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개박살 난 야쿠자 조무래기들
작성일 : 24-02-20 09:54     조회 : 43     추천 : 0     분량 : 410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55화

 개박살 난 야쿠자 조무래기들.

 

  황실 내 황족 및 화족(귀족) 검도 대회에서 통합 우승을 차지한 다이히토 검도 실력은 가히 역대급이었다. 다이히토는 미녀 삼총사를 지키는 호위무사처럼 소파 위에 서서 지극히 작은 움직임으로 달려드는 오합지졸들을 각목으로 해치웠다. 그것도 눈을 감고... 즉 공격하는 상대의 소리만 듣고 물리쳤다. 멋졌다. 맹인 검객의 진수(眞髓)를 보는 것 같았다. 떨어지는 낙엽을 정확하게 두 동강을 내는 것처럼 칼은 일필휘지(一筆揮之)였다. 검술의 경지가 예술의 경지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팔!

 - 머리!

 - 옆구리!

 - 어깨!

 

 다리, 발목, 가슴, 허리, 허벅지 등짝, 볼기짝! 무릎! 등등을 외치며 상대에게 각목을 가했다. 각목에 맞은 오합지졸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아파서 데굴데굴 굴렀다.

 오만상을 찡그리며 폴짝폴짝 기름에 튀기듯 뛰었다.

 

 눈을 감은 것은 분노 조절이라고 했다. 광분해서 달려드는 아베 신타로 일당들에게 분노와 흥분으로 급소를 쳐서 치명상을 입힐까 해서 감정 조절 차원에서 맹인 검객 흉내를 낸 것이고, 소리를 지른 것은 급소를 피해 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라고 했다.

 

 오합지졸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맞은 부위를 부여잡고 문지르며 엄청 고통스러워

 어~ 어~ 신음 소리를 냈다. 어떤 오합지졸은 너무 아파서 질질 짜기도 했다. 동네 불량배 싸움인지 알고 부화뇌동해서 온 주로 어린 틴에이저(teenager)였다. 눈물을 쏙 뺀다는 말이 무색했다.

 험상궂으며 쪽제비 같이 생긴 호리호리한 자가 나섰다. 복싱 폼을 잡았다.

 우리도 인간이라 나와 쥰페이는 헉헉대며 누가 상대할지 가위, 바위, 보로 정했다.

 

 - 장 께이 뽀, 장 께이 뽀...

 

 트레이닝 바지를 입은 태국 킥복싱 챔피언 경력의 소유자 미나미가 소파를 펄쩍 뛰어서 쪽제비 앞에 나섰다.

 

 - 좀 쉬어, 수고했어.

 - 아냐, 내가 처리할게...

 - 아니라니까, 손이 근질해서 그래.

 - 그래, 그럼 그렇게 해.

 

 내가 나서겠다고 하자 미나미가 계속 괜찮다고 했다. 옆에서 쥰페이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그렇게 하라고 눈짓을 줬다. 그래서 양보했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가 정확한 표현이랄까?...

 

 - 몽 이거 입을까?

 

 이 긴박하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코미디도 아니고 아야코가 쫄바지를 들어 보였다.

 

 - 아니.

 

 말 떨어지자 무섭게 나는 아니라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저 쫄바지를 입으면

 아이고야, 생각만 해도 끔찍스러웠다.

 하체 쪽 형태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게 뻔했다. 금형(金型)으로 뜬 거처럼 말이다. 나는 당사자보다 민망해서 눈을 감고 다녀야 할 것이다. 아니, 남들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아야코 앞에 바짝 붙어서서 눈깔아, 눈 돌려, 해야 할지 모른다.

 

 - 그래도 입어봐?

 - 안돼!

 - 알았어, 짜증 났어?

 - 아니...

 - 난 짜증 나, 난 가만 있을 거야...

 

 아야코가 뾰루퉁 해서 자리에 풀썩 앉았다.

 상황이 코미디로 변해버리니까 한껏 고조됐던 살벌한 격투 현장이 맥이 빠져버렸다. 바람 빠진 고무풍선 같아 분위가 시틋해졌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베 신타로 일당들은 전열을 가다듬었다.

 블루 아워를 생각해서 신경을 바짝 쓰고 맞장 뜬 게 확연히 드러났다.

 블루 아워는 거의 손상을 입지 않았다.

 

 - 내 말 맞지? 인정하지? 니들이 졌는 거? 기물 파손도 거의 없는 거 같으니 그냥

  가라... 그리고 실력을 좀 더 닦아서 와라... 우리는 아직 미녀 삼총사가 출동도 안

  했는데 니들이 일방적으로 깨졌잖아, 어쩔래? 야, 아베 신타로 결정해?!

