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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도깨비 건물주
작가 : 유완
작품등록일 : 2016.9.8

지지리도 재물복 없는 초뻔뻔 빈대, '조경해'!

아무리 재수없는 사람이라도 기필코 부자로 만들어준다는
도깨비 건물주 '도섭'을 만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이 남자, 아니, 이 도깨비, 너무 깐깐하다!

도깨비 건물주와의 돈 버는 동거 로맨스! 과연 시작할 수 있을까?

 
도깨비터 그리고 내기 (4)
작성일 : 16-09-09 23:29     조회 : 353     추천 : 1     분량 : 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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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백만장자가 되기 위한 확실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먼저 백만 달러를 버는 것이다. -스티븐 마틴

 

 

 

 

 * * *

 

 

 

 

 

 

 소년의 이름은 ‘도탐’이라고 했다. 성은 도요, 이름은 탐. 특이한 이름에 흔치 않은 성씨를 가진 소년의 고민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그게...... 잘하면 안 죽을 수도 있는데, 진짜 죽을 수도 있어요.”

 “병이라도 걸린 거예요?”

 

 경해의 말에 도탐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런 거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애매한 답변이었지만 취객이니 그러려니 마음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분명히 살 수 있는 방법이 있거든요.”

 “뭔데요?”

 “그건 말 못하죠.”

 

 은근히 짜증나는 대환데. 뭐 이리 숨기는게 많아? 경해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뒷목을 벅벅 긁었다.

 

 “그래서 진짜 고민이 뭔데요?”

 “이해가 안 돼서요.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살아야하는 게 맞지 않아요?”

 “치료해도 살 확률이 낮아서 그런 건 아니구요?”

 “백퍼센트 살아요.”

 “그럼 치료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가 아닐까요?”

 

 경해의 말에 도탐이 핏 웃더니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이 형 어마어마한 부자예요!”

 “그럼 왜 죽지?”

 “아, 그니까요.”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합심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순간이었다. 게다가 경해의 입장에선 배부른 사람의 고민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돈이 있는데 대체 왜 죽냔 말이지?

 

 “최근에 슬픈 일이라도 있었어요?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던가.”

 “가족 없어요. 친구도 저뿐이고.”

 “그럼 외로워서 그런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자기가 안 만나주는 거예요. 찾아오면 없는 척 하고, 막무가내로 들어오면 자기가 나가버리고.”

 “왜 그런데요?”

 “다들 못생겨서 싫대요.”

 

 황당한 답변이었다. 경해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못...... 생겨요?”

 “전 귀여워서 봐주나봐요.”

 

 소년이 씩 웃었다. 확실히 청량한 느낌이 드는 귀여운 웃음이었다. 경해는 저도 모르게 따라 웃으며 물었다.

 

 “그럼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다던지?”

 “있었다해도 그런 거에 슬퍼할 형이 아니에요. 슬픈 자신의 모습에 취할 형이지. 그 고통이 나의 어제를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며.”

 “미안한데...... 좀 특이한 분 같네요.”

 

 아까 만났던 그 건물주만큼이나 말이지. 경해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도탐은 경해의 말이 속시원한지 키득거리며 ‘맞아요, 우리 중에서도 좀 특이하죠’라고 중얼 거렸다. 경해는 그 ‘우리’가 무엇인지 굳이 되묻진 않았다.

 

 “왜 살기 싫냐고 물어는 봤어요?”

 “그것도 속 시원히 말 안 해줘요.”

 “어렵네.”

 “누나는 죽고 싶은 사람 본 적 있어요?”

 

 그 질문에 경해는 뜨끔했다. 죽고 싶은 사람이라, 그건 자기 자신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그녀는 지인의 이야기를 하듯 천연덕스럽게 답했다.

 

 “있죠.”

 “와! 역시! 있을 줄 알았어요! 그 사람은 왜 죽고 싶었데요?”

 “죽고 싶었다기 보단...... 살고 싶지가 않았던 거죠. 너무 답답하니까.”

 “엥? 그게 다른가?”

 “다르죠.”

 

 소년은 이해하지 못하겠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왜 살고 싶지 않았는데요?”

 “당장은 돈이 없어서이지만......”

 

 경해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잘 살펴보면...... 이미 오래 전부터 무력감이 하나씩 쌓인 거라고 해야할까요. 그러니까 사실은 아주 옛날부터 살 희망을 조금씩 잃어간 거죠.”

 

 그렇게 말하곤 자조적으로 웃었다. 말하고나니 정말 그게 진실인 것 같았다. 다섯 살. 아빠가 떠나갔던 그 날부터 자신은 조금씩 죽어왔던 거다.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죽음을 결정할 수 있게 도와줬을 뿐, 정말 그녀를 죽게 만든 건 그날 일이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 연관 짓지 못하겠지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 순간. 경해는 번뜩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그 형도 그런 거 아닐까요? 아주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다던가.”

