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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쨌거나 스물넷
작가 : 펙트
작품등록일 : 2016.8.22

경쟁을 통해 올라온 음식들. 좋은 음식이라고 판정받아도 손님들이 찾지 않으면 가차 없이 없애는 이곳은 디저트 뷔페, 로제와인.

 
17 얘는 한 번씩
작성일 : 16-10-22 13:06     조회 : 238     추천 : 5     분량 : 8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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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당일 6시. 외삼촌이 올 동안 각 팀은 평가에 쓰일 재료를 조리대 위에 올렸다.

 

 

  “오오, 용케도 싱싱한 놈 가져왔네?”

  “꽃 도매시장에 가면 널리고 널린 거다. 여친 생기면 기억해둬라 이 모솔아.”

  “뭐?”

 

 

  두 파티쉐가 자신의 옆에서 싸워도 윤아는 묵묵히 꽃을 손질했다. 지수는 윤아의 맞은편에 앉아 윤아의 손질을 비교하며 따라 도왔다.

 

 

  “근데 윤아야, 이 드라이플라워는 치즈 케이크 때 쓴다고 해도, 이 장미는 어디에다 쓰게?”

  “아, 그거.”

 

 

  오늘 새벽 때의 일이었다. 윤아는 일어나자마자 같은 팀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 저 윤안데요. 아직 꽃집으로 안 가셨죠?”

  -무슨 일인데 꼭두새벽부터 전화 했어. 아직 자고 있었는데.

  “언니 제가 카톡으로 꽃 사진 보여드릴게요. 요즘 이런 장미를 말린 드라이플라워도 있다고 하던데 있어요?”

 

  -잠시만. 아, 응. 있어. 이것도 가져와?

  “네! 제가 원래 어제 제안 드리려고 했는데 취해서…….”

  -하하……. 그건 엄청난 진풍경이었지.

 

  “어, 어쨌든 간에! 사진 한 장 더 보낼게요. 이런 식으로 두 개의 파트로 나누고 위에다 그 장미 한 송이를 올리는 게 어떨까요?”

  -오, 이런 생각은 또 어떻게 했데. 좀 더 단순하지 않고 좋은 듯.

 

  “이건 제 돈으로 계산할게요. 잠 깨워드려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언니. 언니 덕분에 좀 더 수월하게 우리 팀이 작업할 수 있게 됐어요.”

  -뭐, 뭘 새삼. 이런 걸로. 우리 엄마가 꽃 장사하니까 그런 거지. 어쨌든 조금 이따 보자고.

 

 

  전화기도 끊기 전에 수화기 너머에서 파티시엘의 힘찬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

 

 

  윤아는 그런 파티시엘을 떠올리며 웃다 말고, 외삼촌의 등장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건 다른 파티쉐도 마찬가지.

 

 

  “일부러 천천히 걸어왔는데 역시 너희들은 말 해주지 않아도 이렇게 준비했구나. 어제의 일로 걱정 됐는데 조금은 기분 좋게 시작해도 되겠구만.”

 

 

  외삼촌은 각 팀 조리대 위에 놓인 재료들을 둘러보다가 한 가운데에 섰다.

 

 

  “제한 시간은 120분. 저번보다 30분을 더 추가했어. 제 시간에 완벽한 요리를 못 내놓는다면 차라리 기권을 해. 너희들에게 맡긴 디저트는 지나가다 시음 한 번 해보라는 디저트 따위가 아니야. 나의 VIP 손님들에게 준다는 걸 명심해. 나의 VIP는 곧 너희들의 VIP.”

 

 

  외삼촌이 자신의 손목시계 버튼에 손가락을 올렸다. 초침이 정확히 12에 간 순간. 긴장의 침묵.

 

 

  “시작.”

