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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도약 (2)
작성일 : 17-06-22 11:20     조회 : 58     추천 : 0     분량 : 9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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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벅터벅

 

 다시 대기실에 들어온 천유강은 호흡을 조절했다.

 

 '너무 흥분했어. 좀 더 침착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대기실의 안도 밖과 마찬가지로 반왕의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히야~ 아까 그거 봤어? 난 그 사람에 비하면 아마추어야."

 

 "태국 국왕의 친위대를 4명이나 죽인 사람이야.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재수 없게 왜 하필 이번 대회에 나왔냐고."

 

 "헹~ 왜 반왕이 없으면 우승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냐?"

 

 "뭐야! 한번 붙어 볼래?"

 

 "워워~ 참으라고 참아."

 

 대기실의 선수들은 반반이 나눴다. 반은 반왕의 무위를 보고 두렵다는 쪽이고 반은 그런 것을 눈앞에서 봤다고 흥분하는 쪽이었다.

 

 이곳의 남은 선수들은 1차 예선을 통과한 강자들이다. 그런 자들도 이렇게 반왕의 등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새삼 반왕의 무위가 실감이 나는 천유강이었다.

 

 한편 다른 편에 있는 대기실을 흘깃 쳐다본 천유강은 고소를 금지 못했다.

 

 그곳에는 반왕이 대기하고 있는 곳인데 반왕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기실의 한곳에 앉아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반왕의 반경 4미터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숙인 체 반왕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양 떼 속에서 사자가 휴식하는 거 같았다.

 

 천유강은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갔다. 지금은 다른 곳에 신경 쓰는 것도 사치였다. 그때 다시 방송이 들려왔다.

 

 [이제 30분간의 휴식을 끝으로 다시 예선 2차 경기가 시작하겠습니다. 방식은 아까와 같습니다. 총 160명이 16조로 나누어 싸우게 되며 한 조에서 최후까지 남은 두 명만이 본선 32강에 진출하는 기회를 얻습니다. 시간은 무제한이며 죽거나 항복을 외치거나 장외로 떨어지게 되면 탈락입니다. 그럼 조를 배정하겠습니다. 이것은 무작위로 결정되는 것이므로 주최 측의 의사는 전혀 없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그럼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가운데를 주목해 주십시오.]

 

 드르르륵

 

 16개의 조의 인원들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네 모든 조가 결정되었습니다. 반왕의 조는 마지막 16조이군요. 마지막까지 경기를 놓치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천유강은 자신이 속한 조를 찾아보았다.

 

 "16조......."

 

 천유강의 입술에서 신음성 비슷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빈왕과 같은 16조였다. 반왕과 싸우는 상상은 하였지만 그것은 본선이었지 이런 예선의 경기가 아니었다.

 

 꽈악

 

 천유강은 다시 주먹을 꽉 쥐었다.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졌다. 과거의 일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제 반왕과 싸울 미래만을 걱정할 때이다.

 

 "후~~~~~~우~~~~~~~~~"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아픈 것이, 공격을 당하는 것이, 패하는 것이, 죽는 것이 너무나도 두렵다. 이것을 언제나 천유강을 따라다니는 근심거리였다.

 

 하지만 더 두려운 것은

 

 '두려움에 굴복하는 것.'

 

 천유강은 애써 뛰고 있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그리고

 

 "다음 경기는 2차 예선 마지막 경기입니다. 16조의 인원들은 어서 올라와 주세요."

 

 행사 진행자가 마지막 16조의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천유강은 천천히 일어나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와!!!!!!"

 

 "반왕! 반왕!!"

 

 경기장은 이미 반왕을 부르는 관람객들의 환호성으로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

 

 반왕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16조의 모든 선수들이 그를 피하여 경기장의 구석으로 도망갔다. 이미 위압감만으로도 숨을 쉴 수가 없는 정도였다. 공격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자 그럼 마지막 16조의 경기가 드디어 시작됩니다.]

 

 모두가 경기장에 올라오자 경기가 시작되었다.

 

 [시작!!!]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음에도 아무도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모든 선수들이 경기장 구석에서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천유강이라도 다를 것이 없었다. 다만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경기장에 한편에 서서 반왕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반왕을 노려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른 모든 선수들은 반왕과 눈도 마주치는 것이 무서워 반왕의 발만 쳐다보고 있음에도 말이다.

