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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Blood Rose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17.10.30

천년에 한번 태어난다는 뱀파이어 로드. 선대 뱀파이어 로드는 반란으로 인해 죽으며 저주를 남긴다.
그 저주는 다음에 태어날 뱀파이어 로드는 인간인 블러드로즈를 옆에 두지 않는 이상 인간의 피를 마시면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은 느낀다는 저주였다.
저주를 두르고 태어난 뱀파이어 로드 '라티안스' 와 그의 블러드 로즈 '임지유'의 이야기.

 
22
작성일 : 17-11-20 13:53     조회 : 20     추천 : 0     분량 : 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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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하는 병사들을 보던 브리지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파티 말고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브리지트는 더 훈련을 보고 있어도 머리가 복잡하다는 건 다름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브리지트는 머리를 마구 헤집었다.

 

 “아, 복잡해.”

 

 파티라. 정말 그 방법밖에 없는 걸까. 다른 방법이 정말 없는 걸까.

 축축 처지는 발걸음을 겨우 움직이며 집으로 들어가자 샤티가 차를 마시고 있었다.

 차를 마시던 샤티는 브리지트가 기운 없이 앞에 앉자 샤티는 자연스럽게 찻잔에 차를 한잔 따라 그에게 건넸다.

 

 “힘들어 보이네. 뭐 고민이라도 있어?”

 

 “하……. 그러고 보니 샤티는 아직 안 들었던가. 로드가 칼립의 파티에 가겠다고 한 거.”

 

 “그런 말을 했다고?”

 

 “응. 우리에겐 돈이 부족하잖아. 그래서 파티에서 우리를 도와줄 뱀파이어를 찾을 모양이야.”

 

 “확실히 파티에 오는 뱀파이어들은 다들 돈을 많이 가지고 있지.”

 

 “그래서 그 파티에 호위 한 명을 데리고 직접 가겠다고 하시는데…….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다른 방법이라……. 확실히 파티에 가서 만나서 포섭하는 게 빠르긴 하지.”

 

 “하지만 그 칼립의 성이라고?! 호위 한 명은 너무 위험해!”

 

 “그렇다고 병사 전부를 데려갈 순 없는 노릇이잖아.”

 

 “그건 그렇지만……. 하여튼, 너도 좀 나랑 같이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

 

 같이 생각하자는 브리지트의 말에 샤티는 한숨을 내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파티에 나가는 건 쉬운 방법이지만 그만큼 위험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그러니까 다른 좋은 방법이 생각나면 그 방법을 선택하는 게 더 낫지.

 샤티는 팔짱을 끼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식탁에 앉은 두 뱀파이어는 그렇게 머리를 싸매야 했다.

 라티안스는 샤워를 하고 나온 건지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며 골똘히 고민하는 두 뱀파이어를 바라봤다.

 

 “거기서 뭐 하고 있어?”

 

 “로드. 그것이….”

 

 “아직도 다른 방법을 생각 중인 건가?”

 

 “당연한 거 아닙니까. 위험한 건 변함없으니까요.”

 

 “그만하고 나를 지킬 방법을 생각하는 게 어때?”

 

 “지키려고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어차피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방법이 없는 거 아니야.”

 

 “…….”

 

 날카로운 라티안스의 말에 브리지트는 할 말을 잃고 그저 식탁만 바라봤다.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 사실을 인정 하고 싶지 않았다.

 브리지트가 입을 다물자 라티안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샤티는 브리지트의 어깨를 붙잡았다.

 

 “로드의 말이 맞아. 더 좋은 방법은 없어.”

 

 “너마저도…….”

 

 “다른 방법을 찾겠다고 시간을 버리기보단 파티장에서 어떻게 이분을 지킬지 고민하는 게 낫지 않겠어?”

 

 샤티의 말은 전부 맞는 말이라서 브리지트는 반박할 말도 찾지 못했다.

 다른 방법을 찾겠다고 억지를 부릴 때가 아니라는 건 안다.

 하지만 로드가 좀 더 안전한 길을 걸으셨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파티장에 가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게 된다. 다른 좋은 방법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브리지트의 굳은 표정에 라티안스는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괜찮아. 나는 그렇게 약하지 않아. 싸울 준비도 됐어.”

 

 “…로드.”

 

 “언제까지고 도망만 쳐서는 승부는 나지 않아. 우린 원래부터 위험했어.”

 

 “…….”

 

 “좀 더 위험해지는 것뿐이야. 그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건 그대들의 몫이야.”

 

 믿고 있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라티안스때문에 브리지트는 결국 졌다는 듯 웃었다.

 로드가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을 돕는 것이 자신이 할 일.

 로드께서 이미 결심을 하셨다면 자신이 말릴 수는 없었다. 그리고 로드의 말대로 언제까지 도망만 칠 순 없으니까.

 

 “그럼 베일리랑 클리프의 설득은 너에게 맡기지, 브리지트.”

 

 “네?! 로드, 잠깐만요! 이야기가 다르지 않습니까!?”

 

 “전혀 다르지 않은데. 그것도 어찌 보면 준비잖아.”

 

 “그것도 물론 준비이긴 하지만…!! 저보단 로드가 직접 이야기하는 게 더 빠르고 효과도 좋지 않겠습니까?”

 

 “나는 따로 할 일이 있어서 그래. 믿고 있어 브리지트.”

