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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황녀님, 먼치킨, 로판, 나쁜 남주 등)


"그래, 그럼 고향이 어디세요?"

"...이름 없는 숲 속."

"흐음. 그럼 그 숲 속에는 샛길이 많았겠군요. 시발에 새끼..."

"뭐라고? 시발새끼?"

...대충 이러고 서로 치고박는 미친 마법사 경호원(저승사자)과 철없는 공주(가출 공주님)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첫 만남(3)
작성일 : 17-11-24 17:09     조회 : 24     추천 : 0     분량 : 4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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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도로를 달리고 있는 마차의 안. 일반 마차보다 족히 1.5배 정도로 커서 건강한 말이 무려 세 마리나 끌고 가고 있는 이 사륜마차의 주인은 분명히 고귀한 신분일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안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렇지 않았다.

 

 마차의 안에 사일런스 제국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고귀한 인물, 세이라 사일런스 제 1 황녀가 의식을 잃은 채로 온 몸이 결박된 채 누워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밖에서 마차를 몰고 있는 마부를 포함해 세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평민의 옷을 입고 있는 마부와는 달리 마차의 안에 타 있는 납치범들은 얼굴에 흉측한 칼자국과 화상자국이 가득했다. 물론 고귀한 신분을 가진 사람들도 이런 자국이 꼭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적어도 이 납치범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었다.

 

 그들의 상처는 영광스러운 전투에서 당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약탈하면서 생긴 흉터였기 때문이었다. 마차가 어느 정도 그들이 원하는 곳에 도착하고 있을 때 의식을 잃고 감겨 있던 세이라 공주의 눈이 스르르 떠졌다.

 

 “읍읍읍!”

 

 잠시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던 공주는 의식을 잃기 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떠올리고는 그들에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완벽하게 결박되어 있었고 입에는 입마개까지 착용되어 있어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애벌레처럼 꿈틀꿈틀 거릴 수 있을 뿐.

 

 “쉬잇…! 조용히 하라고, 가출 공주님. 여기서 죽고 싶지 않으면. 확 목 따버린다?”

 

 그때 납치범 중 한 사람이 단검을 꺼내 세이라 공주의 새하얀 목덜미에 가져갔고 깜짝 놀란 사일런스 제국의 제 1 황녀는 그 자리에서 경직되었다. 그녀의 눈가에는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눈물이 맺혔다. 그러나 일단은 살고 봐야했기에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래도 인간답게 우리 공주님의 유언은 들어줘야겠지? 입마개는 풀어줄 테니까 허튼 짓거리는 하지 말라고? 아니면 다친다? 알았지?”

 

 다른 납치범이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세이라의 입을 막고 있던 입마개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풀어주면서 그녀의 귓불을 몇 번 주물렀기에 세이라는 마치 온 몸을 벌레들이 기어 다니는 것과 같은 불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담담히 그들이 입마개를 풀어줄 때까지 기다렸다.

 

 “푸하! 다, 당신들… 누구세요?”

 

 정신을 차린 세이라는 자신의 입마개를 풀어준 납치범들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과 발은 이미 묶여있었다. 딱 봐도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했다. 그러나 납치범들은 그런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역시 그냥 그 자리에서 죽였으면 되었을 것을!”

 

 “이 멍청아! 원래는 그럴 생각이었지만 너도 우리를 고용한 높으신 분께 분명히 들었잖아! ‘그 남자’가 나타났다고! 그런 상황에서 섣불리 황도에서 이 망할 가출 공주를 죽이면 황도 전체가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우리를 고용한 귀족님도 보고를 듣고 얼른 황도 밖에서 처리하라고 하지 않으셨나!”

 

 납치범들은 바짝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떠들고 있었고 세이라는 그들의 알 수 없는 말을 거의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자신이 죽을 위기에 처했다는 것과 황도, 이카루스에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위험한 남자가 나타났다는 점뿐이었다.

 

 ‘누구지? 설마 아까 본 그 사람?’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거리를 달리고 있는 마차 안. 마차 안을 일일이 검문하지 않는 이상 그녀를 찾는 것은 불가능할 터였다. 그러나 지금 공주가 가출 중이기에 황도를 빠져나가려는 마차는 엄격하게 검문할 것이 분명했다. 마부를 포함해서 3명의 납치범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토론 중이었다.

 

 한편 세이라는 결박을 풀기 위해 낑낑 거렸지만 손과 발, 그리고 다리까지 제대로 꽉 묶여있어 그녀가 자력으로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한편 그녀의 그런 모습은 긴장한 납치범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최악의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

 

 “빌어먹을! 어차피 우리 목숨은 이제 사실상 파리 목숨인데… 어차피 죽을 수도 있는 거… 사일런스 제국의 지보(至寶)로 재미나 보다 죽이는 것이 어때?”

