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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배니셔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3

동경하던 영웅은 영웅이 아니었다.
평화는 더 큰 혼란을 위한 준비기간일 뿐이었다.
각성자라고 불리우는 인간과 다른 인간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기어나오는 전쟁의 망령들.
그 앞에, 각성자 소녀 홍세연이 서 있었다.

 
상관과 어린이 1
작성일 : 17-11-04 20:13     조회 : 24     추천 : 2     분량 : 3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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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꽤나 심란한 밤이었다. 지난 2년간의 동경, 혹은 존경이 반 강제적으로 정리된 것은 전혀 기분 좋다거나 시원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김연에게 2년 전에 있던 일에 대해 물었을 때 솔직히 조금 두근대던 것이 떠올라버렸고, 덕분에 밤새 베개를 두들겨 패거나 하면서 뒤척여댔다.

  “......홍? 괜찮아? 졸려보이는데?”

  “아, 괜찮아요. 선배.”

  “세, 세연....... 무슨 일......이, 있었어.......?”

  “아무 일도 없었.......어요.”

  하품을 참는 건 생각보다 어렵네. 그래, 난 어제 결국 밤을 샌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 얼굴에 너무나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사무실에 오니 수연 선배와 지민 선배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을 건네고 있으니까.

  한편, 강윤 선배는 이런 내 꼴을 보더니 지극히 옳은 말을 건넸다.

  “세연. 너의 위치는 전담청 대원이지. 평소의 컨디션 관리도 신경 써야 하는 법이다.”

  “.......죄송합니다.”

  “어이구....... 애가 고민이 있거나 스트레스 받아서 불면증이라도 걸린 걸 수도 있지. 하필 말하는 게 꼭 연을 닮아가냐 김강. 역시 김연 예스맨이라니까.”

  “.......시끄러.”

  예스맨? 아, 하긴, 김강윤 선배는 그럭저럭 김연 반장을 잘 따르긴 하지.

  그나저나, 내 불면증의 원인이 되신 그 분께서는 어디 있는 거지?

 

  딱, 그렇게 생각하자 마자였다. 정말 양반은 못되는 사람이 김연이다.

  그 육중한 문이 벌컥 열리고, 김연이 낮은 목소리로 짤막하게 한마디 하며 들어왔다.

  “미안. 늦었다.”

  “연? 왠일이야? 지각은 안하잖아? 수당 깎인다고.”

  눈을 휘둥그레 뜨며 수연선배가 말한 대로 김연은 출근해서 낮잠을 잘지언정 지각하는 건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지각 아니다. 청장실에 먼저 갔다 온 거야.”

  “청장실?”

  고개를 갸웃거리는 수연선배.

  “넌 알거 없음. 말단아.”

  오늘도 변함없이 틱틱대고 툴툴대는 말투이긴 한데 오늘은 유달리 기분이 나빠 보이네.

  “어차피 물어보지도 않을 거거든?”

  수연선배가 뾰루퉁해서 쏘아붙이지만 김연은 간단히 대꾸할 뿐이었다.

  “알았어. 말단.”

  그렇게 짧게 대화를 끊어버리고 김연은 자기 자리로 가더니 몸을 던지다시피 하며 의자에 앉았다.

  “야, 강윤아, 그리고 최말단씨.”

  “네.”

  “그렇게 부르지 말지?”

  “네가 내게 경어를 붙인다면 생각해 볼게. 아무튼....... 조금 있다가 나랑 어디 좀 가자.”

  “괜찮습니다만, 무슨 일입니까?”

  그러나 김연은 강윤선배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나와 지민선배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어린이 둘. 지민이랑 어린이.”

  “네, 네! 반장님!!”

  “.......홍세연입니다.”

  짜증나.

  “너희 둘은 퇴근. 수고.”

  “네??”

  퇴근? 출근한지 2시간도 안 지났는데? 농담인가?

  “.......바, 반장님.......? 뭔가....... 무슨 일이시죠?”

  김연에 관한 것이라면 누구보다 민감한 지민선배였다. 그런 그녀가 무언가를 느꼈다면 김연이 오늘 이상한 거 맞는 거겠지?

  “아냐. 지민아. 별 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마. 그냥 오늘은 어린이들 쉬라는 거야.”

  김연은 지민선배에게는 묘하게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가장 어려서 그런 건지, 생각해보면 언제나 그는 지민 선배에게는 목소리에 조금 독기가 빠진 느낌이다.

  “잠깐? 연? 무슨 일이야? 갑자기 뭔데?”

  김연은 파티션 위로 고개를 빼꼼 내민 수연선배를 슬쩍 보며 한숨을 쉬었다.

  “임무다.”

  “네?”

  “!!”

  갑자기 임무? 그럼 나는 오늘이 첫 임무.......가 아니지.

  나보고 퇴근하라고 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최수연이랑 김강윤은 잠시 후에 장비 다 갖추고 나랑 같이.......”

  “잠깐만요! 질문 있습니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연의 날카로운 눈이 내 쪽으로 향했다.