 

 반왕은 아까의 경기처럼 일단 선수들을 하나하나 쳐다보았다. 그리고 눈이 천유강에게 멎었을 때,

 

 씨익

 

 천유강의 눈에 그가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번에는 쓸 만한 놈이 있군. 그럼 어디....... 얼마나 단단하지 볼까?"

 

 필리핀 말로 말을 한 반왕은 천유강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것을 피해 다른 모두는 반왕의 반대편에 섰음에도 천유강은 움직이지 않고 반왕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반왕이 천유강의 앞 3미터까지 왔을 때다. 더 이상의 압박을 느낀다면 손을 쓰기 전에 자멸할 것을 안 천유강은 먼저 움직였다.

 

 어금니를 악물고 천유강은 반왕을 향해 먼저 손을 휘둘렀다.

 

 턱

 

 "조공? 흔하지 않은 무공인데 이 정도까지 기술을 닦다니 쓸 만하군."

 

 천유강이 온 힘을 다해 찔렀음에도 반왕은 아무렇지도 않게 천유강의 손목을 붙잡고 마치 품평을 하듯 말했다.

 

 "윽!"

 

 천유강이 그 손을 빼내려고 힘을 주었으나 마치 바위산에 낀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손을 들어서 반왕을 공격하려 했지만 반왕의 동작이 더 빨랐다.

 

 휙

 

 한 손으로 천유강은 아무렇지 않게 야구공 던지듯이 던진 것이다.

 

 경기장 끝까지 날아가던 천유강은 마음이 다급해졌다. 이대로라면 장외 패를 당하게 된다. 아무것도 못 해보고 지는 것이다. 반왕과 붙으면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방식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쿵!!

 

 하지만 천유강의 바람이 하늘에 닿았는지 천유강은 반왕을 피해 서 있던 다른 선수에게 부딪치고 가까스로 떨어지는 것을 면하였다. 대신에 부딪힌 그 선수가 장외로 떨어져 버렸다.

 

 "아악!!"

 

 떨어진 선수를 보고는 천유강은 다시 몸을 일으켰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본래의 빠르기를 살리지 못했어. 긴장하면 안 된다. 과도한 긴장은 몸의 경직만을 가져온다.'

 

 한 번 심호흡을 한 천유강은 이번에는 먼저 반왕에게 달려들었다.

 

 “호? 선제공격을?”

 

 휙

 

 천유강의 손이 다시 한번 반왕의 목을 노리고 휘둘러졌다.

 

 아까보다 더 빠른 빠르기였다. 하지만 역시 반왕은 손은 천유강을 손목을 향해 날아왔다.

 

 이대로라면 아까처럼 꼼짝없이 잡힐 판이었다.

 

 '두 번은 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천유강의 손을 곡선을 그리며 반왕의 손을 피한 후에 허공을 그었고 그것을 노렸다는 듯이 다른 쪽 손이 반왕의 심장을 노리고 휘둘러졌다.

 

 그러나

 

 꽉

 

 그 손마저 반왕이 손쉽게 잡아버렸다.

 

 "이번엔 제법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너무 정직해. 그렇게 정확하게 급소를 찔러오면 속고 싶어도 속을 수가 없지. 급소만 노리는 공격도 나쁘지 않지만 너무 알기 쉬운 공격이야. 다시 해봐."

 

 마치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처럼 천유강을 타이르고는 다시 한번 장난감 다루듯이 던져버렸다.

 

 휙

 

 "크윽!!"

 

 쿵!

 

 이번에도 날아가던 천유강을 받쳐준 것은 다른 선수였다. 그 선수는 너무나도 빠르게 날아오는 천유강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맞고 장외로 떨어진 것이다.

 

 벌떡

 

 "훅~ 훅~"

 

 천유강은 다시 일어나 호흡을 깊게 들이쉬며 반왕이 말해주었던 말을 생각했다.

 

 목과 심장 등은 한 방만 맞으면 바로 치명상을 입는 급소지만 너무 좁은 표적이었다. 그래서 반왕의 말대로 알고 있다면 쉽게 막히는 것이다.

