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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원조교제(遠眺交際)... 멀리 바라보며 사귄다
작성일 : 24-02-26 20:10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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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화

 원조교제(遠眺交際)... 멀리 바라보며 사귄다.

 

  아야코가 입술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말했다. 발음이 선명했다.

 그래서 아야코의 워딩의 뜻에 우리는 귀를 의심했다.

 아야코가 저런 말도 할 줄 아는구나 싶었다.

 꼭 속세의 진흙탕에 몸을 뒹굴며 몽니를 부리는 선녀라고나 할까...

 

 - 나, 복화술도 수준급이야.

 

 앗 뜨거라 싶었다.

 물론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말했다.

 이실직고해?

 그런데 어떻게 낯 뜨겁게 아영이가 날 좋아한다는

 말을 귓속말로 했다고 해, 아 난감하네...

 그렇지만 아야코는 복화술의 달인이니... 입 닦을 수도 없고...

 당황스럽네,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지... 나는 과장되게 말하면 땀을 찔찔 흘렸다.

 

 - 아야코, 넌, 원조교제란 말뜻은 아니?

 

 미나미가 날 살렸다.

 미나미가 내게 눈을 흘기고 있는 아야코에게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물었다.

 

 - 원조교제? 알지... 원조(遠眺), 멀리 바라보다, 교제(交際) 사귄다, 멀리 바라보며 사귄다, 가까이 있지 않더라도 SNS로 사귄다, 이 말 아냐? 옛날 펜팔 같은 거?...

  더 나아가면,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며 짝사랑하는 거, 쥰페이 사랑도 짝 사랑에서 시작한 거잖아?, 뭐 문제 있어?

 

 우리는 서로 번갈아 쳐다보며 어이가 없어 했다.

 

 - 넌?

 - 나? 무슨 뜻?

 - 원조교제냐구?

 - 아니, 난,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사랑?... 칼 같은 사랑... 큭...

 

 그 말 하고 쑥스러운지 아야코가 콧잔등을 찡그리며 내 팔에 얼굴을 묻었다.

 

 그래, 니가 뭘 알겠니? 세상 밖으로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세속에 첫발을 디딘 선녀는 미래가 얼마나 불안하고 두려울까?

 사방이 모르는 거 천지고 유혹이 마귀의 혀처럼 날름 거릴텐데 ...

 이런 애들이 보이스 피싱에 한없이 약하지...

 

 - 아야코야, 너 만일에 주식 팔면 니 통장에 넣어 둘 거야?

 - 아니, 몽 통장에...

 

 아야코가 내 말 떨어지기 무섭게 받았다.

 내가 말을 말자... 그냥 내가 씩 웃었다.

 

 - 완전 잘했지?

 - 응... 근데, 아야코, 한국말을 왜 그렇게 잘해?

 - 그래? 그 정도면 잘하는 거야?

 

 내 물음에 아야코의 말이 사이다 거품처럼 튀었다.

 

 - 언제 배웠어?

 

 쥰페이가 별로 놀라워하지 않으며 물었다.

 아야코에겐 별 놀랄 일도 아니니까...

 근데...

 

 - 몽 병실 앞에 앉아서... 이틀 동안...

 - 뭐?! 그게 가능해?

 

 나는 놀라 소스라쳤다.

 그러나 나머지 친구들은 대단하군, 정도의 반응이었다.

 

 처음엔 얘들이 질투하나, 사촌이 논 사니까 배 아프냐, 했다. 뒤에 차차 아야코에 대해 알아가고부터는 친구들 반응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야코가 가진 무한한 뛰어남에 비해 이틀 동안 한국어를 마스터한다는 건 조족지혈(鳥足之血), 새 발에 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뒤에 안거지만, 마음만 먹으면 어느 나라 말이든 길게 잡으면 1주일 안에 마스터한다고 했다.

 아야코의 뇌의 구조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 니들이 말하는 원조교제는 뭘 뜻해? 몽, 말해 줘.

 - 우리가 흔히 쓰는, 이 사회에서 쓰는, 널리 통용되는... 음 원조교제는...

 

 아야코의 급습에 나는 계속 말을 중언부언하면서 애들 눈치를 봤지만, 누구도 내 눈과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 음... 그게 말이야... 미나미가 얘기할 거야.

 

 미나미에게 폭탄을 돌렸다.

 창졸간에 폭탄 돌리기에 당한 미나미가 내게 눈을 살짝 흘겼다.

 

 - 아야코, 음... 나중 우리 둘 아니 유리나까지 우리 삼총사만 있을 때 말하면 안 될

  까? 좀 구체적으로 말을 해야 니가 이해할 거 같아서...

 - 니가 하는 거야? 다이히토랑 원조교제?

 

 미나미가 폭탄을 받아 힘들게 조심스럽게 내려놓으려는데 아야코가 냅다 폭탄을 가로챘다.

 

 - 안 되겠네, 빨리 설명해줘야겠다.

 - 남친이 하는 게 맞는 거 같은데...

 

 내 말에 미나미가 자신 없다는 듯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미나미도 순백의 도화지에 뭘 칠하든 뿌리든 순(純)을 빼는 거 같아

 부담스러워했다.

 

 - 몽, 할 말 없어? 언제까지 니 해명을 기다려야 해?

 

 아야코가 나를 보며 약간 냉랭한 듯 한마디 툭 던졌다.

 

 그래, 이젠 니가 공격할 차례지... 기다리고 있었다.

 

 - 쥰페이, 내가 그때 말했지?

 

 쥰페이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면 방어하기도 쉬울 것 같았다.

