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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티스트로 살아남기 위한 기막힌 방법
작가 : 백점토끼
작품등록일 : 2019.11.5

화가, 소설가, 웹툰작가 등 세상의 모든 창작자들의 꿈을 그려봅니다.

 
제20화
작성일 : 19-11-06 07:18     조회 : 8     추천 : 0     분량 : 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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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그림을 국립현대미술관 화장실 안에 놓아두고 온 예준은 양은냄비 뚜껑을 열고 라면을 휘휘 저었다. 얼른 먹고 영상을 업로드 할 생각이었다. 아직 그림을 가져가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작업실의 그림을 모두 내 놓더라도 어떻게든 이슈를 만들 계획이었다. 라면을 한 젓가락 입에 넣으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Hello?”

 “여, 여보세요?”

 “Just Moment!”

 “?”

 뜬금없는 외국인의 음성을 들은 예준은 보이스 피싱을 의심했다.

 “여보세요? 정예준 씨 핸드폰입니까?”

 “예, 맞는데요?”

 “아! 겨우 찾았네요. 여긴 왓슨 갤러리 한국 법인입니다.”

 “예?”

 예준은 깜짝 놀라 되물었다.

 “왓슨요?”

 “예! 맞습니다. 왓슨 갤러리.”

 “그, 근데, 제 전화번호는 어떻게?”

 “아! 안 그래도 저희가 정예준씨를 찾으려고 무척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얼마 전에 박람회에 나오셨죠?”

 “예, 맞습니다.”

 “저희와 거래하시는 분들 중에서 그 때 정 작가님의 작품을 보신 분들이 좀 있더라구요.”

 “아!”

 예준은 믿기지가 않았다. 왓슨갤러리라니! 마이더스의 손 왓슨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온 사실이 꿈만 같았다.

 “작품에 대해 긴히 드릴 말씀이 있는데 저희 강남 사무실로 방문을 좀 해 주시면 해서요. 아니면 제가 직접 찾아뵙겠습니다.”

 지저분한 지하 작업실을 슬쩍 쳐다본 예준은 정신을 가다듬고 대답했다.

 “아, 아닙니다. 제가 그리 갈게요.”

 “아! 그러시겠습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언제쯤 방문해 주시겠습니까? 저희는 최대한 빠를수록 좋습니다.”

 “오늘 됩니다. 강남이라고 하셨죠? 지금 출발하면 두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아! 좋습니다. 그럼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주소는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예! 예! 감사합니다.”

 예준은 전화를 끊은 후 지하철 앱을 실행하려다 멈추고 곧바로 밖으로 뛰어나갔다. 한 입 뜨지도 않은 라면냄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

 

 강남의 고층 빌딩 앞에 택시가 멈춰 섰다.

 “잔돈은 두세요.”

 기사에게 5만원 지폐를 건넨 예준은 빌딩 앞에서 위를 올려다보았다. 빌딩은 끝이 보지 않을 만큼 높이 솟아 있었다.

 “어디 가십니까?”

 “저, 여기, 왓슨 갤러리라고.”

 “아! 정예준 작가님?”

 “아, 예.”

 “이리 오십시오. 저희 대표님한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경비는 예준을 VIP 전용 엘리베이터로 데려간 후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의 문을 닫았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층수를 나타내는 버튼이 없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엘리베이터를 탄 예준은 벌렁거리는 심장을 달래려고 가슴에 손을 얹고 몇 번이나 숨을 크게 내쉬었다. 한참을 올라가던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렸다.

 “안녕하십니까?”

 비서로 보이는 여성이 예준을 맞이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여성은 대표이사실 문을 두드렸다.

 “대표님! 정예준 작가님 오셨습니다.”

 “아! 그래요? 어서 들어오세요.”

 예준은 여성의 안내를 받아 대표이사실로 들어갔다.

 “작가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직접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예준은 대표이사의 손을 두 손으로 어설프게 잡고 악수를 나눴다. 대표이사는 자신만큼이나 젊었고 젠틀함이 뚝뚝 묻어나는 검은색 슈트를 입고 있었다.

 “이리 앉으시죠.”

 소파에 앉은 예준은 눈앞에 있는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 저거!”

