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5화)
작성일 : 19-10-01 22:35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516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5

 

  “24시간 영업하는 주변의 편의점에 설치된 CCTV 카메라도 전부 조사해 봤지만 별 소득이 없었습니다.”

  민 반장은 팔짱을 낀 채 아무 말도 없었다.

  “반대 차선으로 유턴해서 달아난 것 아냐?”

  박 형사가 다소 성의 없는 말투로 한 마디 툭 던졌다. 차 형사가 다시 지도의 도로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그건 아닐 거야. 그 구간은 중앙 분리대가 가드레일 대신 넓은 녹지로 되어 있어 차가 반대 차선으로 넘어갈 수는 없어.”

  “선배님. 혹시 반포대교를 타고 강북으로 도주한 건 아닐까요?”

  막내 김찬일 형사가 물었다.

  “그러려면 반포대로에서 유턴을 해서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반포대교 북단에 설치된 카메라에 전혀 흔적이 없었어. 사건을 전후해 한 시간 넘게 살펴봤지만 용의 차량으로 보이는 차량은 찾을 수가 없었어.……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뭐야 그럼? 우리가 지금 홍길동이라도 쫒고 있는 거야?”

  박 형사가 답답하다는 듯이 물었다. 답답하기는 회의에 참석한 모든 형사들이 다 마찬가지였다.

  “혹시 주변의 아파트 단지로 숨은 것은 아닐까요?”

  김미림 순경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차 형사가 팔짱을 끼면서 그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좌우로 가볍게 흔들었다.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CCTV에 잡히지 않고 숨을 만한 아파트는 경남아파트와 그 맞은편의 신반포아파트 뿐이야. 그런데 두 아파트 모두 출입구마다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고, 출입구마다 경비실이 24시간 운영되고 있어 아무도 모르게 아파트 단지 내로 진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그래도 혹시......?”

  김 순경이 미련이 남은 듯 뒷말을 흐렸다. 민 반장은 뜬금없이 그런 김미림 순경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형사도 민 반장과 같은 생각이었는지 김 순경의 말에 빙긋이 웃음을 지었다.

  “나도 혹시 경비원들이 못 보지 않았나 싶어 그 날 근무했던 경비원들에게 물어도 보고, 입구에 설치된 CCTV 카메라 테이프도 검색해 봤는데......”

  차 형사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야……. 그 놈 정말 홍길동이네. 그 놈 혹시 뭐 완전 범죄를 노리는..... 그런 뭐……. 뭐라고 하더라...... 그런 놈들을?”

  박 형사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싸이코패스요?”

  “그래! 싸이코패스.”

  김 형사의 말에 박 형사가 얼른 맞장구를 쳤다.

  “아! 선배님두 참……. 아직 싸이코패스라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죠.”

  차 형사가 엉뚱한 말을 주고받는 박 형사와 김형사의 말을 끊었다. 박 형사가 어휴 저걸 하는 표정으로 차 형사를 노려봤다. 차 형사의 보고는 그것으로 끝났다. 민 반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차 형사의 보고를 마무리 지었다.

  “차 형사. 수고했어. 그래도 혹시 우리가 놓친 것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 시간에 영업을 하고 있던 주변 상가나 아파트 경비실 등을 다시 한 번 탐문해보고……. 혹시 현장 주변에 개인적으로 설치한 CCTV가 있는지도 조사해봐. 요즘은 개인적으로도 많이 설치하잖아? 있으면 주인에게 잘 이해를 시켜 테이프도 확보하고…….”

  차 형사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리 자신 있어 보이지 않았다.

 

  차 형사가 자리에 앉자 박 형사가 말을 꺼냈다.

  “그 날 정 의장의 일정을 조사 해 봤는데……. 몇 가지 더 체크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박 형사가 잠시 말을 끊고 노트북을 조작해 작성한 사건 파일을 화면에 띄웠다. 정균호의 일정이었다.