 

 “…그래. 그러고 보니… 후후. 세이라 공주는 가출로도 유명하지만 빼어난 외모로도 유명하지. 비록 아직 약간은 어린 티가 나기는 하지만… 몸매는 그렇지 않잖아? 엉덩이가 더 크면 딱 내 취향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후후후후.”

 

 그들이 기분 나쁘게 뱀처럼 혀를 날름거리며 끈적끈적한 눈빛으로 세이라를 바라보았다. 죽기 직전의 생명에게는 어떻게든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남기려는 본능이 강해져서 그럴까? 그들의 눈동자에는 여성을 탐하려는 광기가 가득차기 시작했고 그런 그들의 눈빛에 세이라는 온 몸을 벌레들이 기어 다니는 것과 같은 혐오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밖에 없었다.

 

 “어, 어째서 이런 일을 하시는 거죠?! 어째서!”

 

 세이라가 비에 젖은 강아지처럼 덜덜 떨며 말하자 납치범들 중 한 사람이 메마른 입술을 그녀의 귓가에 가져갔다. 그 순간 가출 공주님의 몸은 독사 앞에 놓인 생쥐처럼 완전히 경직되었다. 납치범들은 그런 그녀의 반응에 재미있어하며 속삭였다.

 

 “그건 말이야. 공주님께서 죽어주셔야 행복해지는 분들이 많거든. 그래서 아쉽지만 공주님은 죽어 주셔야겠어. 하지만 처녀로 죽는 것은 공주님께 예의가 아니잖아? 그러니 우리도 겸사겸사 즐길 겸 재미있는 일을 하자고? 후후후. 쪽.”

 

 “으윽!”

 

 그녀의 귓가에 입을 맞춘 납치범이 그녀의 발을 단단히 결박하고 있던 밧줄을 단검으로 잘라낸 뒤 사악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리가 묶여있으면 즐길 수 없잖아? 후후후후!”

 

 “이, 이거 놓으세요! 소, 손 치워!”

 

 그녀는 어떻게든 다리를 움직여 다가오는 손들을 쳐내려고 노력했지만 그것은 더욱 납치범들의 정복욕을 자극할 뿐이었다. 그녀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름도 모르는, 사랑하지도 않는 자들에게 자신의, 황녀의 순결을 빼앗기고 목숨마저 잃게 생겼다.

 

 생전 처음으로 가출을 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제발… 제발 아무라도 좋으니까 제발… 도와줘…

 

 그때…

 

 콰앙?!

 

 “크악?!”

 

 난데없이 잘 달리고 있던 마차가 폭발 소리와 함께 뒤집혀버렸다. 마차의 밖에서 뒤집힌 말의 힘없는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무, 무슨 일이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납치범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급히 가출 공주님을 끌고 마차 밖으로 나왔다. 그곳에는… 참극이 벌어져 있었다. 지금 그들이 위치한 곳은 황도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다리. 그 다리에는 비단 이 마차뿐만 아니라 수많은 마차들이 타올라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마차에 타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수많은 사람들이 활활 불타올라 죽어가고 또 죽어있었다. 이 참극 속에서 세이라는 다리가 풀려버렸다. 이런 것은 생전 처음 보았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있는 것은… 족히 100명은 넘으리라.

 

 “후후후후. 당신을 경호하는 것은 귀찮지만 그래도 부수입은 짭짤했어! 후후후. 역시 황도, 이카루스야! 이렇게 많은 사람을 단시간에 죽일 수 있다니! 딱 나에게 맞는 곳이잖아? 후후후후후후!”

 

 그때 다리 중앙에서 누군가가 피어오르는 연기를 뚫고 여유롭게 걸어왔다. 그의 온 몸에는 사람의 피가 분명한 붉은 핏자국이 잔뜩 묻어있었다. 세이라와 안면이 있는 남자였다.

 

 “다, 당신…”

 

 세이라는 눈물을 글썽이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까 자신의 눈앞에서 살인을 저지른 바로 그 자였다. 한편 그의 정체를 확인한 납치범들은 비명을 지르며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세이라는 도대체 저 남자가 누구이기에 이들이 그러는지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답은 납치범들이 알려주었다.

 

 “마, 말도 안 돼! 어, 어떻게 이곳에!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단 말인가!”

 

 “저, 저승사자라니! 저승사자, 시크릿이라니!”

 

 그의 정체를 들은 세이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고 저승사자는 씨익 입가에 불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납치되어줘서 정말로 고마워. 사실 예상 했지만 말이야. 후후후! 어쨌든 구했고 다치지 않았으니까 상관없잖아? 덕분에 부수입으로 이 많은 쓰레기들을 태워버릴 수 있었어. 정말로 고맙다고. 후후후.”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이 남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어야 하건만… 가출 공주는 전혀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고 그것보다는 저 남자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가 마음속에 가득했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그런 그녀를 신경도 쓰지 않으며 말했다.

 

 “후후후후! 자, 그럼… 즐겨보실까? 후후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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