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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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2035년. 서울. 밤 10시. 침묵 같은 어둠, 그리고 독 안개, 화려하고 황홀했던 서울의 야경은 이제 더는, 영원히....... 볼 수 없었다. 그 광경을 서울 타워 200층 전망대에서 유유히 지켜보고 있는 중년의 남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이름은 검은손. 물론 본명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끼고 있는 검은 가죽장갑 때문에 그의 ‘이름들’은 하나로 굳혀졌다.

  악의 뿌리. 도시의 왕. 천재 테러리스트 등등. 부담스럽고 긴 이름들 중 딱 세 글자.

  [검은손]

  그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거울처럼 비추는 유리 뒷면을 보았다.

 

  -띵동

 

  200층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피가 흩뿌려진 하얀 가면을 쓴 그는 검은손과 상반된 흰 면장갑을 끼고 있었다.

 

  “크라운.”

 

  검은손은 유리로 반사되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울고 있는 광대가면을 뜻하는 크라운. 그 가면 뒤에는 투지로 가득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전망대 너머에 있는 어둠을 보고 분노를 보였다.

 

  “전부 죽었어.”

 

  “그래. 전부 죽었지........”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마주보았고 또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외쳤다.

 

  “너 때문에!”

  “너 때문에.”

 

  크라운은 주먹을 쥐었다. 그 불끈 쥔 하얀 면장갑에 묻은 붉은 피가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 얼마나 많은 적을 쓰러트렸는지를 보여주었다.

  반면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검은손은 그 특유의 능글맞은 얼굴로 크라운에게 물었다.

 

  “내가 생각하는 인원이 맞다면 그 하얀 장갑이 빨간 장갑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데........또 반죽음까지만 만들어 놓았나?”

 

  자신의 부하들 이야기였다.

 

  “그게 중요해? 이제 당신도 그들처럼 될 텐데.”

 

  검은손은 그의 말이 같잖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흥! 그럼 중요하지. 너가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신념은 내게 통하지 않으니까. 너가 날 죽이지 않을 만큼으로 힘 조절 했다가는........ 너가 죽어.”

 

  “날 걱정하는 건가?”

 

  “당연하지. 이제 막이 시작했는데!”

 

  검은손은 뭐가 좋은지 두 팔 벌려 소리쳤다. 그걸 크라운은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럼 걱정은 내가 아니라. 당신 발밑을 했어야지.”

 

  -삐빅.

 

  크라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무언가 작동하는 소리가 검은손 바로 아래서 들려왔다.

 

  -퍼벙!

 

  폭발음은 검은손이 서있는 바닥을 무너트렸다.

  그는 그대로 중심을 잃고 바닥과 함께 아래층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쿵!

 

  검은손이 떨어진 곳은 시멘트 먼지로 자욱해졌다. 상황을 파악하기에 꽤 불편한 시야. 지켜보고 있던 크라운이 중얼거렸다.

 

  “열 감지 모드로 검은손을 찾아.”

 

  -네. 알겠습니다.

 

  크라운의 명령에 단아한 여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가면 안에서 들려왔다.

  그녀는 천재 A.I 일루전. 크라운의 가면 안에 내장된 그의 파트너였다.

 

  지잉-

 

  가면 속 렌즈가 열 감지 모드가 되어 연기 속 붉은 몸체를 찾아냈다. 그는 200층의 바로 아래. 199층에서 크라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깜짝 선물 치고는 놀랍지 않은 걸? 진부해!”

 

  열감지로 보이는 붉은 몸채 중 머리가 또렷이 렌즈를 바라보고 있었다.

 

  “또 뭐 있나? 혹시 이 바닥도 또 추락하나?”

 

  “어.”

 

  “뭐?”

 

  농담으로 한 말에 진담이 올 거란 걸 검은손은 예상치 못했다.

  그리고 다시 펑! 하고 뚫리는 바닥. 문제는 그 폭발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펑! 펑! 펑! 펑! 펑! 펑!

 

  연쇄적으로 폭발과 추락을 반복하자 검은손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미쳤군........!”

 

  200층으로 올라오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멈춘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매 층마다 폭탄이 설치된 것이 검은손은 의문스럽고 놀라웠다.

 

  “마술사라.......! 하!”

 

  검은손은 1층까지 직행으로 떨어지면서도 감탄을 마다하지 않았다.

  밤의 마술사 크라운. 평소 복장은 검은 와이셔츠에 슬랙스를 입은 무방비한 상태지만, 그의 몸에 보이지 않게 장비된 장비만 수십이었다. 그가 뭘 꾸며도 이상할 건 없단 말이었다.

