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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신생 아카데미의 회귀제자
작가 : 풀챵
작품등록일 : 2022.1.3

신생 아카데미 1위가 너무 강하다. 그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다. 바로 아무도 모르는 스승이 있다는 것이다. *표지는 유나입니다!

 
004-축제
작성일 : 22-02-15 20:31     조회 : 380     추천 : 0     분량 : 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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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생 아카데미의 회귀제자 -04회

 

 

 

 

  ‘……?’

  ‘됐다. 네가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선인님?’

 

  도하는 몇 번 그를 불렀으나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궁금증은 하나도 해소해주지 않은 선인의 말에 도하는 머리를 긁었다. 어느새 도하와 유나가 꼬치를 받을 차례가 되었다.

 

  “꼬치 하나가 만원….”

  “스페셜 메뉴라잖아.”

 

  유나는 부들부들거리는 손으로 꼬치를 높게 들더니 천천히 입으로 집어넣었다.

  도하도 따라서 꼬치를 먹기 시작했다. 치아로 꼬치 끝 고기를 물었다.

 

  “어?”

 

  처음에 느껴진 맛은 달짝지근한 데리야끼 같은 맛이었다. 그 다음은 바삭한 껍질의 맛이고, 짭짤하게 벤 간과 어우러진 육즙이 별사탕처럼 입안을 폭발하기 시작했다. 닭꼬치 같은 부드러운 식감과 소고기 같은 육즙이 팡파레를 터트렸다.

  또한 목 넘김은 얼마나 부드러운지 고기가 녹아서 목 안으로 스며드는 게 아닐까라는 착각을 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목이 넘어갔다.

  하루 종일 먹어도 아깝지 않을 맛에 도하와 유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진짜 맛있다! 그치그치?”

  “응, 진짜 놀랐어.”

 

  도하와 유나는 걸으면서 꼬치를 먹었다. 유나는 방방 뛰면서 고기 한점한점을 먹었다.

  맛있어서 또 먹고 싶은데 금세 줄어드는 고기를 보면서 아쉬워하는 모습이 제법 귀여웠다.

 

  두 사람은 간간히 공연을 구경하면서 제6상업구역으로 들어갔다.

  형형색색의 머리카락이 어느 순간 검은 머리 비율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도 온 가족단위의 모임이 많아 보이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한국인들이 보였다.

 

  “뭔가 한국 같네.”

  “그러게, 유나는 방학 때 본가에 안 갔었지?”

  “응, 도하는?”

 

  “나는 2주정도 한국에 다녀오긴 했지.”

  “헤에, 가족 분들은 다 좋으셔?”

  “응, 더없이 잘해주시지.”

 

  그러면서 유나에게도 가족에 관해 물어보려던 도하는 어린아이를 빤히 쳐다보는 유나의 얼굴을 보곤 씁쓸하게 웃으면서 입을 다물었다. 누구에게나 말하기 힘든 가정사가 있는 법이었다.

 

  “학생들, 꽃 한 송이 받아가요.”

  “아, 감사합니다.”

 

  다행히 어색해진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상인이 나타났다. 도하는 방문객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는 상인에게 꽃을 받아 밑단을 확인했다.

 

  조그맣게 기업 광고와 함께 은은한 향이 피어오르는 걸 알 수 있었다. 장미에 향수를 칠하고 마법처리를 해서 오랫동안 향기를 보존하는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 홍보를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도하는 유나를 바라보았다.

 

  “유나, 네가 어울릴 거 같으니까 받아.”

  “…내가 받아도 될까?”

  “당연하지.”

 

  유나는 머뭇거리다가 장미꽃을 받았다. 흰색에 옅은 분홍빛이 도는 꽃봉오리가 커다란 장미였다. 유나는 코를 가져다 대고 향기를 맡았다. 은은한 향기에 이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후 유나와 도하는 이능으로 돌아가는 놀이기구를 타거나 테이밍된 동물들을 구경하거나 마법시연을 함께 보고, 한국 기업들의 홍보관에 방문하기도 했다.

  오후가 되자, 지평선 끝이 노을빛으로 물들었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 탑 꼭대기에서 전망을 구경하고 있었다.

 

  “저번에 이야기할 때도 이렇게 시야가 탁 트인 곳에서 봤던 거 같은데, 어느새 학기도 끝났네.”

 

  유나의 말에 도하는 고개를 끄떡였다.

 

  “고마워.”

 

  바람이 불어왔다. 키퍼시티의 바람은 공기순환 장치가 돌아가면서 생기는 바람에 불과했지만, 먼 바다에서, 저 멀리 지평선에서 불어온 듯한 바람이었다.

  유나는 휘날리는 머리카락에 손을 들어 귓가를 넘겼다. 그리고 도하를 보면서 바람 같은 미소를 지었다. 어디로든 떠날 것 같은 미소였다.

 

  “유나….”