 “옛날에?”

 

 도탐이 기억을 되돌려보는지 한참이나 손으로 턱을 긁더니 더듬더듬 말을 꺼냈다.

 

 “하나 있기는 한데...... 말도 안 되는데요. 정말, 저엉말 오래 전 일인데......”

 “그 형은 다르게 느낄 수도 있죠. 어쨌든 그쪽은 그 형 본인이 아니니까.”

 “제가 형의 마음을 다 모른다고요?”

 

 경해의 직설적인 말에 도탐이 커다란 충격을 받고 시무룩해졌다. 하긴, 이렇게 고민까지 할 정도면 정말 좋아하는 형인가 본데, 자신의 말이 듣기 좋지만은 않을 듯 했다. 그래도 기분이 아주 상한 것은 아닌지, 도탐은 금세 웃는 얼굴로 변해 자신을 쳐다보았다.

 

 “고마워요, 누나. 물으러 가봐야겠어요.”

 

 도탐은 우당탕 소리를 내며 황급히 자리에서 떠나버렸다. 어지간히 좋아하는 형인 모양이구나, 경해는 그렇게 생각하며 핸드폰 시계를 확인했다. 어느새 시간은 11시 57분. 자정까지는 단 삼분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역시 백만원 버는 게 가능할 리가 없지.’

 

 겨우 이런 것 때문에 죽는 걸 유보했다니. 자기 자신이 우습다 생각하며 기지개를 펴는 순간, 가버린 줄 알았던 도탐이 다시 경해의 앞에 다가와 있었다.

 

 “왜요? 뭐 놓고 갔어요?”

 “고민 들어줘서 고맙습니다.”

 

 도탐이 예의있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무언갈 내밀었다. 얼떨결에 경해가 받아들자 도탐은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뭐야, 이거.”

 

 경해는 받은 물건을 가로등 불빛에 비춰보았다. 그것은 지폐 모양의 종이였다. 아니다, 지폐였다. 아니다, 자세히 보니 지폐가 아닌 수표였다. 경해의 눈이 자연스레 종이에 적힌 숫자를 세었다.

 

 “백, 천, 만, 십만...... 백만?”

 

 금액을 확인한 경해가 기함을 토했다. 수표 한쪽에 적힌 ‘일 백만원 정’ 역시도 이 수표가 진짜 백만원짜리임을 확인시켜주었다.

 

 “미친 거 아냐? 잘못 준 건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봤지만 도탐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황당함에 머릿속이 띵하고 어지러워졌다.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이거 사기극 아닌가? 누가 고민을 들어줬다고 백만원이나 던져주고 간단 말이야? 경해의 심장도 놀라움에 쿵쾅 거리며 뛰었다. 그리고 그때.

 

 “제가 이겼네요.”

 

 경해의 심장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곧바로 건물 입구 쪽을 보니, 가로등 불빛이 닿는 경계에서 벽에 기대어 있는 커다란 그림자가 보였다. 여섯시간 전에 들었던, 차갑게 메마른 목소리를 가진 건물주였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그림자는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지려 했다. 아마 경해가 일 초라도 더 늦게 그를 불렀다면, 분명 그랬을 거였다.

 

 “잠시만요!”

 

 그림자가 잠시 멈칫하는 것이 보였다. 그사이 경해의 머릿속에는 수십가지 생각이 오갔다. 내가 왜 저 사람을 불러세웠을까? 무슨 말을 하려고? 무슨 말이 먹히기나 할까? 하지만 확실한 건, 이 자리에서 정말 백만원을 벌었단 거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그사이 형체는 경해의 다음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지 다시 돌아서려는 것이 보였다.

 

 “저기요!”

 

 무슨 말을 할지 정리는 안 됐지만, 본능적으로 그를 잡아두어야겠단 생각에 무작정 뛰었다. 왠지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그를 만나지 못할 것만 같았다. 곧이어 어둠 속에서 기다란 무언가가 경해의 손에 잡혔고, 그녀는 그것을 있는 힘껏 빛 쪽으로 끌어들였다. 그러자 은은한 가로등 불빛 아래로 건물주의 모든 형체가 드러났다.

 

 “무슨 짓이죠?”

 

 놀랍게도 그는 젊은 남자였다. 게다가 너무나도 멀쩡한, 아니 어쩌면 우월한 남자. 경해도 결코 작은 키는 아니었건만, 그의 키가 얼마나 컸던지 가로등 불빛을 막을 정도여서 자신의 얼굴에 그림자가 졌다. 그런 그녀의 눈에 제일 먼저 띈 것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건물주의 불쾌한 눈빛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미안하게도, 경해는 순간 그 눈빛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가로등 불빛을 빨아들이고 있는 듯한 두 눈을 보고 있자니, 마치 깊은 밤바다에 부드러운 등대불이 빛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름답다. 남자에게 이런 말을 해도 되나? 경해는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도 잊고선 그의 얼굴 감상에 점점 빠져 들어갔다.