 

  -휘이이익!

 

  매서운 추락 속에서 검은손은 온 힘을 오른손에 집중했다. 그리고 쿵! 검은손은 적당히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난간을 잡았다.

 

  “큭!”

 

  자갈이 머리위에 우수수 떨어졌다.

 

  “흐읍........!”

 

  거기서 그는 멈추지 않고 오직 악력으로만 몸을 튕겨 단숨에 바닥위로 올라왔다.

 

  “훗차!”

 

  두 발로 안정적인 착지를 마친 그는 구멍 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뚫린 바닥은 벌써 1층에 도달해있었다.

 

  “흥........ 힘 조절은 하지 않은 것 같군. 대충 160층인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층을 센 걸 보면 그가 얼마나 초인적인 반사 신경과 운동 신경을 가졌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걸 크라운은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 해킹한 CCTV를 오른쪽 렌즈에 담아서 말이다.

 

  “그걸 살아남다니. 괴인은 어디 안 가는군.”

 

  마술사 대 괴인. 기술 대 힘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선공이 기술이었다면 후공은 역시 힘이었다.

 

  검은손은 바위만 한 폭발 잔해물을 움켜쥐고 힘을 주었다. 그러자 여러 조각으로 잔해물이 부서지고 그는 보이는 CCTV마다 주먹만 한 돌을 던져, 크라운의 눈을 멀게 했다.

 

  -퍽.

 

  크라운의 렌즈에 비추는 화면은 마치 자신의 렌즈가 부서지는 것처럼 금이 가고 크라운은 얼른 화면을 옮겨가며 160층의 검은손을 찾고 있었다.

 

  “젠장....... 일루전? 그 새끼 지금 어딨어?”

 

  -저도 찾고 있어요........ 하지만 보이지가 않네요.

 

  “그럼 다른 층을 찾아봐.”

 

  -그것도 하고 있어요. 그는........ 사라졌어요.

 

  “사라져?”

 

  크라운이 말이 안 된다는 얼굴을 하자마자, 붕! 하고 무언가가 구멍에서 솟아났다.

  팔을 엑스자로 몸에 부착시키고 이마가 검은 혈관으로 잔뜩 팽창된 검은손이었다.

 

  “날 찾나?”

 

  그는 자신의 몸속 돌연변이 인자를 발동시켜 인간을 초월한 몸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X자 속 숨겨둔 건물 파편들을 산탄처럼 크라운을 향해 던졌다. 크라운 또한 반사적으로 팔을 X자로 막아 날아오는 돌들을 방어했다. 그러자 더 빠르게 강력한 무언가가 날아와 크라운의 머리를 강타했다.

 

  -퍽!

 

  꽈악-! 검은손은 거대한 손으로 크라운의 얼굴을 통째로 잡고서 당당히 200층에 섰다.

 

  “자...... 이제 다음 수는 뭐지? 어디 저격지원이라도 있나? 아니면 폭탄이 아직도 남아있어?”

 

  -꽉!

 

  “윽.......... 악........!”

 

  검은손의 악력은 무슨 압축기라도 되는 듯 크라운의 머리를 그대로 으깰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크라운 가면이 그 악력을 버텨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검은손이 이대로 그 가면을 벗겨낸다면 그의 머리가 곤죽이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내 승리야.”

 

  “누구 맘대로...........!”

 

  크라운은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잡는 팔을 덥석 잡았다. 검은손에 비해 한없이 약한 악력이지만 검은손을 인상 쓰게 만들 수는 있었다.

 

  “누구 맘대로? 당연히 내 의지다!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고작 넌 내게 짜증을 돋게 할 정도야. 약하고 속임수 없이는 날 이길 수 없는 버러지지!”

 

  검은손은 크라운을 전망대의 유리창에 냅다 던졌다.

 

  -쿵!

 

  유리에 금이 가고 크라운은 바닥에 널브러졌다.

 

  “서울을 이 어둠 속에 빠지게 하는 데 난 고작 이틀이 걸렸다. 반면 넌 얼마나 걸렸지? 내가 테러를 예고하고 두 달이 지났음에도 넌 아무것도 못했어! 천만 명 중에 고작 천 명을 구한 게 다다! 난 널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어!”

 

  크라운은 주먹을 쥐고 바닥을 짚었다. 그 주먹에 의지해 일어나면서 그는 검은손을 끝까지 주시했다.

