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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호(岵) 황국(皇國)의 고민거리 -7-
작성일 : 19-10-11 16:39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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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원하지 않는 소란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바라지도 않는 소란이었다.

  유명한 사람들을 향한 일반 사람들의 환호만이 아닌, 놀라움까지 버무려진 것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욱 컸다. 다른 것도 아닌 ‘천’의 일원이기 때문에 받는 어쩌면 무의식적일 수도 있는 환호는 때로는 부담스러웠고 더욱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만든 것인지도 몰랐다.

  특히나 백천의 수장이자 재무대신인 유재원은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람인 것도 모자라 밑에 둔 아들들도 유명하다. 그 중 하나가 흑풍, 유현이지만 이것은 아는 사람들에게만 유명세를 탔다. 서로가 친부자관계임을 내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건지 유재원에겐 아들이 한 명만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있을 듯한 회오리바람을 보며 한숨이 비집고 나오려는 것을 꾹 눌러 참았다.

  이 안에 흐르는 피가 뛰어난 탓인가, 아니면 원래가 저런 능력이 있었던 것인가.

  아비인 자신조차도 느끼지 못했던 듯, 현의 능력은 가족조차도 놀라게 하고 있었다.

  분명 자신의 목소리가 들렸을 텐데도 회오리바람은 처음과 같았다. 그 안에 사람이 있을 텐데도.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음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백천과 흑천의 수장들도 느끼지 못했으니 나머지도 느끼지 못한 건 당연했다. 물론 그 안에 사람이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을 테지만 말이다.

  아무튼 모두가 그 안에 있다고 믿는 현은 지금 학교가 보이는 높은 공중에 떠있었다. 그가 있는 곳은 조금만 시선을 집중해본다면 보일 만큼의 높이에 있었음에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역시 뛰어난 능력 탓일까.

  지상에서의 회오리바람이 차츰 약해졌다 느꼈을 즈음 현의 안색은 파리하게 변하고 있었다. 이윽고 한계점인지 피를 한 모금 토해냈다.

 

  “쿨럭-젠장-!”

 

  빠르게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파리하다 못해 점점 하얗게 되는 얼굴색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은 굳게 결심한 듯 찌푸린 미간을 피지 않았다.

  그렇지만 무언가 흔들리고 있었다. 망설임도 엿보였지만 아예 두 눈을 질끈 감고는 결심의 결정체를 외쳤다.

 

  “쾌회풍현(快廻風玄)!!”

 

  현이 크게 소리친 순간 운동장에서 약해지고 있다 느꼈던 회오리바람이 언제 그랬냐는 듯 더욱 더 거세어지면서 ‘색(色)’이 스며들었다. 어찌 보면 장관이었고 아름답다 느껴질 만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모두는 보았다. 여태껏 그 안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현이 높은 공중에 떠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천의 일원들은 그런 현을 보며 놀라워하고 당황해하고 어이없어 했다. 그 중에 만족스러운 건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웃음을 터트리는 이도 있으니 오죽할까.

 

  “으하하하하!! 역시 흑풍이로고, 흑풍이야! 그 누가 있어 가히 백과 현의 수장들조차도 모르게 이리도 제대로 뒤통수를 날릴 수 있을까! 이거, 이거-부럽습니다, 백수장. 저런 아들이라면 나도 결혼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군요.”

 

  “아하하-지금 농을 하시는 겁니까?”

 

  “농이라니요, 진담입니다. 그나저나 색이 무척이나 진하군요. 아주 선명하게까지 보이는 검은색입니다. 대체 언제 저 경지에 이르렀을까요. 자고로 ‘색(色)’이라 함은 자신의 ‘의지(意志)’ 아래 ‘속성(屬性)’이 있다는 뜻인데 말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는 거 아니겠습니까. 것 참, 저런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니 이휴 학교도 이젠 한 물 간 거나 다름없군요.”

 

  “진심이라 하여도 듣기에 따라선 농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흑수장. 그 쯤 하고 저 바람부터 막도록 하지요.”

 

  유재원의 말에 말도 안 된다는 듯 옹은성은 놀라운 표정을 한가득 드러내며 말했다.

 

  “예? 지금 ‘색’이 입혀진 저 ‘바람’을 막자고 하시는 겁니까? 말도 안 됩니다. 그것도 한 눈에 딱 봐도 광폭해 보이는 회오리바람을요.”

 

  너무 정색하며 놀란 표정을 보여서 그런지 순식간에 그곳은 한겨울에 부는 바람처럼 휑하게 느껴졌다. 다른 이였다면 몰라도 흑천 그것도 수장인 옹은성이 한 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이고 있는 모습과 말이 전혀 일치하지 않아 설득력이 없다는 거였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태연한 것도 모자라 느긋하게까지 보이는 모습이니.

  그러니 당연 유재원의 표정이 좋을 리는 없었다.

 

  “언제까지 그리 농을 할 겁니까? 계속 그리 한다면 우리 ‘백천’은 이 일에서 빠지겠소.”

 

  “아하하하하-마음이 상하셨습니까? 천하의 황천보화음 백수장님께서는 의외로 마음이 좁다는 소문이 맞는 모양이로군요. 그래도 발을 빼신다는 건 너무하셨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백수장님의 아드님 아니십니까.”

 

  순식간이었다.

  현이 외친 말 중 ‘쾌’에 응하듯 무척이나 빠른 바람임에도 어떠한 미동도 없이 가만히 수장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천의 일원들이 각자의 수장들 곁으로 모인 것은. 그리고 거대하게 ‘색’이 그것도 칠흑 같은 검은색이 입혀져 날카로이 불던 ‘바람’이 사라진 것도.

  그 적막감.

  무엇이라도 지나가면 베어버릴 듯한 공기의 무거움 속에 백천과 흑천은 서로를 마주보며 아니 정확히는 각각의 수장인 유재원과 옹은성의 대치 속에 살벌한 적막감이 감돌았다.

  그러길 얼마나 되었을까. ‘소리’가 울렸다.

 

  “……지금 나와 한 번 해보자는 건가, 흑수장.”

 

  맞서는 옹은성도 만만찮았다. 싱긋거리며 옹은성은 언제 들었는지 모를 오른손의 끝을 보는 가 싶더니 유재원의 눈을 마주봤다.

 

  “아하하하-그럴 리가요. 무엇에 그리 마음이 언짢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공과 사는 구분하셔야한다고 생각했을 따름입니다. 헌데 더 이상의 분열은 안 될 듯 하군요.”

 

  “으득-알고 있네. 솔직히 지금 공과 사의 구분이 되지 않는 것에 부정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이번 일에선 빠지겠네. 어디까지나 천의 일원이기는 하나 흑천의 일원이기도 하기 때문이며, 내가 흑풍의 아비라는 것 때문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원치 않아. 그것은 무엇을 어떻게 처리한다 해도 붙는 꼬리표일 테지. 자네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면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테지만. 아, 물론 폐하께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말일세.”

 

  그리곤 시선은 어느새 사라졌는지 현이 있었던 하늘로 향했다.

 

  “……혹 들어주시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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