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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과 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가 : 광대인삼
작품등록일 : 2021.12.28

신과 게임을 하게 된 소년의 이야기.
이긴자는 소원을 이루고. 진자는 벌을 받는다.

무대는 도시. 그 안에서 살길을 풀어 나가는 소년은 말했다.

"지금 나하고 해보자는 거지?"

 
2화. 게임은 공정한거죠?
작성일 : 21-12-28 21:21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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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뭔 소리래? 이 눈앞에 있는 달이 나보고 뭐? 게임?

 

 “야... 지금 내가 장난칠 기분이 아니거든?”

 

  잠깐 마음을 다독여 본다. 일단 심호흡. 아니야. 숨을 쉰다는 개념이 없어. 난 죽었어. 그럼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일단 차분하게 생각해보자.

 

 - 너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 하고 있는건가? 그럼 말을 해 보아라. 왜 아침에 풀잎에 이슬이 맻히는 것인가? 물은 왜 모여들어 기어이 바다를 만들었는가? 왜 그대들은 합쳐지면 나눠 지려하고, 나눠지면 합치려 드는 건가? 왜 기어이 쓸데 없는 짓을 하고 후회를 하며 살아 가는가?

 

 “그걸 내가 다 알아 이 새끼야. 이 달덩이 새끼가. 눈앞에서 들이밀면 뭐? 내가 만만해? 죽으면 다 이러나?”

 

  도시가 어두워진다. 저 너머 지평선에 보이는 햇살도 사라졌다. 그러니 달에 더욱 빛이 난다.

  주변의 모든 것이 다 부서진다.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이제 난 땅을 딛고 있지 않았다. 아래를 본다. 오직 어둠 뿐이다. 그런에도 난 왜 서 있을수 있을까?

 

 - 난 신의 눈. 세상을 그저 보기만 하지. 그런 내가 널 보고 있다.

 

  어쩌라고? 내가 더 잃을게 있냐? 내 남은 영혼이라도 가져 갈래? 차라리 그게 편할려나? 환생이고 뭐고 다 귀찮아.

  나에게 희망은 없었어. 처음부터 혼자였고. 끝도 결국 외롭네. 내 편 들어 주는 사람 하나 있으면 나을려나?

 

 - 신의 대리인 자격으로 너와 게임을 하나 하자. 만약 진다면 넌 신의 의지대로 살아야 한다. 너의 삶. 그것이 너의 것이 아닌 신의 의지. 그대로 살아야 한다. 그 어떤 자유도 누릴수 없다.

 

  도대체 너희가 말하는 자유라는 것이 뭔데? 굶어 죽는 것. 맞아 죽는 것. 그게 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라고?

 

 - 신의 의지대로 사는 자들은 모두 신의 노리개를 자처한 자들. 보여주마. 그 얼마나 비참한지를.

 

  어둠이 사라졌다. 지금 보이는 것은... 정신병원? 주변에 사람들 다 미쳤어. 눈만 봐도 알 것 같아.

 

 - 보이는가? 저 먹기만 하는 자를 보라. 신은 너희들을 언제나 알고 싶어 하시지. 그래서 몇천년을 더 알고자 하셨지만. 그 스스로 말하셨다. 아직도 모르겠다.

 

  그래 먹방을 찍고 있네. 엄청 뚱뚱해. 배 부른 줄도 모르나봐. 좀 멈춰봐. 야.

 

 - 이자는 너희들의 역사 기록. 1933년에 나와 게임을 했던 자. 진 후에 신은 이자에게 의지를 보였다. 오직 먹기만 하라.

 

  그 다음은 달이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 눈에 보인다. 모든 이야기들이... 파리 한복판에서 달과 마주선 한 소녀. 도시 전체를 체스판으로 바꿔 달과 체스를 두었다. 소녀는 체스에서 지자마자 숨이 끊어졌다.

  소녀는 다시 태어난다. 1941년 미국의 한 가정.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 나름 평범하고 행복했던 시간이 지난 직후. 성인이 된 직후. 그는 오직 먹기만 했다. 주변인들이 말려도 소용없었다. 오직 먹는 것. 그것이 삶의 이유였다. 그렇게 돈을 모두 탕진하고 말았다. 가족에게 버려 졌다. 거리를 헤메면서도 먹는것만 보이면 달려 드는 통에 도시에 출몰한 멧돼지라는 기사까지 난다. 그렇게 홀로 지낸 어느날. 그는 자기 살까지 뜯어 먹다 죽었다.