 

 

  규동네는 반죽에서 꽤나 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규동과 대현을 포함한 셋이서 반죽을 할 동안, 다른 한 명은 그들의 보좌로 혼합할 재료를 측정하거나 그 반죽을 넣을 물을 끓였다. 대현은 규동을 따라 찹쌀가루로 반죽했던 것을 적당량 분할시켜 둥글납작하게 눌렀다. 그리고는 도넛 모양으로 가운데를 눌렀다. 조그마한 반죽마저 성형했을 때에 끓는 물에 하나씩 넣어 익혔다. 리더인 규동이 시간을 정확히 쟀을 때에 반죽을 꺼냈다. 누군가는 믹서기에 넣고 치대고, 대현이 거기다 머랭을 조금씩 넣어서 치대는 것을 도와주었다. 규동은 대현에게 맡긴다는 듯 다른 파티쉐와 반죽에 색을 입힐 재료를 준비했다.

 

  리하네는 주먹만 한 복숭아와 딸기 타르트를 각각 선보일 생각이었다. 리하가와 파티쉐가 반죽을 도맡았고 자신의 친구인 파티시엘 두 명에겐 한입 크기의 과일 손질과 슈크림을 만들었다. 리하가 여분으로 만들었던 타르트를 먹어보았다.

 

 

  ‘이건 큰 이변 없으면 승률 95%인데.’

 

 

  리하가 자신의 옆에 있던 파티쉐를 노려보았다.

 

 

  “지금은 우리 포인트가 걸린 문제인데 표정은 풀지?”

  “포인트가 걸린 거니 지금 조리대 안 엎고 있잖아.”

  “아아, 알겠다. 아직까지 모태솔로인 이유를.”

 

 

  리하는 손으로 됐다는 듯 흔들고 다음 재료를 가져오기 위해 자리를 떴다. 남자는 곧장이라도 눈이 뒤집힐 것처럼 고개를 뒤로 젖히다 조리대를 주먹으로 쳤다. 앞에 있던 두 명의 파티시엘이 살벌해진 분위기에 말없이 제 할 일만 했다. 다른 팀들은 이런 리하네 팀의 분위기를 알아챌 수 없이 바삐 움직였다.

 

  효린은 자신이 무엇을 하면 좋을 지에 대해 우왕좌왕 하고 있었다. 심지어 다른 팀원은 그런 효린을 가볍게 지나쳐 명수에게 다음 해야 할 일을 묻기도 했다. 명수는 효린을 향해 시선을 돌리다 고개 돌려 한숨 쉬곤 업무를 나눠주었다. 다른 팀원이 제 할 일에 신경을 쓸 동안에 명수가 걱정스럽다는 듯 효린에게만 말을 걸었다.

 

 

  “이건 네가 낸 아이디어니까 무엇보다도 네가 이 디저트를 어떻게 만드는지 무엇을 하면 좋은지 알 거 아냐. 긴장하지 말고 찬찬히 해보자.”

 

 

  지수는 다 만든 치즈 케이크를 직사각형의 큰 접시 중앙에 놓았다. 두 개의 달 모양 치즈 케이크가 고리를 연결하듯 엉켜 놓고, 양 가에 안개꽃 한 줄기를 가지런히 놓았다. 윤아와 피티시엘은 다 만든 칵테일 위에 말린 장미 한 송이씩 올리기 시작했다. 모두가 플레이팅(꾸미기)에 신경 쓰고 남은 시간은 단 3초.

 

 

  “카운트 시작한다. 3초. 2초. 1초. 그만. 모두 손 머리 위로.”

 

 

  모두가 외삼촌의 말을 따라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그 중에서도 각 팀의 리더들은 외삼촌의 옆에 있던 조리대에 자신들의 디저트와 음료를 올렸다. 어느새 호텔리어들이 이동식 진열대를 세 대 가져와 각 층마다 팀의 요리를 하나씩 담아냈다.

 

 

  “칵테일 같이 제 시간에 먹어야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음식이 있으니 조심해서 내려가보도록 해.”

  “네.”

 

 

  호텔리어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다음 룰에 대해 전혀 얘기를 듣지 못한 파티쉐들이 주위를 둘러보거나 외삼촌을 바라봤다.

