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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돌아오는 곳 , 잃고 싶지 않은것
작성일 : 17-07-26 21:53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18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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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임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를 몰랐다. 그래서 망설이고만 있었다.

 

 

 

 

 세진이를 만나긴 해야 할것 같았다.

 

 

 

 이기적이라고 하면... 지혁이 많이 화를 내면 어쩔수 없는 일이라지만 ...

 

 지혁을 이해시키고 싶었다. 애초에 나에게 그런 사람은 잃는게 아니라고 말해준건

 

 그였으니까.. 그래 그것도 핑계였다 세진이는 어느순간 내게 가족이었다.

 

 

 

 가족이라는 표현을 쓸수 밖에 없는 대목은 하나였다.

 

 

 밉든 싫든-마음에 들지 않든

 

 같이 살아갈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이야기였다. 그래.... 세진이를 미워하는것도 아니다.

 

 오히려 미안한 감정뿐이다. 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일임은 분명했다.

 

 

 

 

 나는 지금 잠들어 있는 사람까지도 질투하는 못난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그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걸 나도 모르지 않았다.

 

 

 그날- 하민씨를 보러 갔던 그날- 작약의 손가락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몹시도 다정스럽게...

 

 그녀의 손에 녹아드는 걸 난 보았다. 그가 무너질듯 그녀의 작디 작은 손을 꽉 잡고 의지하던 장면을 .. 아직도 나는 혼자 누운 밤이면 그 장면을

 

 나도 모르게 떠올리곤 했다. 가슴이 따끔... 그야말로 따끔거리는 기억이었다...

 

 

 

 

 

 그런데 세진이는 하민씨와는 아주 많이- 다르다..........

 

 

 

 

 설명하고자 하는 것도 이기심일지도... 몰랐지만 그의 간절한 목소리를 왜 이렇게 떨칠수가 없는지....

 

 예사로 하던 보고싶단 인사가- 왜 이리도..... 이번엔 거절하기가 힘든지.....

 

 

 그는 누군가 냉장고에 넣어 놓고 간 샐러드를 뒤적거리는 참이었다.

 

 

 

 못마땅하다는 얼굴을 하고서- 뒤적뒤적- 먹지는 않으면서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게 된다. 그는- 멋지고 잘생겼지만 그 단어들보다

 

 

 뭐랄까... 아름답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남자다- 턱선도- 옆얼굴도...

 

 

 

 그 말을 싫어하는건 알지만- 예쁜 얼굴이다- 길어진 머리가 거주창 스러운지

 

 앞머리를 살짝 살짝 넘기는 그는 내가 바라보는 시선을 눈치챘는지

 

 

 

 

 잔망스럽게 씩 웃으며 물었다.

 

 "왜 그렇게 보지?"

 

 

 그가 늘 했던 말이었다. 가슴까지 찌릿거렸던 그말- 그도 기억하고 있었던 거다.

 

 웃으면서 한 적은 없던 말- 나는 그의 깜찍함에 웃을수밖에 없었다.

 

 

 "그 말- 매번 했었던건 알아요?"

 

 

 "알아- 어떻게 모르겠어"

 

 

 

 

 그랬다. 내 눈은 언제나 그에게 가 닿아 있었다. 내 자신이 부끄럽고 창피할 정도로

 

 그랬다. 언제나- 나는 그의 얼굴을- 그의 숨을 쫓고 있었다. 그건 마치 새가 울음과

 

 노래를 배우지 않아도- 울수 있는것과 같았다.

 

 

 당연한 어떤 것이었다.

 

 

 

 

 몸에 마치 처음부터 있었던 것 처럼 당연한... 어떤것-

 

 

 

 

 "머리 불편하지 않아요? "

 

 그는 길어진 앞머리를 넘기며 대답한다.

 

 

 

 "그렇긴 한데- 자르러 가기 싫어서-"

 

 

 

 "......?왜요?"

 

 

 

 

 깔끔한걸 좋아하니까 당장에 가 자를줄 알았는데... 내가 되 물었다.

 

 

 그는 생각외로, 커트하러 가기를 좀 망설이는것 같았다.

 

 

 나온 대답은 좀 서글펐다. 언제나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 사람에겐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일수도 있었단 걸-

 

 

 

 하다못해 딱 붙어서 그를 사랑한다는 나 조차도 완전히 이해하진 못한다는 것을

 

 

 아니 이해가 아니라- 조금은 잊고 있었단 것을-알수 있었다.

 

 

 

 "원래도 억지로 참으면서 .. 갔었어- 가위나 , 머리 밑에 정리하는 트리머 같은게...

 

 좀 날카롭잖아- 목 끝같은데 살짝 스치기만 해도 소름이 쫙 돋아-... 아마도 수술 휴우증 같은

 

 

 걸꺼야-.... 아니면 그냥 내가 예민해 빠졌기 때문일수도 있고-"

 

 

 

 

 

 그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그런 말을 꺼낸다...

 

 내가 좀 얼어있자 그는 내 눈을 맞추며 내가 이해 하기 쉽게 말해주고 싶어했다.

 

 

 

 

 "남들이 치과 싫어하는거랑 비슷하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까?

 

 그거랑 비슷해.... 또 그리고-"

 

 

 

 그는 내 얼굴을 바라본다- 그윽한 눈매로 -

 

 

 

 "당신이 긴 머릴 좋아하는것 같길래-"

 

 

 

 

 나는 그런 말을 한적이 있나 되 짚어 보았다. 물론 난 머리가 긴게 좋다.

 

 락커처럼 긴거 말고-... , 그냥 좀 긴 머리- 부드럽게 내려오는 머리-

 

 

 

 살짝 묶이곤 하는 그런 머리가 좋은건 사실이고 그런 타입을 좋아한것도 사실인데

 

 

 

 

 그에게 말한적은, 없는거 같은데-

 

 

 

 

 "말한적 없어- 그냥 니 눈치가 그런것 같길래-"

 

 

 그가 대답해온다. 묻지도 않았는데 내 얼굴만 보고도 무슨 말 할줄 알았다는 듯이-

 

 

 "어떻게 알았어요? 티 낸적은 없는줄 알았는데..."

 

 

 

 그는 뻔하단 듯이 내 얼굴을 바라본다.

 

 

 

 "내 머리 만지기 좋아하잖아- ... 그것도 그렇고- 그 친구도 머리가 길더군-

 

 단순 자기 취향이라고 하기엔 좀 유별난 느낌이라서-니가 그런 머릴 좋아하는가 보다 했지-"

 

 

 

 

 그게 세진이 이야기 임을 알아챘다. 하임은 그제야 망설이던 이야길 꺼냈다.

