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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지금은,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작성일 : 17-07-26 21:30     조회 : 20     추천 : 0     분량 : 16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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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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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에만 반차를 내겠다고 원장님에게 말했더니 ,

 

 

 

 원장님은 미묘한 표정으로 그러라고 허락을 해 주었다.

 

 

 

 

 참 재밌는게....

 

 

 

 이 사람이 이제 날 신경쓰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착각인가 싶기도 하지만...

 

 나는 시간을 거치며 신중해졌다.

 

 

 

  쉽게 마음을 주고 싶지 않은데... 마음이 점점 가 버리니까

 

 이 사람이 적극적이지 않으면- 확 다가가기가 훨씬 어렵다고 밖에 말할수 없었다.

 

 

 

 그런데도 이 사람, 참 순진한게-.... 내내 날 보고 있으면서- 내 미간이 따가우리만큼 날 보고 있었으면서도

 

 

 

 내가 쳐다보면 눈을 딱 돌려버린다.

 

 

 마치 들킨거같은 표정으로.. 이번엔 아슬아슬했단 듯한 표정으로...

 

 

 그를 보면서 나는 , 에릭이 나를 보는 감정이 지금 나 같았을까 하고 ... 혼자 생각하고 만다.

 

 

 

 

 이제야 알것 같다고 해야 할까

 

 이제서야 알았으니 그에게 내가 미안한것 같다고 할까...

 

 

 그때 에릭의 눈에는 내가 얼마나 순진해 보였을지..... 얼마나.... 빛나 보였을지..

 

 

 

 

 외양이 아름다워서 빛나는게 아니다. 순진함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나는 살아가면서

 

 

 깨달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내가 겁이 없던 시절, 잘 모르기에 뛰어들수 있었던 시절...

 

 나는 세상의 때가 이미 타 버린 만큼- 겁이 많다. 잃을건 이미 없는데도 내가 축나버릴까봐

 

 내 맘이 축날까봐서 도박을 걸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겁이 많아져버렸다.

 

 

 

 이 생활을 그대로 지키고 싶었다. 이미 소중해 진 마음이었다.

 

 

 

 

 

 

 

 문득 미스터 심부터 찾은건 알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뒤로 이 사람이 잘 지내고 있나, 이 마음은 늘 있어왔다.

 

 

 

 하임씨를 보고 나니.. 둘의 사이가 변했구나를 나는 살짝.. 짐작할수 있었고 , 나를 보면서 하임씨는 안절부절 못했지만

 

 이 남자는 그대로였다. 눈매도 얼굴도-... 그런데 알수 없는 분위기가 변했다.

 

 

 

 

 예전보다 툭툭 던지는 말들에 날이 덜 서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엔 송곳니까지 드러내서 꽉 물어 뜯었다면

 

 

 이젠 장난처럼 살짝 무는거 같다고 해야 할까- 이 남자는 아마 몇년을 이를 드러내고 살았을 텐데...

 

 

 하민이 편만 들고 싶은 나는.. 그래도 하민이 편을 들어주고 싶었던 나는 이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그럴 의욕이 사라지고 만다, 누구나 행복할 자격은 있는게 아닌가 같은 생각을 스스로 어쩔수 없이 하고야 마니까...

 

 

 

 

 

 

 옷차림이 그 답지 않고 오히려 내가 옷 입는것에 가까워서 좀 빤히 바라보고 있자 눈치도 빠른 그는 눈에 힘을 주더니

 

 

 원래의 그처럼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얇은 니트와 칼주름이 다려진 검정 바지-

 

 

 귀에 생전 보지 못했던 귀걸이가 달려 있고.... 나는 그것이 하임씨의 귀에도 같은것이 있었음을 알아챈다.

 

 

 

 

 왜 쓴웃음이 나는건지...

 

 

 

 누구나 숨을 들이쉴때 순간마다 변하는게 인간인걸...

 

 손에 있던 커다란 반지도 사라졌다는 걸- ..... 이 사람이 드디어 하민이 곁을 완전히 떠날 맘을 먹은걸까 하는

 

 생각이 스쳐서 나는 괜히 더 크게 웃었다.

 

 

 

 어쩌면....하민이가 쓸쓸할까?

 

 내가 이 사람들 편을 들었다고 해서, 마음이 좀 아플까?

 

 

 

 

 

 "옷 잘 어울렸는데- 왜 갈아 입었어요?"

 

 

 내 무연한 물음에 그는 못되게 대답한다.

 

 

 "니가 눈으로 훑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고 있으니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안다고?...

 

 

 

 "평가하는 눈빛- 싫군, 그 사이에 내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당신은 다 알지 못해-"

 

 

 이 사람은 언제나 내게 자신을 알지 못한다고 어떤 시간을 겪었는지 어떤 고통이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내게 말하지만-.... 그래 다 알지는 못할수도 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는 짐작이 간다.

 

 사진속의 그와 지금의 그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웃는 인상에다 해사해 보이는 소년같은 남자가

 

 눈이 어두워진 하얀 늑대로 변모하기까지의 시간... 그 시간이 평범했을거라고 누가 얘기할수 있을까..

 

 

 알수 있었다.

 

 차라리 죽었으면 싶을 정도의 슬픔

 

 믿을수가 없는 현실을 , 현실로 인정해야 하는 괴로움...

 

 

 

 "제가 다 모를까요?"

 

 

 내 말은 내 귀에도 스스로에게도 물음으로 들렸다.

 

 

 그는 어깨를 으쓱대며 냉소적이기 그저 없는 얼굴로 나를 쏘아보았다.

 

 

 

 

 

 이 사람은 내가 굳이 도와주지 않아도- 충분히...

 

 아마 충분히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을텐데...

 

 나는 무슨 간섭인가 싶어 손을 들고 물러나는 제스춰를 취했다.

 

 

 

 

 그래도 그는 눈을 거두지 않았다.

