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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상속녀의 남자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4

한날 한시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대일그룹 상속녀 인 유세희와 아버지를 잃은 천재 소년 도현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녀 딸을 지키기 위해 유 회장은 도움이 필요한 현준을 받아들이고 세희를 대신해 그룹의 후계자 수업을 받게 되었다.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세희와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홀로 떨어진 현준은 세희를 노리는 탐욕스러운 그룹의 세력들의 노림수로 인해 강제로 그녀와 헤어지게 되는데......
10년후, 그녀가 돌아왔다.

 
10. 그리운 사람들
작성일 : 17-07-03 22:29     조회 : 100     추천 : 3     분량 : 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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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서실장은 먼저 나간 은아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그가 직접 경호원들을 단속하기 위해서였다.

 

 비서실장이 자리를 비우자 넓은 병실에는 세희와 현준이 어색한 기류를 흘리며 서로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수술은? 잘 된 거야? 할아버지는 언제쯤 깨어나시는 건데?”

 

 현준과 단둘이 있는 상황이 어색한 세희는 시선을 피하며 아까부터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봤다.

 

 하얗고 고운 그녀의 손이 주름지고 앙상해진 그의 손을 덮었다. 어린 시절,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 손보다 거칠고 앙상한 손의 모양에 세희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새하얗게 질려가는 세희의 얼굴을 바라보는 현준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렇게 애써 참을 필요 없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투정 부려도 괜찮다고 저 작은 어깨를 끌어안고 달래주고 싶었지만, 고슴도치처럼 잔뜩 경계심을 세우고 있는 세희의 모습에 힘겹게 말을 삼켰다.

 

 “한 박사님 말로는 수술 중 한 채로 고비가 오긴 했지만 그래도 잘 끝났다고 하셨어. 다만 연세가 있으셔서 의식이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보래. 강한 분이시니 꼭 일어나실 거라고.”

 

 세희가 고개를 돌려 그와 눈을 마주쳤다. 신뢰와 애정을 담고 그를 바라보던 그녀의 눈에 어린 경계심이 현준을 자극했다. 정말 이대로도 괜찮냐고, 아무렇지 않을 자신 있냐고 누군가가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이자 기쁨이었던 작은 소녀. 그런 그녀가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을 때 그를 지탱해 주던 것은 그녀가 몰래 남기고 간 한 장의 종이였다.

 

 ‘꼭 돌아올게.’

 

 급하게 적었는지 평소 반듯하던 글자가 아니었지만 세희의 남기고 간 흔적이었다. 그 쪽지를 발견한 현준은 깊은 분노와 슬픔에 몸서리쳤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분노와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이 주는 슬픔.

 

 

 “…….오빠? 현준 오빠!”

 

 그리운 목소리에 이끌려 혼자만의 생각에서 빠져나온 현준은 눈앞에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세희를 눈에 담았다.

 

 “왜?”

 

 그리웠던 그녀의 목소리에 간신히 현실로 돌아온 현준은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할아버지가 병원에 계시는 동안 오빠가 할 일이 늘어날 텐데 괜찮겠냐고.”

 “그건 당연한 거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거니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황 이사를 견제하고 있던 유 회장이 자리를 비웠으니 그가 대신 그 자리를 지켜야 했다.

 

 현준은 그를 바라보던 그녀의 시선에서 냉기가 사라진 것을 느끼고는 그제야 그를 누르던 체증이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렸다.

 

 “오빤 옛날부터 그랬어.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다. 아무리 피곤해도 괜찮다. 아무렇지 않다.”

 “진짜 괜찮아. 그러니까 넌 아무 걱정 말고 들어가서 쉬어.”

 “그러는 오빠야말로 회사에서 일하다 와서 피곤할 텐데 들어가 봐. 내가 여기 있을게.”

 

 세희는 현준이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도 힘든 티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현준을 보내기 위해 태연히 말했다.

 

 하지만 현준은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것처럼 가녀린 몸을 하고서는 괜찮다고 말하는 세희의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너무 신빙성이 없게 느껴져 믿을 수가 없었다.

 

 “고집부리지 말고….”

 “그러지 말고 둘이 같이 가는 건 어때?”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여인을 발견한 세희의 눈에 반가움으로 젖어갔다.

 

 “진짜 우리 꼬마 아가씨네. 이제 돌아온 거야?”

 “민주 언니?”

 

 세희는 반가움에 그녀에게 달려가 안겼다.

 

 “오랜만이네. 우리 꼬마 아가씨.”

 

 둘이 회포를 푸는 동안 비서실장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들여보내 주지 않으면 난동을 피우겠다고 해서 들여보냈는데, 지금이라도 내보낼까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 아니요. 언니는 아무나가 아니니까 괜찮아요.”

 

 무슨 듯이 오가는 줄 몰라 어리둥절한 민주와 고개를 격하게 저으며 민주에게 안겨있는 세희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비서실장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상황인지는 몰라도 세희가 괜찮다면 괜찮은 거지. 그나저나 어엿한 숙녀가 다 됐네.”

 

 10년 만에 다시 만난 세희를 보며 민주는 안도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잘 지낸 것 같아서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언니는 그때랑 하나도 안 변했어요.”

 “어머, 이젠 컸다고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네.”

 

 민주는 세희의 아부에 기분이 허공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그냥 기분이 너무 좋았다.

 

 “진짜예요. 같이 밖에 나가면 언니랑 나온 줄 알 거예요.”

 “정말?”

 “누나. 진짜 그 말을 믿는 건 아니죠? 언니가 말이 되나, 두 사람 나이 차이가 얼만데. 뭐, 이모라면 또 모를까?”