 

 

 

 "전화 왔었어요-"

 

 

 

 그는 그 말을 듣고는 , 표정관리를 하는듯이 조용히 되 묻는다.

 

 흔들린다기보다- 차분하게 되 물을뿐-

 

 

 

 "오늘?"

 

 

 

 

 "네- 오늘-"

 

 

 

 

 

 그의 눈은 내 얼굴을 보고있지 않다 묘하게 피하는 듯한 시선으로 묻는다-

 

 

 "무슨 이야기 했는지- 물어봐도 되나?"

 

 

 

 "별다른 이야긴 아니었어요.... "

 

 

 

 

 그는 내 얼굴을 바라본다- 거짓말 하지 말란 듯한 표정이다.

 

 늘 웃다가 무표정이기만 해도 낯설어진 느낌이 든다 , 예전엔 저보다 차가운 표정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그의 눈은 바다속으로 가라 앉은 섬마냥

 

 

 조심스레 마음을 스르륵 감추고 예전처럼 아무것도 비추고 있는것 같지 않다.

 

 

 그의 목소리는 단조로웠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것 처럼-

 

 

 

 

 "사실대로 말해- 화낼 마음 없어-"

 

 

 

 ".... 만나고 싶다고요- 어쨌든 우린 친구 아니냐고-... 만났으면 좋겠다고요-"

 

 

 사실은 보고싶다 했지만- 그렇게 말을 전하기엔 신경쓰여서 그렇게 말했다.

 

 

 그 이야길 듣더니 작약은 입술을 비틀면서 웃었다.

 

 

 

 

 "보고싶다고 했나보군-"

 

 

 

 

 "......"

 

 

 

 

 

 하여간 귀신같은 남자야... 어떻게 알았지?

 

 

 "내 거짓말을 이제는 눈치 못했다고 했었으면서-... 다 읽을거 뭐하러 물어요?"

 

 내가 약간 골을 내며 대답하자 그는 다시한번 냉소적으로 웃었다.

 

 

 

 

 "아직도 서투른 흔적이 있거든- 버릇같은거- "

 

 

 

 "버릇이 있어요? 뭔데요?"

 

 

 

 내가 그랬나? 특별한 버릇이 있진 않았는데.....

 

 그는 어림 없단 듯한 표정이다-

 

 

 

 "그걸 가르쳐주면 안되지- 매일 거짓말 하라고 가르쳐 주겠어?"

 

 

 그는 빙글빙글- 웃으며 나를 보며 말한다. 그리곤 묻는다.

 

 

 "보러 가고 싶나?"

 

 

 

 항상 약간 화가나면 이 사람의 말투는 요상하게 딱딱해진다.

 

 물을때는 뭐뭐 하나? 이렇게 묻고- 결론을 내릴때는 뭐뭐 했군- , 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딱딱해진다. 예전엔 늘 그랬으니- 그게 화난건지 뭔지도 잘 모르겠지만...

 

 

 

 

 "......"

 

 

 

 내가 대답 못해서 망설이자 그는 얼굴을 고쳐먹는듯 다잡았다.

 

 차분하게 말을 꺼낸다. 속내는 알수 없었지만 표면적으론 나름 상냥하게

 

 

 "괜찮아- 어차피 친구로라도 남기란 말은 내가 했었지- 기억하고 있어-

 

 솔직하게 대답해- 당신이 부담스럽다면 내 핑계를 대도 좋아- 하지만 나 때문에

 

 만나고 싶은걸 못 만나게 하고 싶진 않아- 그건 강압이지- 그런건 싫어

 

 진심이야- "

 

 

 

 

 그는 그 말을 끝으로 샐러드를 그나마 뒤적이던 것 까지도 그만 두었다.

 

 나는 어떤 말을 해야 그를 이해시킬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말을 꺼냈다.

 

 

 

 "언제나 그랬어요 세진이는 ... 저한텐 좀 특별한 존재에요-

 

 아주 꼬맹이때 만났어요-.. 4살인지 5살인지 쯤이었을 거에요- 부모님들끼리

 

 친구시거든요.. 그래서 만났고- 내내 같은 학교를 다녔어요- 당시엔 많은 우연이 겹쳐서

 

 그렇게 된 건가 했는데... 지나고 보니 누구 한 사람은 좀 노력을 했으니 그런 시간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당시엔 소중하다고 생각지도 않았어요- 언제나 세진이는 늘 덜렁거리고

 

 잊고 하는 나를 잘 챙겨줬죠- 오빠 같았어요- 준비물을 준비하지 못했을때도 걱정한적...

 

 없었어요- 언제나 세진이가 먼저 말해 주었으니까- 내 것까지도 챙겨 주고 그랬으니까-

 

 그게 참...오만했죠- 그런데 지나고 나서야 알았어요- 내가 참 오만했다는 것 조차요"

 

 

 

 

 "......"

 

 

 

 작약은 내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다시 다정해져 있었다.

 

 

 

 "사춘기때도- 대학교때도- 이 나이가 될 때까지도- 수없이 많은 도움을 받았죠-

 

 한편으로는 좀 질투한적도 있었어요- 저와는 달리 세진이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그게 좀 부럽기도 했었죠- 천성이 밝아서-...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었어요-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을 다 두고- 중요한 순간엔 언제나 저에게만 왔었어요 언제나...

 

 많은 도움을 받았죠- 참 이상한게- 줄곧 날 좋아했다면서- 세진이는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마다

 

 그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고 만났으면서도- 헤어지라거나 이런 말은 하지 않았어요

 

 괜찮은 사람이 아닌것 같다 정돈 말한적 있었지만요-... 마지막 연애에서

 

 내가 결혼할거라 생각했대요- 그래서 떠나 준거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 마지막 연애가 깨지고 나서 .. 난 세진이에게 갔었어요- 이탈리아로요..

 

 마치 당연히 돌아갈 곳이 그곳이었다 것 처럼요 "

 

 

 

 

 

 

 작약의 눈빛은 묘했다. 세진이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대충은 알아도 이런 이야기 까지

 

 세진이가 했을지는 알수가 없었다. 나는 그냥 말을 이었다.

