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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사람
작가 : Tremaine
작품등록일 : 2021.12.25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한 여성이 의문의 일기장을 찾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사람-1화
작성일 : 21-12-26 15:13     조회 : 394     추천 : 0     분량 : 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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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XX년 10월 15일, 울대고개 근처 묘지.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입은 한 사람이 한 말이 맞았어. 언제나 아득히 아름다운 날을 그렸다는 사실을 말야.

 원당역 근처 장미동산에서 청혼하리라는 생각을 품은 걸 말이지.

 뭐, 지난 3월 말에 금정역 벚꽃길에서 '에반 레이첼 우드'처럼 닮은 사람을 만난다면 어떤 일이 있을까는 말을 한 적이 있으니 그것 만으로도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사람이 그를 발굴한 거야."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사람?"

 "맞아. 그 여성 말이지."

 "그나저나 여기에 잠든 사람은 무슨 일을 했는지 아나요?"

 "경호원이였지. 의문스런 일기장을 작성한 바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

 

 

  7개월 전,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입은 크리스틴 펜이 인사동에 있는 한 책방으로 갔다.

 

  "안녕하세요?"

 "오오, 여긴 무슨 일로 왔는지 말해보게."

 "무슨 책을 찾아보려고요."

 "어디 한 번 둘러봐요.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말해봐요. 구해줄 테니까."

 

  말이 끝나자마자 크리스틴 펜은 책방 주변을 둘러보다가 일기장 하나를 발견했다.

 

  "주인장님?"

 "말해봐요."

 "이런 일기장이 책장에 꽂혀있네요."

 "누군가가 쓴 일기장 말인가? 이름은 밝히지 않은 일기장을?"

 "네."

 "이 일기장을 쓴 사람은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서 이름을 쓰지 않았던 거요.

 아마도 특수부대에 속한 사람이나, 경호원인 사람일 가능성이 높겠죠."

 "그가 쓴 일기장의 내용이 궁금하네요."

 "이름이?"

 "크리스틴 펜이라고 불러요."

 "크리스틴. 그 일기장은 되도록 당신의 집에서 읽어봐요. 물론 돈은 받지 않을 거고요. 당신이라면 그 일기장을 해당 인물에 줄 거라고 믿거든요."

 "대체 왜?"

 "그의 일기장에 원당역 근처 장미동산에서 청혼할 생각이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어요. 어쩌면 아득히 아름다운 날을 그리고 있지 않을까는 생각이 나게 만들거든요."

 

  그리하여 인사동에 있는 한 책방에서 나온 크리스틴 펜은 의문의 일기장을 가방에 넣은 채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첫 페이지를 보기 시작했다.

 

  -이 일기장은 어느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다.

 아득히 아름다운 날을 그리는 사람 외에는......

 

 

  20XX년 4월 30일.

 

  어제는 영국에서 거행된 세기의 결혼식이 열렸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상상도 가지 않아. 나라도 그렇게 생각이 들어.

 

  머지않아서 영국에서 거행된 세기의 결혼식처럼 따라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주인공처럼 꾸미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좋을대로 해. 만약 위험에 빠진다면 내가 경호할 테니까.

 

 

  20XX년 10월 17일.

 

  지난 10월 15일 강남의 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진행하던 신랑신부를 향해 총격을 가하려고 든 사건이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영국에서 거행된 세기의 결혼식을 동경하던 경호원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로 인해서 영국에서는 왕실결혼식처럼 예쁜데 왜 우리는 이런 망할 참극을 맞이하는가는 말이 나왔다......

 

  결혼식 경호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가 하면, 그렇다고 결혼식장 테러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의견으로 나뉘어진 지금은 말이 안 나온다......

 

 

  그리하여 크리스틴 펜은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입은 채로 의문의 일기장에 적힌 장소로 알려진 강남의 한 예식장으로 갔다.

 

  "무슨 일로 오셨죠?"

 "오, 저 말인가요?"

 "네. 당신요."

 "수 십 년 전에 발생한 사건이 일어난 곳을 둘러보고 있었거든요."

 "사건이라면...... 국제결혼을 하는 신랑신부를 경호하다가 총에 맞아 죽은 사건 말이군요."

 "네."

 "지금은 그러한 사건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어서 말이죠. 죄송해요."

 "아뇨, 괜찮아요."

 "예식장이라고 하면 인생에서 단 하나 뿐인 예쁜 날로 장식하는 곳으로 알려져있는데 경호하는 사람들에겐 사치라고 생각하니...... 세상이 어지럽죠."

 "무슨 일이지?"

 "아...... 아닙니다."

 "저 여자는 누구지?"

 "그저 예식장을 둘러본 사람일 뿐입니다."

 "아까 전 그 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구경한다는 말은 뭐지?"

 "소설을 쓰는 사람이 현장답사를 간 거죠."

 "되도록 안 좋은 소문 만들지 말게. 안 좋은 소문 하나라도 나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정도는 너나, 외국인 여성이나 알 터인데?"

 "뭔가 짚이는 것이 있으면 연락해주세요!" 크리스틴이 서둘러 떠났다.

 "잠깐만!"

 

  그 예식장에서 나온 크리스틴은 겨우 한 숨을 돌렸다.

 

  "휴...... '그 사건' 이야기를 꺼린 것을 보면 뭔가가 있는 것이 분명해."

 "결혼식 경호 중에 사망한 사건 이야기를 알아보려고 예식장에 간 거 맞지?"

 "보아하니 경찰 같은데......?"

 "맞아. 이서윤 경위라고 불러."

 "이서윤. 무슨 볼일이 있나보네."

 "방금 전에 저기 보이는 음식점에서 먹고 오는 길이라. 그나저나 너가 입은 그 드레스...... 오스카 드 라 렌타 꺼지?"

 "어떻게 알았어?"

 "모양새가 그렇게 생겨서 그래. 그럼 그 예식장에서 결혼식 경호 중에 사망한 사건 이야기를 하게 된 경위를 말해볼래?"

 "물론이지. 실은 며칠 전에 인사동의 어느 책방에서 의문의 일기장을 찾았거든."

 "의문의 일기장?"

 "그래. 신분을 밝혔다가는 해가 될까봐서 이름을 쓰지 않았다고 적혀있었어."

 "그리고 그 의문의 일기장에 적혀있는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말이지?"

 "맞았어."

 "크리스틴. 되도록 '그 사건'이야긴 아무에게나 말하지 말아줘. 또 다시 결혼식 관련 사건 이야기가 나오는 건 어느 누구도 좋게 들리지 않을 테니까."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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