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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우리는 장난을 쳐도 이렇게 친다
작성일 : 24-02-26 08:57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4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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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화

 우리는 장난을 쳐도 이렇게 친다.

 

  - 진심이야, 우리 엄마...

 

 쥰페이의 반응은 장난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아니지, 이 표정은 포커 페이스?... 하도 장난에 시달려서 이골이 난 거라 고도의 위장 전술로 내게 그러는 건가? 할 정도로 헷갈렸다.

 

 - 아~ 돌기 일보 직전이야, 그만들 좀 해주면 안되냐?!~

 

 나는 머리를 잡고 골치 아프다고 과도하게 흔들었다.

 목에서 삐그덕 꺽이는 소리가 날 정도로...

 

 - 그러게 말이야, 왜 노무라 가문이 난리야, 우리 아버지와 엄마가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어, 스에마쓰 그룹 후계자를 조몽대로 하려고... 무론 그건 형식적이지만...

 - 지분은 니가 제일 많잖아?

 

 아야코가 k.o 펀치를 날렸고 유리나가 카운터를 셌다.

 순간, 이건 진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아야코를 알기에... 섬찟했다. 그러면 이 상황을 장난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진지해지면 걷잡을 수 없어진다. 수습 불가다. 시간 끌면 안 된다, 빨리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 그러니까 결국 노무라 증권은 명분이 없어서 나에게 줄 수 없다는 거잖아? 내 말 맞지? 쥰페이, 나중에 니가 물려받으면 그때 다오, 좀 극적인 게 떨어지지만, 극적인 건 만들면 되니까... 대신 나는 우리 아버지께 물려받을 중고자 도매상을 너한테 넘기마, 수입이 짭짤해... 하루에 많이 팔 때는 4대도 팔아, 한 대에 100만 원 남기면 그게 얼마냐, 4백만 원이야, 이 정도면 거의 준 재벌급이야, 그럼, 마누라는 한국 여자를 구해야겠네...

 - 뭔 소리야, 외국인이 한국 살면 한국 여자랑 결혼해야 돼? 한국 헌법에 그렇게 나와 있어?

 

 유리나가 발끈했다. 나는 뻘쭘했다. 농담을 가지고 얘가 왜 죽자고 덤비냐? 참나...

 뭐, 둘이 죽고 못 산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거야? 더러워서... 그래 축하해...

 나는 속으로 주고받고 찧고 까불었다.

 

 - 아니, 왜 발끈해? 그럼, 너희 둘이 가져, 자동차 수리 공구함까지 다 줄게...

 - 아니, 나는 국제법상 그럴 수 있냐, 차별적이다... 뭐 그런 거...

 

 유리나가 너무 발끈한 게 아차 싶어 횡설수설했다.

 

 - 안돼, 왜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아? 줄 수 없어. 뭐 불만 있어?

 

 갑자기 아야코라는 복병이 나타났다. 조금 전까지 손으로 입을 막고 웃던

 유리나와 미나미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냐? 상속권자의 와이프라도 된다는 말이야? 되겠다는 선언이야? 안 되면 어쩌려구 이러나, 아무리 농담이래도...

 

 - 그럼, 우리는 갈 데가 없는데...

 

 쥰페이가 시무룩해져 진심인 듯 한마디 내뱉었다.

 

 - 노숙해...

 - 왜, 노숙해? 안 받을게, 내가 노무라 쥰페이가 물려받을 상속을 내가 안 받는 다고, 그럼 노숙할 필요가 없잖아, 쥰페이, 제발 니가 받은 재산 나에게 주지 마, 골치 아파... 이젠 돈도 싫다, 피곤하다, 그만하자, 내가 항복, 두손 두발 다 들게~

 

 미나미 한마디가 날 긁었다. 실현 불가능한 말로 내 심기를 건드리냐, 그래서 욱하는 마음에 짜증스럽게 주절댔다. 그런데 나중 알았지만, 애들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 노숙할까?

 

 이번엔 혼다 유리나다. 그래, 경험 삼아 해봐라, 하층민들의 생활을 알아봐라, 그래야 경영에 도움이 되고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이라고 했나?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했나,? 괜히 울컥 치민다. 상류층에만 살다 보니 서민들 생활이 우습냐, 장난으로 일관하게... 몽, 흥분하면 지는 거다.

 

 - 이제, 그만하자, 나중엔 유리나와 미나미 가문도 내가 후계자가 되어야 하고, 궁극엔 천황 계승 후보 1순위로 오르겠다. 한국 사람이, 쥰페이... 쿠시로 습원(濕原) 다음엔 설국의 나라로 가자, 다테야마, 설벽에 머리를 박고 머리가 아리도록 머리를 식히고 싶다.

 

 결국 나는 기진맥진해 투덜댔다. 그런데 왜 그래? 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야코 눈은 진지했다. 아무래도 쥰페이 엄마식 장난 같은데 아야코가 워낙 진지해서 의심이 가다가도 진심처럼 보였다.

 

 - 내가 황위를 양보하려는 황위 계승 1위에게 황위를 불특정인에게 물려주면 받은 사람이 국가나 민족을 떠나서 황위 계승이 되는지 천황께 알현해서 물어볼게...

 - 야!~ 다이히토 너 마저, 기꺼이 니놈 칼을 받고 죽어주마, 인정사정 볼 거 없이 마구잡이 찔러라, 허리, 가슴, 머리, 얼굴, 다리, 팔, 가리지 말고, 으하하하! 아, 인간들...