 - 실력 한번 보자, 덤벼라.

 

 험상궂게 생긴 쪽제비가 나섰다.

 미나미가 양손을 들어 덤벼라고 손바닥으로 까닥까닥했다.

 쪽제비가 걸어 나오며 목을 좌우로 흔들었다. 우두둑 소리가 났다.

 쪽제비가 턱을 바짝 당기고 복심 폼을 잡았다. 둘이 마주 보고 노려봤다.

 노려보기만 한 채 몇 초가 흘렀다.

 쪽제비가 몇 번 스트레이트 쭉쭉 뻗더니 순간적으로 훅이 들어갔다.

 미나미가 가볍게 피하면서 쪽제비 관자놀이를 향해 왼손 주먹을 날렸다.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쪽제비가 순간 실신했다. 벌떡 일어나더니 다리가 풀려 비틀거렸다. 그런 꼴이 창피한지 패거리 중 하나가 얼른 튀어나와 부축했다.

 

 아베 신타로가 씩씩대며 나섰다.

 스판 청바지 스니커즈를 입어 늘씬한 몸매가 드러나는 7전 7KO 전적의 혼다 유리나가 나섰다. 일본이나 동남아에서는 상대가 없어 UFC로 넘어가 상대편을 1회전에 2전 2KO를 시킨 유리나였다.

 둘은 제법 몇 번의 교합을 가졌다. 아베 신타로의 격투 실력이 나름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유리나 상대는 되지 않았다.

 날아오는 오른손을 잡고 넘어뜨려 암바를 걸었다. 아베 신타로가 좀 참는 듯하다가 결국 아프다고 바닥을 쳤다. 유리나가 풀어주었다. 유리나가 일어나는데 아베 신타로가 일어나면서 품속에 숨겨 둔 재크나이프를 꺼내 유리나를 향해 던졌다.

 

 - 피해!

 

 쥰페이가 소리쳤다.

 

 -챙그랑!

 

 재크나이프가 무엇에 맞아떨어졌다.

 

 - 윽...

 

 아베 신타로가 손바닥으로 눈을 막았다.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흘렀다.

 아야코가 던진 샌딩 판야스리가 유리나를 향해 날아오는 아베 신타로의 재크나이프를 막아내고 튕겨 날아가면서 아베 신타로의 눈을 스치며 떨어졌던 거였다.

 

 - 야, 넌 누굴 닮아서 비겁하냐? 하쿠 쥬우 큐우방(119)를 불러줘? 하쿠 토우방(110)을 불러줘?

 

 하쿠 토우방(110)은 우리나라 112와 같다.

 

 - 얘들아, 애들은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오래간대.

 

 피를 흘리지 않은 눈으로 아베 산타로가 쥰페이를 노려보다가 휑하니 밖으로 나갔다.

 나머지 오합지졸들도 앞다투어 나갔다.

 서로 먼저 나가려다가 문에 끼어 비명을 지르고 서로 으르릉대며 싸우고 엎어지며 나갔다. 대참패였다. 분명 소문은 삽시간에 퍼질 것이다. 아무리 악명높은 야쿠자 두목 아베 신타로 아버지 아베 노부스케(安倍 信介)라도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며 이빨을 갈 것이고 하늘 높은 줄 모르던 기세는 한풀 꺾일 것이다. 라이벌 야쿠자들로부터 놀림을 당할 게 뻔했다. 아베 신타로가 후계자가 아니었다면 그나마 덜 망신스러울 것인데 만천하에 아베 신타로를 후계자로 지목했는데 그런 창피를 당했으니 일본 최대 야쿠자 조직 야마구치구미는 당분간 라이벌 조직으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아야 할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항쟁이라고 불리는 전쟁이 일어날 개연성이 짙어졌고 조직 내의 반발과 이탈(離脫)도 감수해야 할 것이었다. 그걸 만회하기 위해 야마구치구미는 더 잔인해질 것이다. 복수를 위해 칼을 갈 것이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베 신타로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설왕설래(說往說來)했을 뿐 승리에 도취해 별 신경을 쓰지 않았고 우리끼리 노는 재미에 빠졌다. 추억을 쌓는 일에 정신을 쏟았다.

 

 - 잠깐, 나갔다 올게...

 

 끝내 쫄바지 대신 글래머스러한 여주인의 짝 달라붙는 가죽바지를 아야코가 빌려 입고 나왔다. 남친 입장에서 봤을 땐 좀 거슬렸지만, 선남선녀의 남자 입장에서 봤을 땐 눈 돌아갈 정도로 매혹적이었고 신비했고 늘씬했다. 오토바이 복장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여자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슈퍼맨은 근처도 못 갔다.

 우리가 어딜 가느냐고 묻기도 전에 아야코가 밖으로 나갔다.