 “아! 맞습니다. 역시 바로 알아보시네요.”

 “저거 진품이에요?”

 “물론입니다.”

 “데미안 뮬러의 혼돈시리즈 1982년 작품 ‘분리’입니다.”

 예준은 눈을 의심했다. 왓슨의 전기에서 본 적이 있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데미안 뮬러의 작품이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100억 원은 훌쩍 넘는 작품이었다.

 “많이 놀라셨죠?”

 “예. 깜짝 놀랐어요. 무슨 일인가 싶어서.”

 “예, 충분히 그러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도 며칠 전에 갑자기 연락을 받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저희는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국 본사에서 작가님을 무조건 섭외하라는 연락이 왔어요. 최근에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셨죠?”

 “예, 얼마 전에.”

 “지금 영국에서 작가님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그런 퍼포먼스를 펼친 아티스트가 현대미술 역사상 처음이다 보니 컬렉터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하네요. 저랑 통화하시기 전에 외국인과 잠시 통화하셨잖아요?”

 “예.”

 “그 분이 영국 왓슨 갤러리 관장님이십니다. 얼마나 급했던지 오늘 새벽에 직접 오셨어요. 지금 옆방에 계신데 제가 모시고 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예준은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외국의 컬렉터들이 자신을 찾기 위해 난리가 났다니. 그리고 왓슨 갤러리에서 자신을 찾아오다니. 예준은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자신이 외국인 관장에게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하나 걱정이 됐다. 잠시 고민하던 예준은 스마트폰을 켜고 외국인을 처음 만날 때 인사말을 검색했다. 익숙한 짧은 문장 몇 개를 급히 외운 후 계속 중얼거렸다.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도 대표이사와 관장이 나타나지 않았다. 예준은 무심코 유튜브를 실행했다. 자신이 올린 동영상의 조회 수에는 아직 숫자 2가 적혀 있었다. 영국에서 보는 유튜브는 자신이 보는 것과 다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야! 강예준!”

 문을 박차고 들어온 사람은 몇 달 전 찾아갔던 자신의 지도교수였다.

 “어? 교수님!”

 “너 이 새끼. 어디 지도교수 작품을 빼돌려서 이따위 짓을 해?”

 지도교수는 예준이 공터에 두고 온 그림을 들이대며 고함을 질렀다.

 “예? 무슨 말이세요? 그거 제 그림인데?”

 “너 얼마 전에 학교 왔다 갔잖아!”

 “예!”

 “내 방에서 훔쳐가는 거 CCTV에 다 찍혔어 임마!”

 지도교수를 뒤따라 들어온 대표이사와 외국인 그리고 비서는 놀란 눈으로 예준을 쳐다보았다. 같이 들어온 경찰 두 명도 몹시 흥분된 상태로 예준을 응시하고 있었다.

 “예? 무슨 말이에요? 그 때 교수님이 문 열고 제가 따라 들어갔잖아요.”

 “도둑놈이 문 따는 게 일이야? 어? CCTV에 다 찍혔어 임마!”

 “와! 정말 미치겠네. 교수님이 같이 있었잖아요. 조교도 들어오고.”

 “웃기지 마, 이 새끼야. 직업도 없이 빈둥빈둥 노는 새끼 도와줬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아?”

 “아이 씨 정말! 지도교수라는 사람이 학생 이름도 모르면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이게 무슨 깽판이에요?”

 “뭐 이 새끼야? 내가 왜 이름을 몰라. 너 강예준이잖아!”

 “나 정예준이라고! 정예준! 내가 이거 얼마나 힘들게 그린 건데!”

 예준은 최근 몇 달간 겪은 힘들었던 시간들이 생각나서 울음이 터졌다.

 “씨발! 진짜 이러지 말라고.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예준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고함을 질렀다. 울분에 찬 목소리가 대표이사실에 쩌렁쩌렁울렸다.

 “뭐해요? 빨리 이 도둑놈 잡아가요.”

 지도교수의 말에 경찰들이 예준의 두 팔을 잡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놀란 외국인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대표이사와 무슨 말을 나누고 있었다. 예준은 너무 쪽팔리고 억울했다.

 “이거 놔요. 놔!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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