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어쨌거나 스물넷
작가 : 펙트
작품등록일 : 2016.8.22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음식들. 좋은 음식이라고 판정받아도 손님들이 찾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는 이곳은 디저트 뷔페, 로제와인.

 
32 그X
작성일 : 16-10-27 11:21     조회 : 102     추천 : 4     분량 : 740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주훤 씨. 제게 무슨 말씀을 하시기 전에, 제가 먼저 말해도 되나요?”

  “뭐죠?”

  “대현이와 아는 사이인가요?”

  “윤아 씨가 말하는 대현이라면…….”

 

  “로제와인의 파티쉐 도대현이에요. 확실히 주훤 씨가 한 때는 로제와인의 파티쉐였으니 아실만도 할 텐데요. 대현이와 무슨 사이죠?”

  “도대현이 저에 대해 욕이라도 하던가요?”

  “아니요.”

 

 

  윤아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주훤을 바라봤다. 주훤은 윤아에게 조금씩 다가가, 오른손으로 윤아의 턱을 잡고 자신의 얼굴을 향해 끌어당겼다. 윤아는 힘겹게 주훤의 손을 뿌리치고 뒤로 물러섰다.

 

 

  “무슨 생각을 하시기에 이렇게 굳어 있나요, 윤아 씨? 도대현에게 무슨 말을 들었죠?”

  “주훤 씨야 말로 대현이와 무슨 사이냐고 물었습니다.”

  “잘 되어가고 있었는데 도대현 이 망할…….”

 

  “함부로 대현이 욕하지 마세요. 대현이가 원래 사람을 미덥게 보는 성격이 아니지만, 유독 주훤 씨를 경계했어요. 대현이는 이유 없이는 함부로 남을 경계하지 않아요. 주훤 씨, 저에게 친절을 베푼 이유가 뭐죠? 주훤 씨가 제게 했던 과거 얘기는 거짓말이었나요? 미각을 잃었다는 거요. 연기였나요? 아니, 로제와인의 파티쉐라는 것도 거짓말인가요?”

 

 

  주훤은 순간적이지만 눈썹을 찡그렸다.

 

 

  “왜 이렇게 살벌하게 굴어요. 윤아 씨.”

 

 

  주훤은 장난스런 미소를 지으며 윤아의 턱을 한 번 더 잡고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다른 손으로 윤아의 손을 잡고 천천히 타고 올랐다. 손목에서 팔꿈치 그리고 팔뚝 중간쯤에서 멈췄다. 윤아는 주훤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주훤의 힘에 이기지 못해 꿈쩍도 하지 못했다.

 

 

  “나주훤 씨. 이거 놔요.”

  “싫다면요?”

  “나한테 왜 이래요?”

  “재밌잖아요.”

  “뭐라고요?”

 

  “마냥 순진해서 시시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화내는 모습도 나름 재미있네요.”

  “이 손 당장 놓지 않으면 대현이한테 전화할 거예요.”

  “도대현한테요? 걔가 윤아 씨 남자친구라도 돼요?”

 

 

  윤아의 말문이 막혔다. 윤아가 대현을 좋아할 뿐이지, 대현이 자신을 좋아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윤아가 저항하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소용없었다. 주훤은 윤아가 다른 손으로 휴대폰을 찾기 전에, 윤아의 팔뚝을 잡았던 손으로 윤아의 양 손을 잡았다. 이로써 윤아는 두 손을 쓸 수 없게 되었다. 주훤은 윤아의 의자를 뒤로 젖혔다. 윤아는 거의 누운 것과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상체를 윤아의 몸에 더욱 바짝 붙이더니, 다른 한 손으로 윤아의 팔뚝과 목 주변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왜, 왜 이래요? 이거 놔요!”

  “조용해요. 밖에 다 들리겠어요.”

 

 

  주훤은 윤아의 입을 강제적으로 막았다. 고개를 두리번거려 주위를 살피고 다시 윤아를 쳐다보았다. 윤아는 겁에 잔뜩 질린 표정으로 주훤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훤이 넌지시 웃으면서 말했다.

 

 

  “이 차의 창문은 선팅이 되어 있어 밖에서 여길 보긴 힘들어요. 윤아씨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아무도 못 알아봐줘요. 도대현 걔가 윤아 씨를 위해 와줄 거라고 생각해요? 천만해요. 걔는 더 이상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요.”

