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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테일 오브 카르데쉬(A tale of kardes)
작가 : 톤토니
작품등록일 : 2016.9.1

세상을 움직이는 5명의 여제. 그리고 그녀들의 하나 뿐인 남동생 샤미안. 누나들의 과도한 사랑(?)을 참지 못한 샤미안은 결국 집을 나가버리고 마는데... "나 좀 내버려둬 !" 샤미안과 그의 누나들이 펼치는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7화.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1)
작성일 : 16-09-01 16:04     조회 : 99     추천 : 0     분량 : 7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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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아리나 누나가 나에게 해준 말이 생각난다. 밀가루 장사하려니 바람 불고, 소금 장사하면 비가온다 했던가. 그건 얼마나 재수가없어야 그런 것이냐고 콧방귀 끼며 무시했는데...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 인생이 내 마음대로 안 되려니 끝도 없이 안 된다.

 

 

 "합격."

 

 "네? 잘못 말하신 것 같은데요."

 

 샤미안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과를 부정 했다.

 

 

 "외모 최상. 추천인 쿠로 대령. 사교 파티 부서에 최적합. 이상! 문제 있나?"

 

 심사관은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입학 허가서를 내밀었다.

 

 

 샤미안은 심사관의 말에 반박했다.

 

 "모든 게 다 문제 같은데요? 아니 뭐 출신이라던 지, 검술 실력이나, 학벌, 등등. 평가할게 얼마나 많습니까?"

 

 

 "설명 못 들었나? 사교 파티 부서는 오로지! 외모라네."

 

 심사관은 '오로지'라는 말에 악센트를 주며 샤미안의 반박에 대꾸했다.

 

 

 "와......진짜 미치고 환장하겠네."

 

 샤미안은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이만 가보게! 뒤에 안보이나? 아직도 심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네! 이러다 날밤을 새도 모자라! 심사를 못 보는 사람이 나오면 자네가 책임질 텐가?"

 

 "아 네네 가요. 간다고요."

 

 샤미안은 어쩔 수 없이 입학 허가서를 받아들고 심사대에서 내려 왔다.

 

 

 "킬킬킬. 역시 샤미안!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닥쳐 좀!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샤미안은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에드윈을 향해 달려들었다.

 

 

 "일단 좀 맞자. 테라 피스트!(terra fist)"

 

 샤미안이 주먹에 땅의 기운을 잔뜩 실어 단단하게 만들었다.

 

 

 "으갸갹! 야 야! 잠시만!"

 

 에드윈이 그 모습을 보고,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이리와!"

 

 샤미안이 에드윈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후우우우웅

 

 

 "으악! 야 그거 맞으면 나 죽어!"

 

 에드윈은 거북목처럼 목을 쏙 집어넣어 샤미안의 주먹을 피하며 비명을 질렀다.

 

 

 "닥치라고!"

 

 샤미안은 에드윈의 비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먹을 휘둘렀다. 에드윈이 요리조리 잘 피하자 샤미안은 주문을 외웠다.

 

 

 "전지전능하신 쥬엘이시여. 여기 당신의 종이 원하노니. 적을 속박 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홀리 리스트릭션(Holy Restriction!)"

 

 

 "으아아아악"

 

 샤미안은 성력을 이용해서 에드윈을 속박 했다.

 

 

 성력에 속박당한 샤미안이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에드윈에게 걸어왔다.

 

 "딱. 한 대만 맞아라"

 

 "자, 잠시만. 샤미안 잠깐만!"

 

 "닥쳐"

 

 

 퍼어어억

 

 

 "푸어어억"

 

 에드윈의 고개가 90도로 홱 돌아가며 그대로 쓰러졌다.

 

 

 "너무해"

 

 에드윈이 쓰러진 채 맞은 부위를 쓰다듬으며 울상 지었다.

 

 

 "뭐? 한대 더 맞는다고?"

 

 샤미안이 주먹을 들어 보였다.

 

 

 "아니아니! 빨리 가자!"

 

 에드윈은 샤미안의 말에 벌떡 일어났다.

 

 

 "에휴... 이제 어쩌지?"

 

 샤미안은 한 숨을 쉬며 고민에 빠졌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고민해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샤미안은 어쩔 수 없이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 사교 파티 부서에 입학하게 되었다.

 

 

 

 * * *

 

 

 

 "샤미안. 기숙사 배정 받으러 가자."

 

 에드윈의 샤미안의 옆에 바짝 붙어 따라오며 말했다.