 

 싸늘해 보이는 표정으로-

 

 

 

 

 "... 나는 잘 알잖아요- , 그래요 솔직히 다는 알지 못하겠죠- ...적어도 그래도 내가 아는 하민이라면 당신 탓 하지 않았을 거에요-

 

 당신이 자신 때문에 힘든줄 알았다면 오히려 자기 탓을 했을걸요 -"

 

 

 

 

 그의 표정이 약간 충격에 휩싸인다. 마치 내가 입으로 낼줄은 몰랐다는 표정으로

 

 뭔가 말하려다 그는 말을 멈추고 창밖을 쳐다본다. 자신의 시선을 감추기라도 하는듯이

 

 

 

 

 "하임씨는 좋은 사람이잖아요- 몇번 안만났어도 알수 있었어요 착해요 어쩔수 없이-

 

 당신이 매력적인것도 어쩔수 없이 사실이지만요-"

 

 

 

 내가 씩 웃자 그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란 표정을 지으며 시큰둥하게 내게서 걸어서 떨어져

 

 

 쇼파에 기대 앉는다- 바로 옆에 있는데도 시선을 다른데 두면서-

 

 

 

 나도 그의 옆에 살짝 앉았더니 그는 이제껏 걸지 않았던 투로 비교적 상냥하게 말을 건다

 

 

 

 

 "한국에 남기로 했다며?"

 

 

 

 .....

 

 

 "네...당신이 알면 깜짝 놀랄만한 일이 생겼거든요-"

 

 

 

 내 의뭉스런 대답에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글쎄 .. 놀랄 일이 좀 많았어야지....."

 

 

 그의 시큰둥한 표정에 난 나도 모르게 고백하고 만다.

 

 좋은 일이라곤 할수 없는데도 웃으면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거든요-"

 

 

 

 그는 나를 쳐다본다. 아주 오랜시간 내 친구가 바라보았을 짙디 짙은 눈으로-

 

 

 믿을수 없다는 태도가 아니라- 진심이냐는 듯한 얼굴로-

 

 

 

 

 "한국에서?"

 

 

 

 뻔한걸 묻긴, 나는 씩 웃었다.

 

 

 

 "네...."

 

 

 

 그는 조심스럽게 망설이다가 묻는다.

 

 

 

 

 

 "그 사람은 노멀인데?"

 

 

 

 조심스러울 것도 없는 일인데- 이 사람은 못된 척은 혼자 다 하면서 이런 점엔 이토록 조심스럽다.

 

 물론 좋아하는 말이 아니긴 하다. 노멀이라는 건 그 사람은 평범한데.... 우리는 별나고 나쁘단 이야기로 들릴때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그런 뜻으로 한 말 같지는 않다.

 

 

 

 

 

 "아마요- 이런 적은 처음이라서- 저도 잘 모르겠어요-...아주 만약이지만-상대가 날 좋아하게 된다고 해도

 

 내가 망설일것 같아요-"

 

 

 

 그는 그 말에 나를 쳐다본다. 의아하다는 듯한 얼굴-

 

 

 

 

 

 왜 이 사람에게 난 다 털어놓고 말까... 아마도 내가 모든걸 털어 놓을수 있던 , 지구에 딱 하나 있던 그 친구의

 

 시간을 혼자 품은 , 아주 오래 그녀를 사랑했을 그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당시엔 어땠을지 모르나.. 지금은 ....하민이와는 앙고라토끼와 늑대처럼 다른데-

 

 

 

 같은 시간을 품었기에 알수 없는 공통점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바보처럼 말을 이었다.

 

 

 

 "당신 말대로- 그는 그대로 '노멀'하게 살고 싶을수도 있잖아요-..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건 잠시 뿐인

 

 마음일수도 있으니까..."

 

 

 

 그 말에 그는 어이 없다는 듯 툭 웃었다. 그러곤 내게 대답했다.

 

 

 "당신은 아직도 , 잘 모르는군-"

 

 

 

 "....?"

 

 

 

 그는 냉소적인 표정으로 터무니없이 로맨틱한 말을 입으로 꺼낸다.

 

 

 

 "사랑이 피하겠다고 마음 먹는다고 피할수 있는것이라고 착각하는군-"

 

 

 

 그 말에 나는 놀라고 말았다.

 

 

 

 "잠시 뿐인 마음이라면- 당신에게 감히 말하지도 않을거야- 그정도 사리 분별이 안되는 사람을 약아빠진 니가

 

 좋아하진 않았을테니까-

 

 하지만 난 당신 태도가 더 별로군- 좋다면서 그리고 자신에 대해 당당하다면서- 그 사람이 당신을 좋다고 해도

 

 망설인다고?"

 

 

 

 

 

 그는 아주 냉정하게 다른 곳을 보면서 말을 잇는다.

 

 

 

 

 "글쎄-..... 만약 그 사람이 평범하게 살길 바랬으면 애초에 그 사람 곁에 있겠다고 , 애초에 맘 먹지를 말았어야지.."

 

 

 

 

 그는 눈치 챈것 같았다. 내가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눈빛이 그랬다.

 

 

 

 하임씨는 몰랐을 테고-.... 아마 내가 거기서 일 한다는 말을 했을테니까- 그럼 그 뒤는 이 사람이

 

 추측한 것일텐데...

 

 

 

 이 남자는 여전히 기민하다. 영리하고-

 

 

 

 "약간 맹해 보이긴 하더군- 자신이 실제로 그렇다고 해도 자각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텐데- "

 

 

 

 

 조용히 말 한마디를 남긴다. 별일 아닌듯-

 

 참 다른 사람이다.

 

 

 생각의 방향 자체가 조금 다르다고 해야 할까....

 

 

 

 

  다른 이들은 내가 그렇다고 하면 오히려 포기하고 같은 성향의 사람을 만나라고 조언하거나 할 텐데-

 

 

 

 

 이 사람은 그런 설득은 하지 않는다.

 

 상관 없어 하는 것 처럼 보이는데도 그렇게 매정하게 밀어내지 않는다.

 

 

 

 

 아마 하임씨에 대한 마음도 그런 것이라 이제 받아들이기로 한 걸지도 모른다.

 

 

 

 이 사람말이 맞다.

 

 

 

 사랑은 규정짓는 순간부터- 피할려고 한다고 해서 피할수 있는건 아니었다.

 

 

 

 

 그건 에릭때도 그랬으니까- 나와 달리... 그는 굳이 나에게 사랑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자연스레 그를 사랑했고

 

 그도 나를 사랑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단지.... 나는 그를 나눠 가질수가 없었다.

 

 

 나만 소중해 했으면 했었다.

 

 

 

 모두가 소중하다. 모두를 사랑한다는 에릭에게 아무리 화를 내도-... 그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었다.

 

 나만 사랑해줬으면 했었으니까... 지금의 하임씨도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아무리 그래도 미스터 심은 에릭같은 맘으로 모두를 사랑하는건 아니라지만.. 사랑이란게 그렇다.

 

 

 

 아는데-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는데- 마음으론 그런걸 이해 할수가 없는거다.