 

 '변화가 필요한 것인가?'

 

 하지만 천유강과 같이 쾌를 주 무기로 하는 사람에게 변화마저 펼치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주문이었다. 그것은 달리는 말에서 멋진 브레이크 댄스를 하라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천유강은 반왕이 뜻하는 것을 알 것은 같았다. 역시 강자답게 자신이 부족한 것을 꼬집고 있는 것이다.

 

 머리가 복잡한 것을 뒤로하고 천유강은 다시 반왕에게 뛰어들었다.

 

 "합!"

 

 크게 기합을 넣은 천유강은 다시 왼손을 빠르게 펼쳤다.

 

 이번에는 생각보다 빨랐는지 반왕은 낮은 감탄 음을 내며 손목을 잡지 않고 손을 휘둘러 그것을 쳐냈다.

 

 챙!!!

 

 인간의 손과 손이 부딪치는 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엄청난 소리가 났다. 하지만 천유강은 그것에 놀라지 않고 다음 공격을 펼쳤다. 왼손을 빠르게 거두어드리고 오른손으로 반왕이 관자놀이를 노린 것이다.

 

 "너무 뻔하다니까."

 

 하지만 반왕은 그것을 가볍게 비웃고는 역시 천유강의 손목을 붙잡았다. 하지만 이것도 천유강이 노리는 바였다.

 

 "하합!!!!!!!"

 

 크게 기합을 넣은 천유강은 그대로 몸을 빙글 돌아서 발뒤꿈치에 기를 넣고 반왕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찍었다.

 

 "쾅!!!!!!!"

 

 커다란 소리와 함께 반왕의 발이 경기장 안으로 쑥 들어갔다. 아까 아나운서가 말하기로 강화 합금보다도 강도가 강한 경기장이었다. 그런 곳이 내려앉을 정도의 강한 공격이다.

 

 그러나 역시 반왕은 반왕이었다.

 

 "놀라운 아이로군 그 한마디를 깨닫고 바로 써먹을 수 있다니...... 내 제자들과 붙어 봐도 손색이 없겠는걸? 다시 한번 해봐."

 

 다른 손으로 가볍게 천유강의 발목을 붙잡은 반왕은 다시 한번 천유강을 멀리 던졌다.

 

 쾅!!

 

 이번에도 역시 다른 선수가 대신 밖으로 떨어졌다.

 

 이것으로 명확해졌다. 반왕은 일부로 천유강을 다른 선수에게 던지고 있었다. 이제 남은 선수는 천유강과 반왕을 빼고 5명이다. 다른 선수들도 그것을 깨닫고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크윽!"

 

 천유강은 다시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비록 장외 패는 당하지 않았지만 던져진 충격이 작지 않았다.

 

 실력의 차이는 극명하다. 그건 이미 알고 있었다.

 

 반왕이 반왕이 될 수 있었던 사건, 태국 국왕의 친위대 전부와 싸워서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중에서 4명이나 죽었던 건 결코 우연일 수 없었다.

 

 태국 친위대는 무술 강국인 태국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들이다. 천유강이 아직은 어린 나이에 초절정의 경지를 앞둔 것은 누가 봐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런 그조차도 전부 초절정 이상의 경지를 이미 훌쩍 뛰어넘은 태국 친위대들과 비교할 수 없었다.

 

 거짓말 하나도 보태지 않고 손가락 하나로 여기 있는 참가자 전원을 찍어 누를 수 있는 압도적인 무력의 소유자이다. 내로라하는 전 세계 사람들 중에서도 은거하거나 은퇴한 이제를 제외하면 다섯 손가락 안에 뽑힌다는 강자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내전에서 그의 존재 하나로도 밀리지 않을 수 있는 영웅이자 전쟁 병기다.

 

 그런 반왕이었기에 이런 행동도 천유강에게는 조롱거리로 비추어지지도 않았다. 또한 그의 눈빛은 단순히 겁을 상실한 하룻강아지를 보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의 눈빛은 처음부터 진지했으며 따스했다. 평소 인재를 아낀다는 소문처럼 천유강의 재능을 높이 사서 지도하는 거다.

 

 그런 그의 기대를 배신할 수 없었다.