 

  “그래......... 당신은 내게 사람을 구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어. 하지만 싸움에서 이기는 법은 가르쳐주었지.”

 

  “하! 뭐라고?”

 

  검은손은 너무나도 어이없는 말에 코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변한 크라운의 분위기는 검은손보다 그의 솜털이 먼저 인지하고 바짝 돋아났다.

 

  “일루전. 모드 전투.”

 

  -크라운. 아직 전투모드는 테스트버전이라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어요.

 

  “그럼 여기서 죽을까?”

 

  -그....... 그건 아니죠.

 

  “잘 아네. 부탁해.”

 

  일루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크라운의 허리에 장착된 띠가 크라운의 허리를 더욱 압박했다.

 

  -철컥!

 

  “큭.”

 

  바짝 쪼여오는 벨트 때문에 크라운이 살짝 움찔하자. 검은손이 말했다.

 

  “뭐 변신이라도 하는 거야? 난 이런 거 안 기다려준다.”

 

  검은손은 진짜였다. 그는 크라운이 무슨 짓을 하기 전에 먼저 그의 몸에 파고들어 온힘을 담은 주먹을 그에게 내질렀다.

 

  “촌경!”

 

  일명 1인치 펀치를 순식간에 크라운의 복부에 발사했다. 하지만 묵직한 느낌은 없었다.

  크라운은 아주 아슬아슬하게 허리를 접어 주먹을 피하고 그의 주먹을 손바닥으로 찰싹 쳐냈다.

 

  -착!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아주 맑은 소리.

 

  ‘이딴.........!’

 

  검은손은 차마 공격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공격에 기가 차 동공이 커졌다. 하지만.

 

  “하트 Q”

 

  “뭐?”

 

  크라운의 말에 검은손은 손등에 붙은 카드를 발견했다.

 

  ‘눈치 채지 못했다...........’

 

  검은손은 부착된 카드를 때려했지만 때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부착된 카드는 Q가 아닌 K.

  이게 뭘 의미하는 지, 그는 아직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곧이어 크라운의 손이 이미 무언가를 던진 모션이라는 것을 보고 아차 싶었다. 오른 손등에 붙은 카드에 시선이 뺏겨버린 것이다.

 

  “킹과 퀸은 땔래야 땔 수 없는 존재지.”

 

  ‘퀸? 던진 건 Q인가........! 그 카드는 어디에 있지?’

 

  그가 이리저리 자신의 몸을 둘러봐도 카드는 없었다. 당연했다. 그 Q는 검은손 바로 뒤에 있는 엘리베이터 틈에 박혀있었으니까.

  그 틈에 Q의 문양이 번쩍였다. 그러자 K또한 번쩍이고 검은손의 주먹이 무언가에 빨려가듯 엘리베이터 쪽으로 젖혀졌다.

 

  “어디 한 번 막아봐.”

 

  하고 온힘을 주먹에 모으는 크라운, 그는 검은손에게 배운 촌경을 그대로 발사했다. 검은손은 양손을 교차하여 막으려 했으나, 오른팔이 제멋대로 엘리베이터 쪽을 향하고 있었다. 결국 한 팔로 크라운의 촌경을 막으려 하는데.

  -꾸욱!

  주먹이 그의 팔에 닿고....... 그건 결코 막을만한 위력이 아니었다.

 

  “젠........ 장!”

  -펑!

 

  검은손은 오직 주먹의 힘만으로 뒤로 날아가고 후폭풍이 몰려왔다.

 

  -쾅!

 

  기(氣)를 쏘는 기술 중 내장을 뒤트는 펀치. 촌경. 그래서 막는 것보다 피하는 걸 추천하지만, 피할 위치가 아니었고 제대로 막지도 못했다.

  검은손의 왼팔이 완전히 부러져 쓸 수 없는 상황에 크라운의 변신이 완성되었다.

  아니, 사실 변신보다 업그레이드에 가까운 변화였다.

  [엑소슈트] 외골격 파워슈트라고 불리는 이 군용무기는 엄청난 크기와 불편한 기동력을 가지고 있어 평소 입을 수 없지만.

  크라운은 그걸 아주 간편하게 얇은 띠로 허리, 손목, 팔꿈치, 무릎과 발목에 장착해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만 해도 기동력과 파워는 인간 이상이었지만, 자체적으로 그 이상의 힘을 사용하는 검은손에 비하면 약한 게 현실이었다.