 

 

 

 논리나 이성이 닿지 않는 것-

 

 

 

 그저 나만이 소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것-

 

 

 

 

 

 나는 내 가슴이 다 시큰거려서 일어났다.

 

 

 밝은 얼굴로 - 그런 생각은 한적도 없단 듯한 얼굴로-

 

 

 

 

 

 

 " 장 봐올게요- 뭐 먹고 싶은거 있어요?"

 

 

 

 

 ".............없어-"

 

 

 

 건조한 대답 , 그는 내내 창밖만 바라본다. 나는 그의 뒷모습에 웃음을 남겨두고 문을 나섰다.

 

 

 

 

 

 

 -

 

 

 

 

 

 

 사랑이라-

 

 다들 사랑에 매여서 아무것도 못하고들 사는군-

 

 

 

 

 지혁은 문이 닫기는 소릴 들으며 낮게 한숨을 쉬었다.

 

 

 

 제이미가 반갑냐고 물으면.... 솔직히 반갑다고도 반갑지 않다고도 못하겠다.

 

 

 

 정이 약간 든건 사실이지만- 제이미를 보고 있으면 , 하민이랑 대화하고 있단 생각이 가끔 든다.

 

 특이한 언사나- 말할때 숨을 들이쉬는 타이밍 같은 것이 그녀와 많이 닮았다고 해야 할까-

 

 

 

 아마도 혼자 공부하면서 , 발음을 따라하거나 할때 하민이를 떠올리며 따라했기 때문일것이다.

 

 

 그래서 닮았다.

 

 

 그래서 괜히 마음이 심란해진다.

 

 

 

 

 

 

 집으로 쫓겨가듯 가버린 하임이 신경쓰인다- 하임은 제이미가 아무래도 불편한 걸까?

 

 그래도 난 제이미를 감히 쫓아버릴 만큼 간이 커지진 못한거 같다.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단 말은

 

 

 그에게 너무나 어울리는 말이니까- 처음엔 깍듯하게 날 달래려 했었는데... 나에게 그 방법이 전혀 먹혀들지 않자

 

 

 원래 성격을 드러낸거 같은데- 원래 성격이 더 참기가 힘들었다. 웃고 능글맞고- 쓴소릴 해도 하나도 신경쓰지 않아 보인다는게

 

 

 

 내겐 더 당해내기가 힘든 성격인 터라...

 

 

 

 

 전화를 꺼낸다. 애초에 강비서한테는 이야기 해야겠지- 솔직히 강비서가 눈치 빠른게 이래서 싫다-

 

 어디 가는지 물을텐데-아니.... 대답하지 않아도 대충 알아채겠지- 전화가 두번도 가지 않았는데 강비서는 재깍 전화를 받았다.

 

 

 

 

 "네 작가님-"

 

 

 "주변에 누구 있어?"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다른 비서님 있어요 라면서 어디론가 가는듯 한 발소리가 났다.

 

 나는 잠시 기다렸다.

 

 

 

 

 "이제 됐어?"

 

 

 

 

 "네- 말씀하세요-"

 

 

 나는 조금 망설였다. 기껏 말해야 해서 전활 해놓고도 조금은 멍청이 처럼...

 

 망설이다 말을 꺼냈다.

 

 

 

 "옷이 좀, 필요해 - 전에 갔던 샵에 갔으면 하는데.... 가면 어머니 귀에 들어갈까?"

 

 

 

 "...... 아마요? 샵은 왜 필요하세요? 쇼핑이 필요하신거면.... "

 

 

 나는 그의 말을 조심스레 잘랐다.

 

 

 

 "아니야- 돈 더 줘도 이야기 들어갈까?"

 

 

 강비서는 잠시 생각하는 듯이 낮게 숨을 내쉬고 대답했다.

 

 

 

 

 "........ 아예 다른 샵을 고용하셔도 귀엔 들어갈꺼에요- 뭐..... 따로 지시를 해 보기야 하겠지만요-

 

 그런 사람들이야 뻔하잖아요- 돈 더 준다는데..... 무슨 이야길 따로 하겠어요-"

 

 

 

 이 세계는 그래서 단순하다. 어쩔때는 말도 못하게 복잡하면서-

 

 돈으로 해결되는 선에서는 , 모두가 침묵할수 있다.

 

 

 나는 그런 일을 또 벌여야 하는 내가 속했던 세계를 잠시 말 없이 경멸하였다.

 

 우스운게 경멸해 보았자... 나도 그곳에 있던 사람이었다.

 

 거기서 만들어진 사람이었다.

 

 

 나는 생각을 환기시켰다. 생각해 보았자 어쩔수도 없는 현실이었으니까....

 

 

 

 "그때처럼 다른데서 메이크업도 필요해- ... 나는 그냥 세미정장 정도면 될것 같긴 한데-

 

 정장이 다 허리축이 크니까- "

 

 

 

 강비서가 잠시 말 없이 있다가 되 물었다.

 

 

 

 "타이도 필요하신 정장이요?"

 

 

 

 .....

 

 내 말을 귀여겨 듣고 있질 않군- 하긴 그에겐 어딜 가는지가 더 중차대한 일일테니...

 

 내 말이 잘 들리지도 않겠지..

 

 

 

 "세미라고- 타이까진 필요없고-.... 그리고 이번에 준비한 차 말인데- 혹시 차종이 어떻게 되지?"

 

 

 

 

 "**의 ***인데요- 눈에 안띄게 하라셔서요-"

 

 

 

 

 

 사실 그대로도 괜찮겠지만- ... 지혁은 이렇게까지 하임에게 더 힘을 실어주고 싶은 자신이 의아하면서도

 

 좀 어색하고 간질거린다.

 

 

 

 물론- 좋은 차라면 지금 가지고 있는 차가 가장 좋은차다. 가장 비싼 차고-

 

 하지만... 눈에 너무 띄어서.....

 

 

 

 

 ".....지금 내 차가 눈에 좀 띌것 같은데-.... "

 

 

 

 

 내 띄엄띄엄 하는 말을 알아 들은건지- 아님 눈치라도 챈건지 그는 내게 대답한다-

 

 

 

 

 "회사에도 차 있으니까- 제 이름으로 회사차를 빌려 볼까요?"

 

 

 

 ..... 회사에도 차가?

 

 

 

 "그거 아버지가 아시면 뭐라고 하게?"