 

 

  ‘더 이상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윤아는 입막음을 당한 상태에서도 목에 힘을 주어 소리 질렀다. 주훤은 생각보다 끈질긴 윤아의 행동을 막기 위해 윤아의 입을 비틀어 막은 손에 힘을 더 세게 주었다. 윤아는 숨쉬기가 힘든지 눈살을 찌푸렸다. 눈을 감고 주훤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전혀요. 문제없지요. 편한 친구라고 생각해 주세요.’

  ‘정말요? 친구처럼 지내도 되나요?’

  ‘네. 친구처럼 보단 친구가 좋겠죠? 음, 생각이 바뀌시면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주훤 씨 말고.’

 

 

  똑똑. 누군가 창문을 두드렸다. 주훤은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주훤이 다시 윤아에게 고개를 돌릴 찰나, 한 번 더 창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윤아는 슬며시 눈을 뜨고 이리저리 굴렸다. 윤아의 눈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주훤은 잠시 윤아의 손을 놓고 버튼을 눌러 창문을 반 정도 열었다. 그 때 갑작스럽게 대현이 밑에서 튀어나왔다. 주훤이 놀라 창문을 닫기도 전에, 대현이 창문에 팔을 집어넣어 잠겼던 문을 열었다. 그러고 나서 한 손으로 주훤의 멱살을 잡고, 차 밖으로 끄집어냈다. 주훤이 비틀대며 차 밖으로 완전히 나왔을 때에, 대현은 빈 틈 한 번 주지 않고 주먹으로 주훤의 뺨을 세게 때렸다. 주훤이 비틀거리며 쓰러지려고 하자, 멱살을 쥐었던 손에 힘을 주어 주훤을 일으켰다. 대현은 다시 한 번 주훤의 뺨을 주먹으로 때리고 놓아주었다. 주훤이 잠시 비틀대다가 균형을 잡고 일어났다. 대현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대현의 표정은 매우 살벌했다.

 

 

  “임윤아한테 뭔 짓 했어.”

  “허, 여긴 어떻게 왔어?”

  “내가 너 같은 쓰레기 차 번호 하나 못 외우겠냐. 임윤아한테 뭔 짓 했냐고!”

 

 

  주훤이 대현을 향해 히실히실 웃기만 하자, 대현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주훤의 멱살을 잡았다. 주훤의 차 안에서 윤아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대현은 이를 세게 깨물다 주훤을 힘차게 뒤로 밀었다. 주훤은 휘청대다가 꿋꿋하게 일어섰다.

 

 

  “나주훤 네가 몇 년이 지난 지금이 돼서야 로제와인에 나타나는 이유는 뭔지 모르겠는데 개수작 부리면 가만 안 둬. 로제와인은 너 같은 거 받아주는 데가 아니다.”

 

 

  대현은 주훤의 차로 성큼 걸어가 보수 석 문을 열었다. 봉지를 손에 꼭 쥔 채 몸을 웅크린 윤아가 보였다. 대현은 윤아를 일으켜 차 밖으로 끌어냈다. 차 문을 세게 닫으며 주훤을 사납게 노려봤다.

 

 

  “얘 건들지 마라.”

 

 

  대현은 주차장을 가로질러 로제와인으로 향했다. 주훤의 눈에서 그들이 작은 점으로 보였고 이내 사라졌다. 주훤은 자신의 꼴이 웃긴 건지 아니면 상황이 웃긴 건지, 실없이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웃었다.

 

  대현은 이쯤이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여 제자리에 섰다. 그들이 서 있는 골목엔 아무도 없었다. 대현은 고개를 옆으로 숙여 가로등에 비친 윤아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야.”

 

 

  윤아의 몸이 움찔거렸다. 윤아는 눈물을 참는 듯 몸을 들썩이며 끅끅, 소리를 냈다. 윤아의 입 주변에는 주훤으로 인해 생긴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그런 모습이 대현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장난쳐? 내가 그 새……, 그 녀석과 가까이 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그것보다 왜 전화는 안 했어? 어? 네가 먼저 그 녀석한테 다가갔냐?”

  “우연히 만났는데 마침 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해서…….”

 

  “우연? 하, 야. 그건 우연이 아니야. 그 녀석이 일부러 거기서 기다린 거라고. 너랑 마주칠 기회를 노리려고. 너 그 녀석을 그렇게 아껴하는 이유가 뭐냐? 어떻게 만났는지도 사실대로 말해.”

