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5천만 원, 오늘 노름에서 잃은 돈이다.
집에는 임신해 있는 아내가 있고 나는 가장의 노릇을 해야만 한다.
부당 해고로 직장을 잃은 지 2년여 정도 지났다.
사회는 이런 나를 곱게 보지 않았고 입사할 수 있는 회사가 없었다.
대부분 몸의 노동을 해야만 벌 수 있는 건설 현장, 공장을 다니며 노력하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놀이로 시작했던 노름은 중독되어 피폐한 사람으로 만들어 갔다.
처음에는 20만 원에 3000만 원까지 벌어 돈의 맛을 느꼈고 지금은 마이너스 1억 5천만원, 집의 보증금까지 빼야 했다.
아직 아내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알게 된다면 뱃속의 아이, 그리고 지금의 가정이 흔들릴 것이 뻔했다.
그래서 도박장에서 만난 최태만과 부잣집의 아기를 납치해 돈을 벌여 범행을 꾸미게 되었다.
그놈이 캐온 정보만을 믿고 그날, 해서는 안 될 짓을 해버렸다.
갑자기 가족과 떨어진 아이는 울어댔고 최 태만은 폭언하며 화를 냈다.
서둘러 아이와 그놈을 떼어 놓았고 비닐하우스 안의 작은 농막 안에 재워 놓았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 잠들어 있는 작은 손을 보니 내가 지금 뭐하는 것인가 정신이 번뜩 들었다.
다음 날, 몰래 전화하여 2억과 아이를 교환하자고 했다.
박사는 약속대로 장소에 때맞춰 왔고 나는 조심스럽게 그곳으로 가 사과를 했고 박사는 돈 가방을 건 냈다.
이렇게만 끝났으면 얼마나 좋았을지, 이때부터 나와 박사의 파국은 시작되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실수를 반복하는 것처럼, 한 유다에게 받은 2억을 도박에 사용해 난 또다시 빚쟁이가 되었다.
염치없지만 박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는 같이 일 하자며 어떠한 시설의 경비 일을 해 달라고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경비원이 아닌, 육지에서 악랄한 범죄자들을 찾아 이곳으로 데려오는 것이 나의 임무이자 직업이었다.
처음에는 사람이 하지 못할 짓이라며 고개를 저었지만, 세상에는 살아갈 가치가 없는 인간들이 가득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했다.
같이 지낼 방도 있고 급여도 두둑하게 주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태어난 아들과 함께 살 만했다.
하지만 아이가 16살이 되던 해 지하실 절벽에 칼에 맞은 채 쓰러져 있었고 그것을 끝으로 밀어내는 박사를 보고 더 이상 이곳에서 지낼 수 없었다.
아내에게는 유미가 죽인 것이라 거짓말을 했고 나는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폭풍우 치는 오늘, 이곳에서 없는 사람처럼 사라질 것이고 한 유다박사, 잊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줘서 미안하고 나의 죄에 대해 속죄하며 육지에서 당신이 못한 그놈을 찾아 죽음을 향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