  “여기 있었구나?”

 

  도하가 유나를 부르려는데 누군가 두 사람을 향해 외쳤다. 도하는 고개를 돌리자, 유나와 닮은 듯 닮지 않는 남자가 수행원으로 보이는 사람들 데리고 계단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그를 보고 유나가 당황하고 놀란 눈치를 보였다. 도하는 이상함을 느끼고 유나의 앞을 가로 막았다.

  “누구시죠?”

  한국어를 하는 것을 보건데 한국인이었다. 동안의 얼굴로 또래로 보였으나 학생은 아니었다.

 

  “음, 친구랑 같이 있었구나, 유나.”

  “…유민.”

  “아는 사람이야, 유나?”

  “이런, 오빠를 보고 반가운 기색이 전혀 없구나.”

 

  능청스러운 말투에 도하는 눈매를 좁혔다. 단순히 불청객의 방해로 인한 게 아니었다. 도하의 눈은 이능을 볼 수 있었다.

  유나의 쌍둥이 오빠, 강유민은 꺼림칙한 이능을 내뿜고 있었다. 뭐라 형형할 수 없었지만 유나와 같은 가족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길이 엇갈려서 하루 종일 찾고 다녔다.”

 

  강유민은 도하의 뒤에 숨은 유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부모님께서 큰돈을 들여서 아카데미로 보내주셨는데 성과는 크지 않는 것 같구나. 그러게 보내지 말라고 말했는데…….”

 

  마지막 말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지만 그 말을 못들을 사람은 이곳에서 없었다. 도하는 불쾌감을 느끼면서 무어라 말하려했는데, 선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설 것이냐?’

  ‘그럼 보고만 있으란 말입니까?’

  ‘이 사태에 네가 뭘 알고 있느냐?’

  ‘…….’

 

  선인의 말에 도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친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아는 건 아니었다. 이래라저래라 참견할 권리가 자신에게 정말 있는가, 이러한 의문이 순간 든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신중히 선택하고 골라라. 그것이 후회를 최소한으로 하는 방법이다.’

  ‘후회를 안 하는 방법이 아니고요?’

  ‘어떤 선택을 하던 후회는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후련한 후회가 낫겠지. 눈앞의 상대는 네가 지금까지 만났던 것들과 다르다.’

 

  강하다는 말을 돌려서 말하고 있었다.

  도하 역시 느끼고 있었다. 눈앞의 가벼운 언행의 남자는 품행은 깃털 같지만 속안에 든 것은 꺼림칙하고 강대한 것이었다. 동갑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길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 의문을 가질 정도의 각성자.

 

  “유나, 돌아가자. 네가 있을 곳은 이곳이 아니야.”

  “나는….”

 

  도하는 고개를 돌려 유나를 보았다. 평정심을 잃고 당황한 게 보였다. 도하의 등에 기댄 유나는 분명 떨고 있었다. 그걸 느낀 도하는 결심했다.

 

  ‘후회하겠죠?’

  ‘흥, 마음대로 해라.’

 

  선인의 뾰로통한 말에 도하는 쓰게 웃으면서 유나에게 다가오려는 강유민을 막아섰다.

 

  “미안하지만 유나가 있을 곳은 여기입니다.”

  “학생인 것 같은데, 이건 가정사이거든? 괜한 참견은 말아 자제했으면 좋겠어. 내 인내심을 시험하고 싶지 않으면 말이야.”

  “글쎄요. 이곳에 있는 이상 아카데미 학생이고….”

 

  애시당초 대단한 각성자라도 아카데미에서 잘못을 벌일 수 없다. 이곳은 세계적 각성자의 허브인 만큼 방비 또한 엄청나다는 걸 알기에 하는 행동이었다.

 

  “유나는 제 친구입니다.”

 

  키퍼시티에는 내로라하는 길드와 각성자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고 지금은 축제기간이라 치안에 더더욱 신경 쓰고 있는 상황이었다. 상대가 자신보다 강하다고 위축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도하는 가만히 당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가자.”

  “……!”

 

  도하의 행동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도하는 몸을 돌려 유나의 손을 잡아당겼고, 품에 안았다. 그리고 난간으로 끌어들이는 것과 동시에 난간을 박찼다.

 

  “이런!”

 

  자신의 쌍둥이 오빠, 강유민의 당황스러운 눈을 보는 것과 동시에 유나는 아래로 떨어지는 감각을 느꼈다. 유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두 사람이 있던 장소는 마법탑으로, 열기구가 떠오를 높이까지 치솟은 장소였다. 단순히 뛰어내려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떨어지면 죽는 게 당연한 높이였다.

 

  도하는 유나를 품에 안은 채 빠르게 가까워지는 지면을 보았다. 그리고 속삭이듯이 말했다.

 

  “부탁해.”

 

  도하의 말과 동시에 이능이 반짝이면서 두 사람 주변으로 모였다. 이능이 도하를 돕기 시작했다.

