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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맞지 않는 구두 , 그리고 그 이후
작성일 : 17-07-13 15:54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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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강남의 어느 술집.

 

 술집은 말 그대로 근사했다. 비싼 술- 가장 비싼 룸- 그러나 그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은 단 하나였다.

 

 

 

 

 

 지견이었다.

 

 

 

 

 지견은 줄곧 씨근대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열이 올라 견딜수가 없었다.

 

 

 

 

 

 옆에서 붙는 귀찮은 여자들까지 다 물리고 나자- 술과 자신 뿐이었다. 희영을 불렀지만 한참이 걸릴 것이라는

 

 메세지만 왔을 뿐이었다.

 

 

 

 술을 4잔째 따르려던 찰나, 늦을것 같다던 희영이 들어왔다.

 

 

 

 "늦는다더니?"

 

 지견이 씨근대며 말했다,

 

 

 

 

 

 "흠- 생각보다 빨리 마쳐서- 왜 , 늦게 왔어야 하나?"

 

 

 

 늘씬하고 매서운 눈매를 가진 여자였다.

 

 

 김희영, 그녀는 홍보팀의 팀장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지견 '라인'의 한 사람이었다.

 

 

 

 둘은 친구도 연인도 아닌 그 어드메쯤을 오가고 있었다. 희영의 야망은 안주인 자리까지 차지하는 것이었지만

 

 매번 동생이 하는 말에 이정도로 흥분해서는 술타령하는 지견은 별로 반갑지가 않았다.

 

 '안하무인' 그야말로 안하무인이기 때문이었다.

 

 

 

 

 "정말 신경질 나-"

 

 

 

 

 지견의 얼굴에도 매서운 주먹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희영은 웃으며 술을 따라주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놀라지도 않았다는 듯이 싱긋-

 

 

 

 동생이 생각보다 주먹도 좀 쓰나보네- 비리비리 해 보여서 이런 예상은 못했는데..

 

 

 

 "이번은 좀 다르긴 하네- 반격했나본데? 얼굴 , 회사에 어떻게 안 보이게 한거야?

 

 소문 안 났던데??"

 

 

 

 

 지견은 씩씩대며 말을 이었다.

 

 

 

 "비서들 입 단속 시켰지. 마스크 쓰고.. 어떻게 해 그럼 이제 맞고 다닌단 소리까지 들려야 해?

 

 치긴 내가 먼저 쳤지-"

 

 

 

 희영은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른 뒤 한번에 마시고는 말을 이었다.

 

 

 "몰랐던 바 아니야- 그쪽은 원래 먼저 안치면 치는 스타일로 안보이니까-"

 

 

 

 지견이 발끈했다

 

 

 

 

 "그럼 내가 뭐 나 혼자 화나서 그랬단 거야 지금?"

 

 

 

 희영은 눈빛으로 대체 왜 이러냐는 식으로 눈을 치켜뜨며 쳐다봤다.

 

 

 

 

 "대체 왜 그렇게 씩이나 동생한테 휘둘려? 지금 자기가 신경써야 할건 - 사모님이나 회장님 쪽이야

 

 

 아직 주시지도 않았는데 왜 미리 설레발이야- 그러다 당신이 벌인 이런 일 때문에 그게 당신 동생한테

 

 갈거란 생각 안 해봤어? 남들이 불쌍하다- 가엾다 그럴땐 시류를 좀 따라-.. 혼자 아니라고 뻣뻣하게 구니까

 

 당신이 경영권에 정신 팔려 동생이고 뭐고 안중에 없다고 리더의 자격이 있네 없네 하는거란 말야-

 

 

 알면서- 왜 동생일에는 이렇게 이성적이질 못해 바보같이-?"

 

 

 

 

 

 희영은 어르고 달래듯- 때론 호되게 지견을 질책할줄을 알았다. 그녀의 립에 발린 짙은 불타는 듯한 빨강이 탐욕스럽게

 

 

 빛났다. 지견은 아버지의 얼굴에 두 부모에게서 어떤것도 받지 않은 묘한 열등감 가득한 성격을 띄고 있었다.

 

 

 희영은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둘째 아들- 얼굴은 반반했으나 경영권 포기 선언까지 한 마당에

 

 

 대 주주만 안되면 사실 이제 논외였다. 그러나 지견은 자신에게 손해 될 짓만 골라서 하고 있었다.

 

 

 특히 동생에 관련 된 일이면 유일한 장점인 냉철한 이성은 마비된것 처럼 영 힘을 쓰지 못했다.