 

 

 

 수화기 너머에서 그가 살짝 웃는다

 

 "그도 그렇긴 하네요.. 그런데 회장님이 설마 제가 무슨 차를 빌렸나까지 신경 쓰실거 같진 않은데요-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많이들 빌리거든요- 저야 그동안엔 빌릴일 잘 없었지만-

 

 

 

 진비서님 같은 경우는 회장님 대리로 업무확인 같은거 할땐 일부러- 비싼차 몰고 나가요- 그러라고 회사 차에 돈 들인건데요

 

 

 

 어디서 기 죽지 말라고..."

 

 

 

 

 아버지 다운 일이시군-.... 아버지 답다. 직원이라고 해도 어디서 기 죽지 말라고-.. 자신의 대리일 꺼라면

 

 절대 없어보이지 말라는 .... 당당하게 일 처리 하라는........

 

 

 생각보다 내가 아버지를 닮았을지도 모르겠네... 지혁은 살짝 쓰게 웃었다.

 

 

 

 

 

 "그러니까... 제가 쓴 걸로 하면 되죠- 들킬 일 없으실 꺼에요- 운전.... 하실거에요?"

 

 

 

 지혁은 그 말에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쓰린 기억이 가슴을 스친다- 또 운전을 할수 있을까?

 

 혼자는 괜찮지만- ... 혼자선 되는 일이지만-......옆에 누굴 태울 자신은 없다.

 

 

 최악인 일은 한번으로 충분하니까-

 

 그 댓가로 난 내 인생을 바쳤다... 또 그럴수야 없다.

 

 

 그래도 드레스 입었는데 운전 시키기는... 그런데...

 

 

 

 

 ".... 생각해 볼게-... 드레스 목록은 저번처럼 나한테 주면 되- 내가 고를거야....

 

 

 하얀색 있냐고 물어보고- 없으면 구해와-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무 짧은것도 별로지만...."

 

 

 

 그 말에 강비서는 또 잠시 침묵하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되 물었다.

 

 

 

 

 "하임씨가 입을 옷인가요?"

 

 

 

 지혁은 말을 멈추었다.

 

 그리곤 곧 대답했다.

 

 

 

 

 "그래"

 

 

 

 "알겠습니다."

 

 

 

 

 전화는 강비서 그 답지 않게 사무적인 목소리로 끊겼다.

 

 뒤에 남는 이 씁쓸한 기운을 털어내고 싶었다. 마음이 해에 바짝 말랐으면 기뻐야 하는데

 

 

 

 너무 오래 사용해서 뻣뻣해진 타올처럼-... 바짝 말라도 뻣뻣하고 서걱서걱 한 기분이 들었다.

 

 

 

 

 마음이 거칠어 졌을 것만 같아- 지혁은 가슴께에 손을 올리고 낮게 한숨을 내 쉬었다.

 

 

 

 

 -

 

 

 

 

 하임은 돌아가서 줄곧 제인에어를 읽고 있었다. 이 책만 오래 읽는다고 타박한다면 할말 없지만-그만큼

 

 이 이야기엔 흡인력이 있었다. 당당한 로체스터- 그리고 가난한 여교사인 제인- 제인은 속수무책으로 그에게 끌리지만

 

 

 그에겐 자신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족한 정도론 끝날 일이 아니다. 감히 다가설수도 없을 만큼 먼 사람-

 

 

 

 

 활짝 열린 테라스 창으로 서늘한 바람이 들어섰다. 가을의 끝자락- 겨울의 초입이었다.

 

 그에게 돌려줘야지 하고도 돌려주지 못했던 크림색 숄을 웅크린 다리위에 펼친다- 그가 담뿍 뿌렸을 그 향기의 끝 잔향이

 

 

 느껴졌다. 짙은 향수가 남겼을 그의 잔향- 달달한 향에 비해 끝 향은 기대보다 무거웠다.

 

 

 

 그 향이 끊임없이 콧가를 스친다.

 

 

 

 나는 이런 연애를 알지 못했다. 이렇게 거리를 지키는 연애

 

 

 

 안전거리를 지키고-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다른 사람이 한 사람의 손을 잡고 있어도

 

 화낼수 없는 연애-... 이런 연애를 나는 알지 못했다.

 

 

 

 그런데 답답한데도 놓치기 싫은 연애였다. 놓느니 참으면서- 잡고 있을 그런 연애-

 

 

 

 

 냉장고로 가서 아이스크림을 꺼내서 다리를 숄에 말고 조그마한 스푼으로 아이스 크림을 먹는다.

 

 

 컵에 담긴 아이스크림은 카라멜이 덮혀 있어 이에서 아삭거리며 부서졌다. 옅으면서 짙은 향이 코 끝을 스쳤다.

 

 

 

 도하랑 사귀는 내내- , 우리는...

 

 아니, 우리가 좋았을 때- 나는 그와 떨어질줄을 몰랐다.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그가 좀 답답했겠구나 싶다.

 

 

 만약.. 도하랑 사귈때에 내가 이렇게 안전거리를 생각했다면 우리의 끝은 좀 달랐을까?

 

 

 그 생각에 하임은 피식하고 웃었다. 그렇대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랬다면

 

 이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그랬다면

 

 지금 내 갈빗뼈에 매인- 붉은 끈을 꽉 쥐고 있는 나의 꽃을 못 만났을 것이다.

 

 

 

 

 이해해야 한다.

 

 

 

 

 그가 처한 상황을- 그가 내 앞에서 얼마나 망설였는지 얼마나 내 손을 잡길 망설였는지

 

 알고 있다. 모를수가 없다. 그러니까-...... 이해할수 있다. 너그럽고 이제 나를 보면 미소를 띄는 것 만으로도

 

 

 내 미소를 보기 위해 자신의 안전지대에서 거침없이 걸어나와 - 아니 뛰쳐나와 자신을 꽉 안아주고

 

 

 맞닿은 가슴에서 뛰는 심장을 위해....

 

 

 나는 이해할 것이다. 하민씨에게 미안하지만- 그와 있을때는 그 마음조차 잊으려 노력할것이다-

 

 

 

 

 숄에서는 여전히 잔향이 풍겼다. 예전에 했던 대화가 생각나고- 이 향이 왜 아릿한지-

 

 

 

 좋으면서도 왜 이제 바뀌었으면 좋겠는지.... 알것 같았다.

 

 

 아마 예전의 하민씨에게서도 이런 향기가 났겠지-

 

 

 

 두 사람의 추억은 너무 그림같이 아름다워서... 내가 끼어들때 마다 불청객같은 기분이었다.

 

 

 이제 그는 내 손을 힘 있게 잡았다.