  축제를 즐기던 사람들은 반짝거리는 하늘을 보고 움직임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빛의 물줄기에 흘러내려오는 두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엄마! 저거봐! 동화에 나온 선녀님인가봐!”

 

  문득 들린 소리에 도하는 자기는 나무꾼인가 이런 생각을 하다가 피식 웃었다. 그러면서 눈을 질끈 감은 유나를 향해 말했다. 잔뜩 긴장한 얼굴표정이 마치 거북이 같다고 생각했다.

 

  “유나야, 눈 떠도 돼.”

 

  도하의 말에 유나가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와…!”

 

  하늘을 날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활공하고 있었다. 글라이딩처럼 곡선을 그리면서 지상으로 향하면서 구경하는 관경은 꽤나 볼만했다.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노을빛을 반사하며 아름답게 빛나는 도시의 전경이었다. 유나는 도하의 목에 팔을 두른 상태로 지상으로 착지할 때까지 도시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이정도 왔으면 쫓아오진 못할 거야.”

  “여기가 어딘데?”

 

  유나의 질문에 도하는 주변을 살피다가 윽, 떫은 소리를 내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32지구.”

  “엑, 도시 끝까지 날아온 거야?”

 

  유나는 도하의 품에서 내려서서 주변을 살폈다. 제32지구. 별도 별칭은 테두리지구였다.

  키퍼시티는 중앙으로 갈수록 각성자들의 급수가 높아졌다. 국가지역을 제외하면 큰 길드일수록 안쪽으로 몰려들었다. 덕분에 안쪽만큼은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는 구조가 되었고, 범죄율이 낮아졌다.

 

  도시범죄학에 관련해서 도하가 배웠을 때, 원형 구조의 신도시는 범죄율이 낮다고 배웠다.

  외곽으로 갈수록 범죄율이 높아진다는 말인데, 확실히 조금 우중충한 느낌이 들긴 했다. 그래도 축제기간이라 일반인도 많아 큰 문제는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일단 자리를 옮길까?”

  도하의 말에 유나는 고개를 끄떡였다. 두 사람은 게이트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제32지구에서 제6지구까지 가려면 게이트를 타는 게 가장 빨랐다.

 

  유나는 도하의 눈치를 살폈다.

 

  “미안해.”

  “왜?”

  “아니, 민폐를 끼친 것 같아서.”

 

  유나가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얼굴이 붉었다. 도하는 피식 웃으면서 그런 유나를 못 본 척해주었다.

 

  “원래 그렇게 제멋대로야?”

  “강유민?”

  “응.”

  “뭐, 관심이란 관심은 다 받고 자랐으니까. 그래도 예전에는 저 정도는 아니었거든.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강해지면서 제멋대로가 심해졌어.”

  “그게 힘들어서 집을 나온 거고?”

 

  집을 나왔다기보다 아카데미로 진학했다는 말이 옳을지도 몰랐다. 도하의 말에 유나는 고개를 끄떡였다.

 

  “응, 어느 날 3차 각성을 해오더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많이 하더라고.”

  “어떤 행동이었는데?”

  “피를 자주 보더라.”

  “피? 혈액?”

 

  도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응, 좀 징그럽고 거부감이 들어서, 상종도 안했지.”

  “피를 어떻게 봤는데?”

  “동물 피나 사람의 수혈팩 같은걸 조합하는 거 같았어. 가끔 자기 피도 수혈해서 다루고, 나도 훔쳐본 거라 정확하진 않아.”

 

  유나의 말에 도하는 찜찜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기에 선인에몽에게 물어보았다.

 

  ‘선인님.’

  ‘그래.’

  ‘일반적인 능력이 피를 다루는 경우가 있나요?’

  ‘있지. 피에 물리력을 부여하는 혈족 능력이나 피에 능력치를 부여하는 정혈능력이나 항마력을 무시하고 피를 흡수하는 채혈 같은 능력이 있지.’

  ‘그거.’

 

  도하는 말을 하다가 멈췄다. 선인이 예로 든 세 가지 능력은 꽤 유명한 능력이었다. 바로 사람임을 포기하고 얻는 능력이기에 더 유명했다.

 

  “이야, 아카데미 학생들 아니야?”

  “…….”

 

  도하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만 했던 모양인지 포위당한 걸 눈치 채지 못했다. 유나는 도하와 등을 맞댔고, 도하는 정면으로 나선 이를 보았다. 칼등을 어깨에 댄 그는 다소 야성적으로 보였다.

 

  “남의 길드 영역에 쉽게 발을 들이면 안 되지, 꼬맹이들아.”

 

  남자는 천천히 다가오면서 씨익 웃었다. 그는 천천히 도하와 유나에게 다가갔다.

  유나가 겁먹은 표정을 지었고, 도하는 눈매를 좁히고 다가오는 남자를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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