 

 

 희영은 말 없이 술을 두잔째 따랐다. 지견은 벌써 화가 날만큼 나 있었다.

 

 희영의 빨간 입술이 지견의 눈을 사로잡았다. 지견은 잔을 내려놓았다.

 

 희영은 지견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더 매혹적인 웃음을 지었다.

 

 

 

 

 

 

 

 -

 

 

 

 지혁은 하임이 추천한 음악을 듣고 있었다.

 

 

 

 가요.. 안들은지가 너무 오래되었지만

 

 이 노래는 달랐다.

 

 

 

 가사가 그랬다. 얼어버린 예전의 그 시간을 그리워하게 하는 그런 노래였다.

 

 

 

 

 

 별빛에 소원을 비는 기억-.. 하물며 하민과 자신은 그런 기억까지 있었다.

 

 

 노래 가사가 이렇게 맘을 파고 들수도 있구나....

 

 

 지혁은 절감했다.

 

 

 

 -

 

 하민이 자신의 방에 온 첫날이었다 해도 무방했다. 그날은 형의 생일이었다.

 

 

 

 아버지는 자랑하듯 막 성인이 된 형을 위해 성대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 그것도 집에서-

 

 지혁은 형이던 뭐던 , 참석할 생각 없이 내뺄 궁리중이었는데..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으름장 놓으신 어머니의 등쌀에 꽉 졸라맨 넥타이가 목을 죄고 있었다.

 

 

 

 

 적당히 인사를 하는 단계가 지나고- 지혁은 나중에 혼날 것을 각오하고 뒤로 빠졌다.

 

 방으로 가서 문을 살짝 밀어닫고 넥타이를 풀어 헤치자 마자 문에서 똑똑 소리가 들렸다.

 

 

 

 또 누구려나 하고 짜증이 확 났는데.. 생각과 달리 문 앞에 있는건 하민이었다.

 

 

 하늘색과 흰색이 섞인- 짧은 이브닝 드레스 차림이었다.

 

 둘은 서로, 둘다, 놀랬다.

 

 

 

 

 "어- 너?"

 

 

 

 첫 만남 후 첫 재회였다.

 

 

 

 하민은 지혁의 넥타이를 보더니 "나한테만 그랬던건 아니었나 봐요- "라며 빤히 지혁을 바라봤다.

 

 투명한 갈빛 눈동자가 마음을 관통하듯 짜릿했다.

 

 

 

 지혁은 최대한 건방지게 되 물었다. "무슨 일이지?"

 

 

 

 하민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말했다. "실례했네요 그쪽 찾은게 아니라 화장실을 찾고 있었거든요-"

 

 

 

 "1층에도 있는데? 여긴 2층이고-"

 

 

 

 "1 층에 사람이 꽉 차 있어서요-"

 

 

 예의로 띄는 웃음조차 띄질 않았다. 그랬는데 하민의 작은 발의 뒷꿈치가 구두에 무참히 씹혀있었다.

 

 

 

 

 그것때문에 화장실을 찾았던거 같았다.

 

 

 

 지혁은 그제야- 그냥 거품을 빼고 말을 걸었다.

 

 

 

 "... 그것 때문이라면 들어와-"

 

 

 하민은 단호한 어조로 말을 잇는 찰나였다.

 

 

 

 "괜찮은-"

 

 

 

 "들어오라고-"

 

 

 하민을 끌고 들어오다 싶이 해서 앉혔다. 테라스 쪽의 창이 훤히 열려있어 정원에서 여는 파티가 한눈에 보였다. 하민의 신발을 살짝 벗기자

 

 

 

 

 하민은 눈살을 찡그렸다. 피가 엷게 뒷꿈치에 배여 있었다.

 

 

 

 

 

 

 지혁은 씩 웃으며 거들었다.

 

 

 "맞지도 않는 구두를 신었군-"

 

 

 

 

 

 하민은 대답했다.

 

 "그쪽이 원치않는 타이를 맨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죠-"

 

 

 

 

 

 

 지혁은 씩 웃고 말았다. 톡톡 쏘는 그녀가 왠지 밉지 않았다.

 

 

 

 소독약을 바르자 가지런한 눈썹을 찡그렸다. 약을 발라주고서야 하민은 새삼스레 이 남자에게

 

 발까지 맡겼구나 싶은지 얼굴을 살짝 붉혔다.

 

 

 

 

 지혁은 말 없이 옆에 앉았다. 하민은 발을 까딱 까딱 흔들고 있었다.