 

 

 그 손을 놓치지 않으려 하임은 손에 힘을 주었다. 입안의 달콤함과는 달리

 

 

 마음에 씁쓸함이 남았다.

 

 

 

 

 

 

 -

 

 

 

 제이미는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 척척 재료를 꺼내 요릴 하는 모습을 뒤에서 잠시 서서 바라보았다.

 

 그는 부산을 떨었다.

 

 

 여전하군 - 지혁은 뒤에서 잠시 지켜보다가 옆에 서서 물었다.

 

 

 "뭐.... 도와......"

 

 

 제이미가 그 말이 반갑다는 듯이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럼 이 양상추 씻어 주세요!"

 

 

 

 기다렸다는 듯이 지혁의 손에 양상추 하나가 떨어지고- 지혁은 정말 어색하게 싱크대에 기대 섰다.

 

 

 

 하나 하나 뜯으면서도 어색한 자신의 손길이 신경쓰인다. 팬을 휙휙 돌리며 제이미가 자신을 바라보더니

 

 픽하고 들릴만큼 웃기에 노려보니 제이미는 재밌다는 듯 말을 걸었다.

 

 

 

 "정말 , 어색하네요- 정말로-"

 

 

 

 요리를 해 본적이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애초에 실력이 영 좋질 못했다. 그게 요즘은 좀 후회가 되었다.

 

 

 

 

 하임과 있을때- 특히 그랬다. 그녀 자신도 요릴 못하는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좀 할줄 알면...

 

 요리 정돈 해 줄수 있었을 텐데... 자신은 애초에 위장이 쪼글쪼글한 사람이었지만 하임은 그런게 아니니까

 

 

 그녀는 내 옆에 있으면 식사를 거르는 때가 많았으니까-

 

 

 

 그게 말은 안해도 좀 신경이 쓰였다.

 

 

 

 

 

 

 "요리는 배울 생각 한적 없어요?"

 

 

 "영 재능이 없어서-....... "

 

 

 

 그 말에 제이미는 살짝 웃으며 대답한다.

 

 

 "하긴.... 그렇죠- 요리는 좀 그런게 있더군요"

 

 

 

 

 그런게 있다니.. 한국말이 늘더니- 대충 넘기는 것도 잘 하는군..

 

 제이미가 준 양상추를 하나하나 다 씻고서야 지혁은 뒤로 물러섰다.

 

 

 제이미는 씩 웃으며 그 양상추를 볼에 담고 샐러드 용 소스를 뿌린다.

 

 

 

 

 

 "정말 억양이 자연스러워 졌군"

 

 

 

 

 지혁이 건조하디 건조한 칭찬을 건낸다. 그 말에 제이미는 씩 웃으며 대답한다.

 

 

 

 

 

 "하루종일 일 하다 보면... 손님들 들락 날락 하시고- ,말을 꼭 거시거든요- 아마 외국인이라서 말 하는게 신기하신가봐요-

 

 그러다 보니까 억양이 좀 자연스러워 졌어요- 단어도 더 많이 알게되고- 아직 글 쓰는건 형편 없지만요-...."

 

 

 

 

 지혁이 잠시 말을 멈추고 그를 쳐다보자 제이미가 물었다.

 

 "좀 비슷한가요?

 

 

 "뭐가 말이야.."

 

 

 

 지혁이 건조하게 대꾸하자 제이미가 조심스런 태도로 말을 꺼냈다.

 

 

 

 

 

 "저는 스스로..... 내 말투가 하민이를 닮았구나 생각할때가 가끔 있어요-... 당신도 알죠?"

 

 

 

 

 

 "........."

 

 

 

 

 "아는것 같았어요- 처음 만났을때도 두번째도 세번째도... 당신이 그럴때마다 멈추는 걸 느꼈었거든요-....."

 

 

 

 

 

 

 "........."

 

 

 

 

 

 "아마도 하민이랑 말 했을때 , 그때 당시엔 한국말을 못해도 혼자 하는 말의 울림이 아름다워서- 나도 모르게

 

 입으로 따라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

 

 

 

 

 

 "......."

 

 

 

 지혁의 얼굴에 짙게 내려 앉은 슬픔에 제이미는 말을 그만둘까 하다가 그냥 계속 이야기 하기로 맘을 먹는다.

 

 짐짓 못본척 하면서-

 

 

 "하민이를... 놓을 준비 , 됐어요?"

 

 

 

 

 "........"

 

 

 

 

 지혁의 눈에 냉기가 서렸다. 자신을 흔들림없이 노려본다.

 

 

 그 눈빛에.. 제이미가 한숨을 낮게 쉬었다.

 

 

 

 "내가 뺏겠다는게 아니잖아요.... 그냥.... 나는 당신이 좀 더 편해졌으면 해요-.. "

 

 

 

 

 지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우선 돌아서 버렸다. 마치 말을 끝까지 안 듣고 가기라도 하려는 듯

 

 그러나 당장 가버리진 않았으니 말을 이었다.

 

 

 

 

 "물론 나도 안 슬픈건 아니에요 ... 슬퍼요- 그녀는 내게도 세상 딱 하나 있는 내편이었어요-

 

 

 

 흔들려서 죽고 싶었을때-나를 붙잡아준 사람이었어요-

 

 

 그녀에게 보답해 주고 싶어요- 어떤 방법으로든-

 

 

 

 하민이는 ... 예뻤죠-너무나 좋은 사람이었어요- 같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었어요-...

 

 당신과도 많은 이야길 했겠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하민이는... 지금 일을 안다면 , 절대로 당신 원망하지 않을 거에요-"

 

 

 

 

 

 "........."

 

 

 

 

 "오히려- 자신이 놓아 줬을 거에요- 하임씨 손을 잡고 , 가라고요-"

 

 

 

 

 

 "......."

 

 

 

 

 

 멈춰서 있는 지혁은 한참동안이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말도-

 

 잠시 뒤에 화를 몹시 참는, 그 답지 않은 배려하는 목소리를 짜내고 짜내어

 

 한마디를 했을 뿐이다.

 

 

 

 "도와줄 일 있으면, 불러-"

 

 

 

 

 그리고 돌아서 걸어갔다. 제이미는 낮은 한숨을 푹 내쉬면서- 속으로 못한 말을 했다.

 

 

 

 하민이는 그걸 원했겠지만- 물러 빠졌으니까 그랬겠지만 , 옆에서 하임씨를 본 나도-

 

 당신이 그냥 그랬으면 한다는 말을...