 

 그런데 다이히토는 웃지도 않았다. 흥미진진(興味津津) 해했다. 오히려 장난으로 몰고 가려는 내가 뻘쭘했다. 그래, 심심한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라, 재밌는 꺼리가 없어 하품만 하는 일본 사회에 눈알이 튀어나오는 뒤통수를 쳐라, 아 따분한 일상이여... 화제를 돌려야 하는데...

 

 - 조몽대 아니니? 너 몽대지?

 

 나는 뒤를 돌아봤다. 안면이 있는 얼굴이었다. 일본인 친구들과 나가려다가 나를 발견한 거 같았다. 단정하게 옷을 입었지만 제법 성숙미가 났고 굴곡진 허리와 팽팽한 볼륨이 자극적이었다. 미녀 삼총사와 어울리다 보니 눈이 높아져서 그렇지 얘도 한 미모에 눈 돌아갈 정도는 됐다.

 

 - 누구... 어... 너?

 - 누구시죠? 난 몽 여친인데...

 

 그럼 그렇지 아야코가 가만히 있겠냐, 불쑥 나섰다. 한국말로 하는 아야코의 말투가 성격답지 않게 쌀쌀했다. 상대편이 경계할 만큼 미모가 받쳐준다는 뜻일 거다.

 

 - 아, 네, 저... 한국에 있을 때 잠깐 학교같이 다녔어요.

 - 아, 그래, 성제에게 대든... 이름이?...

 - 아영, 정아영...

 - 맞다, 여기서 다 보네... 안경을 쓰고 있으니까, 몰라봤다...

 

 정아영은 고1 때 성제가 나를 학폭히자 홀연히 나서서 급우를 괴롭히지 말라고 대들다가 성제에게 치마가 걷어 올려지는 성추행을 당한 뒤 이런 엉터리 학교 못 다니겠다며 다른 학교로 전학 갔던 같은 반 학우였다. 늘 미안했는데,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 아영아, 그때 정말 고마웠다, 많은 남학생도 있었는데, 니가 나를 위해 나섰다가

  봉변만 당하고...

 - 아냐, 널 좋아했기에 당연히 그래야 했어, 큭...

 

 얘가 왜 이러나 당황스럽게... 아야코 앞에서 그런 말 한다는 건 어지간한 용기가 없으면 못 하는데, 하긴 성제 같은 악마한테도 당당히 맞서는 앤데...

 

 - 유학 왔어?

 - 응, 원래 게이오가 목표였는데, 미리 앞당겨 고등학교부터 다니기로 했어...

 - 아니, 초면에 이런 말 하면 될는지 모르겠는데... 그럼, 원조교제(遠眺交際)라도 하겠다는 말이에요?

 - 못 할 것도 없죠.

 - 그럼, 한발 늦었네요, 몽은 저하고 원조교제(遠眺交際)하고 있어요.

 

  아야코의 상상을 초월하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말에 아영의 대답도 갑자기 땅이 내려앉는 거대한 싱크홀 같았다.

 쥰페이, 유리나, 미나미, 다이히토가 아야코의 충격적인 말에 넋이 나갔다.

 그 말에 관련된 나는 당황스러움을 감당하지 못했다. 그러나 파리채에 휘둘린 파리처럼 좌충우돌 대신 멍하니 서 있었다. 정아영은 원조교제(援助交際)라는 말뜻을 아는 것 같았지만 아야코는 사전적 의미만 아는 것 같았다.

 

 - 아영아, 다음에 보자, 나 가쿠슈인 다녀...

 

 빨리 정아영을 보내야 할 거 같아 정말 싸가지없는 뻔뻔한 짓을 했다. 나를 위해 악과 맞닥뜨린 선인(善人)을 말이다. 작은 성의라도 표해야 하는데 아야코의 전 단계 없는 돌출 발언과 행동이 나를 1차원적으로 만들었다.

 

 - 아, 그래? 가깝네, 난 시부야 교육학원 마쿠하리 중고등학교(渋谷教育学園幕張中高等学校)에 다녀, 니 여친 자체 발광 아우라가 장난 아니다, 나도 나름 이 동네에선 깡년인데 더 있으면 감당이 안 될 것 같다, 가는 게 맞는 거 같다, 다음에 밥 한번 먹자.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거 지금도 유효해, 하...

 

 아영이가 살짝 귓속말로 했다. 내 얼굴이 달아올랐다.

 

 - 그래, 그래, 내가 꼭 연락하마, 밥 한번 내가 살게, 잘가...

 

 아영이도 내 마음을 읽었는지 가야겠다며 같이 온 일본 친구들을 찾았다. 아영이의 일본 친구들은 멀찍이 서 있었다. 미녀 삼총사에 기가 질려 눈도 못 마주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아영이가 가면서 돌아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도 아야코를 한번 흘깃 보고 어설프게 손을 흔들었다. 아야코도 기계적으로 흔들었다. 거슬리기는 거슬리는 거 같았다.

 십년감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옴마니반메훔...

 근데, 어떻게 밥을 산다 말이야, 핸드폰 번호도 따지 않고서...

 그만큼 나는 당황했다. 원조교제라는 말 때문에...

 

 - 요사스러운 게 꼬리치는 거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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