  그걸 이번에 강화시킨 것이 일루전 ver 4.01

  거기에 내장된 전투모드는 이 엑소슈트를 아예 인간의 몸에 심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허리에 장착된 벨트에서 줄기처럼 자라난 뼈대는 척추를 타면서 위로 자라나고. 그 뼈대에 아주 얇은 가시가 솟아나, 척추에 곧바로 심는다.

  그로 인해 신경을 담당하는 부분이 컴퓨터와 연동되고 컴퓨터와 같은 반사 신경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전투 모드 준비 완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투 안내를 시작합니다.

 

  크라운의 렌즈에는 이제 홀로그램으로 ‘무브먼트 가이드라인’이 그려졌다.

  그 사이 검은손은 신경질적으로 이빨로 손등에 붙은 카드를 때어냈다. 한 번 발동한 카드는 그 강력한 접착능력 또한 사라져 있었다.

 

  “이딴 어린애 장난에 걸리다니.......”

 

  그는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는지, 이를 아드득 갈았다. 그리고 그 어떠한 징조 없이 도약했다.

  본래 크라운이라면 반응할 수 없는 속도. 하지만 일루전의 전투 모드라면 달랐다. 상대방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캐치해 그려지는 가이드라인. 그 라인을 따라, 크라운은 오른발 축으로 그저 한 바퀴 돌았다.

  -휙!

  그러자 그 옆으로 검은손의 주먹이 빗겨나가고 크라운의 반사적인 주먹이 그의 턱을 흘겼다.

  검은손은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도 침착하게 크라운의 변화를 읽어냈다.

 

  ‘갑자기 움직임이 한 걸음 빨라졌다.’

 

  그러든 말든 크라운의 연속기는 멈추지 않았다. 그가 흘겼던 주먹은 곧바로 손바닥을 펼쳤고, 그의 손가락 사이엔 카드가 꽂혀있었다.

 

  ‘스페이드 A........!’

 

  그 문양을 본 검은손은 곧바로 눈을 감았다. 이건 그도 알았다. 스페이드 A는 섬광탄. 문양이 번쩍이고 어마어마한 빛을 뽑아낼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거대한 섬광이 200층을 덮쳤다. 마치 등대처럼 전망대 꼭대기에 빛이 솟아나고. 크라운은 그 빛 속에서도 개의치 않고 검은손에게 주먹을 날려댔다.

 

  -퍽! 퍼벅! 퍽! 퍽! 퍽!

 

  그 주먹 하나 하나가 급소를 노리는 맹렬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검은손은 눈을 감고도 그 공격을 전부 쳐냈다.

  더 대단한 건 그 공격을 멀쩡한 오른손만으로 쳐내고 반격도 한다는 것이었다.

  두 남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하얀 배경에서 생사를 나누는 공방을 나누었다.

  크라운이 인중에 정권을 날리면 검은손은 바로 오른손으로 쳐내고 또 그 손으로 상대의 명치에 정권을 날렸다. 하지만 그 정권 또한 손바닥으로 감싼 크라운은 옆차기를 준비하고. 그 뒤에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 정낭에 킥을 날렸다.

 

  -퍽!

 

  하지만 서로의 발차기가 교차하여 막히고 둘은 수많은 시물레이션으로 머리로 돌린 뒤. 적절한 공격을 끝내 계산. 결과 하이킥과 로우킥을 서로에게 날렸다.

 

  -퍼억!!!

 

  물론 둘 다 팔로 막아냈다.

  그게 고작 빛이 터지고 사라지는 2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곧 빛이 사그라졌다.

 

  -쑥!!

 

  눈을 뜬 검은손이 곧바로 맞이한 건. 눈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이었다. 그는 고개를 비틀어 피하고 비어있는 크라운의 겨드랑이 사이에 펀치를 먹였다.

 

  -퍽!

 

  “윽........”

 

  크라운은 미처 피하지 못한 공격에 주춤하였다. 이런 공방에서 1초의 틈은 치명적이라는 것을 둘 다 알았다.

  검은손은 이제 정말 이겼다는 얼굴로 주춤한 그의 명치에 어퍼컷을 날리려 하는데. 자신의 손에 또 부착된 카드를 보고 흠칫했다.

 

  “터트려!”

 

  빛으로 인해 보이지 않았던 검은손의 몸엔 이미 수십 장의 카드가 부착되어있었다.

  빛은 애초에 속임수였다. 검은손이 눈을 감는 사이 쓰러트리겠다? 이미 보이지 않아도 검은손이 싸울 수 있다는 걸 크라운은 너무나 잘 알았다.