 

 '디멘션에서 다른 몬스터와 싸울 때를 생각하자. 디온과 싸울 때 내가 어떻게 싸웠지?'

 

 천유강은 다시 반왕에게 달려들었다. 그 모습은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광경처럼 무모해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멈추어 설 수는 없었다. 멈추는 순간 반왕이 주는 중압감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게 분명했다.

 

 많은 전쟁을 이끌어간 그의 기도는 아무리 수많은 훈련으로 단련된 천유강이라도 해서 쉽사리 버텨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머리를 비운다. 생각보다 먼저 몸이 반응해야 해.'

 

 원래 천유강의 무술은 초식이 없는 천부경의 무공, 이런 공격법은 이미 수천 번의 대련을 통해서 달련 되어있다.

 

 물론 이번에는 그 상대가 나빴다.

 

 반왕이 처음으로 발을 움직였다. 천유강의 공격을 피하려 뒤로 몸을 물러선 것이다.

 

 "점점 날 놀랍게 만드는군. 가르쳐볼 만한 아이야. 하지만......"

 

 천유강이 손을 회수하는 것보다 빠르게 반왕이 빠르게 다가와 천유강에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머리는 비운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본능적인 움직임은 빠르긴 하지만 체계적이지 않으면 몸부림에 지나지 않아. 얄팍한 수를 쓰지 말고 다시 해봐."

 

 이번엔 던지는 것이 아니라 밀어버렸다. 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천유강은 태풍을 맞은 가랑잎처럼 속절없이 뒤로 날아가야 했다.

 

 쿵

 

 다시 한 명의 장외자를 만들고 천유강은 비틀거리며 일어나야 했다. 그 순간

 

 "죽어라!!!!"

 

 천유강과 반왕의 싸움을 보던 다른 선수가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반왕이 등을 내보이는 순간 가지고 있던 검으로 반왕의 등을 공격했다.

 

 쾅!!!

 

 놀랍게도 검이 정확히 반왕의 등에 명중되었다. 갑작스러운 급습에 미처 대응하지 못하였는지 반왕은 꿈쩍도 하지 않은 것이다.

 

 "아, 아니!!!!"

 

 모두가 뜻밖의 상황에 놀라 있을 때 더 놀라운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후두두둑

 

 충격을 이기지 못했는지 오히려 검이 부서져 버린 것이다. 물론 반왕의 몸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아직 너의 차례가 아니다 조용히 기다리면 아프지 않게 죽을 수 있을 것을......."

 

 반왕의 주먹이 사정없이 그 선수를 가격했다.

 

 퍽

 

 마치 수박이 터지는 것처럼 머리가 산산조각이 되어 뇌수가 사방으로 튀었다. 물론 로그아웃이 되어 그 잔인한 광경도 금방 사라져버렸다.

 

 "잠시 방해가 됐군. 계속 오너라."

 

 반왕은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비록 실패했지만 반왕의 기에 눌려 움직이지도 못하는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기회를 엿보고 공격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뛰어난 무인이었다.

 

 그것을 입증하듯 반왕을 공격한 검에는 푸르스름한 검기도 맺혀있었다. 그런 자의 검을 맨몸으로 받아내고 가볍게 팔을 휘둘러 머리통마저 박살 냈다.

 

 이번 공격에서 몸에 기를 두른 것이 아닌 것으로 보아서 기를 둘러 몸을 보호하는 경기공은 아니고 육신 자체를 강화시키는 강체술 쪽이다. 반왕의 무공은 내공보다는 외공에 치우친 무공이라는 소리다. 그렇다면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침투경과 같은 무공이 효과적일 것이다. 보통이라면......

 

 '오왕 중 하나에게 가까이 붙어서 동작도 큰 침투경을 쓰라는 것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라는 소리지 설사 성공한다 해도 얼마나 피해를 줄 수 있을까?'

 

 천부경이라는 무공이 일반적인 무공과는 다르지만, 굳이 따지자면 보통 무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내공과 비슷한 유형의 내력을 지닌 천유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내부를 파괴하는 침투경과 같은 기술은 숙련도가 낮았다.

 

 염제인 외할아버지는 그런 좀스러운 기술은 안 키운다고 하며 알려주지 않았고 전왕인 이모부도 내공보다는 외공의 스페셜리스트다. 본인 스스로도 딱히 배울 필요를 못 느꼈기에 안 배우고 있었다.