  “사건 당일 정 의장의 일정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아주 빡빡한 일정입니다. 당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거의 매일 그런답니다.”

  파일에는 정균호의 당일 일정이 시간대별로 조목조목 적혀 있었다. 언제 어디에서 누구를 만났고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도 자세히 적혀 있었다. 정균호가 그날 만났던 사람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사람들이라 따로 그것을 확인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모든 일정을 다 확인해 봤는데 전부 사전에 약속이 되어 있던 일정들이라 달리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건 당일 마지막 일정만 아직 확인을 못하고 있습니다. 정 의장 비서관 말로는 ‘청운회’라는 모임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박 형사가 형사수첩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 요즘은 모든 형사들이 형사수첩 대신 아이패드나 갤럭시 노트를 사용을 하고 있었지만 박 형사는 여전히 형사수첩을 사용하고 있었다.

  “정 의장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들이라 조사 할 필요가 있는데 이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민 반장이 무슨 말이냐는 표정을 지으며 박 형사를 바라보았다.

  “그게……. 아직 저도 직접 그들을 만나본 것은 아니고 여기저기에서 들은 겁니다만……. 그 모임의 멤버들이 하나같이 보통 사람들이 아니랍니다. 뭐, 사람들 말로는 현직 장관도 두 서명 있고, 청와대 수석들과 힘 있는 현직 국회의원들도 있다고 합니다.”

  민 반장도 ‘청운회’의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현 대통령이 야인시절에 자기와 뜻을 같이하는 소수의 인물들이 만든 모임이었는데,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정권 유지를 위해 경제계와 학계까지 확대했다고 하는데 소문만 무성할 뿐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모임의 멤버라고 알려진 사람들이 현 정부의 중요한 보직에 임명되거나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어 그런 소문에 힘을 더해줬다. 죽은 정 의장도 그 모임의 핵심 멤버라고 알려져 있었다.

  “듣고 보니 쉽지 않겠는데……. 그렇다고 확인조차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것 참.”

  민 반장도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했다. 서장에게 사실을 보고해 봤자 경찰청장 자리에 목을 매고 있는 서장이 윗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수사하라고 허락할리 만무했다.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모임은 사건 전날이었는데 하루 늦춰진 거랍니다.”

  “일정이 바뀌었다고?”

  민 반장의 말끝이 올라갔다. 그것은 어쩌면 중요한 단서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정 의장의 사건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사건이라는 것이 수사본부의 판단이었다. 그런데 정 의장의 일정이 바뀌었는데도 범행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이 사건이 그 모임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예……. 정 의장의 일정을 담당하는 비서관에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비서관도 일정은 알았지만 그 모임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 의장이 그 모임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이야기 한 적이 없답니다.”

  박 형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무리 살인 사건이라도 이 ‘청운회’라는 모임을 조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윗사람들의 허락은 고사하고 실체조차 불분명한 모임을 어떻게 조사한단 말인가. 모임의 멤버들이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볼 수 있겠는가.

  “일정이 바뀐 것을 멤버들 말고 또 누가 알고 있었을까?”

  민 반장이 여전히 손가락으로 턱을 만지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박 형사가 한 손으로 머리를 빗어 넘기며 말했다.

  “글쎄요. 정 의장의 비서관 말대로라면 당사자들 말고는 아는 사람들이 없겠죠.”

  민 반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 형사의 말에 동감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습관적인 제스처인지 모르지만.

  “모임이 끝난 시각은 조사해 봤나?”

  “아니요. 모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파악할 수가 없었습니다. 모임 장소도 여의도일 것이란 짐작만 갈 뿐, 어디에서 모임이 있었는지도 아직 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 뭐, 그 모임에 대해 비서관도 모를 정도니 이거야 원…….”

  말을 마친 박 형사가 머뭇거렸다. 뭔가 할 말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민 반장이 두 손을 깍지 끼며 물었다.

