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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테일 오브 카르데쉬(A tale of kardes)
작가 : 톤토니
작품등록일 : 2016.9.1

세상을 움직이는 5명의 여제. 그리고 그녀들의 하나 뿐인 남동생 샤미안. 누나들의 과도한 사랑(?)을 참지 못한 샤미안은 결국 집을 나가버리고 마는데... "나 좀 내버려둬 !" 샤미안과 그의 누나들이 펼치는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4화. 운명의 수레바퀴
작성일 : 16-09-01 15:55     조회 : 93     추천 : 1     분량 : 8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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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 마우스 웜.

 

 몸길이가10미터에 육박하는 지렁이형 몬스터. 몸의 너비만큼이나 거대한 입은 모든 것을 집어 삼킨다. 입에는 촘촘한 작은 이빨과, 코끼리의 상아 같은 거대한 앞 이빨 네 개가 무시무시하게 솟아 있었다. 땅이 아주 습하고, 오래된 나무들이 많은 곳에서 서식 한다고 알려져 있다.

 

 땅 속에서부터 먹잇감을 노리고 공격하는 포식자. 보이지 않는 땅 속에서 공격이 시작되니 초반 대응이 느릴 수밖에 없고, 심각한 인명 피해를 초래한다.

 

 공주를 비롯한 대장 기사와 샤미안만이 빅 마우스 웜의 공격을 피해 살아남았다.

 

 

 "이런..."

 

 빅 마우스 웜은 자신의 거대한 입으로 사람들을 삼키고는 다시 땅속으로 들어갔다.

 

 

 "지금부터 제 말 잘 들으세요."

 

 샤미안이 살아남은 두 명에게 말했다.

 

 

 "뭉쳐있으면 안됩니다. 자칫 잘못하다 한 입에 삼켜 질 수 있어요. 게다가 올라왔을 때 치명타를 먹여야 하는데 이것마저 쉽지 않습니다. 햇볕에 노출 되는 것을 싫어하는 녀석의 습성상, 바로 땅속으로 숨어버려 상대하기가 까다로워요. 위치는 제가 감지하겠습니다."

 

 

 샤미안은 햇볕이 내리쬐는 바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 신호하면 저 쪽 바위로 달리세요."

 

 

 그 말을 끝으로 샤미안은 빅 마우스 웜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거대한 몸과는 어울리지 않게, 빠르게 발밑을 돌아 다니는 빅 마우스 웜.

 

 

 "옵니다! 지금!"

 

 샤미안이 빅 마우스 웜이 올라오기 직전 소리쳤다.

 

 

 "쿠우우아아아아아!"

 

 거대한 굉음을 내며 빅 마우스 웜이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중년의 기사는 공주를 안고 바위로 달려갔고, 샤미안은 그 와 반대 방향으로 뛰어 올라 공격을 피했다.

 

 

 "이그니스 볼케이노(ignis volcano)!"

 

 샤미안은 자신의 칼에 불의 정령의 기운을 불어 넣기 시작 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3m 가량의 거대한 불길이 솟구쳐 올랐다.

 

 

 "크르르르르르르"

 

 그 뜨거운 열기에 빅 마우스 웜이 다시 땅속으로 숨어들려고 했다.

 

 

 "어딜!"

 

 샤미안은 그런 빅 마우스 웜을 향해 달려들었다.

 

 

 화르르륵 !

 

 샤미안이 지나간 자리가 불에 타올랐다.

 

 

 "하압!"

 

 샤미안의 검이 빅 마우스 웜의 몸을 깊게 베고 지나갔다.

 

 

 "쿠아아아악"

 

 빅 마우스 웜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상처 부위로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꾸에아아아아악!"

 

 

 불길에 휩싸인 빅 마우스 웜은 더욱 큰 소리로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몸을 베베 꼬며, 고통스러워하던 빅 마우스 웜은 이내 샤미안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 했다.

 

 거대한 앞니를 내세운 채 앞에 놓인 모든 것을 삼키며, 순식간에 샤미안의 지척까지 다가왔다.

 

 빅 마우스 웜이 가까이 올수록, 거대한 돌풍과 함께 주위의 돌멩이와 나뭇가지들이 샤미안을 스치며 지나갔다. 샤미안은 그런 빅 마우스 웜을 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샤미안은 왼 쪽 무릎을 구부린 채, 칼을 살짝 뒤로 늘어뜨리며 빅 마우스 웜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빅 마우스 웜이 눈앞까지 다가온 순간, 그의 입에서 조용한 한 마디가 흘러 나왔다.