 

 

 "기숙사?"

 

 "응. 너 지낼 때 없지?"

 

 "그렇긴 한데"

 

 "그럼 따라와."

 

 에드윈은 샤미안을 이끌고, 기숙사 건물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에드윈은 어떻게 알았는지 이 곳 지리를 훤히 꿰고 있었다.

 

 

 "여기야."

 

 샤미안과 에드윈은 기숙사 건물 중앙에 위치한 관리실에 도착 했다.

 

 

 "똑똑"

 

 에드윈이 문을 두드렸다.

 

 

 "네 들어오세요."

 

 샤미안과 에드윈은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소녀가 친절하게 우리를 맞아 주었다.

 

 

 "기숙사 배정 신청하려고 왔습니다."

 

 에드윈이 나서서 말했다.

 

 

 "네 그러시군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에드윈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샤미안"

 

 "에드윈과 샤미안. 성은 없으십니까?"

 

 "...네. 샤미안 너 성있냐?"

 

 에드윈이 잠시 멈칫 했다. 그러나 이내 대답하고는, 샤미안을 돌아보며 물어보았다.

 

 

 "아니"

 

 샤미안은 잠깐이지만 에드윈이 멈칫하는 걸 느꼈다.

 

 '사정이 있나보군.'

 

 샤미안은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둘 다 없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 소녀는 빠르게 무언가를 적더니 키 두 개를 건네주었다.

 

 

 "B동 302호 입니다. 2인실이고, 편의상 두 분을 붙여드렸는데 괜찮으시겠죠?"

 

 "네.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에드윈이 문제없다는 듯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만? 뭐라고?"

 

 샤미안이 에드윈의 어깨를를 잡아 당겼다.

 

 

 "응? 왜?"

 

 "너랑 나랑 같이 산다고?"

 

 샤미안이 손가락으로 에드윈과 자신을 번갈아 가리키며 물었다.

 

 

 "응"

 

 에드윈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싫어"

 

 샤미안은 단호하게 거절의 의사를 비쳤다.

 

 

 "아니 왜?"

 

 "난 1인실로 해줘"

 

 "아니 왜? 나랑 같이 살기 싫냐?"

 

 "어. 싫어"

 

 "윽"

 

 에드윈은 상처 받은 표정으로 가슴을 부여잡았다.

 

 

 "어쭙잖은 연기 하지 말고, 1인실로 바꿔"

 

 "으으윽. 그렇다네요. 1인실로 바꿔주세요"

 

 에드윈은 여전히 상처받은 표정으로 직원에게 말했다.

 

 

 "이런... 어쩌죠? 1인실은 이미 꽉 차서 더 이상 없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인실은 더 이상 없었다.

 

 

 "음, 그렇다는데?"

 

 

 "하......."

 

 샤미안은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저 실없는 멍청이랑 같이 살아야 한다고...?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샤미안은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후하하핫! 앞으로 잘 지내보자. 샤미안!"

 

 "하아아아........................"

 

 호탕하게 고개를 뒤로 젖히며 웃는 에드윈을 보며 샤미안은 다시 한 번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앞날이 깜깜하게 느껴지는 샤미안이었다.

 

 

 

 

 

 * * *

 

 

 

 

 

 입학식 날.

 

 

 ".......그리하여 ......입니다. 자, 마지막으로 이례적으로 우리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에서 새로운 부서를 창설 했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사교성 이라는 대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향상시켜주기 위한 부서입니다! 앞으로 많은 인재들이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길 바라며, 사교성이 결여된 불쌍한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합니다. 이상입니다!

 

 

 "와아아아아아"

 

 

 짝짝짝짝짝

 

 정말 지루하고 따분하다. 어느 학교든 교장 선생님의 말씀은 따분하기 그지없다. 학생들은 드디어 끝났다는 사실에 기쁨의 박수를 쳤다. 그런지도 모르고 힘찬 박수에 기뻐하겠지.

 

 

 "야 샤미안! 같이 가자!"

 

 어느새 에드윈이 샤미안의 곁으로 다가왔다.

 

 

 "아 정말 팔자에도 없는 아카데미라니... 이 나이에..."

 

 샤미안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야야야! 이제 그만 현실을 받아들여! 즐겁고 신나게 학교생활을 즐겨보자고! 다시는 오지 않을 우리 만의 추억!"

 

 에드윈은 정말 신나보였다.

 

 

 "제발 좀 닥쳐라!"