 

 

 

 그를 이해시키고 싶었다... 아니 그래야 맘이 편할것 같았다- 완전히 이해는 못하더라도

 

 우리의 관계가 그저 , 말 한마디로 끝날만한 사이는 아니란 이야길 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참 우습게도 그애는 그동안 남자친구 눈치 보여서 연락도 잘 못하고 살았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날 받아줬어요- 상처투성이인 나를- 길게 말하지 않아도 한눈에 알아보았죠

 

 얼마간 머물면서- 나는 바람따라 날아가 버릴것만 같던 나의 중심을 다시 내게 내려 놓을수가

 

 있었어요- 나를 잘 알기때문에 굳이 위로같은걸 건내지 않아도 충분했어요-....

 

 그저 곁에 있어줬어요.....물론 당신 상처에 비하면야 아무것도 아닐수도 있겠지만

 

 

 사랑이 그렇게 허무하다는게..... 아니 , 마지막 즈음엔 서로에게 관심조차 별로 없었다는게....

 

 모두가 목숨을 걸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랑이라는게...... 그 사랑의 끝이 이렇게 남은게 없다는게

 

 슬펐어요- 감당이 안 될만큼 슬펐어요- 사랑의 끝이 아름다울수도 있다고 알려준건

 

 제겐 당신이지만-"

 

 

 

 

 

 그 말을 하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눈이 짙어졌다. 그 안에 담긴 고통이 보였다.

 

 나는 맘이 저려왔다.

 

 

 

 "다시 일어서야 겠다는 마음을 준건 세진이에요-.....

 

 다시 한번 일어나봐야겠다. 언제까지 이렇게 주저 않을수는 없겠구나-

 

 그런 맘을 준건 세진이었어요-... 일어날수 있게 해 줬죠-

 

 무엇보다- 나도 그가 그리워요.... 친구로써요-........"

 

 

 작약은 그까지 듣고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나도 일으켰다.

 

 

 그리곤 애같은 어조로-... 그러나 너무나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목소리가 까슬했다. 건조한 소리였다.

 

 

 

 "안아줘-"

 

 

 

 

 "......"

 

 

 

 

 내가 조금 놀라 대답하지 않자 그는 한번 더 말했다.

 

 

 

 "안아줘- 보러 가도 좋으니까-....안아줘-"

 

 

 

 나는 낮은 한숨을 쉬었다. 이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이라면 어리광 부린다 생각할텐데

 

 이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어리광 까지도 슬퍼져서야

 

 .......

 

 

 

 

 나는 더 말할수도 없어 안아주었다. 그러자 그가 내 목에 코를 묻었다. 마치 안심하고 싶다는 듯이

 

 맞 닿은 목이 따스했다. 그의 향기가 진하게 풍겼다.

 

 

 왠지 두려웠다.

 

 

 

 그는 나를 자주 안아줬지만- 이처럼 애같이 매달린 적은 없었어서

 

 이대로라면 그에게 완전히 지배당해서- 영원히 그 안에서 출구를 못 찾을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좀 두려웠다.

 

 

 

 

  우스운 이야기였다. 그 사람이 날 못나가게 하는게 두려운데 아니라

 

 이 사람한테 푹 빠져서 아무데도 못갈것 같은 사람이 나여서..

 

 

 나는 내가 좀 두려웠다.

 

 

 

 

 그는 혼잣말처럼 속삭였다.

 

 

 

 "돌아오기만 하면, 상관없어-"

 

 

 

 건조한 목소리였는데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단어였다.

 

 그는 포옹을 풀고는 내 눈을 바라보았다. 어깨엔 아직도 손을 올리고서-..

 

 

 

 "가도 돼, 하지만... '다녀 와야' 해..."

 

 

 나는 그의 눈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작약을 불안하게 하면서

 

 둘다 지켜보려고 하는 내가- ..... 너무나 이기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내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듯 다시 나를 끌어 안았다.

 

 

 

 거기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나는 눈을 감았다.

 

 애 처럼 안겨있는 그의 등을 토닥토닥... 말 없이 두드렸다.

 

 길어진 머릴 쓸어주었다. 그의 긴 눈꼬리가 다시 아무일 없다는 듯

 

 휘어졌다.

 

 

 

 

 그것만으로도 바보같은 나는 안심할수 있었다.

 

 

 

 

 

 -

 

 

 지혁은 하임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 시간이 늦어서 이기도 했지만

 

 오늘 유난히 피곤했던 듯이 그녀의 눈에 피곤이 가득차 보여서 가서 쉬라고

 

 보냈다.

 

 

 그녀를 오래 보고 있자니 내 자신이 창피하기도 하고..... 혼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 말 하지 않았지만- 그녀도 많이 피곤했던 듯- 다른 항의 없이 순순히 내 볼에 입을 맞추고는 손을 흔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시간쯤 기다렸다. 혹시라도 그녀가 또 나를 신경써서 잠들지 않고, 테라스로 나올까봐서- 나는 테라스 문도 밀어 닫았다. 커튼을 쳤다.

 

 

 거실의 불을 끄고- 그저 어둠속에 빠진 거실에 잠시 앉아 있었다.

 

 

 나는 깊은 바다 속, 단 하나 남은 생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에서 드는 빛은 안이 아무것도 켜져있지 않으니- 왠지 푸르스름했다.

 

 

 

 

 나는 그 어두운 빛 속에서 눈을 감았다.

 

 

  속에 들려오는 소리들이 시끄러웠다.

 

 속 좁은 내 자신을 타박하는... - 내 자신의 배포가 크지 못함을 원망하는 ...

 

 그런 소리들이 속에 아주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그 시끄러운 소리를 무시하지 않고, 사려 깊게 들었다.

 

 예전 내가 어땠는지- 살짝 되 짚어 보면서-,

 

 

 원래도 난 질투가 많은 사람이었다. 적은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드러날 정도로 질투를 한 적은 없는거 같다.

 

 

 

 

 오히려 , 질투보다는 이기심에 가까웠지- 지혁은 자조적으로 중얼거린다.

 

 하민은 원래도 학창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터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더군다나 친구가 될 만한 남자 아이들은 지혁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으니-

 

 접근할 만한 사람이 없기도 했다- 그렇다면 하민이는 자신을 질투한적 있었을까?

 

 

 

 

 하민이는 영리한 애였다. 질투가 나도 자신에게 드러내진 않았을 것이었다.

 

 지민이가 하민이를 처음엔 탐탁치 않아했었던게 기억난다. 먼저 눈치챈건 하민이였을 텐데- 말을 꺼

 

 낸건 나였던거 같다... 하민이는 내게 물었었다. 불편하냐고, 내가 뭐라고 답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하민이는 뭔가 결심한 듯이- 자신에게 맡기라고 하더니- 몇시간만에 친구가 되어 돌아왔었다.

