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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17인_나를 찾아서
작가 : 범인은바로나
작품등록일 : 2021.12.27

거친 파도를 타고 육지로 오는 순간, 17살 이전의 기억은 사라졌고 대한민국에 없는 사람으로 나오게 된다. 하나씩 사건이 터질수록 환각, 환상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과연 현실일까 나의 깊은 내면에 있는 누군가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까.....

 
상자 속의 7인_서채원
작성일 : 22-01-14 22:36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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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박 빛으로 아버지가 나를 살인 청부업자에게 팔았다.

 

 그때 내 나이는 16살, 중학교 3학년이었다. 아직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그곳의 그림자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중국으로 가던 배에 형사가 잠입해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갔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 이사를 왔고 또다시 이 척박한 삶에 버려졌다. 이제는 살아야 하는 의미도 없다. 그냥 개 같은 아버지와 여기저기 바람을 피우며 살림을 차린 엄마를 죽이고 싶었다.

 

 골목을 돌며 똑같은 길을 정처 없이 계속 걸었다. 전봇대에 기대 어떻게 죽을까 생각하는 차에 눈에 띠는 전단지 하나를 발견했다. ‘**기업 실험자 모집합니다.(숙식제공)’사는 곳을 제공해준다는 것에 이끌렸고 종이를 뜯어 공중전화기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번호를 누르자, 중년 남성이 나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고 그날 바로 나를 데려갔다.

 

 아저씨의 차를 타고 3시간 가량 이동했고 또 다시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갔다. 손톱만 한 섬은 광경은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본 자연 중에서 경이로웠다. 해변으로 작은 배가 들어서자, 멀리서 아이와 함께 내려오는 안경 쓴 아저씨를 볼 수 있었다.

 

 실험이라 해서 전의 상황과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몇 달은 리조트에 온 것처럼 살았다. 마중 나왔던 남자는 한 박사님이었다. 매일 나의 몸 상태와 기분을 물어보고 진짜 아버지처럼 나를 돌봐주었다. 그렇게 1년을 섬에 살았고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 또 다른 연구원과 함께 내 방에 들어와 수술 날짜를 알려주었고, 그 이후에 나는 살인 훈련을 해야만 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내가 죽이고 싶다고 생각하면 케이지 안에 있는 토끼가 고통스러워하며 죽었다. 작은 동물부터, 여러 개체의 생명을 다루며 훈련 규모를 키워갔고 나중에는 경비 아저씨가 데려온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상황도 왔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내 안의 숨겨져 있는 분노를 다시 찾게 되었다. 몇 년 간의 훈련으로 나의 실험은 성공했고 박사님은 나의 장기 기억 세포 추출 수술 이후에 섬에서 나가 살아갈 수 있게 집과 돈을 마련해 준다고 했다.

 

 수술을 마치고 나는 그곳 사람들의 마중을 받으며 최초로 그곳에서 나왔다. 박사님이 준 통장에는 10억의 돈이 들어가 있었고 수도권에 있는 작은 오피스텔 키도 들어있었다.

 

 경비 아저씨는 그 집으로 나를 인도했고 오랜만에 내 집으로 돌아왔다. 하얀 침대, TV, 주방 이제야 집 다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공허함과 외로움은 채워지지 않았다.

 

 내가 먼저 섬에서 나와 한 일은 심부름 센터에 돈을 주며 아버지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 닭 공장같이 한 층에 60개의 가구가 살아가는 집이었다.

 

 444호, 문틈이 열린 사이로 보이는 것은 TV를 보며 웃고 있는 어떠한 노인이었다. 어떻게 살아온 것인지 손가락과 다리 하나가 잘려있었고 게걸스럽게 빵을 먹는 그 사람이 역겨웠다.

 

 그 자리에서 나의 능력을 흘려보냈고 그는 숨이 쉬지 못해 핏줄이 튀어나왔고 뒤로 쓰러졌다. 문 틈새로 내 얼굴을 보는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왔고 나는 웃을 뿐이었다.

 

 하지만 웃는 얼굴 위로는 눈물이 흘러내렸고 444호의 문은 굳게 닫혔다.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고 몸이 가는 데로 가다 보니 이 도시에서 가장 긴 다리 위를 걷고 있었다.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그 안에 들어있는 주민등록증을 길고 깊어 보이는 강에 던졌다. 나는 20년 동안 서채원으로 살았지만, 앞으로의 새로운 삶은 자유롭게 내 마음이 가는 데로 살아보려 한다. 무겁고 어두웠던 짐을 내려놓고 바다 위로 올라가는 기분이 든다.

 

 이 정도 쓰면 괜찮겠죠?

 박사님 덕에 저는 지옥 같던 삶에서 벗어나게 되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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