 

 "프라시더스 오의(奧義) 3장"

 

 

 샤미안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불의 잔상만이 화려하게 빅 마우스 웜의 몸 위에 그려졌다.

 

 

 빅 마우스 웜이 목표를 잃은 채 그 자리에 멈추어 섰고, 샤미안은 빅 마우스 웜의 꼬리 부분에서 나타났다.

 

 

 "불의 축제(fire festival)"

 

 

 촤아아아악. 화르르르르

 

 빅 마우스의 거대한 몸이 토막토막 쪼개지며, 피 분수를 뿜어냈다. 그리고 갈라진 조각에 불이 붙었다.

 

 

 마리안느 공주와 중년의 기사는 그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마리안느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대,대단해..."

 

 

 스르릉

 

 샤미안은 자신의 칼을 칼집에 집어넣었다.

 

 

 "후우...좋은데? 실전에 써보는 건 처음이네"

 

 샤미안은 자신이 처리한 빅 마우스 웜의 사체를 보며, 흡족한 듯 말했다.

 

 

 마리안느와 중년의 기사가 샤미안에게 달려왔다.

 

 "대단해요! 샤미안 공자! 방금 그건 무엇이었나요?"

 

 "아, 제가 개발한 검술입니다"

 

 

 놀라웠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런 엄청난 검술이라니.

 

 

 "대단하군. 무슨 검술인지 알 수 있겠나?"

 

 중년의 사내도 샤미안의 검술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물어 보았다.

 

 

 "프라시더스의 칼춤 입니다"

 

 중년의 사내가 고개를 갸우뚱 했다.

 

 

 "특이한 이름이군"

 

 샤미안은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네. 제가 지어준 이름이거든요"

 

 

 그 순간, 땅을 울리는 거대한 진동이 느껴졌다.

 

 

 쿠쿠쿠쿠우

 

 

 "이런......"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산이 미친 듯이 진동하기 시작 했다.

 

 

 "영 좋지 않은데..."

 

 빅 마우스 웜은 대체로, 무리를 이루며 살기 마련. 운이 좋아 한 마리의 습격에 그쳤지만, 낌새를 눈치 챈 무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한 마리는 손쉽게 처리했지만 여러마리가 한꺼번에 땅에서 올라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샤미안이 일일이 그들을 상대할 수 는 없다.

 

 샤미안은 재빨리 아다카드의 꽃으로 향했다. 그리고 능숙하게 아다카드의 꽃을 채집 했다. 자신의 배낭에 아다카드의 꽃을 집어넣은 샤미안이 말했다.

 

 

 "빨리 여길 벗어나죠"

 

 마리안느 공주와 중년의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샤미안의 말에 동의 했다.

 

 

 "따라 오세요"

 

 샤미안은 빅 마우스 웜의 공격을 피해 달려가기 시작 했다.

 

 

 

 

 * * *

 

 

 

 

 한 참을 그렇게 달리던 샤미안이 돌연 멈춰 섰다. 그리고 따라오던 마리안느와 중년의 기사에게 말했다.

 

 "이제 괜찮을 것 같네요."

 

 "헉...헉...하아..."

 

 그를 따라 달리던, 두 사람은 지친 듯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 모습을 본 샤미안이 말했다.

 

 

 "조금 쉬었다 가도록 하죠"

 

 "허억...허억...네..."

 

 마리안느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중년의 기사도 숨을 고르며, 나무에 기대어 앉았다.

 

 샤미안도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어느 정도 숨을 고른 마리안느가 샤미안에게 다가왔다.

 

 

 "감사합니다"

 

 마리안느는 샤미안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아닙니다. 다친 데는 없으십니까?"

 

 "네. 벌써 두 번이나 목숨을 빚졌네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마리안느는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숙였다.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이거"

 

 샤미안은 자신의 배낭에서 아다카드의 꽃을 꺼내 마리안느 공주에게 건넸다.

 

 

 "앗... 아다카드의 꽃...!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다카드의 꽃을 건 내받은 마리안느 연신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이내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으흑..."

 

 

 그 모습을 본 샤미안이 당황했다.

 

 "어... 어,어... 왜 울고 그러세요?"

 

 

 마리안느는 아다카드의 꽃을 손에 꼬옥 쥔 채 흐느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공주는 한 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 * *

 

 

 

 

 

 

 

 

 

 -세르비에의 집무실.-

 

 

 "......그게 사실인가?"

 

 "예. 샤미안 공자께서 여성분과 함께 다니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 되었습니다. 그리고 빅 마우스 웜을 만나셨다고 합니다.