 

 하민이는, 그런 애였다. 적을 만드느니 친구가 되어버리는.....

 

 

 적 까지도 끌어 안아버리는-

 

 

 

 

 그래서 잊고 있었던 나의 질투심이랄까- 내것이라 여기고 나면 오직 내것이어야만 하는

 

 독점욕은 좀 잊고 있었던 거 같다.

 

 

 이 감정은 좀 위험한 감정이었다. 아주 오랫동안 감추고 있던 , 그리고 어느 순간이 지나고 나니....

 

 드러날 일이 없던 감정이었다. 쓰지 않아 퇴화된줄 알았는데 그게 선명하게 남아 있었음을

 

 오롯이 드러내자 나는 , 많이 당황스러웠다.

 

 

 

 

 

 

 하임의 말을 듣고 나니 , 하임에게 그 남자가 왜 그렇게 특별한지 알수 있었음에도

 

 그녀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만약 내 한손에.... 하민이의 손만....... 없었어도-

 

 

 

 

 스스로 생각을 하고도 놀란다. 소스라치게 그야말로 , 경악하고 만다..

 

 

 

 

 

 

 하민의 손이 '없었다면'이 아니라..

 

 나는 마치 방금, 원망하듯이... '없었어도' 라고 했다.

 

 

 

 

 

 

 나는 숨을 멈춘다. 그리고 괴롭다 괴로운 숨을 삼켜본다.

 

 

 

 

 

 죄책감이 마음을 다시 짓눌러 온다. 자신의 존재를 설마 잊기라도했냐는 듯이..

 

 

 

 

 

 어쩌면 이토록 나만, 생각한단 말인가..

 

 지혁은 스스로의 이기적임에 치가 떨렸다.

 

 요즘은 아주 매일같이 그랬다. 이미 이기적인 자신이 싫은건 일과가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나는 장하임이 안다면 기겁할만한 일을 아까 벌일뻔 했다.

 

 그녀가 나를 안아주었을때- 그녀의 목에 코를 묻었을때- 나는 순간적으로

 

 아주 잠깐이지만 - 아주 순간적인 충동이지만, 그녀를 살짝 깨물어서 그녀의 목에 흔적이 남으면 ...

 

 

 

 

 그러면 좋겠다는 - 아주 변태같은 생각을 하고 말았다.

 

 

 

 

 

 그녀의 하얀 목덜미에 그런 표시가 남으면 , 그 남자조차도 포기하지 않을수록 없으리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든 것만으로도 자신은 놀랐다.

 

 

 

 

 

 놀라고 스스로를 믿을수가 없었다.

 

 

 

 

 

 

 진짜 뱀파이어도 아닌데, 왜 그런 생각이 그 순간에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지독한 이기심이란 생각만 들었을 뿐이다.

 

 

 꽉 물어서- 그래서라도 뺏기고 싶지 않은 , 짐승같은 본능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죄스러운데-.... 그 순간이 지나고 나니- 장하임이 이 생각을 몰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아는 나는 스스로에게 당당할수가 없었다. 차마 장하임의 눈을 똑바로 볼수조차

 

 없었다. 창피해서 , 내 자신이 부끄러웠으니까-

 

 

 

 

 장하임은 내 이런 마음까지는 모르니 영문 모르겠단 얼굴로 씩 웃었지만 말이다.

 

 

 

 

 

 사랑에 자격이 필요한건 아니라지만- 자격이 필요한 순간들도 있기 마련이다.

 

 내가 온전하지 못한 반쪽짜리 사람이면 상대에게도 완전한건 바라지 말아야 한다.

 

 

 

 

 

 장하임이 완전하지 못하다는게 아니다....

 

 

 다만 내가 반쪽짜리 인간이니-

 

 그녀도 내게 다 줄 이유따윈 없다. 반쪽만 주어도 나는 감사해야 하는 처지니까-

 

 그 남자가 하임에게 보고싶다고 말하던 사랑한다고 말하던-

 

 혹은 자신에게 오라고 매달린다고 해도-

 

 

 

 

 딱 부러지게 그런말을 듣지 못하게 할수 없는게 ...... 바로 나란 인간의 위치고

 

 

 지금의 처지이다.

 

 

 

 

 

  나는 그녀에게 돌아오기만 하면, 상관 없다고 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마음속에 품은 생각까지도-, 그대로- 변하지 않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지혁은 한참만에 일어섰다. 스탠드를 키고서 희미한 불빛에 비치어 오는 자신을 바라본다.

 

 거실에 난 큰 창에 비치는 반투명한 자신- 나는 욕심내서는 안된다- 장하임은 욕심내도 되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나는 먼저 그런생각을 해선 안된다- 그녀에게 나의 흔적이나

 

 그녀가 내 사람이라는 표시를 할순 없다. 잘 알고 있다.

 

 

 

 

 

 

 가장 슬픈 건- 나조차 내 편이 아니라는 것-

 

 

 나는 나를 , 언제나 보란듯이 ... 배신한다-

 

 그리고 나에게... 하나도 미안하지 않다.

 

 

 

 

 아까의 그 마음은- 아주 순간적인 마음이었다. 본능에 가까운- ,

 

 

 

 

 그녀곁에만 서면 나는 본능이 불쑥 불쑥 튀어나온다- , 그렇지만- 여전히 내 안에서는

 

 오랜기간 단련했기에- 본능보다 이성이 우위에 있다.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 얼굴을- 본능이 씌워진 자신을

 

 

 

 

 그녀에게서 멀리 띄워 감출수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지혁은 얇은 커튼을 움켜쥐며 밖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더 이렇게 이어나갈수 있을까-

 

 

 김박사의 말대로- 그냥 잡은손에 힘을 주기만 한다고 해서

 

 자신이 하임을 놓치지 않는다고 누가 말해줄수 있을까.....

 

 

 대체 어떤 일을 해야- 어떤 것들을 더 버려야-

 

 어떤것들을 더 포기해야-

 

 하임을 온전히 가질수 있을까......

 

 

 

 

 

 지혁은 낮게 숨을 흘렸다. 그 숨은 너무나 무거워서

 

 발치에 가라앉는것만 같았다.

 

 

 

 자신의 몸에 붙은 아름다운 공기방울들을 잃고싶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기적이고 싶지 않았다.

