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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악의 없는 노무라 쥰페이의 결투 신청
작성일 : 24-02-08 16:30     조회 : 41     추천 : 0     분량 : 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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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화(44)

 악의 없는 노무라 쥰페이의 결투 신청.

 

  이럴 때는 내가 꼭 엄마 품에 안긴 아기 같았다. 아야코가 날 아기 취급한 것이

 아니라 내 느낌이 포근한 엄마 가슴에 안긴 것이 아타락시아(ataraxia)를 느꼈다.

 아야코는 언제나 날 존중했고 예의를 다했다.

 그러면서도 둘 사이가 연인(戀人)임을 행동으로 은연중에 상기시켰다.

 

 솔직히 말해서 내 눈에 안경 이런 거 따지지 않고 객관적으로 볼 때도 스에마쓰 아야

 코 미모는 천상계 미모였다. 절세가인이니, 홍안화수(紅顔禍水)니, 경국지색이니, 경성지색이니, 어떤 이름을 다 갖다 붙여도 스에마쓰 아야코를 천박한 세속적인 여자로

 전락시키는 것 같아 모욕적이었다. 그래서 내가 천상계 미모라고 하는 것이다. 첫눈에 반했다는 말은 상대가 미녀이거나 미남이라는 말이지, 추녀나 추남보고 첫눈에 반했다는 말은 어불성설(語不成說) 아닐까... 우선 잘생겨야 혹하지, 조선 최고의 성군 세종대왕도 며느리를 뽑을 때 미모가 먼저고 덕이 뒤라고 하지 않았던가, 몰라 누가 뭐라고 하든, 어쨌든 스에마쓰 아야코가 내게 먼저 추파를 노골적으로 던졌으니 안 받아 줄 이유도 없고, 솔직히 나중 스에마쓰 아야코가 팜므파탈로 변할지 소시오패스로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나중 일이다. 나도 첫눈에 반했다. 뿅 갔다. 자기를 구해줘서 의무감에서 아야코가 널 좋아하는 거 같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수 있잖아? 에라이 악담을 해라, 악담을...

 

  - 선생님, 여기서 음식물을 먹어도 되나요?

 - 네, 얼마든지 드세요, 여긴 그렇게 하려고 꾸민 곳입니다.

 -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드시죠? 하코야 메밀 소바입니다,

  저놈이 미친 듯이 좋아하거든요.

 - 아닙니다, 근무 중에는 먹지 않습니다... 많이 드십시오.

 

 엄마가 의사 선생님께 물은 것을 작은아버지가 통역하고 의사 선생님이 흔쾌히 승낙했다. 의사 선생님은 5천 병상의 스에마쓰 글로벌 종합병원의 원장이자 아야코 아버지의 절친이었다. 그러니까 스에마쓰 교수의 부탁으로 직접 나의 주치의(主治醫)가 돼 준 거였다. 황족이나 그룹 총수가 아니면 눈도 깜짝 안 한다는 일본 의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 뇌(腦)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 노벨 의학상에 빛나는 그분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다. 그러나 이분도 나중에 자연 알았지만 스에마쓰 아야코를 학문적으로 힘에 겨워했다. 아야코가 도쿄 의대 다닐 때 아야코가 다니자키 준이치로 교수에게 ‘뇌신경 전달물질에 관한 심층적 연구’ 논문에 관해 물은 게 아니라 반대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생이 그 논문에 골치 아픈 문제가 있는데 해결을 부탁한다고 아야코에게 정중히 물어서 아야코가 말끔하게 해결해줬다고 했다. 이것도 다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다. 아야코가 내 앞에서 천재성이나 뛰어난 능력을 보이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조심했다. 난 당시 아야코가 그렇게 다방면에 뛰어난지 몰랐다.

 가쿠슈인 편입이 외부적으로는 우여곡절(迂餘曲折)을 겪었지만, 실력으로는 무난하게 시험을 통과했다. 편입 직후 쥰페이와 사귀었고 둘은 악동이 되어 천방지축 싸돌아다니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내가 어떻게 아야코에 대해서 알 수 있었으며 누가 말해 주지도 않았고, 내 눈에 띄지를 않았다. 그때는 매일 매일 하늘을 나는 거 같이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여자는 관심도 없었고 뒷전이었다. 솔직히 말해 다 예뻤다. 그래서 모든 여고생에게 주눅이 들었다. 또한 쥰페이하고 다니면 여자보다 더 재미있는 게 많았기에 그랬다. 누가 날 거들떠보기나 하겠어 하는 자격지심(自激之心)에 곁눈질도 안 했다. 그때부터 1년 6개월가량이 나의 황금기였고, 이게 행복이구나 몸소 느꼈고 깨달았던 나의 화려한 시절이었다.

 

 - 이리와 쥰페이 학생, 같이 먹자.

 - 네, 어머니.

 

 오지랖도 넓은 놈, 쥰페이는 우리 패밀리를 보자마자 나랑 똑같이 어머니, 아버지 삼촌, 숙모, 동생이라고 불렀다. 동생들도 나 이상으로 쥰페이를 따랐다. 한 가족이 되었다. 동네 꼬치 친구처럼 말이다. 쥰페이가 어머니가 건네는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선뜻 받았다. 쥰페이도 메밀 소바를 미친 듯이 좋아했다. 쥰페이 덕으로 도쿄 시내 메밀 소바 맛집을 다 돌아다녔다.