 

 그 한마디에 브리지트는 입도 뻥긋 못했다. 라티안스는 브리지트를 지나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왠지 보기 좋게 라티안스에게 놀림당한 것 같았지만 그리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로드에게 믿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만으로도 기뻐서 뭐라도 해드리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베일리랑 클리프를 설득하는 건 이야기가 다르다고…….”

 

 두 뱀파이어는 알아주는 고집쟁이다. 특히 베일리는 그 성정이 곧아서 절대로 부러질 뱀파이어가 아니었다.

 자신이 믿는 것을 믿고, 자신이 본 것만을 진실로 생각하는 베일리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일을 진행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이건 거의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라는 말과 똑같았다.

 

 “한숨 쉬는 것 보니까 둘 다 다 엄청난 고집쟁이인가 봐?”

 

 “클리프는 뭐…. 보통이야. 설득한다면 설득할 수 있어. 하지만 문제는 베일리지.”

 

 “헤에…. 베일리는 고집이 센가 봐?”

 

 “그렇지. 근데 그 베일리를 설득하라니.”

 

 “힘내라고. 로드가 믿고 있다고까지 이야기해줬잖아?”

 

 “그래……. 힘내야지.”

 

 브리지트는 반쯤 포기한 얼굴로 하하 웃으며 이야기하러 가보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브리지트를 바라보며 샤티는 안됐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저런 유대를 가지고 있는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며 샤티는 작게 웃었다.

 한편, 클리프와 베일리를 찾으러 집 밖으로 나온 브리지트는 나오자마자 찾고 있던 두 명과 마주쳤다.

 

 “외출하는 거야, 브리지트?”

 

 “아니. 너희 둘을 찾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잘됐네.”

 

 “우리 둘을 찾으러? 왜? 무슨 일 있어?”

 

 “그게……. 둘 다 화내지 말고 잘 들어줘. 나는 로드의 작전 찬성해.”

 

 “로드의 작전이라면…. 설마…?”

 

 “칼립의 성으로 직접 들어가는 작전 말하는 거야?”

 

 베일리와 클리프와 기겁한 표정을 하며 브리지트를 쳐다보자 브리지트는 굳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싫어할 거란 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더 물러설 곳은 없었다.

 

 “맞아. 우린 언제까지고 도망만 칠 순 없어. 언젠간 칼립과 싸워야 해.”

 

 “그건 그렇지만…….”

 

 “굳이 그런 위험한 방법을 쓸 필요는 없다고, 너도 그랬잖아. 브리지트.”

 

 “하지만 딱히 파티장에 가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잖아.”

 

 “…….”

 

 “그러니까 인제 그만 다른 방법을 찾는 것에 시간을 허비할 바엔 파티장에서 로드가 더 안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브리지트의 말에 클리프와 베일리는 고민에 휩싸였다.

 확실히 로드가 파티장에 가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도 로드와 호위기사 한 명은 너무나도 위험했다.

 

 “…난 브리지트의 말에 따를게. 그게 맞는 것 같아.”

 

 “클리프! 고맙다. 베일리 너는?”

 

 “…….”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엉켰다.

 다른 방법은 정말 없는 건가? 칼립의 파티에 꼭 참석해야만 하나?

 돈이 모자란다면 가지고 있는 물건을 팔아서라도 메꿀 순 없나? 아니 그 방법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

 파티에 참석하지 않아도 될 방법이 없는 건가? 정말로…?

 시시각각 변하는 베일리의 표정에 브리지트는 입안이 썼다.

 그녀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겠지. 하지만 그녀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베일리, 마음은 알겠지만, 너도 알잖아.”

 

 “…….”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파티에 갈 로드를 더 안전하게 지켜드릴 방법을 생각해내는 것뿐이야.”

 

 “알아…. 머리론 알지만, 마음은 다른 방법이 정말 없는지 계속 의심하게 돼.”

 

 “베일리.”

 

 “일단, 알았어. 로드를 파티장에서도 안전하게 지킬 방법을 생각해볼게. 대신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른다면 난 그 방법을 선택할 거야.”

 

 “그 정도로 충분해.”

 

 브리지트는 베일리의 머리를 토닥이곤 웃었다.

 베일리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브리지트 또한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른다면 그 방법을 택할 테니까.

 세 명의 뱀파이어는 그렇게 파티장에서 로드를 지킬 방법을 골똘히 생각했다.

 

 “역시 내가 점찍어뒀던 그 뱀파이어를 훈련하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그건 당연한 일이고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야해.”

 

 “만약에 로드께서 인간의 피를 마셔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하지?”

 

 “…확실히. 로드는 블러드 로즈가 없다면 인간의 피를 마실 수 없으니까.”

 

 고민은 또 다른 고민을 낳기 시작했다. 한가지 상황을 가정하자 다른 상황들도 줄줄이 나왔다.

 모두가 라티안스를 알아볼 텐데 그때 칼을 겨누면 어쩌지, 로드에게 건넨 음식 중에 독이 들어 있으면 어쩌지.

 수많은 고민과 가정들은 어차피 가정이고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에 불과했다.

 그 파티장에 직접 가지 않으면 모를 일투성이였다. 역시 지금 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베일리가 봐뒀던 녀석, 지금부터 철저하게 교육하자.”

 

 “그래야겠어.”

 

 “이틀 안에 최강으로 뜯어고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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