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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08
작성일 : 19-09-07 21:15     조회 : 13     추천 : 0     분량 : 4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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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엄마는 조용히 침대 곁으로 다가와 병원 간이침대에 앉았다. 아무 말도 없이. 다리를 감싸고 있는 내 어깨가 슬픔에 들썩거렸다. 나는 내 밖으로 쏟아져 내리는 눈물을 참아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눈물과 슬픔은 내가 조절하고 싶다고 해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소리라도 내지 않으려고 입을 꽉 하고 물었다. 슬픔의 소리가 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그렇게 내 가슴이 슬픔을 묻고는 서글프게도 울어대었다. 울음은 내 밖으로 나가려고 홀로 요동을 치고, 내 입은 그 슬픔을 안에 묻으려고 애를 썼다. 그 둘의 싸움에 내 어깨만이 가련하게도 들썩거렸다. 그러한 나약한 내 어깨위로 나보다 더욱 무너져 내렸을 엄마의 손이 올려졌다. 너무나도 차가웠다. 엄마의 손은. 마치 싸늘하게 식어버린 마음처럼. 그렇게 슬픔이 얼려버린 아픔만이 가득한 마음을 가진 엄마의 손은 너무나도 차가웠다. 엄마 손의 온도가 나를 울렸다. 너무나도 차가워서. 그 얼어버린 마음이 나를 울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는 엄마 손 아래에서 처절하게 슬픔을 터뜨렸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의 슬픔은 소리가 되어 내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엄마와 함께.

 

 엄마의 품에서 운 뒤에, 잠시 잠을 자야겠다고 말했다. 혼자 있고만 싶었다. 그러자 엄마는 나를 남겨두고 병실을 빠져나가셨다. 엄마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안아주고는 밖으로 나갔다. 엄마마저 나가자 텅 비어버린 듯한 병실에 나 혼자 있었다. 처절하게 외로웠다.

 

 친구. 친하다는 말. 그러나 아무리 친해도 내 아픔을 보여줄 수가 없었다. 이미 꽉 하고 닫혀버린 내 마음은 그리 쉽게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어려웠다. 마음을 여는 일은. 비밀도 없던 친구들이었는데, 비밀이 생겨버렸다. 비밀이라는 것은 내가 곧 죽는다는 것이 아니었다. 내 감정이었다. 내가 곧 죽는다는 사실은 이미 소문이 퍼졌겠지. 그 생각을 하자 제 정신으로 버티기가 더 힘겨워졌다. 그러나 친구들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내 마음 속에서 친구들에게 내 초췌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친구들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동시에 존재했다. 둘 다 끔찍하게도 괴로운 생각들이었다. 그 두 생각은 내가 아프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들이었다. 둘 다 잃는 것이었다. 건강하고 밝게 기억되고 싶은 내 마지막 모습과 친구들과의 남은 추억들. 그 둘이 나를 끔찍이도 괴롭혔다. 둘 다 잃었다. 둘 다. 나는 괴로운 마음이 들어 다시 스마트 폰을 켰다. 그 속에 내 속 마음을 담아내고 싶었다. 담아내야만 했다.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내용을 털어내고 싶었다.

 

 

 

 나는 그렇게 동영상 앱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러자 강한 빛이 스마트 폰 화면에 비춰졌다. 그리고 곧 그 곳에 담겨지는 나의 얼굴. 눈물에 의해 퉁퉁 부어오른 내 얼굴이 스마트 폰 세상 속에 담겨졌다. 그 모습을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 속은 담아내고만 싶었다. 오늘 내 얼굴을 보지 못한 친구들이 언젠가 내가 죽고 난 뒤에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해서. 그렇게 나는 스마트 폰을 침대로 내렸다. 슬픔으로 인해 퉁퉁 부어버린 내 얼굴을 찍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나는 내 얼굴은 담지 않고 그저 목소리만을 스마트 폰에 담아내기로 했다. 울음에 젖은 표정을 내 죽음 후까지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희기만 한 내 병원 침대보를 비치는 스마트 폰을 손에 쥔 채로 내 속을 털어내었다.

 

 친구. 에 대해서. 차마 내 현실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 친구들에 대해서. 이런 저런 말을 했다. 병이 발견되기 전에 행복했던 그 모든 추억들과 재미있는 기억들을 하나 하나 내 속에서 꺼내었다. 그렇게 행복하기만 했던 내 과거들이 이야기 속에서 다시 살아났다. 과거를 회상하며 말을 하니 차갑게 식어있던 내 속이 조금씩 따스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행복함이었다. 즐거움이었다. 그렇게 나의 과거가 다시 현재의 나를 찾아서는 나의 서글픈 마음을 달래주었다. 그렇게 빛나는 과거 속에 빠진 채로 과거를 회상하였다.