 

 

  윤아는 망설이다가 대현의 얼굴을 올려다보려다가 말았다. 고개를 떨구며 말을 이었다. 생일 파티 때 평가단의 인원을 하나 만났는데 그것이 주훤이었고, 주훤이 친구 같이 편하게 지내자고 했던 모든 말들을 빠짐없이 말했다. 대현은 그 말을 듣고 기가 차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대현이 생각하기에 윤아는 순진하다 못해서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그 녀석이 평가단이라고? 그 녀석 평가단 아니야. 우리나라 평가단과 각 디저트 뷔페의 마스터들은 현재 프랑스에 있다고. 머지않아 주최될 그랑프리 때문에 말이야.”

 

 

  윤아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대현을 쳐다보았다.

 

 

  “주훤 씨가 평가단이 아니라고……?”

  “다 널 속이기 위한 계략인 거야. 너 설마 로제와인의 정보 같은 거 말해준 거 아니지?”

  “말……, 해줬어.”

 

 

  대현은 정말 대책 없다는 듯 끓는 속을 주체하지 못하고, 윤아의 양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대현의 말에는 다른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그저 ‘제정신이야?’라는 말 밖에 하지 않았다. 윤아 역시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로제와인의 파티쉐들 외에 처음 사귄 친구인데다가 서로 과거를 털어놓은 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윤아를 이용했고, 평가단이라 속였으며, 그로인해 로제와인의 정보가 주훤의 손에 넘어갔다. 윤아는 죄책감과 허탈감에 말을 잇지 못하고 또 한 번 울음을 터트렸다. 대현은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 윤아를 세게 끌어안았다. 주먹을 펴고 망설이듯 멈칫하다가, 천천히 윤아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일단 이 사실 아무한테도 말해주지 마. 아무리 친한 규동이라고 해도 말해주지 마.”

 

 

  대현은 윤아의 팔목을 보았다. 주훤이 윤아의 팔을 얼마나 세게 잡았던 것인지 멍이 생겼다. 너무나도 속상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개자식.’

 

 

  그 후로 며칠이 지나도 주훤은 로제와인에 나타나지 않았다. 간혹 사실 여부를 알기 위해 윤아가 주훤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그 다음 날 아침이 되어 대현이 윤아를 통해 주훤의 휴대폰 번호를 알게 되었고, 그 번호로 연락을 해 보았지만 없는 전화번호라 했다.

 

  그렇게 그날 저녁, 파티쉐들은 로제와인에 들어선 외삼촌과 윤아의 아빠인 대근을 맞이했다. 윤아는 평가단인 자신의 아빠와 행여 눈이 마주칠까 대현의 뒤에 은근슬쩍 숨었다. 윤아의 대근은 그런 윤아의 행동을 눈치 채고 혀를 찼다. 마스터는 이대로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얼굴만 멀뚱히 쳐다보면 안 될 것 같아 입을 열었다.

 

 

  “내일 있을 월말평가는 5월 초로 미룰게. 진작 말해줬어야 하는 건데 갑작스럽게 수정이 된 거라 미처 전하지 못했어.”

 

 

  파티쉐들은 아쉬운 마음도 있긴 했지만 조금은 안정된 듯한 표정을 지었다.

 

 

  “5월 초에 미룬 이유는 이번 월말평가의 방식을 조금 바꾸었기 때문이야.”

  “왜 바꾸었나요?”

 

  “너희들이 알다시피 머지않아 그랑프리가 주최되기 때문이지. 너희들은 2년 동안 쌓아온 내공과 포인트로 출전할 지에 대해 여부를 가리지만, 윤아는 기껏 채워봐야 고작 1년 밖에 되지 않아. 그래서 포인트나 내공으로는 윤아가 훨씬 불리한 상황이지. 그래서 윤아도 너희와 같이 동등한 조건을 주기 위해 몇 가지 바꾸었다. 월말평가는 2일 동안 진행하겠다.”

 

  “2일 씩이나요?”

 

  “물론 2일 동안 진행하는 건 윤아한테만 해당되는 거야. 5월 6일에 월말평가를 치고 TOP 5에 들어간 사람을 뽑으면, 그 사람들 중에 랜덤으로 윤아와 한 번 더 겨루게 될 거야. 거기서 윤아가 TOP과 겨루어 이기게 된다면 30 포인트를 받게 된다.”

  “1년 치 포인트는 60 포인트가 아니던가요? 게다가 윤아가 TOP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 거죠?”