 

 그러나 오래 감상할 시간은 없었다. 그가 곧 경해의 손을 쳐냈고, 경해는 자신이 잡았던 것이 그의 팔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뼈대는 굵었지만 조금은 마른 듯 했는데, 그는 그 팔에 마치 더러운 것이 닿은 것 마냥 요리조리 둘러봤다.

 

 “물었잖아요. 무슨 짓이냐고요.”

 

 그가 한껏 예민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제야 경해의 멍해진 정신도 돌아왔다. 무슨 말이든 해야할 때였다.

 

 “잘생기셨네요.”

 “......”

 “지금 할 말은 아니었지만. 아하하......”

 

 하필이면 나온 말이 그것일 줄이야. 경해는 이럴 때마다 생각보다 입이 빠른 자기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그녀는 재빨리 제 손에 쥐고있던 수표를 들이밀었다.

 

 “이거 잘못 받은 거예요! 어떤 미친놈이 고맙다고 백만원을 쥐어주고 가요?”

 “방금 만났네요.”

 “아니. 저기. 이게 가짜 수표일 수도 있거든요? 미미은행 이런거 적혀있는 인형놀이 수표일 수도......”

 

 그 말에 건물주가 수표를 가로채 가로등 불빛에 비추어보았다. 영롱한 홀로그램이 모습을 드러냈다.

 

 “축하합니다. 진짜 수표네요.”

 “와. 또라이.”

 “뭐라고요?”

 “건물주님 말고 아까 그 자식이요. 나이도 어려보이는 놈이 뭔 수표를......”

 “세상엔 이해할 수 없어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는 손끝으로 수표를 집어 다시 경해에게 내밀었다. 그녀가 그 수표를 다시 가져가자마자 건물주는 그녀와 가까이 닿기 싫다는 듯 금세 두 세걸음 물러나곤 덧붙였다.

 

 “바로 이런 도깨비터처럼요.”

 

 그의 목소리에 경해의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었다. 그러니까 어제 그 도박꾼의 말이 맞았다고? 그리고 그 도박꾼의 말에 끝까지 따르지 않아 내가졌다고? 분명 꿈이 아닌데도 꼭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 이어지는 남자의 말에 꿈은 와장창 깨어졌다.

 

 “그럼 1억 기다릴게요.”

 

 그 말을 하며 건물주는 처음으로 빙긋 웃었다. 경해의 눈엔 그렇게 사악해보일 수 없는 웃음이었다. 도대체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만약 내기에서 질 경우에 그 도박꾼이 어떻게 하라 했더라? 아아, 맞어. ‘죽으면 된다’고 했지. 전혀 응원이 되지 않는 해결책이었다.

 

 “도섭이 형!”

 

 그때 경해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 아까 그 소년이다 싶어 뒤를 돌아보려는 찰나, 어느새 도탐이 건물주의 옆으로 불쑥 나타났다.

 

 “어? 누나랑 같이 있네?”

 “......도섭이 형?”

 “이 형 이름이요.”

 

 도탐이 해맑게 도섭을 가리켰다.

 

 “잠시만요. 둘이 아는 사이에요?”

 

 도섭이라 불린 건물주와 나란히 서있는 도탐을 번갈아 가리키며 경해가 물었다. 두 사람은 닮은 구석이라곤 전혀 없었지만 어딘가 형제인 듯한 분위기를 풍겨왔다. 의심은 순식간에 확심이 되었다.

 

 “맞네. 아는 사이네.”

 “문제 있어요?”

 

 도섭이 무감정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 무감정함이 오히려 경해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당연히 있죠. 완전 사기잖아요?”

 “사기요?”

 “백만원 쥐어주라고 시킨 거 아니에요? 짜고 친 거 아니냐구요!”

 “그런 짓 안 해요.”

 “그걸 어떻게 믿어요?”

 “못 믿는 건 그쪽 문제죠.”

 “내 문제라고? 기가 막혀서. 이건 무효야! 나 인정 못해!”

 “뭐가 무효야?”

 

 경해가 목소리를 뜨겁게 높이자마자 도섭이 반대로 더욱더 차가워진 태도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 모습에 순간 위압감이 느껴져서 경해가 잠시 주춤했다. 그가 다시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처음부터 여길 믿지 않은 건 그쪽이잖아요.”

 “믿었으니까 여기까지 왔지!”

 “아니, 아닐 걸요. 내기에는 처음부터 모순이 있었거든. 눈치 못 챘어요?”

 

 모순이라니? 그 말에 경해는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입이 굳어버렸다. 그런 경해의 표정을 본 도섭이 오묘한 미소를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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