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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노무라 그룹은 장난으로 일가를 이루다
작성일 : 24-02-22 20:08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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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화

 노무라 그룹은 장난으로 일가를 이루다.

 

  처음엔 난 심히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반면에 쥰페이는 유들유들했다.

 나처럼 이런 광경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진짠 줄 알았을 것이다. 1도 장난스럽지 않고 초지일관 쥰페이 엄마는 진지했다. 나중에 알아차렸지만, 나의 몰래카메라 같은 거였다. 나만 느낀 거지만...

 

 - 어머니, 제가 뭐 잘못한 게 있습니까?

 - 아니, 니가 왜, 잘못해? 아무도 잘못 안 했어... 어긋난 것을 바르게 했을 뿐인데...

 

 나는 몸 둘 바를 몰랐다.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쥰페이 엄마가 핸드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 다나카 상, 유산하고 후계자 문제로 상의할 게 있는데 내일 오전에 들러주세요.

  오늘 애 아버지 오면 그렇게 전할게요. 아니면, 쥰페이 아버지 옆에 있으면 변호사 님이 전해주든가...

 - 실례지만 유산 받을 상속자와 그룹 후계자가 누군지?... 각각 다른 인물입니까?

  아니면 동일인입니까?

 

 다나카라는 변호사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선명하게 내 귀에 박혔다.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들렸다. 쥰페이 엄마가 나와 쥰페이가 들으라고 볼륨을 최대한 올린 것 같았다.

 

 - 동일 인물입니다, 조몽대라고 제 아들이 있어요, 쥰페이 아빠도 알아요, 아마 잘했다고, 신의 한 수라고 쌍수 들어 환영할 거예요.

 - 그 조몽대라는 분은 사모님이 시집오시기 전에, 아니면 회장님이?...

 - 다나까상,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겁니까?

 - 그럼, 어떤 출생의 비밀이?

 

 쥰페이 엄마가 대답도 하지 않고 핸드폰을 끊었다.

 쥰페이 엄마의 목소리는 날카로웠지만 단호했고 경박스럽지 않았으며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런데 변호사 다나까상도 만만치가 않았다. 한두 번 겪은 게 아니니까...

 나는 어리둥절했고 쥰페이는 재밌다고 키득대며 웃었다.

 가만히 있어 봐라, 조몽대라면 나잖아, 내가 왜 갑자기 쥰페이와 씨가 다른지 배가 다른지 형제가 되어야 하고, 왜 갑자기 노무라 그룹의 유산을 받아야 하고 후계자가 되어야 하지... 쥰페이 말대로 단지 엄마만 바뀌는데...

 

 - 다나까 상도 이제 눈치챈 거 같아요, 한두 번 당한 것도 아니고, 패턴을 바꿔 보세요, 엄마, 자주 하다 보면 식상해지고 상투적이 되잖아요.

 - 아이 재미없어, 짜증 나... 수가 읽혔다는 거야, 그럼?

 - 네, 좀 더 기발하고 기상천외한 걸로...

 

 쥰페이 엄마와 쥰페이 간의 나누는 대화가 도통 무슨 소린지 그때는 몰랐다.

 쥰페이 엄마가 나를 바라봤다. 넌 속았지? 였다. 그땐 난 속은 게 아니라 당했다.

 완전히 쥰페이 엄마 페이스에 넘어갔으니까...

 쥰페이 엄마는 투덜대며 쥰페이 캐리어를 끌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쥰페이 엄마는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해도 진짜처럼 했다. 처음에는 다들 속아 넘어갔다. 부창부수(夫唱婦隨)라 했나, 쥰페이 아버지 노무라 도쿠이찌(野村德一)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장난꾸러기였다. 아니 노무라 쥰페이 가문 대대로 장난이 심했다. 결혼식 날 왠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식장에 들어와 쥰페이 아버지를 아이가 아빠로 불러 쥰페이 엄마와 쥰페이 외가(外家)가 기절초풍해 결혼 무효 소동이 일어나고 결혼식이 난장판이 되었다고 했다. 쥰페이 할아버지의 아이디어였다고 했다. 결혼식은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지론(持論)에 의해서 빚어진 촌극이었다. 결혼 무효 소동은 쥰페이 엄마 집안의 먼 친지나 원로들이 몽니를 부린 것이고 정작 쥰페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설마 결혼식에서까지 장난을 치겠느냐고 방심을 했는데 허를 찔렸다고 분통해 이를 갈았다고 했다. 일종의 신사협정이 깨지자 인정사정 볼 거 없었다. 쥰페이 아버지는 신혼 초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침대 옆으로 차가 핑핑 달리는, 8차선 길 한복판 침대에 누워있었고 옆에는 오랑우탄이 쥰페이 아버지를 보며 사랑스럽게 웃고 있었다고 했다. 쥰페이 엄마까지 가담한 쥰페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합작품이었다고 했다. 한번 잠들면 시체가 되는 쥰페이 아버지의 약점?을 예리하게 파고든 묘수(妙手)였다고, 그날 신문에 난 칼럼 평이었다고 했다. 지방 대도시의 제법 알려진 신문사에서도 다룰 정도로 쥰페이 친가와 외가의 장난은 아슬아슬하기도 했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가는 서민들의, 요즘 말로 사이다 같은 거였다. 노무라 쥰페이의 친가와 외가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대대로 친하게 지내는 가문이었고 쥰페이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연스럽게 만나 연애를 했고 결혼했고 사랑의 결실로 쥰페이를 낳았다고 했다. 장난도 대대로 쳤다고 했다. 서로에게 장난을 치거나 아니면 합심해서 다른 사람을 골탕 먹였다고 했다. 그 좋은 예로 후지산의 설인(雪人) 출현 동영상과 외계인 발자국 탁본(拓本)이 두 가문의 역작(力作)이었다.