 

  “만약 윤아가 TOP 5 안에 들어가는 상황이면 한 자리가 비워 TOP 4가 되겠지? 그럴 경우에는 내가 포함되어 5명 중에 윤아와 겨루도록 하겠다. 결국 윤아와 내가 붙을 지도 모르는 일이지. 나머지 30 포인트는 그 전 날, 5월 5일의 일일 카페로 결정하겠다.”

 

 

  로제와인은 매 년 5월 5일, 어린이날 때마다 테마 파크에서 일일 카페를 운영 했다. 값비싼 디저트 뷔페가 부담스러운 시민들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였다. 테마 파크에는 각가지 퍼포먼스와 먹거리, 봉사활동이 주어진다. 윤아가 카페에 얼마나 임했는지 외삼촌과 윤아의 아빠, 그리고 몇몇의 로제와인 파티쉐들이 평가를 해 최종적으로 30이 나와야 한다.

 

  파티쉐들은 어쩌면 윤아와 외삼촌이 붙을 지도 모른다는 말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외삼촌은 로제와인의 마스터로서, 대현이 덤빈다고 해도 이기지 못한다. 대현도 이기지 못하는 대상인데 윤아가 할 수 있을까, 란 의문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윤아도 조금은 긴장했는지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

 

 

  “일단 책임자인 대현과 윤아가 이번에 무슨 디저트를 만들게 되고 디자인을 어떻게 구상할지 정하고 내게 보고하도록 해.”

  “네.”

 

 

  대현과 윤아는 모두가 가고 없는 조리실에 남았다. 대현은 여태껏 일일 카페에서 만들었던 디저트와 세부 계획을 보여주기 위해 노트북을 켰다. 사진 파일을 열어 윤아에게 보여주었다. 윤아는 그 사진들을 꼼꼼하게 살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초콜릿 공예는 물론 달콤한 케이크가 매 년마다 제공되고 있었다. 윤아는 뭔가를 생각하다가 대현에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대현은 뜬금없는 윤아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만들기 시작했다.

 

  대현은 몇 시간을 걸쳐 캐러멜 무스 케이크, 블루베리 요거트 케이크, 초코 무스 케이크 등 몇 가지의 디저트를 만들었다. 윤아는 갓 만들어진 케이크를 커팅해 한 입 씩 먹었다. 대현은 괜히 긴장이 되었는지 침을 삼키며 윤아에게 물었다. 그런데도 윤아는 신중하게 먹기만 했다. 대현이 한 번 더 물어보았다.

 

 

  “야, 무슨 문제라도 있어?”

  “너무 맛있어서.”

  “뭐야.”

  “근데 말이야. 너무 달아. 아이들이 쉽게 단 것에 중독될 맛이야.”

  “애들은 단 걸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이 당도 높은 디저트를 만들 수밖에 없어.”

 

  “아니. 아무리 어린이들이 많은 행사라고 해도 어른들도 있기 마련이야. 몇몇의 어른들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렇게 단 걸 먹을 수 없어. 오히려 너무 달다고 살찌는 것을 막기 위해 쉽게 접근도 하지 못하게 막을 수도 있어.”

 

 

  대현은 작년의 상황을 떠올려보았다. 확실히 너무 달아, 한 입을 먹다 말았던 어른들이 적지 않았다. 간혹 어린이라고 해서 무조건 단 것을 좋아하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었다. 조금은 일리가 있는 듯, 대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쩌지?”

  “캐럿 케이크처럼 야채를 넣은 케이크를 만드는 게 어떨까?”

  “야채를 싫어하는 애들이 많잖아.”

 

  “그러니까 케이크로 만들자는 거야. 평소에 달게만 먹었던 케이크를 말고 다른 케이크에도 시선을 돌리게 하는 거야. 야채로도 이런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고 접근성을 올리는 거지. 몇 번 야채 케이크를 먹다 보면 야채에 대한 경계도 조금은 흐려지지 않을까? 거기다가 커피나 우유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고구마나 단호박 파운드케이크를 만드는 거야. 파운드케이크는 초콜릿 보다 달지 않지만, 고구마나 단호박이 충분히 단 맛을 내주잖아.”

 

  “그거 나쁘지 않네. 그럼 5월은 아무래도 과일이 다양할 테니 생과일을 이용한 디저트도 만들까? 음료 같은 것도.”

  “응, 응! 그러자. 맛있을 거야 분명.”