 

 카를슈 산의 깊은 곳에 있는 샤미안의 행적을 낱낱이 보고받고 있는 세르비에.

 

 

 ".......여자라...?"

 

 세르비에의 몸에서 무형의 기운이 뻗어 나왔다.

 

 

 "윽...."

 

 보고를 하던 군인은 그녀의 기운에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녀의 기운에 눌려 숨 쉬기를 버거워 하던 때, 구세주가 등장했다.

 

 

 "큰 언니"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홀연히 나타난 칼라일.

 

 

 "컥...커헉...."

 

 보고를 하던 군인의 숨통이 겨우 트였다. 칼라일은 그를 향해 나가보라는 손짓을 했다.

 

 

 "빨리 나가봐요."

 

 "예,옙!"

 

 군인은 허겁지겁 밖으로 뛰어 나갔다. 보고를 하던 군인이 나가자 칼라일이 쇼파에 앉았다.

 

 그녀는 요염하게 다리를 꼬며, 세르비에를 향해 말했다.

 

 "우리 막내가 여자랑 같이 있다던데...?"

 

 

 세르비에는 칼라일을 보며 눈을 빛냈다.

 

 

 "누구인지 알아냈나?"

 

 세르비에가 칼라일에게 물었다.

 

 

 "으흐응. 글쎄? 아직 잘 모르겠어"

 

 칼라일이 콧소리를 내며 어깨를 으쓱했다.

 

 

 "검은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지니고 있다니, 골가래 쪽 사람 아닐까?"

 

 칼라일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돌돌 감으며 말했다.

 

 

 칼라일의 말에 세르비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골가래 사람이 카를슈 산에서 무얼 하는 거지?"

 

 "글쎄. 거기까진 나도 모르겠네"

 

 "... 샤미안... 돌아오기만 해라."

 

 세르비에는 책상에 있던 종이를 구기며 으르렁 거렸다.

 

 

 그 모습에 칼라일이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우리 언니도 병이야. 샤미안도 다컸어. 이제 여자도 품어보고 그래야지!"

 

 "...네가 할 소린 아닌 것 같군"

 

 칼라일의 말에 세르비에가 반박했다.

 

 

 "아하하하, 내가 왜?"

 

 칼라일이 과장되게 웃으며 세르비에에게 물었다.

 

 

 ".....너 하지마라."

 

 "뭘 말이야?"

 

 칼라일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물었다.

 

 

 "내가 널 모르나? 지금 네 녀석 눈을 봐라."

 

 "내 눈이 어때서?"

 

 "성가신 쥐새끼를 잡으려는 고양이 같다"

 

 "킥킥. 들켰네"

 

 칼라일은 입으로 손을 가리며 키득거렸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별거 아냐. 그냥 장기는 모조리 빼서 팔아버리고, 사지를 찢어서 골가래 왕국 수도 한가운데에다가 던져 버릴 거야."

 

 그녀의 말은 잔혹했다. 헤픈 웃음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그녀의 실체는 밤의 여왕.

 

 

 "...하지마라."

 

 세르비에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주무르며 말했다. 정말이지 자신의 동생들 중에는 정상이 하나도 없다. 아. 샤미안은 제외하고.

 

 "후우...그 여자의 신상부터 파악한다. 일단은 내버려 둬라."

 

 세르비에가 깊은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언니? 우리 샤미안이 여자랑 다니는 걸 두고 보겠다는 거야?"

 

 칼라일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커진 눈으로 말했다.

 

 

 "애초에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계속 함께 다닐지 말지는 모르는 일이고. 그러니까 너도 괜한 짓 하지 마라"

 

 "흐으응. 알았어. 언니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우당탕탕!

 

 칼라일과의 대화가 끝나던 찰나, 집무실의 문이 열리며 아리나가 엎어졌다.

 

 세르비에는 그런 아리나를 보며 다시 한 번 머리가 지끈 거려옴을 느꼈다.

 

 "...아리나, 제발 좀 조신하게 다닐 수 없나?"

 

 

 아리나는 재빨리 일어났다. 그녀의 얼굴에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언니야!!! 내가 지금 아주 기가 막힌 말을 듣고왔다!!"

 

 

 그 뒤로, 리리안과 미첼이 들어왔다.

 

 "오호호. 언니들 어떤 불여시같은게 우리 샤미안 옆에 붙어 있다던데?"

 

 "우리 막내가 남자가 되어가는구나."

 

 리리안과 미첼도 각자 한 마디씩 내뱉었다.

 

 세르비에는 깊은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우우. 알고있다."

 

 "알면서 이카고 있으면 우야노! 빨리 가서 떼놔야지!"