 

 지금은 익숙지 않은 기술을 쓰기보다는 가장 자신 있는 것으로 승부를 겨뤄야 할 때이다. 고개를 한 번 흔들어 각오를 다진 천유강은 다시 한번 반왕에게 뛰어들었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천유강은 이번에는 바로 반왕에게 뛰어들지 않고 계속 반왕의 주변만을 돌았다.

 

 천유강이 속도를 높이니 마치 여러 명이 동시에 돌고 있는 것 같은 잔영까지 생겨났다. 다른 사람이 보면 신기라고 말할 광경이었다.

 

 "뭐하는 짓이지? 그런 눈속임이 내게 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정작 반왕은 권태로운 듯 팔짱을 끼고 그것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에게는 이런 것은 잔재주에 지나지 않았다.

 

 '알고 있어 이것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수법은 환생 퀘스트의 지온과 미카엘의 12천사들이 쓰던 수법이었다. 상대의 주변을 돌다가 빈틈을 노려 공격하는 방법.

 

 다른 여타의 무공은 처음의 초식을 배우고 차차 그것을 잊어가는 것에 비해 천부경은 처음에는 형식이 없이 싸우다가 점점 자신의 초식을 만들어내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모든 천부경의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초식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아직 미숙한 자신도 격파한 기술이다. 반왕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한참을 그렇게 돌면서 생각만 하던 천유강은 긴장 때문에 잠시 발을 헛디뎌서 넘어질 뻔하였다. 그래서 자세를 고쳐 잡으려고 한 바퀴 돌아버렸다.

 

 즉흥적인 행동

 

 유연한 생각

 

 그리고 우연들이 겹쳐서

 

 형식이 만들어진다.

 

 천유강을 주변을 돌면서 자신 또한 돌았다.

 

 도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어느 정도 속도를 낸 천유강은 팔과 손바닥을 활짝 폈다.

 

 그러자 마치 칼날을 단 팽이처럼 천유강이 돌았다.

 

 "뭐하자는 거지? 인공위성 놀이라도 하는 건가?"

 

 반왕과의 거리를 점점 좁히며 돌았다.

 

 속도와 회전력이 합쳐지자 눈 뜨기도 힘든 풍압이 몰아닥쳤다.

 

 주변만을 돌던 천유강은 반왕과의 거리가 1미터도 되지 않을 때 반왕에게로 돌진했다.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천유강의 손끝과 반왕의 팔이 부딪치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임기응변치고는 꽤 괜찮은 작품을 만들어냈구나. 하지만...... 도는 것에 치중하여 싣는 기가 너무 적어. 그리고 밑이 비었군."

 

 퍽

 

 빙빙 돌고 있는 천유강의 발목 부분을 발로 걷어차자 천유강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다.

 

 "컥!"

 

 힘껏 돌고 있는 도중에 넘어진 것이라 충격도 심했다. 하지만 반왕은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이번 건은 신선했다. 한 번만 더 해봐."

 

 뻥

 

 이번에도 축구공을 차듯 천유강을 걷어찼다.

 

 "힉!"

 

 퍽

 

 날아오는 천유강을 보고 한 선수가 기겁하였지만 피하지는 못하였다. 결국, 그도 천유강의 방패막이가 되어 장외로 떨어져야 했다.

 

 "크윽!"

 

 아무렇지 않게 던지고 밀고 발로 차도 천유강은 장외로 떨어지지 않고 부딪힌 사람만 떨어지게 만드는 그 기교.

 

 반왕은 단지 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천유강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것이다.

 

 이번 공격에 갈비뼈가 나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 없었다. 다시 한번 뛰어들었다.

 

 빙빙빙

 

 아까와 같은 수법이다. 천유강은 몸을 팽이처럼 돌리며 반왕의 주변을 돌았다.

 

 '아까는 속도와 도는 힘만 치중했어. 하지만 반왕과 같은 고수에게는 단지 철의 힘으로는 상처를 입힐 수 없다. 온몸에 기를 충만하게 보내야 해."