 

 너무나 어려운 일에 그는 그저 커튼만 붙잡다- 그 손을 놓쳤다.

 

 

 그리고 약 한줌과 함께 방안으로 사라졌다. 손자국 하나 없던

 

 창에는 일그러진 손자국이 남았다. 그 손자국은

 

 

 아무리 지워도 말끔히 지워질것 같지 않은 짙은 자욱으로- 그렇게 남았다.

 

 

 

 

 -

 

 

 

 

 

 

 희영은 어떤이가 전해준 건물 설계도와 고용인의 기록을 살펴보고 있었다.

 

 

 

 24시간 붙어있는 간병인보다 더 큰 문제는-.... 방에 사각지대가 없게 붙어있는 cctv였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의료쪽의 도움을 받자니- 그 여자의 상태가 너무 아슬아슬해서-

 

 다른 어떤 것으로도 , 죽이지는 않고 숨만 붙여두기가 쉽지 않았다.

 

 

 

 

 희영은 거의 확신했다. 죽어서는 안된다- '아직은'

 

 단지 이 여자가 아직도 뇌사가 아님을

 

 알고선 너무나 놀랐다. 그러니 '조금' 위급하게 만드는 것은 너무나 어려웠다.

 

 

 

 

 물론 , 지금 이 상황에서 뇌사가 되게끔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당장 죽어서는 안됐다-..... 장하민이 지금 죽으면 심지혁은 죽도록 슬프더라도 극복할지도 몰랐다.

 

 지금 가장 중요한건- 장하민 때문에 , 그 여자를 잃는거였다.

 

 

 

 그래야 파멸이 쉬웠다-

 

 

 인간은 마지막 생명에 연결된 선을 끊어야 포기가 빨라진다-

 

 장하임을 잃어야 장하민한테로 완전히 돌아 올 테고- 그래야 좀 더 생생한 죄책감과 함께

 

 

 

 더 큰 고통을 가지겠지- 장하민이 죽는건 그 다음의 수순이었다.

 

 

 

 그게 희영이 구상한 , 심지혁의 파멸이었다.

 

 

 

 

 모든걸 잃는것-

 

 목숨을 지탱하는 모든걸 잃어버리는 것-

 

 

 죽고 싶어도 죄책감 때문에 죽을수 없는것

 

 

 

 

 차라리 죽음이 편할 정도의 고통과 괴로움....

 

 

 

 그런게 파멸이었다.

 

 

 

 

 

 희영은 가장 까다로운 문제중 하나를 고심 중이었다. 돈으로 사람을 부리는 것 정도야

 

 쉬운 일이었지만- 이런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유리했다.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 , 그게 누구이던 칼자루를 쥐여주는 꼴이었다.

 

 칼의 수를 줄이려면 자신이 직접 해야했다. 그게 문제였다...

 

 

 

 장하민의 집안은 아직 막강했다. 그쪽에다 들킬까봐 염려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좀 알아보고 나니 오히려 문제는 수월했다. 그쪽도 남매가 꽤 여럿이었고

 

 

 

 결과적으론 막내 여동생이 애틋해 죽을 지경인 형제도 있는 반면에

 

 아주 솔직히 내면속에선 안심한 사람도 있는 모양이었다.

 

 

 

 가식이군- 희영은 속으로만 웃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으면

 

 더 힘들어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손을 잡아죽지는 미지수였다.

 

 

 

 결국... 이 일을 하려면 자신이 해야한다. 목숨을 거두는 것 쯤이야 겁나지 않지만-

 

 희영이 겁나는 건 그게 아니었다.

 

 

 이 일을 하고 나서의 댓가였다. 댓가를 못 받고 끈 떨어진 연이 될까봐 그게 겁이났다.

 

 

 지견은 원래도 자신을 도구로 이용하길 좋아하니까-..말하자면, 확언- 확언이 필요했다. 계획을 알려주고서라도 - 니가 하면- 지견의 옆자리가 내 것이라는

 

 지견의 입으로 말하는 확언의 , 녹취가 필요했다.

 

 

 

 

 희영은 그냥 그 말을 순진하게 믿기엔 지견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그리하면

 

 

 그리고 아주 만약이지만 그것이 탄로가 나면- ....

 

 

 

 지견은 순식간에 자신과 상관 없는 일이라며 망설임 없이- 자신을 버릴 것이었다.

 

 이 일은 지견이 꾸민 일이며- 자신은 그저 도구일 뿐이라는 증거가 필요했다.

 

 

 

 물론 지견은 옆자리는 내 주더라도- 자신이 꾸민 일이라는 이야기는 순순히 할 사람이 아니었다.

 

 근본적인 위태로움이 필요했다. 말하자면-

 

 

 

 회장님이나 사모님이 움직이셔야 했다. 만약 심지혁이 무너지면...

 

 적어도 사모님은 동요하시지 않을까? 아닌가.. 회장님도?

 

 

 

 

 복잡해진 희영은 머리를 가만히 감싸쥐었다.

 

 

 

 

 

 문제가 너무 많았다. 간호인을 떨어뜨리고- 감시카메라를 피해서- 죽이지 않고 뇌사까지만 진행시켜서- 장하임을 떨어뜨리고- 얼마 뒤 장하민을 죽여야 했다.

 

 그리고 지견에게서 확언을 들어내고 녹취해야만 했다.

 

 

 

 

 벌써 알아낸것만해도 여섯가지다- 희영은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희생자는 하나면 충분할것 같은데-

 

 ...... 아니면 다른 사람을 시켜서 그 사람을 또... 없애야 하나?

 

 

 

 

 그럼 벌써 아는 사람이 4명이고.... 칼자루는 4명에 손에 쥐여질 테니 그 칼날이 나를 향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희영은 버릇처럼 입술을 물어 뜯었다. 초조했다.

 

 건조해진 입술에서 피맛이 났다. 희영은 그 피맛이 소름끼쳤다.

 

 

 

 자신이 인간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누굴 죽일 생각을 하면서도.. 태연하다는 게...

 

 그러면서도 속으론 자신을 옹호한다. 이미 죽은거나 다름 없는 애라고...... 그 애를 위해서일지도 모른다고..

 

 

 곰곰이 생각을 되 짚어본다.

 

 

 누군가를 죽인다는 말보다도 - 그 책임이 자신에게 올지도 모른다는게 더 초조했다. 왜일까?