 

 "그래그래! 큰 언니! 이건 예삿일이 아니라구!"

 

 "샤미안을 그냥 내버려 둬. 자고로 남자라면 여러 여자를 품을 줄 알아야 하는 법이야. 그렇지만 그전에 내가 한 번 보고"

 

 각자 자신의 할 말만을 하는 그녀들.

 

 

 "후우우"

 

 세르비에의 깊은 한숨과 함께 그녀의 고뇌도 깊어만 가고 있었다.

 

 

 

 

 

 

 

 

 

 

 

 * * *

 

 

 

 

 

 

 

 

 

 

 "그럼 이제 내려 가실 건가요?"

 

 샤미안이 마리안느에게 물었다.

 

 

 "네. 아다카드의 꽃을 구했으니 한 시라도 빨리 골가래로 돌아가야 해요."

 

 그녀는 한동안 서럽게 울더니 다시 환하게 웃음 지었다. 울음을 그친 후 사정을 들어보니 대강 이랬다.

 

 

 지금 골가래는 크게 3파로 나뉘어져 있다. 왕을 따르는 왕족파와 귀족들의 우두머리 장호르를 따르는 귀족파, 마지막으로 골가래 왕국의 원주민이였던 한교족. 이렇게 3파의 힘은 서로 대등했다. 그리고 귀족들의 우두머리인 장호르는 호시탐탐 왕위를 노리고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인 골가래의 왕 간달라포는 얼마 전 독에 중독 되었다. 신성력도 써보고, 여러 의사들과 독에 관한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치료 해보았지만 소용 없었다. 치료는커녕 독의 종류조차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아다카드의 꽃. 그녀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이 험준한 카를슈 산 까지 온 것이었다.

 

 

 "빨리 돌아가서 아버지를 치료해야 해요."

 

 "그렇군요..."

 

 샤미안은 그런 마리안느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자신의 나라도 아닌 타국의 험준한 산 까지 온 18살의 소녀.

 

 

 "산 아래까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샤미안이 말했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마리안느는 기뻐하며 연신 샤미안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산을 내려오는 동안 역시 그리 큰 위협은 없었다. 샤미안의 계획은 조금 더 깊은 곳 까지 들어가 보는 것이었지만, 산의 아래까지 내려온 이상 다시 들어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여기는 나중에 다시 와야겠네'

 

 샤미안은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 마음먹었다.

 

 

 산에서 내려온 마리안느가 샤미안을 보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이제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마리안느의 한시라도 빨리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

 

 

 "아. 네 그래요. 빨리 가보세요"

 

 샤미안이 웃으며 가보라는 손짓을 했다.

 

 

 "고맙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네. 늦었지만 내 이름은 보미안 로베르토라네. 혹여 골가래 왕국으로 오게된다면 로베르토 가문으로 날 찾아오게."

 

 그녀를 지키던 중년의 기사 보이안도 샤미안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알겠습니다. 공주님을 끝까지 잘 모셔주세요."

 

 "알겠네."

 

 

 그렇게 골가래 왕국의 공주 마리안느와 보미안이 떠났다.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샤미안은 어떤 운명의 이끌림을 느꼈다.

 

 '다시 만나게 될 것 같아'

 

 

 한 참을 바라보던 샤미안이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자, 그럼 나는 이번에 어디로 가볼까? 마르디온의 수도나 구경가볼까?"

 

 샤미안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르디온의 수도 방향을 향해 나아갔다.

 

 

 

 * * *

 

 

 

 며칠 후

 

 샤미안은 몇 개의 작은 마을과 중소 도시를 지나, 마르디온의 수도에 도착 했다.

 

 황금색으로 지어진 거대한 성벽과 성문이 가장 먼저 눈에 띠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휘황찬란한 크고 작은, 건축물.

 

 

 "와아.... 장난 아니네..."

 

 괜히 건축의 나라 마르디온이 아니다. 드래곤의 브레스에도 꿈쩍 하지 않을 것 같은 견고한 성벽과 성문과, 그 위에 배치되어 있는 거대한 발리스타타. 각종 공성 장비들은 적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거기에 그 모든 것을 보호 할 수 있는 거대한 황금 방패.

 

 

 "도대체 저 거대한 황금 방패를 어떻게 메달아 놓은 거지?"

 

 샤미안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웬만한 공격에는 흠집도 나지 않을 듯 했다.

 

 

 "대단하네... 마르디온은의 수도는 반란이 일어나지 않는 한, 함락하기 어렵다고 하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군."