  그가 원한 건 절대 막을 수 없는 공격. 다시 말해 0cm에서 터지는 폭탄이었다.

 

  “내 카드의 수는 총 48장. 전부를 쏟아 부었으니 기대하라고.”

 

  “뭐...........!”

 

  검은손은 한 번 더 빛에 휩싸였다. 아까와 다른 진짜 연속기.

 

  -퍼버버벙!

 

  각 문양마다 1에서부터 12까지 연쇄적으로 터지기 시작하는 폭탄은 검은손조차 조금씩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커. 컥.....!”

 

  -퍼버벙!

 

  온몸을 연타하는 폭발에 그는 결국 한 번 더 구멍 쪽으로 밀려나고 발을 헛디뎌 뒤로 넘어졌다.

 

  -펑! 펑!

 

  떨어지는 내에도 폭발음은 계속해서 들려왔다.

 

  “내가 말했잖아....... 누구 마음대로 당신이 이겼데?”

 

  크라운은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자 긴장이 풀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파직!

 

  “억!”

 

  그러자 일루전이 엑소슈트로 곧장 일으켰다.

 

  -크라운! 그가 깨어나기 전에 어서 그를 구속해야죠.

 

  “아......... 그래. 하아......... 수고했어. 일루전.”

 

  -수고는요. 당신이 제일 고생했죠.

 

  크라운은 피식 웃으며 떨어지는 그를 보기 위해 구멍으로 다가갔다.

  그 동안 일루전은 검은손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아랫층 CCTV를 확인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그녀가 외쳤다.

 

  -아아....... 설마! 크라운 안 돼요!

 

  일루전은 얼른 크라운의 몸에 전기적 충격을 주어 억지로 몸을 컨트롤 하려 했으나, 때는 늦었다.

 

  “흥!”

 

  검은손은 낙하하지 않았다. 그는 199층 구멍에 그의 몸과 연결된 검고 끈적한 막을 쳐놓았고. 크라운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크라운이 고개를 내민 순간 튀어 올라 그의 목을 단숨에 잡고 바닥에 눕혔다.

 

  “컥!”

 

  “아아........ 뻐근해.”

 

  그의 몸에 유일한 부상은 왼팔 하나. 그 외에는 생채기만 났을 뿐 큰 부상은 없었다. 그리고 황금빛으로 빛나는 동공은 그가 완전히 돌연변이 인자를 몸과 동화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말했잖아. 힘 조절 하지 말라고. 예상치 못한 공격은 정말 대단했어. 하지만 그게 다야. 힘이 없어.”

 

  “젠장..........!”

 

  크라운은 아무리 바둥거려도 소용없었다. 완전히 개화한 검은손을 상대로 고작 기절용 폭탄은 의미가 없었다.

 

  “불살주의. 신념인거겠지.......... 나도 한 때 있었어. 그 때는 참 좋았어. 그걸 믿으면 다 되는 줄 알았으니까. 아까 뭐라고? 전부를 쏟아 부어? 농담이지?”

 

  크라운은 인상을 썼다.

 

  “이............”

 

  무언가를 말하려 해도 목이 완전히 잡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검은손도 잘 알고 있었고 그의 마스크를 벗겨 직접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크라운.......... 아니 율.”

 

  날카로운 눈매에 하얀 피부. 하지만 동양적인 느낌 가득한 얼굴. 그 얼굴을 애증스럽게 바라보는 검은손은 더욱 목에 힘을 주었고 율의 눈은 붉게 핏줄이 섰다.

 

  “나의 유일한 핏줄........”

 

  -꾸욱...........

 

  “윽...........!”

 

  -꾹.

 

  “내 아들...... 내 영웅.....”

 

  율의 시야는 점점 어두워졌다. 원망스럽게 검은손을 쏘아보아도 소용없었다.

 

  “난 너가 날 죽여주길 바랬는데......... 난 그저 너가 영웅이 되어 이 비열한 악당을 처단하길 바란 건데....... 너의 그 어물쩡한 판단 때문에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나왔느냐.”

 

  “컥......!”

 

  율. 그는 패배했으며, 죽음의 문턱을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세상에 라이벌이 사라진다는 건 아쉽구나...... 아쉬워.......”

 

  -우득!

 

  부러져버린 목. 검은손에게 달린 그의 마지막 운명은 그렇게 뚝. 어둠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 어둠 속 알 수 없는 목소리가 그의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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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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