 

 

 그 남자의 믿음과 달리- 보고서에 쓰인 내용은 거의 확실했다- 뇌사가 진행되지 않았을 뿐-

 

 물론 보통은 뇌사가 진행되는 수순이라- 지금의 그 상태가 희귀한 거라서 다들 미적거리고 있을 뿐-

 

 

 

 이미 죽은거나 마찬가지인 상태였다.

 

 아주 , 아주 작은 행동으로도 그녀는 죽을수도 있었다.

 

 적어도 자신이 느끼기엔 그랬다. 깨어날 가능성은 아주- 말도 못하게 희박했다.

 

 

 기대나 희망이 나쁘단 이야기는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 아니겠는가-

 

 

 

 그 남자가 누군가를 자신의 생활로 들이기 까지 몇년이 걸린것만 봐도 충분히 알수 있는 사실이었다.

 

 좋든 싫든- 장하임이라는 여자는 어떠한 의지를 가졌건- 둘의 사랑을 다 모르고 있었다.

 

 

 

 둘은 딱 붙어 있는 사이였다. 첫사랑에 가까웠고- 운명적이었으며

 

 

 서로를 배려할만한 거리감까지도 없는 사이였다. 그건 달리 말하면

 

 

 서로를 너무 위해주고 있어서- 따로 배려를 '할' 필요조차도 없었던 것이란 말이였다.

 

 

 

 

 그 뿐만인가- 서로가 잠시도 서로에게서 쉬고 싶지도 않았다는 거다.

 

 계속 붙어 있고 싶었다는 거다.

 

 

 

 

 지금의 심지혁은 좀 달라졌을 것이다. 아무래도 조심스럽겠지-

 

 그리고 또 잃을까 두려우니 뭔가 할때 주저함이 많아질 것이다.

 

 그건- 장하임이 생각하기에, 망설임이나 꺼려짐으로 여겨질 확률이 높았고

 

 그건 자신에게 유리해지는 일이었다. 만약 일이 틀어져 , 장하민이 뇌사로 진행되고

 

 그랬는데도 심지혁이 동요를 하지 않으면... 만약 동요를 했는데도-... 장하임이 곁에 남으면.....

 

 

 

 만약이지만 그래서 극복하면?

 

 

 피는 자신의 손에 묻겠지만- 그 피를 돌이킬수는 없을 것이었다.

 

 

 

 극복은 있어선 안되는 항목이었다.

 

 

 

 

 희영은 보고서를 탁 접었다.

 

 뭐 부터 먼저 해야할지 서서히 감이 잡혔다.

 

 더 이상 지체하고 싶지 않아- 희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지혁의 기대와 달리 하임은 자고 있지 않았다. 물론 피곤했기도 했고

 

 그도 좀 지친것 같기에 돌아온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복잡한 심경을 감추고 싶었다.

 

 

 

 

 왜 나는 이중적인 감정을 느낄까-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고

 

 내 기준에 따라 , 내 생각에 따라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망설이며 허락하자- 분명 말하기 전엔 허락을 바랐으나-

 

 

 

 의아하면서도- 가슴속의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다. 세진이랑 무슨 이야길

 

 했는지 대충은 알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진이는... 나에게는 그냥 친구일지라도 그에게는

 

 적어도 그냥 친구가 아니라고 느껴질 텐데 싶어서-

 

 

 

 

 하임은 기가 차서 웃음이 피식하고 흘렀다. 구속당하고 싶은건가? 이런 사이에서?

 

 

 

 구속당하면서도- 하고 싶은건 다 하고싶은건가...

 

 

 그는 언제나 내게 무슨 말을 하기전에 망설인다. 그 조금의 정적이 신경쓰인다.

 

 그게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길 바라지만- 아닐수도 있으니까-... 그 잠시의 정적이

 

 혹시라도 하민씨를 위한 것일까봐-

 

 

 

 그의 낯빛만 봐도- 나는 그가 지금 어디에 마음을 묶어 두었는지가 궁금해 지고 마는데-....

 

 

 

 

 이런 고민을 대체 어디에 털어놓겠는가... 누구에게 물어볼수 있을까-

 

 이런 마음의 짐들과 뒤죽박죽 섞여버리는 죄책감을 대체 누구의 가슴에 나눠 묻자고 할수 있을지....

 

 

 

 

 

 하임은 한숨을 쉬었다. 작약의 가슴 속에는 이미 자신 스스로가 묻은 것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는 예전의 자신이 호수였다고 했다. 내가 그 호수를 바다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 바다는- 그 파도는- 그 물결은 안에 가둬두었던 것들을 모두 , 표면상으로 쓸어 올렸노라고 했었다.

 

 

 그 중엔 잊고 있었던 것들도 분명히 있었을거다- 사랑의 기억은 늘 되새기고 살지 않으면

 

 잊혀지는 어떤 것임을 자신도 모르지 않았으니까- 그 사랑은 전의 사랑일테고-

 

 

 

 잊었던 것들까지도 가끔은 떠오르겠지- 그러고 말겠지....

 

 

 

 예전에 읽은 책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죽은 사람의 자리에는 들어서면 힘들어 진다는 일을 들었었다.

 

 기억속의 존재는 거의 언제나 흠이 없는 존재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퇴색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쫓아가도 쫓아도- 그 자리를 온전히 채우기 힘들때가 많아질 거라고-

 

 

 

 

 

 그러나 하임은 ,자신이 더 힘들것만 같다. 오늘의 작약을 살린것은- 작약이 그 고통스런

 

 수술과 외상 후 스트레스를 붙잡고도- 살아야 겠다고 악을 쓰고 살아남은건 오직 하민씨 때문이었다.

 

 

 

 

 자신은 그점에 얼마나 놀랐던가,

 

 

 단지 하민씨가 깨어나면 하반신 마비이기 때문에 그는 단지 그 이유 때문에 .....

 

 

 그 이유때문에 그 고통스런 재활을 했다. 잠시 다리에 깁스만 해도 힘든데..... 거의 몇년을

 

 그는 수술을 하고- 전에 타고 있을때 봤던 ... 능숙하디 능숙한 휠체어에서 일어나서

 

 말이 듣지 않는 다릴 그렇게 악쓰며 움직였겠지..... 넘어지고- 그토록 자존심이 센 사람이...

 

 수없이 넘어지면서- 누군가의 일으킴을 받으면서-...... 그렇게-...

 

 

 

 

 그 모든 일이 .... 하민씨가 깨어나리라는 맹목적인 믿음에 기반한 것이었다.