 주차장에 세워 둔 여주인의 혼다 오토바이를 아야코가 타고 나갔다.

 우리는 아야코가 사라지는 뒷모습만 멀뚱히 쳐다봤다.

 약 7~8분 걸렸나, 우리가 글래머스러한 여주인을 배석시키고 영웅담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야코가 돌아왔다.

 

 - 오토바이도 타? 스쿠터도 아니고...

 - 파라슈트 걸이 아야코야, 그 정돈 누워서 떡 먹기지.

 - 뭐?! 입학식 날... 하늘에서 내려 온...

 

 내가 불안한 눈빛으로 묻자 아야코 대신 유리나가 대답을 했다.

 나는 그제야 아야코에 대해 하나 알게 된 꼴이 되었다.

 

 - 야, 야, 오줌 지린지 모르겠다...

 

 블루 아워의 단골인 40대로 보이는 여자가 들어오자마자 호들갑을 떨었다.

 

 - 분명 슈퍼맨일 거야, 암, 틀림없어...

 

 그 여자의 말인즉슨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괴한이 떼지어 몰려가는 야쿠자 패거리들을 아주 잔혹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박살을 내는 현장을 자기 두 눈으로 똑똑하게 봤다고 숨을 헐떡이며 여주인에게 말했다.

 우리는 일제히 스에마쓰 아야코를 쳐다봤다. 아야코는 얼음이 든 크리스털 물잔을 빨대로 쭈루루 쭈루루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야쿠자가 어떤 범죄집단인데...

 뜨뜻미지근한 것을 아야코가 확실하게 매조진 거였다. 물증은 없지만... 나는 그때 어렴풋하나마 애들이 아야코를 왜 어려워하는지 알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70 뜨거운 톤 다운 그린 녹차 2024 / 3 / 5 23 0 4250   
69 아름다운 청춘들 2024 / 3 / 4 25 0 4159   
68 우정은 깊어가는 가을밤 2024 / 3 / 4 25 0 4549   
67 전 단계 없는 아야코의 천진함 2024 / 3 / 2 27 0 4175   
66 여행은 가는 거보다 짜는 거 2024 / 2 / 29 34 0 4112   
65 밥만 축내는 황실이라는 오명 속의 다이히토 2024 / 2 / 27 34 0 4182   
64 야쿠자의 습격 2024 / 2 / 27 41 0 4139   
63 원조교제(遠眺交際)... 멀리 바라보며 사귄다 2024 / 2 / 26 39 0 4151   
62 우리는 장난을 쳐도 이렇게 친다 2024 / 2 / 26 42 0 4074   
61 한국인이 노무라 그룹 상속자가 될 수 없는 … 2024 / 2 / 25 47 0 4197   
60 이 감정은 뭘까? 2024 / 2 / 24 44 0 4279   
59 장난은 막장 드라마를 넘어... 2024 / 2 / 23 40 0 4141   
58 노무라 그룹은 장난으로 일가를 이루다 2024 / 2 / 22 46 0 4126   
57 나는 누구 집 아들? 2024 / 2 / 21 45 0 4094   
56 잠수탄 야쿠자들 2024 / 2 / 20 51 0 4110   
55 개박살 난 야쿠자 조무래기들 2024 / 2 / 20 44 0 4106   
54 블루 아워 카페에서 격투 2024 / 2 / 19 41 0 4281   
53 동병상련 쥰페이 2024 / 2 / 18 42 0 4440   
52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시작된 전쟁 2024 / 2 / 17 45 0 4191   
51 이탈리안 레스토랑 2024 / 2 / 16 40 0 4082   
50 우정이라는 심연(深淵)Ⅱ 2024 / 2 / 16 50 0 4088   
49 우정과 사랑 사이에 뭐가 있을까? 2024 / 2 / 15 58 0 4435   
48 우정이라는 심연(深淵)Ⅰ 2024 / 2 / 14 46 0 4288   
47 명문 학교의 괴짜 선생들 2024 / 2 / 12 38 0 4245   
46 가쿠슈인의 여걸 삼총사 2024 / 2 / 11 36 0 4084   
45 노무라 쥰페이, 나의 절친이 되다 2024 / 2 / 9 51 0 4147   
44 악의 없는 노무라 쥰페이의 결투 신청 2024 / 2 / 8 41 0 4122   
43 스에마쓰 아야코는 스스로 내 여친 2024 / 2 / 6 44 0 4304   
42 신이라 불리는 스에마쓰 아야코 2024 / 2 / 5 46 0 4269   
41 엄마의 복수는 소소했다. 한 끼에 4억 원이라. 2024 / 2 / 3 44 0 5480   
 1  2  3  4  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