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땅아저씨, 빨리요!”
“알았어, 하면 되잖아!”
“장땅님! 솥을 들고 날라주세요!”
“이렇게 들면 돼?”
“네, 이렇게 들면…”
나는 그 솥을 들어보았으나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아니, 왜 이렇게 힘이?”
“없냐구? 내 나이 팔순이래두!”
“그래서 저희한테 막 반말하시는 거에요?”
“나보고 그대들 편이 되라며?”
“저희들 편이요? 누가요?”
“요정대장이 그러던데?”
“대장만 그런 건데요?”
“그건 또 무슨 얘기야?”
“저희들은 장땅님을 원하지 않아요! 그리고요!”
“나를 원하지 않는다고?”
“그래요! 그리고 반말하지 말아요!”
“응? 반말하지 말라구!”
“장땅님은 우리의 노예에요! 정신 차리세요!”
“노예? 노예라고? 내가?”
“반말하지 말랬잖아, 장땅!”
“아, 알았소. 안 하면 되잖소!”
“장땅님은 우리한테 잡혀온 거라구요!”
“근데…”
“뭐요?”
“대장은 왜 자기편이 되라고 하지?”
“장땅님이 어떤 능력이 있어서 그런 건지는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없지만?”
“우리는 장땅님을 우리 일꾼으로 데려왔어요. 그걸 아셔야 해요!”
“그렇소?”
“그러니, 앞으로 반말하면 가만 안 둘 거에요!”
“알았소.”
“또!”
“또 뭐요?”
“앞으로 우리 말 잘 들어요. 솥 제대로 들라구요!”
“아니, 힘이 없는 걸 어떻게 한단 말이오?”
“그럼, 힘을 만들어서 들어요!”
“장땅아저씨, 제가 도와드릴까요?”
“가좌 넌, 왜 물어보고 도와 주냐? 그냥 좀 도와줘!”
“전 어디까지나!”
“어디까지나 뭐야?”
“장땅아저씨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아니, 이 상황에서 무슨 존중이야!”
“장땅아저씨는 중요한 사람이니까요!”
“그게 이걸 도와주는 거랑 무슨 연관이 있는 거야?”
“그만들 하세요!”
“알았소!”
“저도 그만할까요, 요정님?”
“가좌님은 더 하셔도 돼요!”
“아니, 그런 법은 또 어딨소?”
“가좌님은 지금까지 일을 같이 했으니까요!”
“그런 것이라면!”
나는 솥을 힘차게 들어올렸다.
“이거 어디에 갔다 놓으면 되오?”
“그냥 내려놔요!”
“그냥?”
“얼른 내려놔요!”
“알았소!”
“들 수 있네!”
“들 수 있는 거였여?”
“내 말이 맞았지!”
“들 수 있다고 했지!”
“지금 무슨 소리들을 하고 있는 것이오?”
“나이 팔순이시라면서요?”
“근데 그게 뭐 어떻다는 거요?”
“팔순이라 힘 못 쓴다는 소리 아니었어요?”
“맞소, 나 힘 없소!”
“근데, 어떻게 그걸 들어요?”
“그러게!”
“그냥 힘만 주면 들 수 있소. 내가 힘이 쎈 게 아니라”
“요람의 무공을 익혔단 말이지?”
“요람의 무공을 익히면 이렇게 힘을 쓸 수 있는 거야?”
“진짜네!”
“지금 무슨 작당들을 하고 있는 것이오?”
“장땅님! 요람의 무공을 저희한테도 전수해 주시지요!”
“그건 또 무슨 얘기요?”
“녀석님이 요람의 무공을 익히면 저희들도 새콩무리들을 이길 수 있다고 해서요.”
“요람의 무공이 뭔지는 아시오?”
“잘 때 보호하는 기술이라면서요?”
“맞소. 장풍을 잘 때도 쏠 수가 있지!”
“어떻게 장풍을 잘 때도 쏴요?”
“방법이 있지!”
“그거 음식의 무공으로도 가능하다던데, 녀석님께서?”
“그걸 내가 어찌 아오!”
“그건 녀석님만 아는 거야”
“아, 그럼 장땅님은 일자무식인 거야?”
“맞아, 일자무식이야!”
“이것 보오!”
“네, 장땅님?”
“내가 일자무식이긴 해도, 알건 다 아오!”
“아, 요정무리들이 실례를 한 것 같습니다”
“어, 별빛대장님 언제 오셨어요?”
“방금 왔습니다. 저도 배가 고파서…”
“아, 그러셨구나!”
“장땅님!”
“왜 그러오?”
“요정무리들이 일자무식이라고 한 거 사과드립니다”
“왜 그대가 사과하고 그러시오?”
“제가 대신 사과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이건 반칙이야!”
“맞아, 반칙이야!”
“이러면, 장땅님 마음이 저리로 기울잖아!”
“맞아, 이건 반칙이야!”
“장땅님, 결정은 하셨습니까?”
“그걸 꼭 결정을 해야 되오?”
“결정을 하셔야 합니다. 한 다음에 출정을 하셔야 합니다.”
“결정한 다음에 출정을 해야 한다고?”
“네, 그러셔야 합니다.”