 

 샤미안은 마르디온으로 출입하려는 행렬의 뒤쪽에 줄을 섰다. 얼마 후 행렬의 뒷쪽에서 어수선한 낌새가 느껴졌다.

 

 

 "비켜서라!!"

 

 큰 고함 소리와 함께, 샤미안의 고개가 뒤로 돌아갔다. 그의 눈에 보인 것은 기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호화스러운 마차 한 대. 마차의 앞뒤에서는 푸른 늑대가 그려진 깃발을 높게 든 기사들이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푸른 늑대 가문의 대장자 코사 마트리 포푸님의 행차이시다."

 

 기사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대표로 나서며 소리쳤다.

 

 

 그러나 그 순간, 대귀족의 행렬을 구경하던 어린 소녀가 사람들에게 부딪혀 마차앞쪽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아앗!... 으아아앙"

 

 소녀는 넘어진 것 이 서럽고, 무서운 듯 크게 울어대기 시작 했다.

 

 

 "감히! 공자님의 행차에 길을 막다니! 죽고 싶은가 보구나!"

 

 말을 타고 있던 기사가 말에서 어린 소녀에게 다가왔다. 기사가 다가올수록 소녀는 더욱 크게 울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앙"

 

 "아이고 죄송합니다. 기사님. 죄송합니다"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이 아이를 껴안고 기사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흥! 감히 대귀족의 행차를 방해한 죄! 죽음으로 사죄해라!"

 

 그 기사는 칼을 뽑아 들며 소리쳤다.

 

 

 그 모습에 샤미안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힘도 없는 어린 소녀와 그 어머니를 핍박하는 놈들이라....'

 

 샤미안의 속은 분노로 들끓기 시작 했다. 샤미안은 주먹을 움켜쥐며, 소녀와 소녀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어이어이! 아무리 그래도! 어린 아이가 구경하다가 넘어졌는데, 그걸로 목을 내놓으라니 너무한 거 아니야?"

 

 그러나 샤미안 보다 한 발 앞서 나서는 이가 있었다.

 

 

 금발의 파마 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를 사내. 남자다움이 물씬 풍기는 호쾌한 사내는 당당하게 모녀의 앞을 막아섰다.

 

 

 "무엄하구나! 너는 누구냐!"

 

 "나? 그건 알거 없고, 이봐요. 어서 아이 데리고 가보세요."

 

 금발 머리의 사내는 기사들의 위협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소녀와 그녀의 어머니에게 가보라는 손짓을 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눈치를 보며, 어찌 할 바를 몰라했다.

 

 

 "어서요!"

 

 금발 머리의 사내가 조금 큰 소리로 다시 한 번 말했다.

 

 

 "감사합니다."

 

 소녀의 어머니는 사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감히! 나를 무시하다니! 타핫!"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시당한 기사는 얼굴을 붉히며, 금발 머리의 사내에게 칼을 휘둘렀다.

 

 

 "워워! 진정하는게 어때?"

 

 금발 머리 사내는 몸을 살짝 틀어 칼을 피하고, 다리를 슬쩍 내밀어 기사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으악"

 

 다리에 걸린 기사는 바닥에 철푸덕 엎어졌다.

 

 챙챙채채채채챙.

 

 그 모습을 본 나머지 기사들이 칼을 뽑아 들었다.

 

 기사들은 말에서 내려, 금발 머리의 사내에게 다가왔다.

 

 

 "그럼 나는 이만!"

 

 

 그 모습을 본 금발 사내가 사람들의 틈으로 도망쳤다. 기사들은 당황하며 소리쳤다.

 

 "거기 서라! 잡아라!"

 

 기사들은 금발 머리의 사내를 쫒아 사람들의 틈을 헤집고 다녔다.

 

 

 "휘유. 무서워라"

 

 기사들이 달려간 방향과는 다르게 샤미안의 옆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금발의 사내.

 

 

 "어? 안녕? 저 놈들 참 못된 놈들이야 그치?"

 

 그는 넉살 좋게 샤미안에게 말을 걸어왔다.

 

 

 "네. 뭐..."

 

 샤미안이 떨떠름 하게 대답했다.

 

 '뭐지 녀석은?'

 

 

 

 운명의 수레바퀴는 잔혹하게 굴러가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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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운명의 수레바퀴 2016 / 9 / 1 94 1 8446   
3 3화. 카를슈 산에서의 인연 2016 / 9 / 1 95 0 6884   
2 2화. 가출남 샤미안 2016 / 9 / 1 139 0 7631   
1 프롤로그 & 1화. 실종... 아니, 가출? (2) 2016 / 9 / 1 567 2 9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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