 

 

 

 

 그저 눈앞에 지글지글 끓고 있는 팬으로 시선을 내렸다. 타지 않게 고기를 들추면서- 괜한 소릴 했다 싶었다.

 

 

 식사 하는 내내 다시 차가운 시선을 대할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하임씨의 짐을 덜어 주고 싶었다

 

 

 

 모두 행복할 자격이 이젠 있지 않을까.... 그러면 안될까......

 

 

 

 

 

 제이미는 도와 달란 말이 나오지 않아 혼자 식탁을 단정하게 차렸다.

 

 

 

 그리고 하임의 집 문을 두드렸다-

 

 

 

 ".... 다 됐어요?"

 

 

 

 하임의 말에 제이미는 웃었다. 이 여자는 언제나 본론 먼저군- 이렇게 지나치게 솔직해서야-

 

 

 

 "네-"

 

 

 

 

 "...그런데 저 끼여서 불편하지 않을까요?....."

 

 하임은 시선을 내리깔며 조심스레 묻는다. 무슨 소리일까- 지금 당신 없으면 난 그냥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는데-

 

 

 

 

 "안되죠- 하임씨가 있어야 나도 좀 편안하게 밥먹죠- "

 

 

 그 말에 하임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제이미는 머쓱해서 덧붙인다.

 

 

 "물으면 대답하는 사람이 없잖아요- 하임씨가 대답해 주세요-"

 

 

 

 그제야 납득한든 하임이 자신을 따라 나서고- 싸늘한 집 안에 차려진 식탁을 보더니

 

 미스터 심을 찾는 듯이 고개 두리번 거린다.

 

 

 

 " 들어가서 불러와요- 방 안에 있을거에요-"

 

 그 말에 소탈한 차림의 그녀는 고갤 끄덕이며 방 쪽으로 향한다.

 

 그녀의 뒷모습을 말 없이 지켜보며 제이미는 말 없이 한숨만 내 쉬었다.

 

 

 

 

 

 

 -

 

 

 

 

 똑똑-

 

 

 

 두드려도 대답이 없어 문을 아주 살짝 열었다. 생각외로 그는 깨어 있었다.

 

 

 창 밖에서 드는 빛에 얼굴이 아른아른 비쳐왔다.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아까전엔 그래도 짜증이라도

 

 슬픈 표정은 아니었는데- 그의 표정엔 슬픔이 어려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난 가슴이 아렸다.

 

 

 

 그는 내 기척을 눈치챘는지 내 얼굴을 들여다 보고 아까 표정을 거짓말처럼 숨기며 웃었다.

 

 얼굴은 기적에 가깝게 달라졌다. 한순간에 조명이라도 킨 듯-

 

 

 끔찍하도록 슬픈얼굴 위로

 

 웃는 얼굴이 덮혔으니까-

 

 

 

 "언제 왔어?"

 

 

 

 

 

 ......

 

 

 

 저 표정이 거짓말이구나- 사실은 아직 많이 힘들구나- 내 앞에선 늘 웃고 늘 아닌척했지만

 

 눈 밑의 그늘까지 가리진 못했던 것 처럼-.. 슬프고 힘든 일은 내 앞에선 감추고 있었구나...

 

 

 몰랐던건 아니지만 잊었던 것도 아니지만- 내 눈으로 보고나자 마음이 쓰렸다. 나로는 안된다는 부족함에 열등감이 드는게 아니라

 

 

 이렇게 슬퍼해야 되는데도- 내게로 향하고자 하는 이 사람이 안타까워서- 또 이런 사람을 사랑하는 내가 안타까웠다.

 

 

 

 

 나는 그 처럼 마치 그의 그 표정을 못보기라도 한 듯 웃었다,

 

 

 

 "방금요- 준비 다 된거 같은데 ... 나가서 같이 먹어요- "

 

 

 "그래"

 

 

 

 

 그는 아까와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그가 늘 입는 옷 처럼- 단정한 무채색의 옷- 그는 내가 잠시 고갤 돌릴때

 

 침대 옆 스탠드에 조심스레 자그락 소리나는 어떤것을 내려놓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훔쳐보았다.

 

 

 반지였다.

 

 

 

 그가 늘 새끼손가락에 끼고 다니던- 부자연 스러울정도로 크던 그 반지-

 

 하민씨의 반지....

 

 

 

 그는 눈치채지 못했는지 나를 보며 가볍게 물었다.

 

 

 

 가느다란 턱이 내가 신경쓰이는 듯이 살짝 갸웃 움직인다.

 

 

 

 

 "제이미가..... 혹시 불편하면 나한테-.."

 

 

 나는 웃으며 대꾸했다. "안 불편해요-"

 

 

 

 그는 내 얼굴을 보더니 잠시 멈추었다가 씩 웃으며 내 볼을 살짝 꼬집었다.

 

 

 "너 거짓말이 자꾸 는다? 예전엔 거짓말하면 금방 알수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와서 빤히 바라본다- 그의 손에 잡힌 얼굴은 꼼짝을 못하고- 그는 얇고 아름다운 눈꺼풀을 깜빡이며

 

 

 내게 바싹 다가와 말을 잇는다. 가느다랗고 길게- 눈을 내리뜨면서-

 

 

 "이젠 잘 모르겠어- 자세히 안보면 깜빡.... 속는단 말이야-

 

 점점 능숙해져-... 그러지마- 안 그래도..된단 말이야..."

 

 

 

 

 그는 방 문에 기대서 있는 내게 손을 위로 댄체 날 가두다 싶이 다가서서 보고 있었다.

 

 그의 목이 드러나있었다. 길고 하얀 목에 짙은 검은머리가 살짝 살짝 덮혔다.

 

 

 

 이렇게 좋은데.. 어떻게 욕심이 안날수가 있겠는가.

 

 억지라고 해도- 욕심이라고 해도-.. 그가 괴롭다는걸 알아도

 

 

 

 나는 계속해서 욕심이 나는데... 어떡하라고-

 

 

 

 나는 나도 모르게 그의 머리칼에 손을 가져다 댔다. 살짝 넘기자 부드러운 머리칼이 손가락에서 비단실처럼 스륵

 

 매끄럽게 빠져나갔다. 그는 내 행동에 놀란 듯 했지만 내가 머리를 만지게 두었다. 그리고는 이내 내 손을 잡아서 손에 입을 맞추었다.

 

 

 

 눈매는 그런일이 없었다는 듯이 애틋하고 달콤했다. 살짝 내 볼을 쓰다듬고는

 

 

 

 "기다리겠다..." 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곤 가볍게 물러났다.

