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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17
작성일 : 19-09-07 21:17     조회 : 15     추천 : 0     분량 : 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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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나는 그렇게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나로 포장하고 새 삶을 살아갈 기회를 빼앗겼다. 단 한 순간에 나는 다시 과거의 나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살아가고 싶었는데 나는 다시 과거에 발목을 붙잡혀 버렸다. 내 방문을 닫고 울었다.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겠지만. 내 울음은 내 안에서 터져서는 울려 퍼졌다. 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단 한 사람도 마주하지 못하고 도망칠 줄은 몰랐다.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내자, 그 아이에게서 답장이 왔다. 괜찮다고. 이번 한 번의 경험이 시작이라고. 나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내 변화가 시작되었다. 나가야만 했다. 나가고 싶었다. 그 아이를 알게 된 이후로 변화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달력을 꺼냈다. 앞으로 밖에 나가는 날을 달력에 표시하기로 했다. 내 마음이 할 수 있는 만큼 나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하루, 하루, 도전하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다시 도전을 했다. 도착하지 않는 엘리베이터를 바라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차마 고개를 돌려서 그 사람을 바라보지 못했다. 그런데 뒤에서 그 사람이 나를 불렀다. 한 할머니였다. 내가 방에 나를 가두기 전 오래전에 인사를 하고 살았던 할머니였다. 할머니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반갑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순간 내 몸을 훑는 눈빛. “아니.... 왜 어휴....” 그리고는 나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를 훑어보았다. “어휴. 왜 이렇게 살졌대. 어휴...” 나를 훑는 눈 그리고 한숨 쉬듯 나의 한심함을 알리는 말투. “오랜만에 보는데. 왜 이렇게 살쪘어!” 안부인사라고 생각하는 건지 내 몸을 바라보고는 훈계를 해대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화를 내거나 그런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얘기했겠지만 나는 그저 그 말에 굳고 말았다. 나는.... 나는 그냥 굳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무서웠다. 공포스러웠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를 공격하기 위한 것만 같았다. 내가 오해하고 나 스스로를 갉아먹는 것이 아니었다. 정말로 사람들이 나를 무너뜨리는 것이 분명했다. 저런 표정, 저런 말투. 나는 그 사람들에게 잘못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 모두는 나를 혐오했다. 안부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나의 머릿속이 웅웅대었다. 안 돼 안 돼 안 되는데 이건 아닌데 나는 다시 문득하고 찾아오려는 나의 과거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간신히 버텨 내려고 했다. 그런데 쉽지가 않았다. 괴롭힘을 받았던 상처들이 나를 다시 찢어놓았다. 이거는 위험하다. 나는 나를 위한 방어를 펼쳤다. 그렇게 귀를 닫았다. 그러나 그 할머니는 계속해서 나를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입으로는 한심하다 등, 왜 그렇게 됐냐는 등, 그런 상처 주는 말을 계속해서 내뱉었다. 그 사람은 알까, 그 모든 말이 그저 말이 아닌 화살 총알이라는 것을. 나를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것을 안다면 저렇게 저런 눈빛으로 나를 향해 말하지는 않았겠지. 나는 병신같이 그 와중에도 그 사람을 변호하였다. 나 자신을 변호해야하는데, 나는 성격이 너무 이상해서 그곳에서 조차 나를 방어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상처를 준 가해자를 변호했다. 이유가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잘못을 한 것은 그쪽인데 피해를 받은 내가 가해자를 변호했다. 그러니까 네가 이 모양이지. 그곳에서 내 속에서조차 나는 나를 공격했다. 나는 상대를 변호하고 나를 공격했다. 그게 아닌데 반대로 해야 하는 건데. 나의 머리는 알고 있었으나, 굳어버렸기에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그저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띵. 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나는 다급하게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나는 재빠르게 버튼을 누르고 벽을 향해 머리를 향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빨리. 제발. 빨리 올라가라. 나는 내 속 안에서 소리쳤다. 그렇게 엘리베이터가 올라갔다. 그 할머니는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하게 바라보는 것이 분명했다. 이상한 것은 당신이야. 이번에도 역시 내 안에서만 울리는 말들. 너무나도 멍청했다. 입은 열리지 않았다. 굳게 닫고만 싶은 내 방의 문과도 같이. 나는 그저 그 사람이 빨리 엘리베이터에서 나가기만을 바랬다. 띵.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그 할머니가 내렸다. 빨 리가. 빨리 내려. 그 할머니는 끝까지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훑고는 그제 서야 자신의 집 앞으로 걸어갔다. 저 사람이 이상한거야. 나는 나를 달래었다. 그러나 훅하고 찾아온 나의 상처는 끈질기게도 나를 잡고 물어뜯었다. 나는 다시 홀로 엘리베이터에 남아 나의 방으로 올라갔다.

 

 집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이 덜덜거리며 떨려왔다. 그러나 그것은 분노가 아니었다. 공포였다. 나를 찾아온 감정은 화도 아니었으며 슬픔도 아니었다. 공포였다. 그렇게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나의 과거가 나를 찾아오는 것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한심하게 훑는 그 눈빛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나가지 말지 왜 나가서.... 무서워... 방에 들어가고 싶다. 방에. 나가지 말자. 나가자 말자. 왜 나갔지. 나는 용기에 찼던 내 자신을 원망했다. 나가지 않았으면 그런 일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문이 열렸다. 나는 다급하게 내 방안으로 향하려고 했다. 방으로 향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방에 도착할 때까지 참을 수가 없었다. 눈물이 쏟아나서. 울분이 솟아나서는. 그렇게 나는 현관에서 가까운 화장실로 들어가 대피했다. 그렇게 그곳에서 내 두려움을 떨쳐내려고 화장실 안으로 도망을 쳤다. 나의 슬픔으로부터 나의 울음으로부터.