 

 

 

 

 깨어나지 않겠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은 사람처럼-

 

 

 

 

 

 내가 그의 세상을 바꾼후에 ... 그는 좀 달라졌을까- 하민씨가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혹시

 

 바랄까- 혹시 한번이라도 그런 생각을 한적있을까?

 

 

 

 

 아니면 그 조차도 죄책감이었을까? 혹은 아직도 깨어나길 바랄까?

 

 

 

 

 아니면 그 생각을 하게 한 나를 원망할까...

 

 

 아니면.....

 

 

 

 바로 곁에 있는데- 지금 그 곁에 있는것은 나였는데....

 

 

 

 

 

 나는 그에게 이런 사실을 물을 수는 없었다.

 

 내 웅크려 앉은 발치로 그가 말한 파도가 밀려오는 것만 같았다.

 

 

 

 

 발치가 차가워 지고 싸늘해 졌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감정이란 것은 그 자리에 단단히 앉아

 

 그저 발치로 , 동트는 빛을 머금고 밀려오는 파도를 거부하지 않았다.

 

 

 

 발치에 거품이 일었다. 그 거품이 보글거리며 내가 품은 기억들중 몇개를 그 바다속으로

 

 데려갔다.

 

 

 

 

 나는 그 기억들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랬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서 나는 일어나지 못했다.

 

 

 다시 그의 머리에 코를 묻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같아 자를 수 없었다던

 

 칠흑처럼 짙은 그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싶었다.

 

 

 괜히 눈물이 났다.

 

 눈물은 울음과 함께 터지는게 아니라- 그저 오늘 거기서 흘러 내리기로 했다는 양

 

 쉴새없이 흘렀다. 나는 그저 눈물을 훔쳤다. 슬픈 숨을 내수도 없었다.

 

 그저 ,눈에 비가 오는 밤 같았다.

 

 

 

 

 

 그 비는 아침이 될때까지 끊어질듯 끊어질듯 이어졌다.

 

 

 

 -

 

 

 

 

 다음날, 하임은 말끔한 얼굴로 아침 회의에 나왔다. 지혁도 실은

 

 잠 못이뤘으면서 잘 잠들었던 척 웃었다. 사실은 묻고 싶었다. 그에게 전화했냐고-

 

 전화 해서 말했냐고- 그러나 묻지 않았다.

 

 책은 이미 끝까지 와 있었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었다.

 

 

 

 

 "이제- 더 그릴 이유는 없겠네요- 편집에서 5장 정도는 빼 낼거라고 하더라구요

 

 다 아까운데-"

 

 

 

 하임의 손은 골라야 하는 그림들에서 떨어질줄을 몰랐다.

 

 나도 그랬다. 다 빼내기 싫은 그림들이었다. 그녀의 정성도 숨도 묻어 있는것처럼 느껴졌으니까-

 

 

 

 

 

 가제본조차도 거의 끝났다. 이대로라면 2주 후엔 서점에 깔릴테지...

 

 늘 이때쯤엔 잠을 더 못이뤘다. 뭘 못먹고 못하고- 그저 기다리기만 했다.

 

 평판이 두려워서 가기보다- 하민이에게 책을 가져다 두는 그 순간만 기다려져서-

 

 

 어떠한 말도 못 들을 거면서- 나는 하민이에게 내 책을 꼭 안겨 주어야.. 안심이 되었다.

 

 

 

 가장 첫 책을- 그렇게 가져다 줬을때 부터 줄곧- 늘 그랬다.

 

 

 

 

 

 "못잤어요?"

 

 하임이 짧게 물었다. 마치 지나가는 말 처럼 예사로 거짓말을 했다.

 

 

 

 

 "아니? 약 먹고 , 잤어-"

 

 

 그녀가 내 눈을 투명하게 바라본다- 혀를 찬다-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보면서... 그리곤 내게 말한다.

 

 

 "거짓말은 말죠-.... 솔직하게 말하기로 하지 않았나요? 눈 밑에 피곤이 달려있어요-"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입을 내민다- 그래 약을 먹었는데도 효과는 신통치가 않았다.

 

 그건 전이나 후나- 약이 바뀌나 바뀌지 않나 비슷했는데....

 

 

 

 

 

 "원래도 잠은 잘 자는 편 아니었는데 왜.... "

 

 

 

 하임은 가 제본 책을 탁 내려놓는다. 소파로 자신이 먼저 가더니

 

 

 앉고서는 옆자리를 톡톡 친다- 나는 못 이기는 척 그 자리에 다가섰다.

 

 

 

 

 

 

 그 자리에 앉자 그녀가 내 머리를 끌어다 자신의 무릎을 베게 한다.

 

 그녀가 입은 면 원피스의 가벼운 느낌이 머리에 닿는다. 나는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말간 눈매- 처음봤을때 부터 저 눈이 날 붙잡았다.

 

 어디도 가지 못해서 날 자꾸만 돌아보게 했다.

 

 

 

 그녀는 자상한 얼굴로 내 얼굴을 살핀다.

 

 

 "당신 나한테 너무 잘해줘-"

 

 하임이 웃는다.

 

 

 

 "잘해줘서 불만이에요?"

 

 

 나는 잠시 말을 멈춘다 , 가슴이 쓰려서, 쓰리다 못해 아려서-

 

 

 

 "아니 ... 불만이 아니라- 불안해서-"

 

 

 

 그 말에 하임이 눈썹을 살짝 찌푸린다

 

 

 "왜 불안한데요-? 불안할거 없어요- 불안하라고 잘해 주는거 아닌데-

 

 당신한테 점수 따는거죠-"

 

 

 나는 그 말에 피식 하고 웃는다.

 

 

 "점수?"

 

 

 

 "네- 점수 따야죠-"

 

 

 

 "왜 점수가 필요한데?"

 

 

 약간은 멍청한 내 질문에 장하임은 그녀가 기분 좋을때 하는 것 처럼 새침하게 웃었다.

 

 

 "원래 여자는 사랑받아야 예뻐진다고 하잖아요? 점수 많이 따고, 사랑 많이 받아서

 

 당신하고 평균 좀 맞춰야겠어요

 

 

 

 당신이 너무 예쁘니까 내가 영 떨어져 보이거든요-"

 

 

 

 

 

 

 장난스런 말에 내가 노려보자 그녀는 키득키득 웃었다.

 

 

 

 "노려보지 말아요- 당신이 노려보면 무섭단 말에요-"

 

 

 

 

 "....... 노려보게 하지 마- "

 

 

 노려보는데도 그녀는 무시하고는 픽 하고 웃으며 내 이마에 입을 맞춘다-

 

 

 

 "뭐야?"