 

 

 

 지혁은 피곤한듯- 입에서 까슬까슬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래서 하민에게 부탁했다.

 

 

 

 

 "나는 여기 좀 숨어 있으려고- 약이 마르려면 시간이 필요한듯 한데-.... 같이 좀 있어 줄래?"

 

 

 

 허세는 뺸 이야기였다. 하민은 그제야 지혁의 눈을 진실된 눈으로 바라봤다.

 

 

 

 

 

 말간 눈 , 말간 얼굴- 하민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조금만 더 멋졌으면 - 지혁은 하민을 보며 그런 생각들을 했다.

 

 

 

 "왜 숨어요? 잘못한게 없는데?"

 

 

 

 

 "잘한것도 없으니까?"

 

 

 

 

 "왜요?"

 

 

 

 

 지혁은 그 갈빛 눈동자에 거짓말을 할수 없었다. 새어나가면 리스크가 있을걸 알면서도 진실을 말하고 말았다.

 

 

 

 

 "오늘은 형의 날이니까.. 또 공을 가로챘다느니 하는 이야기 듣기 싫거든- 빠져 있어 주려고-"

 

 

 

 

 하민이 처음 보는 미소로 싱긋 웃었다.

 

 

 

 "당신도 신경쓰는 사람이 있군요- 아무것도 거칠것 없는 남자인줄 알았는데-"

 

 

 

 

 ".. 신경 쓰는 거 많아- ... 그 뒤로 너도 좀 신경썼지- 왜 전화 안했어? 내 번호 받았다던데-"

 

 

 

 하민은 하기 싫은 이야기 한단 듯한 투로 조그맣게 속삭였다.

 

 "당신이 날 불쾌하게 했거든요-"

 

 

 

 

 

 

 "그래? 난 니가 끌렸는데- "

 

 

 지혁의 직선적인 말에 하민의 눈이 동그래졌던걸 기억한다... 음악소리가 흐르고 밖에서 빛이 들어오는 그때.

 

 우린 우리만의 시간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그게 시작이었다.

 

 

 

 

 ......

 

 창의 밖으로는 별이 보였다.

 

 

 그녀는 이렇게 선명한 별은 처음 본다고 했다. 서울에 오고 나선 하늘은 늘 뿌옇게 찌뿌리고만 있었다고..

 

 

 즐거운듯, 재잘대고 있었다. 어느새....

 

 

 

 

 

 

 노래는 1곡 반복 재생이 되어있어.. 계속 플레이 되고 있었다.

 

 

 ......

 

 

 지혁은 노래 가사를 음미하자 눈시울이 촉촉해 지는게 느껴졌다.

 

 

 우리 기억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 구석이 많을까..

 

 

 이렇게 아름답지 않았다면 동화같지 않았다면, 차리리 이렇게 될거라면...

 

 그렇게 아름답지나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니가 당장 내일이라도 일어나게 된다면..

 

 넌 나를 원망할까. 아니면 용서할까..

 

 .... 할수만 있다면 널 살릴수만 있다면야....

 

 무슨일이라도 , 난 할 텐데..

 

 

 

 

 

 하민의 마지막 , 숨이 있는 모습은 그 눈은 그 사랑에 빠지게 했던 갈빛 눈은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미워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 그 얼굴은 맘에 너무 오래 남아.

 

 

 

 그 모양 그대로.. 내 살이 패일만큼.. 지울수 없는 장면이 되었다.

 

 

 

 

 

 

 

 장하임을 몰랐더라면 좋았을까-

 

 

 아니면-... 장하임을 안 것이 더 다행인 일이었을까.

 

 

 

 

 

 이 여자의 이상한 점은 하민이를 더 기억되게도 , 혹은 하민이를 더 잊어버리게도 한다는거다.

 

 근데도 이상한건 - 문득 문득 이 여자가 끄집어내는 자신의 이야기들이..

 

 

 

 나같이 혹독한 사랑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충분히 마음을 적시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모두에게 사랑은 무거운 존재다. 그건 나 뿐만은 아닐것이다. 그럼에도 난 늘 생각했다.

 

 이런 생이별과는 그런 이별이야... 같지 않을 것이라고 , 무게가 다를 것이라고..

 

 

 

 

 

 장하임은 꼭 그렇지 않다는걸,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라.. 느끼게 하고 있었다.

 

 

 지혁은 손을 들어 더 이상은 가슴이 아파 들을수 없는 그 노래를 껐다.

 

 

 하지만 맘 속에서 노래의 이명은 계속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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