 

 나는 다급하게 화장실의 문을 잠갔다.

 

 잘못한 것은 나이가 많은 할머니인데 잘못은 내가 감당해야 했다. 나를 괴롭혔던 것은 그 아이들이었는데 상처는 내가 감내해야만 했다. 죽음이라는 것은 나이가 많은 그 사람에게 찾아와야 하는 것인데. 세상이라는 것이 하도 불공평해서 어린 내가 죽음을 찾게 만들었다. 그렇게 죽음은 나에게 더 가까웠다.

 

 나를 보며 혐오에 가득 찬 눈빛으로 쳐다보던 눈빛이 잊히지가 않았다. 그게 폭력이라는 것을 그 사람은 그 오랜 세월을 살아가면서 깨닫지 못한 것일까. 나이를 먹은 걸까. 과연. 어른이.... 어른이 아니었다.

 

 내 몸을 혐오했다. 내 몸이 이렇게 된 것은 살기 위해서였다. 내 방에 갇혀서 상처들을 스스로 치유할 때. 내 귀로 쏟아져 들어오는 괴롭힘 들을 막기 위해서는 먹어야만 했다. 그렇게 텅 비어나가는 내 속을 채우기 위한 방법은 그것뿐이었다. 먹는 것. 내 안을 채우는 것. 그렇게 음식을 내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괴로움을 견뎌내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정신이 무너지고 몸이 끔찍하게도 괴로울 때마다 내 안으로 음식을 집어넣었다. 죽으라고 외쳐대는 나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내 안으로 음식을 밀어 넣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렇게 내 방안에 갇혀있는 기간 동안 나는 음식을 폭식하듯 먹어치웠다. 그렇게 내 살은 살아남기 위해서 애쓴 나의 상처였다. 나의 살은 그렇게 내가 스스로 죽지 않기 위해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속으로는 죽고 싶었다. 그런데 그 죽고 싶다는 생각이 이렇게 살기 싫고 내가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슬픔을 이겨내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그렇게 한심하다는 듯이 내리 깔보는 사람의 눈빛을 보자 내 마음이 깨져 내렸다. 나는 그토록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것인데, 그 노력이 사람들의 눈에는 너무나도 추한 것인가 보다. 나의 노력이. 살아남기 위한 나의 발버둥이 그렇게 하도 한심한가보다. 나는 그 눈빛에서 살을 향한 거면 참을 수 있었으나 그것은 나는 그 눈빛을 나의 살을 향한 것이라고 받아드리지 못했다. 그 눈빛은 살아남기 위해 발악한 내 생명을 한심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좌절했다.

 

 나를 찾아온 감정은 공포였다. 무서움이었다. 내 몸이 덜덜거리며 떨려왔다. 화장실의 거울 속에 내가 보였다. 파랗게 질려버린 얼굴. 분노가 아니었다. 공포가 나를 휘어잡았다. 그렇게 내 몸은 정신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공포감에 몸이 덜덜 떨려왔다. 무섭다 무섭고 무섭다. 주먹을 쥘 수조차 없었다. 손에서 힘이 빠져나와서 그저 쥐어질 줄도 몰랐다. 그렇게 나는 쥐어지지 않는 손을 가지고는 물을 틀었다. 울음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그렇게 나는 옷을 벗지도 않고는 욕조로 향해서는 샤워기를 틀었다. 물이 쏴아아아 하고는 흘러나와 나를 적셨다. 나의 옷을 적셨다. 나는 그렇게 옷을 입은 채로 물을 맞았다. 눈을 감고 나를 향해 쐬어지는 모든 물줄기를 받아내었다. 물이 나를 적셨다. 나는 그대로 샤워기를 떼어서는 욕조바닥에 누워버렸다. 그리고는 옷을 입은 채로 그곳에서 누워서는 샤워기를 내 가슴위에 올려놓았다. 여전히 샤워기에서 물이 흘러 내 몸을 적시었다. 여전히 나의 몸은 공포감에 덜덜거리며 떨려왔다. 무서워. 무서워.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그곳에서 나는 누군가를 찾았다. 아무도 없는데. 아무리 울부짖어도 나에게는 그 누구도 없었다. 그 아이. 그 아이만은 나를 알아줄 텐데. 만날 수가 없었다. 내가 너무나도 나약해서. 나는 그렇게 잠긴 화장실 안에서 혼자 부르짖었다. 제발. 그렇게 한참을 나는 물을 맞았다. 괜찮아. 괜찮아. 그게 아니야.

 

 

 

 나를 마주한 그들이 떠들어댈 것만 같았다. 공포감이 약간 옅어지자 끔찍한 망상이 나를 집어 삼켰다. 나를 보고 아는 척을 한 그 아이가 나를 괴롭히던 아이들과 내 현재를 비웃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때와 같이. 나를 괴롭히고 물어뜯을 것이다. 싫었다. 끔찍했다. 혐오스럽다. 그 할머니 또한 나를 비웃을 것이다. 나를 훑던 그 표정으로 망가져 버린 내 몸과 인생을 무시할 것이다. 그래, 적어도 내가 자살해서 그 집안 딸이 죽었대. 라고 떠들어대는 것보다는 그 집 딸이 살이 엄청나게 쪘더라고. 라고 떠들어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살찐 것은 사실이었으니. 돼지인 것은 사실이니. 부정하지 말자. 그리고 그 사람은 나의 살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살아내기 위해 찔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 그것을 모르니. 내 스스로 그 사람이 나의 죽음에 대한 싸움을 건드렸다고 확대 해석 하지말자. 나는 그렇게 나를 달래고 달래었다. 비정상은 나였다. 그것은 확실했으니. 잘못은 그 사람이 했으나, 비정상은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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