 세상에 알려진 노무라 증권 그룹의 재산인 빙산의 일각 말고 수면 밑에 숨겨진 빙산의 십 분의 구는 쥰페이 엄마와 외가가 만들었다는 풍문이 한때 돌았는데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는 보고서가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유수의 증권사에서 족족 나오기도 했다. 그렇듯 쥰페이 엄마는 엉뚱하지만 않고 비상한 머리의 냉철한 판단으로 투자처를 정확하게 찾아내 상상도 못 할 자금력을 일시에 동원, 과감한 집중 투자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고 했다. 수면 밑에 숨은 십 분의 구의 자산 규모를 알 수 없어 노무라 증권의 재산이 어느 정돈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 캐리어가 무거워 보이던데?

 - 당근, 엄마는 허투루 하지 않아 준비가 철저해, 캐리어 안에 진짜 내 옷이 다 들어

  가 있을 거야, 그걸 다 꺼내 다시 원위치시킨다고 생각해 봐...

 - 그럼, 비행기 예약도 진짜야?

 - 당근.

 - 니가 진짜 속아서 가면?

 - 가는 거지, 진짜로 속아서 알래스카로 간 적도 있어...

 - 야, 정말? 장난을 목숨 걸고 하냐.

 - 내가 진짜 엄마 꾐에 빠져 너희 집에 갔으면 그렇게 갔을 거야, 한국...

 

 이제야 어느 정도 감이 왔다. 내가 갑자기 쥰페이 멱살을 잡았다. 물론 장난이었다. 그리고 눈을 부릅뜨며 소리를 질렀다.

 

 - 야, 임마 그럼, 너 진짜로 우리 엄마 젖을 만지려고 했냐?! 나쁜 놈...

 - 너 말 안 했어?

 

 쥰페이는 내가 당연히 엄마에게 물어본 것처럼 무덤덤하게 말했다.

 

 - 안 했지, 임마, 그걸 어떻게 말해?...

 

 나는 쥰페이 멱살을 놓으며 시르죽듯이 말했다.

 

 - 나는 말했잖아... 엄마는 흔쾌히 승낙했고, 그러면 나만 억울하잖아, 임마.

 

 되려 쥰페이가 내 멱살을 잡고 억울하다고 칭얼댔다.

 

 - 하긴... 다음에 물어볼게... 안 돼, 우리 엄마 젖은 나만의 전유물이야, 임마!~

 - 지금 물어봐, 내가 한국의 엄마 아들이잖아?

 - 엄마, 놀라서 기절하면 어쩌려구?...

 - 그럼, 나를 아들로 생각 안 하겠네?

 - 병원에 너 있었잖아,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너를 택한다고 했잖아, 옆에 당신이 낳은 아들을 두고도 말이야... 기억 안 나?

 - 기억나, 몽 엄마도 틀림없이 날 아들로 생각한다고 했어... 그럼, 다음에 나 없는 자리에서 물어봐, 나도 너처럼 젖을 만져도 되는지?

 - 알겠어, 임마, 자꾸 엄마 젖 이야기하고 그래, 너 혹시 성도착증 이런 거 있는 거 아냐? 아, 씨, 괜히 이 자슥한테 엄마 젖 만진 이야기해서 이 봉변이냐... 엄마 2층에 올라가서 안 내려오는 거 보니 또 다른 장난 구상 중인 거 아냐? 슬 긴장되네.

 - 아냐, 내 옷 정리해야지, 비행기 예약 취소해야지, 다나카 변호사랑 통화해야지, 등등...

 - 나 같으면 그게 귀찮아서 장난 안 치겠다.

 - 엄만, 짜릿한 통쾌함을 맛보려면 그 정도의 수고는 감수할 줄 알아야 한대.

 - 그럼, 우스개지만, 엄마의 장난이 계속 진행된다고 치자, 그럼 내가 노무라 증권 상속자가 겸 후계자가 되는 거야?

 - 응.

 - 장난이 진짜가 되는 거야?

 - 오프 코스...

 - 그럼, 임마, 그냥 두지, 왜 중간에 끊었어? 내가 노무라 가문의 후계자로 자격 미달이야? 그렇게 보여? 아 알겠어, 나를 그 정도로 봤구나, 하긴 띨띨한 내가, 뭘...

 - 아, 그렇네, 그냥 둘 걸, 오해하지 마, 미안... 난 엄마를 안 닮아서 장난이 서툴러...

 

 나는 풀이 죽어 자격지심에 열등감을 드러냈다. 물론 100% 장난이다. 근데 쥰페이는 100% 진지했다. 진짜 쥰페이는 장난이 체질이 아닌 것 같았다.

 

 - 백 년의 인연이 있어야 같은 배를 탈 수 있고 천년의 인연이 있어야 같은 잠자리에 들 수 있다고 했다. 넌 노무라 가문의 상속자 겸 후계자로 충분히 자격이 된다.

  넌, 내 아들이니까. 내 옆에서 내 젖을 만지고 자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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