 

 에드윈은 샤미안의 외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밝게 웃으며 어깨동무를 했다.

 

 "으흐흐. 즐겨. 즐겨."

 

 "아 떨어져!"

 

 그렇게 둘이 아옹다옹하며 걸어가고 있는데 일련의 무리가 다가 왔다.

 

 

 "이봐!"

 

 그들은 샤미안과 에드윈의 앞을 가로막았다.

 

 

 3남3녀.

 

 껄렁껄렁한 태도의 남자 셋에, 거울만 쳐다보는 여자, 남자들 옆에 붙어서 꺄르르 거리는 여자 둘.

 

 어느 학교에서나 있는 양아치 같은 놈들이었다.

 

 그들 중 리더로 보이는 노란머리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 비버를 닮은 툭 튀어 나온 이빨에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 했다.

 

 

 "니들. 그 잘난 외모 하나 믿고 이 곳을 만만하게 본다면 아주 큰 코 다칠 거야"

 

 그는 눈을 부릅뜨고 에드윈과 샤미안을 노려보며 말했다.

 

 

 '뭐지 또 이 병신은?'

 

 피식.

 

 샤미안은 너무 가소로운 나머지 웃고 말았다.

 

 

 "너 방금 비웃었냐?"

 

 샤미안의 웃음에 발끈한 그가 샤미안을 노려보며 한 발 더 다가왔다.

 

 

 "워워. 진정해. 우린 싸울 생각 없다구"

 

 에드윈이 중간에 서서 그와 샤미안 사이를 갈라놓았다.

 

 

 "흥! 약해빠진 주제에 그깟 외모 하나 믿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지 말라고. 반드시 후회할 테니까."

 

 노란머리 사내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무리로 돌아가려 했다.

 

 

 "놀고 있네."

 

 "뭐?"

 

 뒤돌아 가려던 노란 머리 사내는 샤미안의 말에 다시 뒤돌아보았다.

 

 

 "귀까지 썩었나? 생긴 건 꼭 쥐새끼처럼 생겨서 귀까지 안 좋은 모양이네"

 

 "이 자식이!!!"

 

 노란 머리 사내는 샤미안의 도발에 발끈하며 샤미안에게 달려들었다.

 

 

 샤미안은 그가 내지른 주먹을 가볍게 피하며, 한쪽 다리를 내밀어 다리를 걸었다.

 

 

 "으아앗."

 

 샤미안이 내민 다리에 걸린 노란머리 사내는 손을 휘저으며 꼴불견스럽게 엎어졌다.

 

 

 "얼씨구? 풉. 제대로 걷지도 못하네. 다리 까지 병신이야?"

 

 샤미안은 그런 사내를 보며 비웃었다.

 

 

 "이, 이익!"

 

 노란 머리의 사내는 얼굴을 붉히며 일어나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연습용 칼을 뽑아 들었다.

 

 

 "너 이 자식! 결투를 신청한다. 내 명예를 훼손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내 이름은 파피옹 마트리 포푸다! 마르디온의 대귀족 푸른 늑대 가문의 둘째 아들이지!"

 

 "하, 그러세요? 근데 그깟 연습용 칼로 뭐하려고?"

 

 샤미안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살심기(殺心氣). 세르비에 고유의 파동기(波動氣)에 칼라일의 암술을 접목시켰다. 샤미안은 살심기를 파피옹에가 흘려보냈다.

 

 

 "으, 으읏..."

 

 

 덜덜덜

 

 파피옹은 살기를 견디지 못하고, 벌벌 떨었다.

 

 샤미안은 이미 2년이란 세월은 전장에서 보냈다. 전장에서 겪은 광기어린 죽음은 샤미안의 살심기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아카데미에 재학 중인 학생이 견딜 수 있는 기운이 아니였다.

 

 샤미안이 파피옹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오, 오지마!!!"

 

 파피옹은 겁에 질려 미친 듯이 칼을 휘둘렀다.

 

 

 "으,으아...으아악!"

 

 샤미안은 그가 휘두르던 칼을 잡고, 그의 손을 꺾어 칼을 빼앗았다.

 

 

 "아, 아파."

 

 파피옹은 꺾인 자신의 손목을 부여잡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샤미안은 고통을 호소하며 울고 있는 파피옹에게 다가가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사라지고 싶지 않으면, 앞으로 내 눈앞에 띠지 마라."

 

 

 그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에는 진득한 살기가 묻어 있었다.