 

 

 

 내 목소린 내 귀에도 까칠한데 입술에선 미소가 살금살금 흘러나오니 이것 참 모를 일이다-

 

 기분이 완전 확확 뒤바뀐다. 마치 기분이 종이에 쓰여 있어서 그걸 뒤집기라도 하는 것 처럼-

 

 

 "이건 아까 거짓말 한 벌- 깜빡하고 넘어갈 뻔 했네요-"

 

 

 내가 중얼거린다. 얼굴은 아마 빨개졌겠지- 볼이 후끈거린다.

 

 

 

 "형평성이 없네- 전엔 입에 했었으면서-"

 

 

 

 그러자 그녀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숨과 함께 말한다.

 

 "그만 조잘대고 눈좀 붙여요- 당신 피곤해 보여요 내가 여기 있으면 잘거잖아요?"

 

 

 

 "........"

 

 

 

 차마 말 끝에서 나오지 않은 말- 내가 자는 내내 여기 있을꺼냐는 그 물음-

 

 그 물음은 나오지 않아- 난 다리를 쭉 폈다. 다리에서 뻐근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녀는 뭔가 흥얼거리면서 내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그 노래는 마음까지도 편안하게 만들었다.

 

 나는 잠이 들것 같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

 

 

 

 

 작약은 생각보다 금방 잠들었다. 잠들고 나서도 깊이 잠들때까지 30분 정도는 기다렸다.

 

 그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을 멈출수가 없었다.

 

 

 세진이랑 약속을 한 시간까지는 여유가 제법 있었다.

 

 그에게 말 안하고 나간다는 걸 알면 좀 화나겠지만-

 

 차라리 만나고 오는 사이에 쭉 잠들어 있는다면.... 나를 기다리면서 괜히 속을 태우지 않을 테니까-

 

 

 내 마음은 여기 두고.... 갈 꺼니까... 불안해 하지 않았으면 했다.

 

 

 매일 밤, 자기 전에는 수면제를 먹고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그 약마저 소용이 없었다는 건

 

 그만큼 그가 자신을 괴롭혔다는 이야기겠지.....정신을 유지하면 약의 힘은 약해지니까-

 

 

 

 그는 내 무릎을 베고 어린애같은 얼굴로 잠들었다. 그 얼굴이 앳띄어 보이고

 

 귀엽다- 날카로운 콧대도- 긴 눈꼬리도- 잠에 폭 잠겨 있다. 평소의 예리함은 살짝 감춰져 있다.

 

 

 

 잠이 푹든 얼굴은 이렇구나- 나는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물론 잠든 것을 처음 본건 아니지만-

 

 이 사람은 언제나 처음같은 사람이라서- 순간 순간이 특별하다.

 

 

 시간을 체크한다. 이제는 나가야 할 텐데....

 

 

 

 옆에 두었던 쿠션을 조심스레 몸을 빼며 머리에 편안히 베게 해 주었다.

 

 그리고는 아주 살짝- 일어났다. 예민한 사람이라 눈을 뜨지 않을까 했는데- 눈을 뜨지 않고 고갤 살짝 돌렸다.

 

 

 나는 안심하고는 그의 방에 가서 담요를 가져올까 잠시 망설였다. 물론 거실은 약간 써늘했다. 언제나처럼-

 

 그의 방에 가는건 좀 위험할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방에 놓아둔 것들이 내 눈에 들어올테고

 

 그건 나의 마음도 해롭게 할 테니까-...... 그까지 생각한건- 그의 손에 들려있던 ,

 

 그리고 곧 그가 아무렇지 않은 척 침대 옆 협탁에 올려 둔 반지가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빛나는.... 반지..... 볼 자신이 없었다.

 

 

 

 

 어쩔수 없이 나는 그냥 내 가디건을 벗었다. 긴 가디건이었으나 그의 가슴께부터 허벅지까지도 겨우 덮히는 정도였다..

 

 발이 시리지 않을까? 그의 발을 빤히 보는건 처음 같았는데... 발이 되게 예뻤다. 무용수 발같이 - 뼈들이 아주 가느다랬다.

 

 발에도 곳곳에 깊어보이는 흉터가 남아있었다. 가지런하고 긴 발가락-

 

 내가 콩깍지가 단단히 씌였군.. 발까지도 예쁘다 생각하다니...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발 위로 쿠션을 살짝 기대놓았다. 이 정도면 되려나?

 

 

 

 앞머리가 쏟아져 있기에 왠지 장난을 치고 싶어서 앞머리에 꽃았던 머리핀을 뺐다.

 

 실핀같은 핀 앞에는 별모양이 큐빅으로 달려 있는 핀이었다- 앞머리를, 아주 조심스레

 

 모아서 핀을 꽃아주었다.

 

 

 

 

 

 그는 살짝 찌푸리더니 애교 섞인 얼굴로 뭐라 중얼거렸다. 그 얼굴이 참 귀여웠다. 맘에 꼭 담고 싶을 만큼-

 

 내 이름 같았지만- 내 이름이 아니었을지라도 모를 일이다.

 

 내 이름은 하민씨와 단 한글자의 차이고

 

 

 

 그가 무슨 이름을 그렇게 자면서까지 부르는지 난 아직 잘 모르니까-

 

 그저 쪽지를 남겼다. 외출해서 다녀 오겠다고-

 

 

 꼭 '돌아' 오겠다고-

 

 

 

 

 그가 깨어나기 전엔 돌아오고 싶었다. 그가 불안해 하는게 싫었다. 일어났을때-

 

 그리고 돌아 보았을때 혼자구나 생각하게 하기가 싫었다.

 

 

 나는 내가 나서면서도 그를 끊임없이 돌아보았다. 마치 그가 부르기라도 한 것처럼

 

 마음이 쓰여 자꾸만 돌아보고- 아직도 잠 들어 있는지 그의 긴 눈이 감겨 있는지-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세진이를 만나러 가야했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바싹 다가와 있었다.

 

 내가 전활 할 여유조차 없어- 문자로 말한 시간..... 그는 그 문자에 알겠어 한 대답을 보냈을 뿐이었다.

 

 밖에는 겨울비가 살짝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무슨 말이든- 들어주고 올 생각이었다......

 

 무슨 이야기든- 나는 들어줄 이유가 있었으니까- 단지 듣는것 뿐이겠지만..

 

 나는 그의 이야길 들으러 - 아주 조심스레 작약이 깨지 않게, 조용히-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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