 

 

  “방금 전 호텔리어들은 사전에 너희들의 보고서로 이 디저트들에 대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야. 빠른 시간 안에 VIP 20팀에게 2가지의 디저트 코스 요리를 고르라고 할 거야. 그럼 VIP 한 팀 당 2가지의 맛을 보고 이 종이에다 평가를 할 거야. 그 두 개의 디저트 중 우세한 디저트가 2점을 받고 다른 선택 받았던 디저트가 1점. 아예 선택받지 못한 디저트는 0점해서. 최고 VIP 점수는 40점 만점이야.”

 

  “그럼 사실상 40점 만점은 받기 힘든 거 아닌가요?”

  “그래서 나머지 점수는 어디서 받느냐. 우리들에게서 받는 거야.”

 

 

  그 말이 외삼촌으로부터의 신호였는지, 대현이 정성 평가를 위한 수첩 두 개를 가져왔다. 각자 하나씩 나눠 가지고는 대현이 외삼촌 옆에 섰다.

 

 

  “대현이와 나는 총주방장의 권리로 최고 40점 만점으로 정성평가를 할 거야. 그 정성평가 목록에서는 팀워크나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적극성, 리더로서의 자격 등을 따질 거야. 분명 이 중, 대현에게 좋지 못한 팀워크를 보인 팀이 뜨끔할 거야. 여기서 점수 얻으려다 되려 가차 없는 감점에 당하지나 말라고. 미리 경고하지만 우리의 감점은 꽤나 아플 거야.”

 

 

  리하가 팔짱을 끼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나머지 20점은 너희들이 직접 평가를 하는 거야. 각자 하나씩 남은 거 먹어보고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팀의 리더 이름을 생각해두고 있어. 단, 자신의 팀에게는 절대로 점수 못 주니 명심해.”

 

 

  외삼촌의 말을 이어 대현이 마저 설명했다.

 

 

  “우선 그 누구의 팀이든 간에 호텔리어분들이 가져간 디저트는 반드시 남을 거야. 그걸로 이번 시합을 치룬 사람들 모두 먹을 건데, 아직 돌아오려면 조금 멀었으니 먼저 옷 갈아입고 나올 사람은 그래도 돼.”

 

 

  몇몇 사람들은 옷을 갈아입으러 간 반면, 팀의 리더들은 대현과 외삼촌의 평가를 서서 지켜보았다. 외삼촌의 손에 이끌린 대로 윤아네 팀의 칵테일을 들었다. 외형을 보고 냄새를 맡아보다, 대현의 코에 갖다 댔다. 대현도 향을 맡아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은은한 장미향에 사과향이 배어있었다. 한 모금 마셔보더니 눈을 크게 뜨는 대현이었다.

 

 

  “맛이 새롭지?”

  “네. 장미와 과일 맛을 섞는 건 신의 한 수네요.”

 

 

  이번에는 달 모양의 치즈 케이크를 한 입 베어 먹었다. 진득한 마스카포네 치즈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들었다. 치즈 자체가 꽤나 느끼해서 몇 번 먹으면 물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담백해 상관없이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윤아는, 이 칵테일에 어떠한 맛의 디저트가 어울릴지 간파하고 있었다. 대현이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입 꼬리가 올라갔다.

 

 

  ‘얘는 한 번씩 사람 놀라게 하는 기질이 있어.’

 

 

  이번엔 리하네 팀이었다. 여성의 주먹만 한 복숭아와 딸기 타르트가 하나씩 나란히 놓여 있었다. 타르트 안에 커스터드 크림, 그 위에는 과일들이 봉우리처럼 소복하게 쌓였고 과일에 좀 더 윤기를 보여 식욕을 돋궈내기 위해 미로와가 발라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꼭대기에 마름모 판 모양의 다크 초콜릿이 세워져 있었다. 조금 덜어내기 위해 외삼촌이 칼로 자르자 쌓아졌던 과일들이 와르르 무너졌다. 대체로 높게 쌓아올린 디저트는 자르면 무너지기 때문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먹었다. 타르트의 바삭함과 커스터드의 부드러움 그리고 과일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씹을 때 즐겁다고는 생각했지만.

 

 

  “대현, 아메리카노와 먹어본 소감은?”