 

 

 파피옹은 그 목소리에 겁에 질려 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더러운 새끼."

 

 샤미안은 그런 그를 한심한 눈으로 보며 한 마디 내뱉었다.

 

 

 "가자 에드윈"

 

 "어? 어, 어..."

 

 에드윈이 화들짝 놀랐다. 샤미안의 기운에 눌려 싸움을 말리지 못했다.

 

 

 "너...니들!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파피옹과 함께 있던 무리의 중 하나가 샤미안과 에드윈을 향해 소리쳤다.

 

 

 샤미안은 그 자리에서 멈춰 뒤로 돌아 보았다.

 

 "어쩔 건데?"

 

 

 그의 눈과 마주친 나머지 일행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눈을 피했다.

 

 

 피식.

 

 "겁쟁이 새끼들"

 

 

 샤미안은 그런 그들을 뒤로 한 채 에드윈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 * *

 

 

 

 

 "야 샤미안. 너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 마트리 가문이면 진짜 마르디온에서 대귀족에 속해. 후폭풍이 만만찮을 텐데.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아 뭐 어쩌라고. 다 오라 그래. 그깟 놈들 하나도 안 무서우니까."

 

 "아니 그래도...내가 너 성격 더러운 건 알았는데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에드윈이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골치 아픈 듯 말했다.

 

 

 "이게다 너 때문이거든? 애초에 네가 날 이런데 곳에 데려 왔잖아! 생각하니까 또 열 받네"

 

 "알았어! 알았다구! 진정해"

 

 

 그렇게 둘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방송이 울려 퍼졌다.

 

 "교내에 있는 샤미안. 샤미안. 지금 즉시 교장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하...너무 빠른데? 같이 가자."

 

 "됐어. 혼자 다녀와도 돼"

 

 "야! 그래도!"

 

 "먼저 간다"

 

 샤미안은 따라 오려는 에드윈을 재쳐두고 교장실로 향했다.

 

 "아. 저 녀석 진짜."

 

 

 * * *

 

 

 똑똑.

 

 

 "들어오세요"

 

 드르르륵

 

 

 "안녕하세요. 샤미안입니다."

 

 샤미안이 교장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에는 머리가 M자형으로 까진 교장과, 짙은 남색 머리의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중년인이 앉아 있었다.

 

 

 "어서 오세요 샤미안군. 이쪽으로 앉지요"

 

 "네"

 

 샤미안은 짙은 남색머리의 중년인의 맞은편에 앉았다.

 

 

 "오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지요?"

 

 교장이 샤미안을 힐긋 바라보며 은근슬쩍 운을 떼었다.

 

 

 "불미스러운 일이요?"

 

 샤미안은 앞에 놓여있는 찻잔에 담긴 차를 마시며 짐짓 모르는 척 했다.

 

 

 "푸른 늑대 가문의 파피옹군을 위협하고, 위해를 가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위협하고 위해를 가했단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는 모르는 일이군요. 아! 아카데미 안에 웬 쥐새끼가 있어서 잡아다 혼 줄을 내주긴 했습니다."

 

 

 그러자 샤미안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중년인의 몸에서 굉장한 투기가 흘러 나왔다.

 

 그 강력한 투기에 샤미안의 피부가 저릿저릿 했다.

 

 이에 샤미안의 몸에서도 무형기가 흘러 나왔다.

 

 둘은 말없이 서로의 기운을 부딪치며 상대방을 노려보았다.

 

 

 '어찌... 이 나이에 이런 기운을 내뿜을 수 있는 거지?'

 

 짙은 남색 머리의 중년인은 놀라움과 함께 짙은 의구심이 들었다.

 

 

 "언제까지 이 찝찝한 기운을 내뿜으실 건가요?"

 

 샤미안의 말에 중년인은 천천히 기운을 거두어 들였다.

 

 

 "내 아들이 폐를 끼쳤네."

 

 중년인이 입을 열었다.

 

 

 "흐음... 아들은 쥐새끼인데 아버지는 늑대로군요."

 

 중년인은 샤미안의 도발에도 흥분하지 않은 채 조용히 샤미안을 바라보았다.

 

 

 "아들을 대신해서 사과하도록 하지."

 

 "됐습니다. 사과 받을 일도 아니였고, 그냥 앞으로 아들 교육좀 잘 시키십시오."

 

 "그러도록 하지."

 

 "그럼 볼일 끝났으면 저는 이만 가봐도 되겠습니까?"