  1991년 생으로 다시 태어난 소녀. 아니 그. 삶에 큰 변화는 없다. 성인이 되자마자 먹어대고. 기어이 정신병원에 갇힌채 먹지도 못하는걸 씹어대고 있었다.

 

 “저 사람은 언제까지 저렇게 살아야 해?”

 

  신의 분노가 풀릴 때 까지. 내 속에 들려 오는 이 대답은 신의 목소리일까? 아니면 내 목소리일까?

 

 - 게임을 하고 말고는 너의 선택이다.

 

  이번엔 다른 이가 보였다. 노인이었다. 그는 1888년. 달과 게임을 했다. 비행기 시합. 그가 탄 비행기로 달까지 갈 수 있는가?

  달은 그에게 시합에서 이길시 죽음의 무효화와 사회적 명예를 요구했다.

 

 - 누구나 댓가를 바라지. 돈. 명예. 희망. 소녀가 죽은 어머니를 다시 살리고자 헸던 기적까지. 난 너희들의 욕망을 보고 있다. 욕망은 너희들을 지배한다. 그것이 너희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한다. 하지만 난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너희와의 약속을 지켰다.

 

 “그럼 여태껏 널 이긴자는 몇이었어?”

 

  나의 질문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모두가 져 왔던 싸움을 내가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미 내 마음속 무언가는 그냥 해보자는 생각이 점점 자라나고 있다.

  그것을 막고자 질문을 던졌을까? 아니면 확신을 받고자 했을까?

 

 - 넷. 그중 하나는 너희들의 삶을 바꿔 놓은 자.

 

  1880년에 만들어진 비행기가 날아 오른다. 내 머리 위를 지나 달을 향해 나아간다. 달은 그저 기다릴 뿐이다. 둘 사이도 점점 좁혀 온다.

  땅 위에 놓여진 모래 시계는 점점 그 시간을 다해 가는데. 비행기는 점점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 안에 연료는 충분할 지인데 더 나아가지 못한다. 그러다 부서져 버렸다.

  추락하는 자는 절규했다. 이건 무효다. 더러운 농간이다. 비겁하다. 그렇게 내가 두려운가?

 

 - 선과 악. 너희가 생각을 가지게 된 순간부터 만든 멋대로의 기준. 그것도 셀 수 없이 바뀌었지. 그래도 신은 너희들에 맞춰 주셨다. 스쳐 지나갈 한순간의 생각 까지. 신은 너희를 버린 적이 없다. 하지만 너희들은 문제가 생길때마다 신을 욕보였지.

 

  차갑다. 더 차갑게 들려 온다. 이게 달의 분노일까? 너도 분노를 느끼는 존재니?

 

 - 난 너희에게서 부정적이라 하는 모든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난 배운 대로 게임에서 진 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용서는 신의 몫이다.

 

  그동안 게임을 했던 자들이 보인다. 모두 패배자들이었다. 신의 용서를 받은 자들도 몇몇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벌을 받고 있는 자들이 더 많았다.

 

 - 여기까지다. 나의 분노는 여기서 멈추겠다. 선택하라. 지금이라도 걷겠다면. 내가 길을 열어주마.

 

  내 등 뒤로 돌들이 솟아 올라 길을 만들었다. 지평선이 다시 보인다. 아까보다 빛은 줄었다. 하지만 조금은 남아 있다.

 

 “내가 저 길 끝으로 가면... 그곳은...”

 

  저 너머로 가면. 난 행복해 질까? 천국은 있을까? 죽는다는 것의 의미는 내가 저곳으로 가야 완성 되는 거겠지?

 

 “게임을 하겠습니다.”

 

  난 원래 글러 먹은 새끼야. 오죽하면 내 부모도 날 버렸겠냐?

 

 - 한번 선택한 것은 절대 되돌릴 수 없다.

 

  다시 어둠이다.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선택도 난 끊어 버렸다. 이유가 뭐냐? 내가 나에게 묻고 싶다. 그리고 난 나에게 대답 할 것이다.