  “맛있는데 독특함에 대해서 비전이 없어요.”

 

 

  외삼촌은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효린의 디저트인 에끌레어(크림을 넣고 위에는 초콜릿을 씌운 길쭉한 케이크)를 들어 유심히 보았다.

 

 

  “봐봐, 효린이 완전 작정하고 만들었네? 에끌레어 같은데 안에 기존의 필링(케이크 속 내용물) 말고 젤리를 넣었어.”

 

 

  탱글탱글한 젤리보다는 조금 부들부들해 보이는 젤리에 가까웠는데, 말린 딸기 분태와 섞여 있었다. 에끌레어 위에는 딸기 향 초콜릿으로 덮어 사선으로 딸기 파우더 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그에 맞춰 커피는 라떼였는데 딸기 모양으로 그려져 있었다. 대현은 이 에끌레어에 기시감을 지울 수 없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분명 누군가의 아이디어 노트에서 보고 놀랐던 기억이었다. 그 와중에 외삼촌이 그것의 맛을 보고 톡창성에 만점을 체크한 것을 보았다. 대현은 디저트에 대한 자신의 느낀 점 없이 묵묵히 노트에 점수를 매기고는 다음 디저트로 넘겼다.

 

 

  “이번 건 감상 패스야?”

 

 

  대현이 고개 들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효린을 노려보았다. 효린이 대현의 매서운 눈에 마주쳐 움찔거렸다. 대현은 다시 시선을 내리며 네, 라고 외쳤다. 그 후로 규동네 팀을 포함해 다른 팀의 디저트를 맛보았는데, 말을 아끼는 대신 노트에다 모조리 적었다.

 

 

  “저, 사장님. 이 남은 디저트들은 어떻게 할 까요?”

 

 

  때마침 호텔리어들이 남은 디저트를 가져왔다. 한 팀당 두 개의 디저트 밖에 고를 수 없기 때문에 꽤나 남은 상태였다. 하나둘씩 옷을 갈아입은 파티쉐들이 조리실에 모이기 시작했다.

 

 

  “아아, 그거 3가지 씩 저 빈 조리대 위에 올려줘. 애들 시식해야 하니까. 그래도 남은 것들은 너희들 가져가서 먹어.”

  “네,”

  “조금 식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서들 먹고 팀별로 의논해서 누구 팀 뽑을지 정해줘. 대현이는 나와 노트 바꿔 보고 상의하고.”

 

 

  팀별로 무리지어 하나씩 맛을 보았다. 윤아는 혹시 몰라 자신네 칵테일을 살짝 마셔보았다.

 

 

  “언니, 다행이게도 아직 찬기나 향이 가지 않았어요.”

  “그래? 그래도 이건 15분 내로 먹어야 최상의 맛을 내는데 시간이 지나서…….”

 

 

  윤아네 팀의 우려와 다르게 칵테일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어 빨리 잔을 비울 수 있었다. 각 팀마다 들려오는 호불호. 그리고 자신의 팀 디저트가 그리 나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충격, 의외로 맛에 앞장 서는 팀에 대해 말이 오갔다. 규동이 에끌레어의 맛을 보다 말고 고개를 번쩍 들어 윤아를 찾았다. 윤아 역시 효린의 에끌레어를 먹고 있었다. 조금은 생기 없는 윤아의 눈이 규동과 마주쳤다. 한동안 서로가 마주보았는데, 속으로 무슨 말을 주고받는지 대충 눈치를 챈 듯 했다.

 

 

  “총 6팀 중에 자신의 팀 스스로 점수를 주지 못하니 각 팀 당 4점씩 해서 최대 많이 받을 수 있는 점수는 20점. 규동네 팀부터 해서 차례대로 말해보자.”