 

 "이름이 무엇인가?"

 

 "샤미안입니다."

 

 "샤미안이라... 그래 나는 푸른 늑대 가문의 수장 운타룬 마트리 포푸라고 하네."

 

 "네. 알겠습니다."

 

 "우리는 조만간 다시 만나게 될 것 같군"

 

 "제 생각에는 그럴 일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그렇게 샤미안이 교장실에서 빠져 나갔다.

 

 

 "흐음, 샤미안...샤미안이라...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름인데..."

 

 운타룬은 샤미안의 이름을 되뇌며 자신의 머리에 그의 이름을 각인 시켰다.

 

 

 

 * * *

 

 

 

 "야! 샤미안! 괜찮냐? 어떻게 됐어?"

 

 교장실을 나오자 에드윈이 허겁지겁 달려왔다.

 

 

 "어떻게 되긴 뭘 어떻게 돼? 아무 일 없었어"

 

 샤미안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정말로?"

 

 "그렇다니까"

 

 "휴우 다행이다. 난 또 무슨 일 나는지 알았잖냐!"

 

 에드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샤미안의 어깨에 슬그머니 팔을 올렸다.

 

 

 "팔 내려라. 그건 그렇고, 수업 가야 할 시간 아닌가?"

 

 "맞아. 내가 교실 알아 뒀어! 가자!"

 

 에드윈은 여전히 샤미안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교실로 향했다.

 

 

 "아 내리라고!"

 

 샤미안이 화를 내자 그제야 에드윈은 팔을 내려 앞서 걸어갔다.

 

 "쩝"

 

 에드윈은 무안한 듯 입맛을 다셨다.

 

 

 * * *

 

 

 아옹다옹하는 사이, 교실에 도착했다.

 

 

 "들어가볼까?"

 

 "그래"

 

 에드윈이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갔다.

 

 

 드르르륵

 

 

 반에 있던 학생들의 시선이 에드윈과 샤미안에게 쏠렸다.

 

 

 '...대체 뭐냐 이 조합은...?'

 

 샤미안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앞자리에는 10살도 안되어 보이는 은빛 머리의 소녀가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고, 그 뒤로 30대 중후반의 붉은 머리의 농염한 여인과 또래로 보이는 검은 머리의 단발머리 소녀. 그 옆으로 각각 주황빛과 연초록색을 띤 포니테일 머리를 한 쌍둥이 소녀. 마지막으로 맨 뒷자리에 앉은 칠순은 훌쩍 넘어 보이는 노인까지.

 

 ... 잠깐 노인?...

 

 

 '하... 이건 뭐...... 도대체 뭐하는 곳이야 여기?'

 

 그 외에도 10여명 정도의 여자들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외모를 보고 뽑아서 그런지 다들 아름다웠다.

 

 

 '누나들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만.'

 

 샤미안은 누나들의 외모가 워낙 뛰어났던지라 별 감흥이 없었다.

 

 

 "헤헤..."

 

 그러나 샤미안과 다르게 에드윈은 입을 쩍 벌리고 침을 흘리고 있었다.

 

 

 '하이고... 이 화상...'

 

 그런 에드윈을 보며 다시 한 번 인상을 찌푸리는 샤미안이었다.

 

 

 "야. 들어가서 앉자. 종친다"

 

 "어? 어어"

 

 샤미안은 에드윈의 정신을 일깨우고, 맨 뒤에 앉은 노인 앞자리로 가서 앉았다.

 

 

 "야야 샤미안. 저기 붉은 머리 여자. 정말 섹시하지 않냐?"

 

 "...너 그런 취향이였냐?"

 

 "어? 아 딱히 그런건 아닌데... 뭐랄까... 엄청...섹시해."

 

 에드윈은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붉은 머리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때마침 붉은 머리 여인도 우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크"

 

 우리는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붉은 머리의 여인은 의미심장한 미소 지었다.

 

 

 딩동댕동.

 

 

 마침내 1교시를 시작하는 종이 울려 퍼졌다.

 

 

 드르르르르륵

 

 그리고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 사교 부서의 1교시, 사교의 이해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이 들어왔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연두색의 어깨까지 내려오는 생머리. 하얀색 원피스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나의 넷째 누나 리리안.

 

 ...뭐?......

 

 

 "누, 누나?"

 

 

 샤미안의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부릅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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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 1화. 실종... 아니, 가출? (2) 2016 / 9 / 1 567 2 9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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