 

 “내가 개고생을 하면서 왜 그렇게 살았냐고요? 할머니? 나 버린 부모? 아니요. 한번 이 세상 망가 뜨려 볼려고요. 내가 가지고픈 것은 말예요. 세상. 이 지구. 이거 전부다. 나한테 줘요. 그럼 신도 나란 새끼랑 대화 할려고 할게 아니예요!”

 

  그래. 내 욕망은 아주 솔직해. 다 가지고 싶어. 내가 고작 조금을 더 탐하다 죽었어. 그래서 신에게 말할거야. 너도 다 뻇겨 보라고.

 

 - 난 너에게 세상을 줄 수 없다. 왜냐면 이 세상은 나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달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미 선택은 끝났다. 물러설 생각은 없다. 그런데 다음 들려 오는 소리가 나의 마음을 친다.

 

 - 신과의 게임을 바라는 건가? 여태껏 그것에 도전한 자는 하나 밖에 없거늘...

 

  신과의 게임? 신을 직접 만날 수 있어?

 

 - 너가 이길 경우. 내가 신에게 가는 길을 알려 주겠다. 하지만 명심하거라. 신은 눈 앞에 선 자 이외에는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달이 사라졌다. 이제 빛도 없다. 어둠 속이다. 차가운 목소리가 더 들리지 않으니 오히려 주변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눈을 감으나 뜨나 똑같은 현실에 그냥 눈을 감았다. 땅도 없고 하늘도 없는 세상. 그곳에 내가 서 있든. 눕든. 뭘 하는 난 나.

  왜 갑자기 웃음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나 미쳤나 보다. 아니. 갑자기 차가워 졌어. 눈을 뜬다. 내가 있는 곳은 10층. 10층?

 

 “으아아아악! 저 미친 새끼들. 동반으로 뛰어 내렸어!”

 “죽은 거 맞지? 젠장.”

 

  난 유리창 앞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밑에 보이는 것은 셔틀 커플이었다. 내가 죽어 있던 자리에 저 둘이 누워 있었다. 아니. 죽었어. 둘이서 손은 놓지 않았구나. 내가 살고 저들이 죽었어.

  더 놀랄 틈도 없었다. 누군가가 내 멱살을 잡아 벽에 처 박았다. 등이 아팠다. 숨이 막혀 기침을 두어번 했다. 나... 살아있다. 그걸 기뻐할 틈도 없다. 강한 주먹이 내 배에 꽂혀졌다. 컥 하는 신음이 내 입에 흘러 나온다. 아픔이 느껴지니 진짜 살았다는 게 실감났다.

 

 “야. 너 어디까지 봤어?”

 “주형...태. 여기...서 뭐하냐? 야! 아프잖아.”

 “서나현. 너 여기 왜 왔어? 뒤지고 싶어?”

 “여기 오는거... 아우 아프다고. 오는 것도 허락 받아야 되냐? 여기 뭐하는 데야?”

 

  주변을 둘러 본다. 홍보 영상 제작팀. 그렇게 적혀진 글자가 보인다. 내가 죽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 왔다. 더 볼 틈도 없었다.

 

 “뭐하고 있었냐고. 이 새끼들아!”

 “잘 들어. 넌 아무것도 못 본거야. 그런데 서나현 이 새끼야. 여기 왜 왔어?”

 “노트북. 남은거 더 없냐고... 그거 팔아서 우리 할머니 병원비...”

 

  주형태. 옛날부터 잘 알았더랬지. 못 사는 동네에 보는 얼굴 다 거기서 거기지. 한때 같이 논 적도 있긴 했어. 지금은 우리 많이 달라졌네. 난 여기 도둑질 하러 왔고. 넌 전교회장 새끼 따까리 하고 있냐?

  승태가 내 손에 노트북이 담긴 가방을 몇 개 쥐여 주며 외친다.

 

 “이번만이야. 회장 새끼 오기 전에 빨리 나가. 계단으로.”

 

  뛴다. 본능 적으로 알았다. 꾸물 거리면 죽는다. 1층으로 나오니 경찰차가 와 있었다. 난 그들을 무시 한다. 모여 있는 사람들을 지나쳐 먼 곳으로 걸어 간다.

  좋아 할 것 없다. 난 알고 있으니까. 게임이 시작 되었다. 그리고 난 세상을 가지고 말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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