“결정 안 하면 어떻게 되오?”
“그렇게 되면, 출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겠구만”
“네, 그렇습니다. 어렵지만 결정을 하셔야 합니다.”
“그럼, 내 요람의 무공을 녀석에게도 요정에게도 전수해야 하는 건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결정을 하시고 난 다음에, 전수하셔야 합니다.”
“그럼?”
“네, 그렇습니다.”
“그럼, 결정 안 하겠소!”
“왜, 결정을 안 하시려고 합니까?”
“난 요람의 무공을 가르쳐 줄 수가 없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 요람의 무공은 누구 편을 들지 않소!”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누구 편을 드는 순간, 내 요람의 무공은 힘이 약해지오!”
“그렇습니까? 그럼, 새콩 무리들에 설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난, 누구의 편도… 아참!”
“왜 그러십니까?”
“새콩 무리들은 적군이지?”
“네, 그렇습니다!”
“새콩 무리들한테 지게 되면 어떻게 되오?”
“그럼, 장땅님께서는 평생 노역을 면치 못하실 겁니다.”
“그렇소?”
“네, 그렇습니다.”
“그럼 내가 만약!”
“네 말씀하십시오”
“새콩 무리들 편에 서서 새콩무리들을 승리로 이끌면 나는 노역을 면하게 되는 것이오?”
“장땅님, 그럴 리가요!”
“저희 편이 되면 평생 노역 안하고 부엌일만 하게 해드릴 수 있는데요!”
“아니, 부엌일이 노역이 아니면 뭐요?”
“그게 어떻게 노역이에요? 같이 먹는 건데, 당연히 부엌일을 하셔야죠?”
“부엌일을 그렇게 많이 시키는데?”
“장땅 아저씨! 솥만 들었잖아요?”
“그렇게 힘든 걸 시켰잖아?”
“아니, 장땅님! 뭐 이렇게 엄살이 심해요?”
“내 나이 팔순이라고!”
“알아요, 팔순인 거!”
“나 힘들다고!”
“뭐가 그렇게 힘드세요?”
“여기서 일하는 거 너무 힘들다고!”
“장땅아저씨?”
“왜?”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쓰실 거 아닌가요?”
“맞아!”
“그거 안 쓰니까 힘든 거 아니에요?”
“야, 이 녀석아!”
“네, 장땅님!”
“아니, 너 말고, 가좌!”
“네, 장땅 아저씨!”
“요람의 무공의 장풍은 아무 때나 쓰는 게 아니라고!”
“그럼 언제 씁니까? 아무 때 안 쓰고?”
“녀석은 좀 가만 있고!”
“존경하는 장땅님, 알려주십시오!”
“여기서 존경이 또 왜 튀어나고 그러나?”
“존경하옵습니다, 장땅님!”
“녀석아, 자네 도대체 왜 그래!”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언제 쓰는 건지 알려주십시오!”
“정말 모르나?”
“자신을 방어할 때 쓰는 거라고 아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맞아, 바로 그거지!”
“그런데, 아무 때나 안 쓰면 어떻게 방어를 합니까?”
“그건 또 무슨 헛소리인가?”
“적이 언제 쳐들어 올 지 언제 압니까?”
“그러게, 언제 알아요, 장땅 아저씨?”
“그, 그러니까…”
“요람의 무공의 장풍은 언제 쓰는 겁니까?”
“나도 궁금하네…”
“요정님도 궁금하십니까? 저도 궁금합니다.”
“별빛대장님도 너무 궁금하신가 보네요!”
“네, 그렇습니다.”
“장땅 아저씨, 저도 궁금해요!”
“요람의 무공의 장풍은 언제 쓰냐면…”
“나를 보호하 때 쓰는 거 말구요!”
“맞아, 그거 말하면 실망할 거야!”
“아니, 도대체 뭐가 궁금한 거요?”
“요람의 무공의 장풍이 그렇게 쎈 건가요?”
“그렇소!”
“그 어떤 적도 물리칠 수 있어요?”
“그렇소!”
“그럼 우리도 가르쳐 줘요!”
“그래요! 가르쳐 줘요!”
“장땅님?”
“별빛대장, 알겠소, 시간을 주시오!”
“결정하는 대로 연락주십시오!”
“녀석아!”
“네, 존경하는 장땅님!”
“꼭 배우고 싶은 것인가?”
“네, 꼭 배우고 싶습니다!”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배우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인가?”
“별빛무리들을 이기게 하고 싶습니다”
“그런 뻔한 이유 말고 없나?”
“네, 없습니다”
“정말 없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까?”
“그래, 있어야 하네!”
“그렇다면 있습니다.”
“무엇인가?”
“장땅님을 존경하기 때문입니다”
녀석의 담담한 목소리가 귓가로 울려퍼졌다. 가좌녀석은 뭐가 좋은지, 옆에서 계속해서 히죽거렸다. 이 녀석은 도대체 뭐하는 녀석인지!
“저희도 장땅님, 존경해요!”
“아니, 요정님들 갑자기 왜?”
“저희도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갑자기 바람소리가 들렸고, 나는 요람의 무공의 장풍에 대한 긴긴 설명을 준비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