 

 

  규동네 팀 4점, 윤아네 팀 8점, 효린네 팀 8점 씩 받고 나머지 팀은 다른 팀에게 선택받지 못해 0점이었다. 외삼촌은 그들의 점수를 모두 적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피팅룸에서 대기하라고 말했다. 대현은 VIP 고객에게 받은 평가지를 정리해 점수를 합산했다. 윤아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다른 사람보다 먼저 피팅룸에 가서 옷을 갈아입은 후 머리망을 풀었다. 옷을 갈아입거나 팀끼리 뭉쳐 대화를 나누느라 분위기는 매우 어수선했다. 윤아 뒤에서 옷을 갈아입은 효린이 거울로 통해 비춰졌다.

 

 

  “윤아 표정 좀 안 좋지 않아?”

  “칵테일에 또 취한 거 아냐?”

  “설마. 한 모금도 못 되게 맛만 보았는데 그걸로 취할 리가.”

 

 

  윤아네 팀 멤버끼리 대화를 나눴다. 윤아가 고개를 돌려 효린을 쳐다볼 때에.

 

 

  “다들 주목. 결과 나왔다.”

 

 

  윤아가 자신네 팀으로 돌아갈 때, 외삼촌이 발표했다.

 

 

  “지금부터 각 팀마다 점수 3가지를 발표할 테니 잘 들어. 점수 순서는 고객 점수, 총주방장 점수, 팀 선택 점수다.”

 

 

  권리하 7점, 25점, 0점.

  김효린 8점, 20점, 8점.

  박제훈 7점, 30점, 0점.

  이규동 14점, 40점, 4점.

  임윤아 18점, 37점, 8점.

  조경철 6점, 30점, 0점.

 

 

  “뭐야, 우리 팀 고객 점수가 고작 7점밖에 안 된다고?”

 

 

  누군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야, 야. 계산해봐. 나 머리가 돌이라서 계산력이 딸려.”

 

 

  누군가는 계산하기에 급급하고.

 

 

  “와, 우리 총주방장 점수 만점이야!”

 

 

  점수에 흡족 한다며 팀원 모두 손을 마주 잡기도 했다.

 

 

  “최하 총 점 32점으로 권리하 앞으로. 36점으로 공동 4위 한 김효린, 조경철 앞으로.”

 

 

  리하가 굳은 표정으로 앞으로 나왔다.

 

 

  “최하와 20점 이상 차이나는 이번 자격 평가 1위 팀은.”

 

 

  윤아와 규동이 각자 팀원의 손을 부여잡고 외삼촌의 입술에 집중했다.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길 간절히 바라며 눈을 크게 떴다.

 

 

  “임윤아 앞으로.”

 

 

  윤아가 저도 모르게 와! 라고 소리쳤다. 외삼촌은 자신의 뒤에 감춰뒀던 제복을 쥐었다. 지금의 대현의 옷과 마찬가지로 일반 파티쉐와 달리 총주방장과 부총주방장의 제복은 흰색이 아니라 검은색이었으며, 추가적으로 금빛 배지가 놓인 붉은 스카프가 있었다. 공통된 점이라고 하면 가슴팍에 로제와인 로고와 이름이 새겨진 것과 앞치마가 붉은 색인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윤아네 팀만 평가를 내놓자면, 독특함에 매료 되었고 맛이 굉장히 사랑스러웠어. 이 칵테일 맛에 어떤 디저트가 가장 잘 어울리는지에 대해 아는 게 너의 가장 큰 장점이야. 덧붙이자면 너희 팀워크는 초반에 좋지 못했는데 그런 팀원을 다독여 최상의 팀워크를 보여주기도 했어. 억지로 오늘만 이겨내기 위한 척을 하지 않아서 무엇보다 좋았어. 너는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 충분한 부총주방장이야. 축하한다. 오늘부터 넌 부총주방장이야.”

 

  “감사합니다. 마스터.”

  “윤아는 부총주방장으로서 총주방장으로 임명된 대현에게 이 뱃지를 달아주도록 해.”

 

 

  윤아의 붉은 스카프에는 금빛 잎사귀 뱃지가, 총주방장의 뱃지는 금빛 장미였다. 윤아는 자신의 옷을 대현에게 잠시 맡기고 외삼촌에게 뱃지를 받았다. 점점 피어나는 홍조를 띄고서 대현의 앞에 다가갔다. 조금 떨려오는 손으로 정성스레 대현의 스카프에 뱃지를 달아주었다.