  “뭔데? 어린아.”

  방금 솔직히 조금 쫄았다. 좋게 봐도 부드러운 눈매는 결코 아닌데다가 그걸 부릅뜨면서 흘겨보는 건 상상 이상으로 무서웠으니까.

  그렇지만 이미 말을 꺼내놓고 여기서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할 수도 없지.

  “오늘 15반에 임무가 있는 건가요?”

  “응.”

  “수연 선배와 강윤 선배와 함께 가시나요?”

  “응.”

  “저......랑 지민 선배는요?”

  “퇴근하라니까?”

  “왜죠?”

  “항명이냐?”

  참자 세연아. 참아야한다. 내 위치를 잊지 말자. 마치 파리라도 쫓는 것 마냥 눈을 가늘게 뜨고 손사래를 치는 꼴이 부아가 치밀지만....... 나는 일단 저 인간 부하다.

  “........제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내가 네게 문제가 있어서 빼는 거라고 말한다면 어쩔래? 그럼 같이 퇴근하는 지민이도 문제가 있다는 거냐?”

  “하지만 반장님이 결정하신 일이죠. 제가 지민 선배에게 문제가 있다고 정한 게 아니라, 반장님이 판단하신 거잖아요? 그걸 왜 저한테 뒤집....... 죄송합니다.”

  궤변을 늘어놓는 김연에게 쏘아붙이다가 선을 넘을 뻔했다.

  “와아! 연! 말에서 밀리는 거야?”

  “닥쳐라 최수연.”

  김연은 잠깐 수연선배를 째려보더니 혀를 찼다.

  “젠장. 시건방진 것들....... 좋아 설명해주지. 오늘 밤, 조선 재건 동맹 마지막 지부를 덮칠 거야.”

  “!!”

  “정말로요?”

  “연? 찾은 거야?”

  나를 포함한 15반 전원, 심지어 강윤 선배까지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박살이 나 흩어지고 도망다니면서도 잊을 만하면 자잘한 사건을 터트리던 조선재건동맹의 마지막 지부를 공격하는 거다.

  과장 조금 보태면 역사적인 순간.......까지는 역시 좀 그러려나? 지금에 와선 놈들은 그저 무장강도 수준으로 전락했으니까 말야.

  그래도 반통일 세력, 조선인민공화국의 마지막 잔당들을 쓸어내는 임무다. 그만큼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결을 상징할 것이 틀림없는 중요한 임무일 것이다.

  “그런데, 왜 저와 지민 선배는.......”

  “어린이들 손을 빌릴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 아니니까.”

  “.......”

  “뭘 그렇게 봐? 야, 기껏해야 50명 정도 숨어있는 것들을 미성년자까지 동원해서 잡아야겠냐?”

  “아, 아뇨. 그건.......아니지만.”

  틀린 말은 아닌데 어린애 취급이 짜증난다. 어린애가 맞긴 해도 짜증나는 건 짜증난다.

  “뭔가 불만이 있는 모양이신데. 사람 써는 일에 그렇게 쫓아가고 싶으신가? 싸이코?”

  “아, 아닙니다!!”

  그러나 김연은 내가 대답할 틈도 제대로 줄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전담청이 하는 일은 이런 게 전부가 아니고 정말 급하면 네가 싫다고 해도 끌어내서 총을 쥐여 줄거다. 굳이 이렇게 빨리 사람 못 죽여서 안달부릴 필요 없다고.”

  “죄송합.......”

  심지어 내 사과조차 들어줄 여유도 없는 듯, 쉴새 없이 조잘대는 김연.

  “아무리 조기교육 열풍이 불어도 이딴 건 조기교육이나 예습할 필요 없어 이 전쟁광아. 조기교육이 아니라 네가 만약 이미 수십 명을 죽여 본 살인마라도 굳이 거기에 카운트를 올리게 해주긴 싫다. 알았냐?”

  “.......죄송합니다.”

  지민 선배가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고 수연선배는 왠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책상에 다시 앉았다. 물론 강윤 선배는 처음부터 부동자세였다.

  “........”

  그리고 나는 뭐라 되돌려줄 말을 찾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김연의 말에 딱히 틀린 부분을 찾을 수 없었고 말이 쓸데없이 길긴 했지만 적어도 그가 우리를 남기는 적당한 이유를 들었다. 항변할 이유를 더 이상 찾지 못하겠다. 항변할 마음이 들지 않기도 하고.

  “알았으면 얌전히 퇴근해.”

  그리고 그런 그의 말은 여느 때와 같이 틱틱 거리고 있었지만, 여느 때와 달리 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있었다.

  사실 차분하진 않았다.

  지금까지 전담청 대원이 되기 위해 내가 어떤 노력을 했는데, 그것이 김연의 말에 논파된 기분은 영 좋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김연이 하는 말이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었고 내가 미숙한 것도 사실인데.

  무엇보다, 까라면 까는게 이 바닥의 법칙이기도 하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내키지 않는 마음이나마 애써 대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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