 쥰페이 자슥... 고마운 친구... 넌 남자인 내가 봐도 잘생긴 놈이야, 185의 늘씬한, 상체는 짧고 하체는 긴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체지방 5%의 다부진 몸매, 이목구비(耳目口鼻)가 뚜렷한 서구적인 얼굴, 그리고 우수에 젖은 듯한 눈빛, 내가 여자라면 작업을 벌써 걸었을 매력적인 놈... 근데 왜 편지는 나보고 갖다주라고 하냐, 킥...

 노무라 쥰페이(野村 純平)는 내가 가쿠슈인에 편입(編入)하여 처음 등교했을 때 시비를 건 인물이었다.

 쥰폐이가 내 책상 위에 놓인 책을 가지고 마구 구기고 찢어서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는 등 찧고 까불었다. 소위 말해 쥰페이는 가쿠슈인의 짱이었다. 애들이 쥰페이를 피했고 겁을 냈다. 성제한테 학폭 당할 땐 힘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때 조몽대가 아니다, 특히 나는 한국 사람이다. 넌 일본 놈이고, 한국 사람은 일본 놈한텐 무조건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숙명의 라이벌 민족인 거 모르냐? 붙어서 숙모한테 배운 실력이 어느 정돈지 은근히 시험하고 싶은 전의(戰意)가 타올랐다.

 

 - 손에 빵꾸 난다...

 - 빵구 날 때 니 대가리도 빵꾸 난다.

 

 쥰페이 왼손이 뒷주머니 속에 들어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샤프펜슬로 쥰페이 손을 찍으면 동사에 쥰페이는 바지 뒷주머니에 든 칼로 내 머리를 찍겠다는 협박이었다.

 조금 전까지 왁자지껄 떠들던 교실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모두의 눈이 일제히 우리 둘에게 향했다.

 쥰페이도 185센티의 큰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매고 나도 180이 넘는 키에

 코피 흘린 무술 훈련으로 어깨가 벌어진 몸매라 급우들 보기엔 막상막하처럼 보였다.

 그래서 흥미진진한 눈으로 쳐다봤다. 짱이 바뀌느냐? 아니냐? 는 급우들에겐 엄청난

 관심사였다. 반의 권력이 지각변동을 일으키는데... 누구에게 줄을 서느냐부터 복잡한

 일들이 많았다. 뭐, 그렇다고 그들에겐 일종의 흥미일 뿐 고민할 일은 아니었다.

 그들의 배경이 막강했기에...

 

 - 뜨자?

 - 좋지.

 - 자신 있는 거 말해라...

 - 다.

 - 후회하지 않지?

 - 니가?

 - 활.

 - 좋다.

 - 방과 후에 보자.

 - 어디서?

 - 정문.

 - 아니,지금 가자.

 - 좋은 데 있냐?

 - 없다

 - 따라와라.

 - 좋다.

 

 나와 쥰페이는 건달처럼 단답형으로 말을 주고받았다. 목소리를 깔면서 말이다.

 둘의 말이 끝나자 무섭게 교실이 웅성웅성 대며 관심 있어 했다. 요상한 게임을 만들어 시합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은 달랐다. 지루했던 일상에 단비를 내린 것같이 반 친구들은 들떴다. 나는 자신이 있었다. 일본에 와서 숙모에게 국궁(일본)과 검도를 배웠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들의 전통 국궁을 배웠을 거라 상상도 못 했을 그들에게 한 방 먹인다는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킥 킥...

 내 계략은 이방인인 내가 너희들 전통 활(국궁)로 승리해 코를 납작하게 만들겠다는 거였다. 나한테 지면 얼마나 쪽팔릴까, 그런 거 중시하는 민족 아닌가, 자결이라도 하면 어쩌지 괜한 걱정을 하기도 했다.

 수업 땡땡이 치고 노무라 쥰페이를 따라갔다. 간 큰 급우 몇도 따라왔다. 여자 고등과 여학생 몇몇도 그곳까지 소문이 났는지 땡땡이 치고 뒤따라왔다. 근데 따라간 곳은 국궁장이 아니었고 양궁장이었다.

 아니 이럴 수가, 왜 국궁이 아니고 양궁이야?! 이렇게 외치고 싶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내가 뒤통수를 때린 게 아니라 내가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다.

 쥰페이는 가쿠슈인 양궁 대표였다. 물어보나 마나 일방적으로 내가 졌다.

 

 - 내기해야 재밌지...

 

 이 자슥 봐라, 아까는 가만히 있더니 지가 유리하니까 내기 타령이네.

 사나이 자존심이 있지.

 

 - 좋다, 뭐로?

 - 편지.

 - 편지?

 - 응.

 - 누구한테?

 - 이긴 자가 지목한 사람...

 - 여자?

 - 그건 이기고 나서 말하기.

 - 왜 그래, 징그럽게? 난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 다른 걸로 하자.

 - 없어? 병원 다니는 건 아니겠지?

 - 아냐, 있어, 내가 로봇이냐?

 - 콜?

 

 그때서야 어느 정도 감이 왔다. 그러나 가쿠슈인 여자고등과 여학생 다 이뻤고 귀티

 가 났지만, 꼭 집어 얘야, 얘에게 편지를 전해 달라고 말할 여학생은 없었다. 왜? 그

 땐 눈을 깔고 걸었으니까... 그렇다고 나도 마촌데 좋아하는 여학생이 없다고 할 수

 없잖아, 그래서 호기롭게 좋다고 했다. 근데 이기면 누구를 지목하지... 등교할 때 처음 보는 여학생을 지목할까?

 

 - 그래, 좋아 콜.

 - 목검, 단 검도복 없이,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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