 

 두 여자가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 저만 소외된 기분이 들어 현준이 작게 투덜거렸다.

 

 “죽고 싶으시죠, 사장님?”

 

 현준에게 이렇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대일 그룹 직원 중 민주가 유일했다. 어릴 때부터 자주 봐온 사이기도 했거니와 함께 어려운 시간을 헤쳐 나가면서 돈독해진 관계 덕분이었다. 민주 덕분에 병실 안의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근데 진짜 잘 지낸 거 맞아? 왜 이렇게 말랐어?”

 “전 잘 지냈어요. 그리고 이건 마른 게 아니라 날씬한 거거든요?”

 “그러게. 아주 잘 커서 좋겠다.”

 

 민주가 강렬한 눈빛으로 세희의 가슴을 빤히 쳐다보며 말하자 세희는 부끄러운 듯 몸을 움츠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현준은 오히려 세희의 몸짓으로 강조된 신체 일부에서 눈빛을 거두지 못하다 민주와 눈이 마주쳤다.

 

 다 알고 있다는 듯 음흉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민주의 표정에 얼굴이 붉어진 현준은 고개를 돌려 시선을 회피했다.

 

 민주와 비서실장, 아직 의식이 없는 유 회장과 그를 바라보는 현준을 보면서 이제야 정말 한국으로, 그리운 사람들 곁으로 돌아온 것이 실감 났다.

 

 보고 싶었어요. 모두.

 안동 할머니, 도우미 아주머니들, 할아버지, 김 비서님, 민주 언니 그리고 현준 오빠.

 

 “근데 언니는 어떻게 온 거예요?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죠?”

 

 세희는 민주가 비서실이 아닌 홍보실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건 아니야. 그냥 네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보고 싶어서 달려왔어. 안 돼?”

 “아니요 돼요. 오히려 이렇게 반겨주셔서 감사해요.”

 

 민주는 어리기만 하던 꼬마가 돌봐주지 못한 사이 눈부시게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미안함과 고마움에 눈가가 젖어 들었다. 애써 감정을 추스르며 눈앞에 있는 세희를 손으로 확인하는 그녀를 보며 세희가 애틋하면서도 환한 미소로 대답했다.

 

 ‘꿈에서 보는 것조차 두려워서 잠드는 게 무서웠다고 하면 믿어줄까?’

 

 이렇듯 반겨주는 사람들이 그리워서 그녀에게 주어진 잠들지 못한 밤이 떠올랐다. 혹여 꿈에서라도 만날까 봐, 만나면 깨고 싶지 않을까 봐 잠들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날들.

 

 “그나저나 왜 싸우고 있었어?”

 

 그 날들을 떠올리는 세희의 표정이 너무도 서글퍼 보며 민주는 서둘러 말을 돌렸다. 이대로 두었다간 그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을 것 같아 두려웠다.

 

 “그런 거 아니에요.”

 “안 싸웠어요.”

 

 현준과 세희가 동시에 강하게 부정하자 민주는 그런 두 사람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안 봐도 훤하다. 너희 둘, 서로 여기 있겠다고 다투던 중이었지?”

 

 숨기려던 사실이 드러나자 민망한 듯 세희와 현준이 고개를 돌렸다.

 

 “쯧쯧. 피곤해 보이는 건 둘이 똑같은데 우기기는. 됐고 둘 다 들어가. 여기는 비서실장님이랑 내가 지키고 있을게.”

 “언니…….”

 

 민주는 자신의 말에 항의하려는 세희의 몸을 돌려 현준에게 밀어주었다.

 

 “현준아, 세희 얼굴 좀 봐라. 이 조막만 한 얼굴이 오랫동안 비행기 타고 오느라 피곤했는지 아주 까칠해진 것 같지 않니? 얼른 세희 데리고 집으로 가서 쉬게 해줘. 너도 좀 쉬고. 지금 우리 그룹 비상인 건 알지? 이 말은 넌 아플 시간도, 아파서도 안 된다는 말이야. 나중에 뒷말 나오지 않게 미리미리 건강 잘 챙겨. 자기들은 툭하면 휴가다, 월차 다, 심지어 외근이라고 땡땡이치면서 네가 아프다고 늦게 나오는 꼴은 못 보는 이기적인 것들이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그리고, 세희 넌 집에 가서 씻고 좀 쉬다가 내일 7시까지 와. 7시. 잊지 마! 나 지각하게 되면 다 네 탓이라 보고할 테니 그리 알아. 잘 가.”

 

 민주는 쉴 새 없이 떠들며 세희와 현준을 문밖으로 데려갔고, 둘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병실 밖으로 쫓겨난 터였다. 조심히 가라며 손을 흔들고 다쳐버린 문을 보며 한숨을 쉰 현준이 세희의 가는 팔목을 잡았다.

 

 “그만 가자.”

 

 세희는 그녀의 팔에서 전해지는 그의 뜨거운 열기에 반항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현준의 손길에 이끌려 움직이던 세희의 눈으로 조각 같은 그의 옆모습과 단단해 보이는 그의 체구, 그리고 그녀를 단단히 옭아맨 굵은 손가락과 커다란 손이 들어왔다.

 

 두근두근.

 

 심장이 펄떡이는 소리가 귓가를 울리자 세희의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더 멋있어졌구나, 오빠는.’

 

 세희는 기억 속의 현준과 현재 그의 모습을 비교하며 달라진 점들을 눈으로 세세히 살폈다. 여전히 그녀를 두근거리게 만드는 그의 모습에 열심히 뛰는 심장을 끌어안고 찬찬히 달라진 그의 모습을 가슴에 새겨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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