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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뜨거운 톤 다운 그린 녹차
작성일 : 24-03-05 20:22     조회 : 32     추천 : 0     분량 : 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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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화

 뜨거운 톤 다운 그린 녹차.

 

  물론 때리지는 않겠지만 주먹이 올라가도록 만들었다.

 아쿠다카와 나쇼 어머니 가슴 사진을 본 사람이 공교롭게도 나와 쥰페이 뿐이라 다행이었다. 다이히토는 아쿠다카와 나쇼가, 봐, 우리 엄마야, 하자 싫다고 도리질을 하였고 나는 그 말에 튀어 올랐던 거였다.

 남자끼리 넷이 어울려야 할 때면 그래도 아쿠다카와 나쇼를 끼워줬다.

 

 매달 한 번 아니면 두 번씩 아쿠다카와 나쇼 어머니를 모시고 우리 반은 다도회를 가졌다. 그 사건이 있고 처음 다도회였다. 이번에는 카마쿠라(鎌倉) 차 다도회였는데 교복을 입고 다도실(茶道室)에 한 줄로 쭉 앉아 있으면 아쿠다카와 나쇼 어머니가 뜨거운 톤 다운 그린 녹차를 차례대로 일일이 주면 우리는 그것을 예의를 갖춰 받아 마시면 되는 거였다. 내 차례가 되어 찻잔을 받아 마시는데 자꾸 나쇼 어머니 가슴 사진이 떠올라 웃음을 꾹 참으며 마셨다. 문제는 내 옆에 앉은 쥰페이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리고 말았다.

 

 - 푸아하하~

 

 나도 덩달아 킥킥거렸다. 입에 머금었던 톤 다운 그린 색의 녹차는 사방으로 튀고 말았다.

 엄숙한 다도 시간에 뭔 일인가 싶어 급우들이 일제히 우리 둘을 바라보았다.

 나쇼 어머니도 우리가 왜 그러는 줄 알았다.

 무표정의 나쇼 어머니가 그 줄 맨 끝에 앉은 나쇼 차례가 되어

 나쇼가 카마쿠라(鎌倉) 차를 받으려고 몸을 숙였을 때 등짝을 후려쳤다.

 

 (E) 짝!~

 - 윽!~

 

 차 마신다고 호르르 대며 내는 소리 말고 조용한 다도실에 짝! 소리는 의외로 크게 들렸다.

 모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죄 밑에 가슴 졸이던 나와 쥰페이는 그 소리에 소스라쳐 놀랐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얼음에 손바닥이 달라붙듯이 등짝에 달라붙는 줄 알았다.

 나와 쥰페이는 몇 번이나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를 했다.

 자진해서 다도실 가장자리로 가서 꿇어앉아 손을 들고 서 있었다.

 급우들은 나와 쥰페이가 다도(茶道)를 엄히 어겨 아까 벌인 소란의 죄로

 미리 자진해서 반성하는 의미로 벌을 서는 줄 알았다.

 다도회를 마치고 나가면서 나쇼 어머니가 우리에게 귓속말하듯 말했다.

 

 - 자연산이야...

 

 쥰페이는 엄지척을 했고 나는 두 손으로 하트를 날렸다. 천진난만한 미소와 함께...

 나쇼 어머니는 분이 덜 풀렸는지 마지막으로 퇴장하는 아쿠다카와 나쇼

 엉덩이를 걷어찼다.

 

 - 윽~

 - 깔깔~

 - 왜, 너희들 놀러 안 오니, 한번 올래? 뜨거운 차 맛을 보여줄게.

 - 예? 아닙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쥰페이가 웃음기 빠진 경직된 얼굴로 대답했다. 나쇼 어머니가 눈을 흘겼다.

 나는 웃음을 참으며 엄지척을 했다.

 나쇼 어머니가 때리는 시늉을 하며 까불래? 했다. 미소가 포근했다.

 화사한 기모노를 입은 아쿠다카와 나쇼 어머니가 우아하고 아리따웠다.

 나쇼 어머니를 보자 갑자기 장난을 치고 싶었다.

 내가 쥰페이와 나쇼에게 눈짓을 했다. 쥰페이가 앉았다.

 나와 나쇼가 앉아서 쥰페이 어깨를 잡아 기마(騎馬)를 만들었다.

 한참 혈기왕성한 젊은이들라 어지간한 장갑차보다 튼튼했다.

 

 따라오던 다이히토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눈치챈 장난꾸러기 우치다 치카(內田 慈)선생이 나쇼 어머니에게 말을 걸었다.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까맣게 몰랐다. 망설이고 갈등하던, 황위 계승 7위 황족 다이히토가 눈을 질끈 감고 나쇼 어머니를 덜렁 들어 기마에 태웠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우치다 치카 선생도 덩달아 기마에 탔다. 두 글래머 여자의 농염하고 푸근한 엉덩이 무게는 젊은 혈기의 청춘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우리는 가쿠슈인 응원가를 부르며 보무도 당당하게 개선장군처럼 걸어갔다. 화사한 가을 햇살과 화단의 향기로운 로즈마리가 우리의 장난을 부추겼다. 우치다 치카 선생은 재밌다고 비명을 질렀고, 나쇼 어머니는 순식간에 벌어진 황당함에 놀라 비명을 질렀다. 아름다운 두 분 다 싫지는 않은 것 확실했다. 당연히 나쇼 어머니가 우리 등짝에 스매싱을 날린 건 기정사실이었다. 아쿠다카와 나쇼 어머니는 아직 삼십 대다. 만으로 39세다. 한창 가수와 배우로 전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때 아쿠다카와 나쇼를 낳았다. 23세 때였다. 전국을 충격에 빠트렸고 더 충격에 빠트린 것은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다는 거였다. 나쇼 어머니는 당당했다. 끝까지 아버지가 누군지를 함구했다. 미혼모지만 혼자서 잘 키우겠다고 했다. 즉시 연예계를 떠났다. 배우와 가수를 내려놓는 대신 그때까지 번 돈으로 기획사와 제작사를 차렸다.