 

 

  그들은 자세한 것은 집에서 구상하자는 생각을 하고, 집으로 향했다. 윤아 다음에 씻고 나온 대현은 수건으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며, 자신의 방문을 열었다. 윤아는 대현의 방을 구경하다 말고 뭔가를 잡는 도중에, 대현에게 고개를 돌려보았다. 대현은 갑작스런 윤아의 모습에 당황했는지,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서 자신의 방문을 확인하고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내 방에 왜 들어왔어?”

  “월말평가에 대해 물어볼 게 있는데 네가 없어서…….”

  “일단 내 책상은 좁으니까 테라스로 가자.”

 

 

  그들은 테라스 소파에 앉아,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켜고 참고자료를 올려두었다. 윤아는 까먹지 않게 적어놓은 세부 사항들을 노트북에 옮겨 썼다. 자신이 생각하는 레시피와 비교하기 위해 인터넷에 나와 있는 레시피를 꼼꼼히 살피는가 하면, 디자인들을 참고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디어 노트에 그리곤 했다. 무엇보다 신중하고 열심히 하는 윤아를, 대현은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았다. 윤아는 자신의 앞머리가 옆으로 뻗힌 줄도 모른 채 노트와 노트북을 번갈아보았다. 대현은 저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갔다. 턱을 괴며 고개를 살짝 꺾은 상태로 윤아를 한동안 바라봤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18일까지 n일에 1편 연재합니다. (건강… 2016 / 12 / 6 1394 0 -
공지 앞으로의 계획 (2) 2016 / 11 / 20 1457 2 -
공지 공모전 마지막 날 그리고 웹툰화 (2) 2016 / 10 / 31 1485 4 -
33 33 제가 내기에 진다는 겁니까? 2016 / 10 / 27 101 4 6819   
32 32 그X 2016 / 10 / 27 103 4 7406   
31 31 친구라는 건 2016 / 10 / 27 85 4 6474   
30 30 이미 여러모로 2016 / 10 / 26 79 4 7453   
29 29 그 남자를 가까이 해선 안 돼 2016 / 10 / 26 80 4 6040   
28 28 의문의 남자 2016 / 10 / 26 91 4 6193   
27 27 너 내 파트너가 되라 2016 / 10 / 26 155 4 9043   
26 26 얼빠진 표정하지 말고 (전체 수정) 2016 / 10 / 25 199 4 10756   
25 25 드디어 내일이네 2016 / 10 / 25 100 4 7738   
24 24 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 둘의 평화로운 날 2016 / 10 / 24 108 4 7406   
23 23 눈치도 없이 2016 / 10 / 24 90 4 7680   
22 22 그거 꿈 아니야 2016 / 10 / 24 92 4 9175   
21 21 하여간 손이 많이 가요 2016 / 10 / 24 253 6 8502   
20 20 참 잘했어요 2016 / 10 / 23 147 5 12269   
19 19 무심하면서도 따뜻한 2016 / 10 / 23 156 5 10103   
18 18 솔직하지 못해 2016 / 10 / 22 412 5 7271   
17 17 얘는 한 번씩 2016 / 10 / 22 236 5 8555   
16 16 내가 이 팀에 들어온 이유인 걸 2016 / 10 / 22 90 5 5865   
15 15 반전이 없으면 무난할 2016 / 10 / 22 87 5 8324   
14 14 어쩌면 정말 다정한 애일지도 2016 / 10 / 22 192 5 13217   
13 13 하여간 이 애나, 저 애나 2016 / 10 / 21 120 5 8082   
12 12 사라져버린 레시피 2016 / 10 / 21 151 5 5161   
11 11 난 숫자 같은 거 안 불러줘 2016 / 10 / 21 105 5 5729   
10 10 내가 그런 걸 왜 해 2016 / 9 / 13 112 5 7741   
9 09 뭐가 귀엽냐 2016 / 9 / 11 145 6 7608   
8 08 둘이 뭐 한다고 이제 왔어? 2016 / 9 / 10 189 5 5140   
7 07 착한 건지 둔한 건지 2016 / 9 / 10 263 5 9000   
6 06 네가 인정할 때까지 2016 / 9 / 8 142 5 6375   
5 05 일촉즉발! 첫 위기 2016 / 9 / 7 182 5 4773   
4 04 신경 쓰여 2016 / 9 / 7 124 5 6555   
 1  2  3  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