  “왜?”

  박 형사가 미적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사건은 우리 강력1반 형사들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박 형사의 말에 다른 형사들도 같은 생각이라는 표정들이었다. 이번 사건이 강남경찰서 관할에서 벌어진 사건이지만 검찰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어 있어 사실 강남경찰서에서 손을 떼도 무관했다.

  그러나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큰 사건을 해결한 공로로 경찰청장으로 직행하고 싶은 서장의 욕심으로 특별수사본부가 설치 된 뒤에도 민 반장 팀이 독자적인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강력반 형사들은 다 알고 있었다.

 

  민 반장은 팔짱을 낀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박 형사의 말이 아니더라도 ‘청운회’는 선택된 극소수 권력가들의 모임이라는 것이 세간의 소문이었다. 소문대로라면 그 멤버들 모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그런데 어떻게 범인은 정 의장의 일정을 낱낱이 알고 있었던 걸까. 언제 그 모임이 끝날지도 모르면서 범인은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정 의장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그런 일이 가능한 경우는 딱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범인이 그 모임의 멤버이거나 멤버 중 누군가와 공범이었을 때 가능했다. 그러나 그 가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가설 때문에 성립이 될 수 없었다.

  그 모임이 어떤 모임인가…….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끼리 만든 가족보다 더 유대감이 강한 모임인데, 자신들의 권력을 철옹성처럼 지켜줄 모임인데 누가 그 모임이 깨질지도 모를 행동을 하겠는가. 비밀스러운 모임일수록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있다.

  또 설령 그 모임의 멤버 중 누군가가 범인이라면 제대로 수사나 할 수 있겠는가. 민 반장은 ‘끙’하는 신음 소리가 절로 났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 어렵더라도 자신들의 부족한 힘을 모아 사건을 해결하든지 아니면 검찰의 수사만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자. 수고들 했어. 모두들 힘들겠지만 기운들 내서 한 번 더 뛰어봐. 그리고 우선적으로 청운회의 모임에 대해 조사들 해봐. 각자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정보원들을 동원해서라도……. 그러다보면 아주 작은 거라도 드러나겠지.”

  민 반장이 손가락 마디를 꾹꾹 누르며 지시를 했다.

  “그러나 조심해야 돼. 만에 하나 자신들의 뒤를 우리가 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누군가 옷을 벗게 될지도 몰라. 그러니까 소리 나지 않게 아주 은밀히……. 무슨 말인지 알지?”

  민 반장의 원론적인 말에 다들 ‘예’라고 했지만 맥이 빠진 대답들이었다. 박 형사가 떡진 머리를 빗어 넘기며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민 반장인들 이들의 어려움을 모르겠는가. 자신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안되면 내가 시중에 떠도는 소문의 진상에 대해 내사중이라는 핑계로 민정수석인가 하는 양반을 만나라도 봐야겠지.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에는 일단 찔러 보는 것도 방법이겠지.”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3 백색살인(13화) 2019 / 10 / 9 17 0 5249   
12 백색살인(12화) 2019 / 10 / 9 16 0 5359   
11 백색살인(11화) 2019 / 10 / 9 27 0 5969   
10 백색살인(10화) 2019 / 10 / 5 19 0 4841   
9 백색살인(9화) 2019 / 10 / 5 21 0 4917   
8 백색살인(8화) 2019 / 10 / 5 20 0 5698   
7 백색살인(7화) 2019 / 10 / 2 29 0 6133   
6 백색살인(6화) 2019 / 10 / 2 17 0 7550   
5 백색살인(5화) 2019 / 10 / 1 18 0 5161   
4 백색살인(4화) 2019 / 10 / 1 25 0 5006   
3 백색살인(3화) 2019 / 10 / 1 23 0 5122   
2 백색살인(2화) 2019 / 10 / 1 40 0 6065   
1 백색살인(1화) 2019 / 10 / 1 289 1 4754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