 

 쌩애애애앵

 

 전보다 더 고속으로 돌았다. 이제는 도는 풍압으로도 눈이 튀어나올 듯했다. 그리고 기도 돌고 있는 다리와 손에 집중시켰다.

 

 '더 빨리 더 빨리 더 강하게 더 강하게!!'

 

 천유강은 자신의 속도가 최고점에 달할 때까지 돌고 또 돌았다.

 

 휘이잉

 

 그러자 놀랍게도 경기장에 돌개바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천유강은 회오리바람이 되어 경기장을 도는 것이다.

 

 경기장에 부서졌던 돌들과 남은 선수들이 천유강의 바람에 이끌려 하늘을 날아다녔다. 그런데도 천유강은 그런 현상을 인지하지 못했다. 단지 반왕과 자신의 기술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번만큼은 반왕도 다리에 기를 보내야 했다. 가만히 있다가는 저 회오리에 휩싸일 것이 분명하기에 날아가지 않게 힘을 준 것이다.

 

 "하하하하하!!!!! 좋아 좋아!!"

 

 '좀 더 좀 더! 몸아 제발 버텨다오!!!!'

 

 이제는 천유강도 자신의 몸을 갉아먹으며 기술을 쓰고 있다. 손과 발에만 기를 집중시켰기 때문에 몸을 방어할 기가 모자란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피가 역류하는 고통이 들었다.

 

 그리고 그 힘이 최고조에 달하였을 때

 

 "지금이다!!!!!!!"

 

 천유강은 힘찬 기합을 내며 반왕에게 뛰어들었다.

 

 쿵!!!!!!!!!!!!!!!!!!!!!

 

 그 순간 경기장을 부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며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졌다.

 

 "악!!!"

 

 그 충격의 여파로 관람은 하던 관중들도 비명을 질렀다.

 

 [윽!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천유강과 반왕이 부딪칠 때 발생한 충격파로 인하여 경기장이 산산이 조각났고 천유강이 만들어낸 회오리의 여운과 부서진 경기장의 파편들로 인해서 주변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뿌연 먼지가 피어올라 밖에서는 도저히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보이지 않았다.

 

 천유강은 그 경기장 가운데 쓰러져있었다.

 

 "크으윽"

 

 내장이 다 토막이 나고 전신의 뼈란 뼈는 모두가 부서지고 전신의 혈맥이 다 끊어졌다. 특히 반왕과 부딪쳤던 손은 뼈가 가루가 되어서 물주머니처럼 변하였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마지막 한 수에 기대했는데 역시 처참하게 무너졌다.

 

 완벽한 패배이다.

 

 뚜벅뚜벅

 

 자욱한 먼지를 뚫고 반왕이 천유강에게 다가왔다.

 

 "조금 전의 충격파로 다른 선수들은 모두 장외로 떨어졌다. 축하한다. 전사여."

 

 이 경기는 둘 남을 때까지 싸우는 경기라서 마지막까지 남은 천유강이 통과한 것이다.

 

 반왕은 팔을 앞으로 내밀어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자 반왕이 팔을 타고 무언가가 땅으로 떨어졌다.

 

 툭

 

 "그리고 이것은 내가 주는 훈장이다."

 

 그것은 피였다. 반왕의 팔에서 흘러나온 피가 메마른 경기장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분명 치명상은 아니지만 생채기 정도의 적은 양도 아니다.

 

 오왕의 피는 천금과도 같다.

 

 "또 볼 수 있다면 좋겠군."

 

 사라지는 반왕을 보며 천유강도 천천히 의식을 잃었다.

 

 지이잉

 

 "괜찮으세요? 의사 의사를 불러요."

 

 캡슐에서 빠져나온 천유강에게 여자 직원이 달라붙었다. 호들갑 떨고 있는 그녀에게 천유강은 손을 들어 안심시켰다.

 

 "전.....괜찮습니다."

 

 가상에서의 싸움이었기에 몸에는 아무런 상처 없이 말짱했지만 머릿속에 충격은 아직 남아있었다. 온몸을 찌르는 것 같은 환통이 조금씩 천천히 사라져갔다.

 

 눈을 감고 운기조식을 한 천유강은 허탈하게 웃고는 몸을 일으켰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래도......."

 

 천유강은 입술이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한 걸음 더 진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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