 

 

 

 

 문을 열고 나가는 그를 따라나갔다. 제이미는 이미 앉아 있었다. 내게 손을 휘적휘적 흔들어 보였다.

 

 

 빨리 오라고 , 그의 표정은 아까 띈 표정도 온데 간데없이 차가워 보였다. 마치 예전처럼

 

 예전의 그 처럼-

 

 

 

 

  제이미와 둘이 두고 나올땐 안 그랬는데-... 좀 딱딱하게 굳어 있어 보였다.

 

 나는 눈치를 살피며 자리에 살며시 앉았다. 제이미는 내 얼굴을 보고 씩 웃었다.

 

 

 

 "더워요? 얼굴이 빨간데요?"

 

 

 

 제이미의 질문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손으로 가져가자 제이미는 더 재밌단 듯이 웃었지만

 

 

 작약의 표정은 싸늘했다. 아무말 없이 제이미를 쏘아보았다. 그러자 제이미는 그만 둬야겠다 싶었는지

 

 

 접시로 시선을 가져갔다.

 

 

 제이미 먼저 , 그리고 내가- 그리고 그는 한참 뒤에야 마지 못해 수저를 들었다.

 

 

 

 

 말문은 내가 먼저 열었다 어쩔수가 없어서-

 

 

 

 "일은 어때요? 할만 해요?"

 

 

 "몸을 움직이면서 일하는건 오랫만인데- 잘 하는거 같아요- 동물들도 나를 좋아하고-

 

 나도 동물이 좋거든요-"

 

 

 

 

 하긴 까망이 녀석만 해도 그랬다. 제이미에게 유난히 가까이 가서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는걸 봤으니까-

 

 

 

 " 좀 고생스럽겠네요- 입원한 동물들도 있어요?"

 

 

 "네 , 밤마다 가끔 체크하러 다녀와요- 어차피 마감은 거의 제가 하다시피 하거든요-"

 

 

 

 작약은 우리의 말을 들으며 자못 생각이라도 하는 듯 -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는둥 마는둥 하며 우리 이야길 들었다.

 

 

 제이미가 생각났다는 듯이 주머니를 뒤적거리면서 주머니에서 조그만 봉지들을 꺼냈다.

 

 

 

 "아- 그리고 이거요- 까망이 주려고 가져왔어요-"

 

 

 작약의 깔끔함 덕에 까망이는 눈치가 빨라 식탁근처엔 오지 않았던 듯 했는데 제 이름이 나오자 목의 방울이 딸랑 거릴만큼

 

 고갤 빠짝 들고 한걸음씩 그에게로 다가왔다.

 

 

 

 작약이 나른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노기를 감춘 목소리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 나는 좀 긴장이 되었다.

 

 

 

 

 "뭐야?"

 

 

 

 "아- 간식이요- 여기서 일하면 간식 샘플을 많이 받거든요-.. 길냥이들 다 챙기고 해도, 남을 정도로 샘플을 많이 받아요-

 

 

 저랑 다들 친해져서요-"

 

 

 

 작약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여전하군- 아무데서나 헤실헤실 웃는건-"

 

 

 

 "좋은게 좋은거죠-.. 또 일이 즐거우니까 웃게 되요-"

 

 

 

 그 말에 작약은 뭔가 다른 생각을 하는것처럼 제이미를 바라보았지만 , 별다른 말은 꺼내지 않았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서 일어났다. 작약은 무슨 일인지 접시를 대충 정리하는 것 까지도 도왔다.

 

 제이미는 그런 작약을 좀 놀란듯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서 작약은 관심 없다는 듯 거실로 돌아가 버렸고

 

 

 

 나와 제이미만 남았다. 나는 더 도와야 할것만 같아 남았다.

 

 

 

 

 "뭐 도와 드릴까요?"

 

 제이미는 씩 웃었다. 예전에 여기서 함께 식사를 했을 때 처럼

 

 

 

 "오늘도 괜찮아요-... 식기 세척기에 넣어놓고 저도 이제 돌아가야죠- 마감은 도와 드리려고요-

 

 

 

 아무래도 원장님 혼자 하긴 힘들거든요-"

 

 

 

 나는 그의 말에 웃었다. 제이미는 어리둥절해 했다.

 

 

 

 "?... 내가 뭘 잘못 말했나요?"

 

 

 

 "아니요- 존댓말과 반말이 뒤 섞여 있어서요- 제이미랑 말하다 보면 외국인 같지가 않거든요- 억양도 말도

 

 너무 능숙해서 놀라는데- 그래도 이럴때 보면 아직은 서툰부분이 있구나 싶어서요-"

 

 

 

 

 그는 웃었다.

 

 나는 좀 놀리는것 처럼 들릴까봐서 조심했는데-

 

 

 

 

 "그러게요 존댓말은 좀 어려운것 같아요- 영어엔 그런게 없으니까요- 보스도 똑같은데-

 

 여기선 반말하면 안 되는거라고 해서- ... 그래도 확실히 늘었죠?"

 

 

 

 그의 너스레에 내가 씩 웃었다.

 

 

 

 "원래도 잘 했었는데요 뭐-"

 

 

 

 그는 내 말에 더 환하게 웃었다. 그래 제이미는 확실히 좋은 사람이었다.

 

 차라리 작약과 단 둘이 두는 것 보다야- 지금 이 상황이 더 편했다.

 

 

 

 

 

 

 이렇게 있으면 적어도- 두 사람이 내 신경을 써서라도- 하민씨 이야길 꺼내지 않았으니까-

 

 

 

 

 그의 마음속 깊은 가장 연약하고 아픈 자리에 앉아 있는 그 여자를 꺼낼 일 은 없을 테니까-

 

 나는 이런 생각까지 하는 내가 싫었다. 그래서 더 생긋- 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었다.

 

 

 

 

 작약의 말이 맞을지도 몰랐다.

 

 나는 점점 더 거짓말이- 능숙해지고 있었다.

 

 

 

 

 

 -

 

 

 

 지혁은 뒤에 좀 물러서서 벽에 기대서 그 둘을 말 없이 바라보았다. 제이미와 하임은 뭐가 그리도 할 이야기가 많은지

 

 종알종알 뭔가 이야길 나누고 있었다.

 

 

 

 하임의 표정이 좀 편안해 보인다- 제이미가 불편할줄 알았는데.... 좀 그럴거라고 생각했는데...

 

 

 

 제이미의 말은 내 마음에 뭔가 파동을 일으켰다.