 

 

  “총주방장이 된 걸 축하해. 나, 나는 아직 부족하지만 열심히 더 공부해서 네가 의지될 수 있는 부총주방장이 될게.”

 

 

  대현은 설렘이 가득한 윤아에게 넌지시 웃었다. 앞으로 가장 가까이 마주할 윤아에게.

 

 

  “빡세게 할 거니 각오해둬.”

 

 

  외삼촌이 박수를 두 번 치며 말했다.

 

 

  “윤아네 팀은 전원 포인트 10점을 줄게. 그리고 최하 TOP3에 들어간 팀들은…….”

 

 

  리하가 여전히 이해 못한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예정대로 포인트 10점을 감점 시켜야하는데 하지 않을게.”

  “예?”

 

 

  명수가 그 말에 놀라 뱉은 단어였다.

 

 

  “한 번 쫀 상태로 경기해보라는 뜻이었어.”

 

 

  명수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효린에게 말했다.

 

 

  “다행이다. 그치?”

  “응.”

 

 

  의외로 덤덤한 반응이었던 효린이었다. 외삼촌이 말했다.

 

 

  “고생들 많았어. 특별히 이번 월급에 보너스 두둑이 줄 테니까 다들 어서 집 가봐.”

  “감사합니다!”

 

 

 -

 

 

  대현은 락커에 들어가 주위를 둘러봤다. 탈의실로 들어가는 효린의 뒷모습이 보였다. 효린의 손엔 움켜진 가방이 있었다. 대현이 락커의 개인 서랍들과 사람들을 지나쳐 여자 탈의실 앞에 섰다. 효린은 벽을 타고 바닥에 쭈그려 앉았다. 윤아의 아이디어 노트를 쥔 상태로 불안해했다. 문득 대현이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말만 떠올리면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만약 누가 발견을 했더라도 파티쉐가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아이디어 노트인데다가 이름이 적혀져 있는데 왜 돌려주지 않았지?’

 

 

  “이제 난 어떡하지……. 들키기 전에 어서 원래 자리로…….”

 

 

  계속해서 왜 돌려주지 않았냔 대현의 목소리가 효린의 귓바퀴에 머물렀다. 효린이 더는 대현의 말을 떠올리기 싫다는 듯 눈을 질끔 감았다.

 

 

  “왜 돌려주지 않았지?”

 

 

  효린은 자신의 생각에서 떠올린 말인지, 환청인건지 긴가민가했다, 무심결에 주위를 둘러보다 자신이 생각한 말일 거라고 믿었다.

 

 

  “왜 안 돌려줬냐고.”

 

 

  효린의 눈앞에서 커튼이 빠른 속도로 걷어졌다. 대현의 그림자에 효린의 몸이 서서히 먹혀갔다. 대현은 효린이 들고 있던 노트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그리곤 탈의실에 한 발 들여 놓았다. 다시 효린의 눈을 사납게 보았다. 효린의 초점이 탈의실 곳곳을 방랑했다. 대현은 시선을 삐딱하게 두며 외쳤다.

 

 

  “그거 이리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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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하여간 이 애나, 저 애나 2016 / 10 / 21 121 5 8082   
12 12 사라져버린 레시피 2016 / 10 / 21 153 5 5161   
11 11 난 숫자 같은 거 안 불러줘 2016 / 10 / 21 107 5 5729   
10 10 내가 그런 걸 왜 해 2016 / 9 / 13 114 5 7741   
9 09 뭐가 귀엽냐 2016 / 9 / 11 148 6 7608   
8 08 둘이 뭐 한다고 이제 왔어? 2016 / 9 / 10 191 5 5140   
7 07 착한 건지 둔한 건지 2016 / 9 / 10 265 5 9000   
6 06 네가 인정할 때까지 2016 / 9 / 8 142 5 6375   
5 05 일촉즉발! 첫 위기 2016 / 9 / 7 184 5 4773   
4 04 신경 쓰여 2016 / 9 / 7 127 5 6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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