 

 15년 만에 일본 최고의 매니저먼트 회사가 되었다. YG, SM, JYP에다 CJ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정도의 큰 규모의 회사였다. 정계 최고위층의 아들이다, 야쿠자 두목의 아들이다, 재계 거물의 아들이다, 천황의 아들이다, 등등 말이 많았지만, 연예계를 평정하자 그 소문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나쇼의 어머니나 나쇼가 우리 그룹에 끼려고 안달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는 대목인데 나는 서로 친하게 잘 지내면 좋지, 상처도 있는데, 라고 하자 아야코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이 꺼렸다. 특히 유리나와 미나미가 노골적으로 싫어했다.

 

 나쇼 어머니 회사 소속으로 나쇼에게 찰떡처럼 붙어 다니는 여친은 현재 일본에서 배우와 가수로 주가(株價)가 높은 10대 스타 하마베 미나미(浜辺 美波)였다. 하마베 미나미 엄마도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견배우며 가수라고 했다. 친구들이 아쿠다카와 나쇼를 꺼리는 건 우리 팀에 끼려는 불손(不遜)한 의도가 깔린 거 같아서였다. 나는 아니더라도 나머지 다섯 명을 친구로 둔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가 있을 거라는 속물적 계산 때문이었다. 그런 게 은연중에 나쇼와 나쇼 어머니에게서 봤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내가 인기 만점인 하마베 미나미를 보고 우리도 아이돌 그룹 만들어 연예계로 진출하자 했더니 친구들 모두 나를 뻘쭘하게 쳐다봤다. 내가 어떻게 아냐, 니들이 한때 일본을 풍미했던 아이돌이라는 것을... 쥰페이도 촉망받던 병아리 아이돌이었는데 체질에 맞지 않다며 때려치웠고, 다이히토는 아예 연예인 생활에 관심이 없었다. 미녀 삼총사는 앞에 전술(前述)했듯이 일본을 한때 들었다 놨던 전력(前歷)이 있었고 나만 별스럽지 않은 대충 사는 일반(一般) 고교생이었다. 하마베 미나미도 가쿠슈인 여고를 다녔지만, 존재 가치가 없었다. 모두 너냐, 나다였다. 한 번은 하마베 미나미가 TV 인터뷰 도중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며 울음을 터뜨린 적이 있었다. 엄밀히 따지면 그녀가 대중사회에서 받는 주목만큼 가쿠슈인 안에서는 관종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가쿠슈인 남고 여고에 다니는 학생들은 나름 폼잡을 만한 비장(祕藏)의 내세울 뭔가가 많았다. 일본 국내 언론보다 해외 연예 토픽에서 하마베 미나미 왕따 문제에 관심을 가져 취재한 적이 있었다. 호랑이 무늬의 옷을 입은 여학생이 취재에 응했는데 화법이 상당히 나른하고 느긋했다. 그 여학생은 왕따가 아니라 하마베 미나미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뿐이라며 나도 학교생활 잘하고 있다고 하며 안경을 벗었다. 모닝구 무스메(モーニング娘, Morning Musume) 멤버인 미츠이 아이카(光井愛佳)였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모닝구 무스메 아이돌 그룹의 각자 하나하나가 하마베 미나미보다 더 인기가 있다고 했다. 가쿠슈인에서 나처럼 덜떨어지고 내세울 게 없는 평범한 인간은 없을 것이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은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벽창호라는 것이다, 헤... 그런 인간도 잘살아가고 있는데 별스럽게...

 나와 쥰페이, 다이히토가 자전거를 타고 가기 위해 서둘러 자전거 주차장에 가는데

 검은 옷에 검은 헬멧을 쓴 미녀 삼총사가 혼다 PCX125cc를 타고 나타났다.

 

 - 야, 타!

 

 유리나가 소리쳤다. 미녀 삼총사 영화에 나오는 미녀 삼총사 같았다. 세 여자 다 매혹적이었고 멋있었다. 설마 저걸 타고 10박 11일 여행 가진 않겠지...

 우리 셋은 뛰어갔다. 나와 쥰페이는 아야코와 유리나 뒤에 탔다.

 웬일인지 목석(木石) 미나미가 주저하는 다이히토에게 빨리 뒤에 타라며 고개로 재촉을 했다.

 

 - 타도 돼?

 - 걸어올래?

 - 그럼, 되지 임마, 니가 안 타면 미나미 등짝에 몹쓸 피부병이 있는 줄 알아.

 

 나는 다시 내려 노려보는 미나미 눈을 피하며 주삣주삣 하는 다이히토를 밀다시피 해서 미나미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게 했다. 다이히토는 샌님처럼 미나미 뒤에 탔다. 미나미 허리를 잡지도 못하고 차렷 자세로 앉았다.

 

 세 여자는 세 남자를 뒤에 태우고 출발했다.

 오토바이가 움직이자 다이히토가 뒤로 휘청 넘어질 뻔했다.

 미나미 허리를 잡지 않았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 꽉잡아 다이히토, 어휴 저 순딩이...

 

 내가 안타까워서 소리쳤다.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미나미 표정은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분명히 무미건조한 표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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