 

 

 

 자신이 이기적이어서 일지도 모르지만- 만약 자신이 하민이라면

 

 자신을 원망할것 같았으니까- 만약 .. 하민이가 사고를 냈다면- 그래서 자신이 그런 처지라면-

 

 

 

 그리고 하민이가 자신처럼 살다가-..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 그랬다면 어땠을까... 조금 달랐을까?

 

 

 

 그와 하민이를 진심으로 축복할수 있었을까? 내가?.....

 

 

 

 

 

 

 잠시 방에서 생각하고 있었을때- 그녀가 소리없이 내 방안에 있었다. 나는 놀랐다.

 

 그리고 그녀가 내 표정을 보았을까봐 긴장했다. 빠르게 웃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본듯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맘이 아렸다. 더 신경써줘야 하는건데 - 더 알아줘야 하는건데- 지금 아픈사람은 의식이 있는 사람 쪽일테니까-

 

 

 

 그러면서 나는 바랬다.

 

 

 둘다 감추고 있는게 아니기를 , 둘다 필사적으로 가리고 있는게 아니기를 바랬다.

 

 

 

 

 그런거라면 우리의 만남은 너무나 서글프니까- 나는 견딜수 있지만- 나는 그녀가 좋아 필사적으로 버틸것이지만

 

 그녀는 불행하다면-... 그녀는 떠날려고 맘을 먹을수도 있으니까-

 

 

 

 

 그 남자의 말이 들렸다. 그녀가 불행한것 같다면- 내가 도망이라도 치라고-

 

 떠나 주라던- 그게 그녀를 위한 거라고 했던.

 

 

 

 

 나는 비로소 그녀가 떠날까봐서 두려워 하고 있던 내 속의 마음을 정직하게 인식하였다.

 

 

 

 

 이 마음이 집착이 되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랬다. 그러나 그녀가 내 머리칼을 만지며 그 하얀 얼굴로

 

 나를 , 내 품에서 올려다 보는걸 보자 마음속에 본능적으로 뺏기고 싶지 않다. 보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끓어올랐다.

 

 

 

 아주 오랜시간 잊었던- 잊고 싶지 않은데 놓아야 했던- 사랑하는 사람의 눈이 내 눈에 비치어 오자 나는 그녀를 놓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다친다고 해도 내 곁에 있어줬으면 하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 말았다.

 

 

 

 난 다시 한번 , 늘 증오하였던 늘 미워만 하였던 , 늘 내게 왜 이런 시련만 -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 인생의

 

 굴곡이 너무도 많아 아프게 하냐고 묻기만 했던 신에게 기도하였다.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이번엔 다르게 해 달라고- 당신이 무엇을 원하시든 당신의 뜻대로 따를테니 저 사람만은 내게 주었으면 했다.

 

 

 

 그런 소망을 마음속으로 그리다 눈을 뜨니 하임이 날 돌아보고 있었다.

 

 

 

 

 그녀는 내 소망을 마치 듣기라도 한 듯이 해사하게 웃었다. 그 미소는 거짓말 같지 않아서

 

 

 마음이 따뜻해져 왔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웃는 얼굴에- 안면 근육이 따라서 입꼬리에 웃음을 그리는게 느껴졌다.

 

 제이미는 잠시 손을 닦더니 내게 돌아 보며 말을 걸었다.

 

 

 

 "자-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오늘은 다 같이 밥한끼 할까싶어서 온 거였으니까요-

 

 이제 마감 도와드리러 가야죠-"

 

 

 

 

 혼자 할 사람이 걱정되서 가는 거겠지만 .. 난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내 사랑이 평범치 못하면

 

 내 사랑이 화살맞을 일이 많으면 남의 사랑도 함부로 평가할 자격도 없는 거니까-

 

 

 그 사랑도 ... 화살 맞을일 없었으면 하는게 사람의 마음이니까-

 

 

 

 나는 아주 힘겹게 살짝 웃었다. 제이미는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듯이 웃으며 집을 나섰다.

 

 하임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그가 문을 나서고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그녀가 미소짓고 있는것 같았다. 코를 묻은 그녀의 목덜미에서 부드러운 그녀의 향기가 났다.

 

 나는 그녀를 꼭 껴안았다. 조그마한 그녀는 내 품속에 쏙 들어왔다.

 

 

 

 그녀를 감싼 내 손을 그녀는 따뜻하게 잡았다.

 

 지금은... 우선 이것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그녀를 안을수만 있다면

 

 나는 그녀의 향기에 취한 몽롱한 기분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이것으로도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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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어차피 피할수 없었던, 품을수 밖에 없었던 2017 / 7 / 26 17 0 18166   
163 민들레 꽃이 피듯이 2017 / 7 / 26 17 0 14098   
162 미묘한 균열, 자라나는 불안 2017 / 7 / 26 16 0 16320   
161 같은 곳에 같은 색으로 꽃이 피다 2017 / 7 / 25 19 0 14230   
160 내 것이 아닌 색깔 , 내 것이었으면 하는 색깔 2017 / 7 / 25 20 0 15033   
159 한조각 씩 잃어버린 토끼 그리고 곰 2017 / 7 / 25 18 0 13487   
158 만약, 도망치고 싶어진다면... 2017 / 7 / 25 15 0 16103   
157 숨이 닿을 만큼 가까이 , 더 가까이 2017 / 7 / 25 14 0 15022   
156 희미한 불안과 볼에 피어나는 빨간 꽃 2017 / 7 / 25 19 0 16301   
155 조심 조심, 조심 조심 가까워 지도록 2017 / 7 / 25 18 0 13885   
154 행복한 질문 ,서로를 좀 더 알게 된다면 2017 / 7 / 24 21 0 15273   
153 새로운 인연, 이제 시작되는 연인 2017 / 7 / 24 18 0 12184   
152 확신, 아니라면 내가 확신할수 있도록 2017 / 7 / 24 21 0 14591   
151 복숭아 향기와 눈물 난 두 볼의 마주닿음 2017 / 7 / 24 16 0 10276   
150 숨어들다 , 그리고 묻다 2017 / 7 / 23 22 0 17010   
149 가면파티 (3) 그리고.... 2017 / 7 / 23 13 0 13974   
148 가면파티(2) 2017 / 7 / 23 18 0 12418   
147 가면파티 (1) 2017 / 7 / 23 21 0 12132   
146 준비 끝, 시선을 모아 쥐다 2017 / 7 / 23 25 0 7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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