 

 - 아니, 무슨 말?...

 

 나쁜 놈, 불리하면 오리발이야... 쥰페이가 시치미를 딱 잡아뗐다.

 저렇게 안면몰수(顔面沒收)로 나오니 내가 말 안 했나? 하는 착각이 들었다.

 

 - 내가 성제라는 인간쓰레기한테 학교폭력을 당할 때, 아까 그 친구가 혼자 나서서

  그러지 말라고 대들었다고...

 - 아니, 처음 듣는데...

 - 고맙네, 그 친구... 내가 그 친구한테 너무 표독스러웠지?

 

 쥰페이는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아야코는 괘념치 않고 정아영의 의로운 행동을 고마워했다.

 

 - 다음에 같이 가, 마쿠하리 고등학교에, 몽 여친인 내가 정중히 감사의 인사를 드려 야지.

 - 그럴래?

 

 나 혼자 가도 되는데 하려다가 참았다.

 그 말 했다간 나를 노려보는 아야코의 그 큰 눈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잽싸게 화제를 돌렸다.

 

 - 니들 말이야, 여행 갈 때 자가용 비행기 타고 헬기 동원하고 그러지는 않겠지? 우 리 가는 곳마다 환영한다고 환상적인 불꽃놀이 하고 말이야.

 

 미나미 집안의 북오프(Book off) 점에서 사원들이 미나미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갑자기 생각난 듯 내가 부자라고 과시하지 말라고 미리 엄포를 놓았다. 그런데 애들이 나를 왠 뜬금없는 소리냐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 여행 경비는 각자 저금통 칼로 배를 갈라야 할걸? 무전여행은 아니지만, 특혜 이런 것 없어, 얄짤없다구...

 

  쥰페이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 영환가 소설인가 보니까 부잣집들은 돈이 가득 든 서랍이 있던데 거기서 마음대로 꺼내 써 거나 아니면 돈이 가득 든 카드를 들고 마구 긁어대더라구, 아니야?

 - 네버, 절대 그럴 수 없어, 부모님들이 그냥 용돈을 주지 않아, 집 청소든 잔디 깎기든 우리도 알바를 뛰어야 용돈을 받아. 그런 짓은 졸부들이 하는 거야, 요행수(僥倖數)로 일확천금(一攫千金)을 번 자들이 벌이는 돈 잔치지, 그런 자들이 부자들 욕 다 먹여.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부모 세대들도 우리랑 똑같이 알바 뛰고 용돈 벌었어... 자랑은 아니지만, 옛날엔 야쿠자 두목들도 자식 교육 엄격하게 시켰어...

 

 유리나가 조곤조곤 침착하게 설명했다.

 나는 작은아버지와 숙모가 조카들을 가르치는 금욕적인 모습이 생각나서 ‘지금도 그렇게 가르쳐’ 속으로 말했다.

 

 - 나도 고쿄(皇居, 황거, 천황이 거처하는 곳) 정원수를 주말마다 손질해서 용돈을 받 아...

 

  알바는 황족인 다이히토도 예외일 수 없었다.

 

 - 고쿄가 몇 평인데?

 

 내가 은근히 회가 동해 물었다.

 

 - 115만 제곱미터...

 

 - 음... 야 엄청나네, 약 35만평이네.

 

 나는 다이히토 대답을 듣고 핸드폰으로 계산해보고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속으로 황족으로 안 태어난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천만다행이지?

 - 응?

 

 쥰페이가 내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물었다.

 

 - 황족으로 안 태어난 거?

 - 임마, 말을 그리하냐? 나는 뭐 황족되지 말라는 법 있어, 이방자 여사도 황족이 야!

 

 쥰페이의 집요한 물음에 내가 발끈했다, 물론 장난친다고...

 

 - 원래 이방자 여사 일본 황족인데 너희 나라로 시집간 거야...

 - 그러니까, 누가 뭐래? 출가외인이라는 말도 몰라, 임마.

 - 아야~

 - 아야~

 

 나는 민망해서 쥰페이 뺨을 꼬집었다. 쥰페이도 내 뺨을 꼬집었다.

 그 모습이 우스운지 친구들이 까르르 웃었다.

 

 - 너, 내 도플갱어지?

 - 니가 내 도플갱어지, 내가 먼저 태어났잖아?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렇다. 쥰페이는 3월생이고 나는 7월생이니까...

 

 - 먼저 태어난 게 중요한 게 아니야, 먼저...

 - 니가 먼저 만들어졌다, 그 얘기 하려는 거지?

 - 이런데 니가 내 도플갱어가 아니야? 굿이라도 해야겠어, 사라지게,

  유산도 차지하고, 킥킥...

 - 은근히 속물이다, 몽...

 - 은근히 오리발인 넌?

 

 나와 쮼페이가 티격태격하는 것이 재미있는지 친구들이 또 까르르 웃었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아야코의 얼굴이 해맑았다. 이런 얼굴을 천사 얼굴이라 하나? 눈물을 흘리게 하지 말아야 할 텐데...

 

 - 아야코도 알바 해?

 

  내 말에 아야코가 한참 뜸을 들였다.

 

 - 오해하지 마... 나는 인세(印稅) 있어, 물론 부모님의 허락하에 쓰지만, 그렇다고 알

  바 안 하는 건 아니고... 얘들은 아는데... 나중에 둘이 있을 때 설명하면 안 될까?

 

 무슨 말인데 이렇게 어렵게 말하고 횡설수설에 울상이지? 괜히 물었나? 그 참 요상하네... 나는 속으로 갸우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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