 

 

 

 그런데 순간, 현실이 내 아름다운 과거의 장면들을 지워버렸다. 끼익_ 하고 행복한 나의 머릿속으로 침투해버린 현실이라는 차가운 장면. 그렇게 나는 차가운 현실에 과거 또한 빼앗겼다. 어두웠다. 너무나도. 현재의 내 감정을 이야기할 때가 다가온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내 속을 다시 끄집어내었다. 그렇게 행복했던 과거를 함께 보낸 친구들이 오늘 나를 찾아왔다고. 솔직하게 말하였다. 그러나 그 다음에 나올 솔직한 나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서글펐다. 나의 속마음이. 내가 느낀 감정들이. 나는 친구들이 나를 찾아왔을 때, 두려웠었다고 말했다. 내가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라고. 그렇게 말했다. 함께 많은 추억들을 남겼던 그 친구들이 아픈 나를 찾아왔을 때 나를 찾아온 감정은 두려움이라고. 나의 현재를 기록하는 동영상을 향해서. 순간, 나는 동영상이 내 얼굴을 찍고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볼 수 없는 내 얼굴을 그저 굳어버린 얼굴의 근육들로 느끼면서 말을 이었다. 친했던 아이들이 나를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나를 불쌍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병원에 있는 어른들로 족했다. 이미 끝을 알고 있는 나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에 이어 친구들마저 나를 그런 눈빛으로 바라본다면 정말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서. 그래서 두려웠다고 솔직하게 내 감정을 털어놓았다. 그렇게 말하는데 엄마에게 조차 말하지 못했던 응어리졌던 내 속이 뻥하니 뚫려버리는 것만 같았다. 너무나도 속 시원했다. 나를 무겁게만 짓누르고 있던 것이 내 밖으로 빠져나간 것만 같았다. 그렇게 털어놓을수록 내 속이 덜 무거워졌다. 가벼워졌다고 표현하고 싶었으나, 가볍지는 않았다. 이미 암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도 무거운 인생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기에. 그러나 동영상에 내 속을 털어놓을수록 무겁기만 한 내 속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 드르륵_ 거리며 병실의 문이 열렸다. 나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다급하게 동영상의 완료 버튼을 눌렀다. 띠링. 하며 동영상이 끝나버린 소리를 내었다. 나는 급하게 업로드 버튼을 누르고는 엄마가 보지 못하도록 스마트 폰을 배게 속으로 숨겼다. 아직은 아니었다. 아직은 엄마가 알지 못했으면 했다. 내가 죽고 난 뒤에. 내가 죽고 나서. 봐야했다. 엄마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몸을 돌려 엄마를 바라보았다. 마주본 엄마의 얼굴도 나의 얼굴과 마찬가지로 퉁퉁 부어있었다.

 

 

 

 

 띠링.

 

 하고 스마트 폰이 울렸다. 그 소리에 다급하게 바닥에 내버려 둔 듯이 놓여져 있는 스마트 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재빨리 스마트 폰의 전원 버튼을 누른 뒤에 동영상 앱을 켰다. 그 아이일 것이다. 나의 질문에 답을 해주었을까. 나는 기대감을 가지고는 스마트 폰을 켰다. 펼쳐진 동영상의 세계에서 나를 맞이한 것은 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었다. 그 아이는 내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왜 살고 싶냐는 질문에 답을 남기지 않았다. 띠링하는 알림음은 다른 영상이 올라왔다는 것을 알리는 알림이었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접고는 새로 올라온 동영상을 눌렀다.

 

 

 

 이번에 찍힌 동영상에는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희기만 한 침대보가 영상에 찍혀 들어올 뿐이었다. 흰 병원 침대보를 배경으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새하얀 침대보에는 그 아이의 아픔을 알리는 듯이 선명하게도 병원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짙게도.

 

 친구. 친구라는 단어가 아이의 입에서 들려왔다. 친. 구. ? 싫다. 친구라니. 그 아이는 친구들에 대해서 행복했던 기억들을 이야기했다. 행복한 기억이라니. 친구에 이어서 행복이라니.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나는 살고 싶은 이유를 듣고 싶었는데 그 아이는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는 그저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들만을 펼쳐내고 있었다. 끄고 싶었다. 동영상을. 그렇게 다시 꺼버리고만 싶었다. 환하게 열려버린 창을. 내 마음을 읽은 내 손가락이 스마트 폰의 창을 닫으려고 하였다. 그런데 순간, 다시 들려오는 어두운 아이의 목소리. 전과는 다른 아이의 목소리가 다시 나를 붙잡았다. 행복한 과거를 회상하는 와중에는 밝은 기운이 그 아이의 목소리에서 묻어났었는데, 순간적으로 아이의 목소리가 다시 어두워져버렸다. 그렇게 아이는 어두운 목소리를 가지고는 이야기를 이었다. 방금 전에, 친구들이 병원을 찾아왔었다고 했다. 친구들이 입은 교복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온 몸이 굳어서는 자신의 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병원에 오기 전에는 그토록 거리낌 없이 망가지는 모습도 막 보여주었던 친구들이 순간적으로 너무나 두려웠다고 했다. 초췌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는 동정어린 시선을 애써 지우려고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을 안타깝게 바라볼 것이 분명했기에 그 표정들을 보고 싶지 않았다고. 자신을 더욱 절망하게 만들 그 동정어린 시선들이 싫다고. 그런데 순간, 정지되어 있으면서 그저 병원 침대의 침대보만을 찍고 있던 스마트 폰의 화면이 마구 움직이면서 짧게도 아이의 얼굴을 잡아내었다. 그리고는 순간적으로 끝나버리는 아이의 동영상. 그렇게 너무나도 급작스럽게 아이의 동영상이 끝을 맺었다. 나는 끝나버린 동영상을 다시 틀어서는 마지막에 짧게 담긴 아이의 얼굴이 화면에 나올 때, 화면을 멈춰보았다. 그리고는 멈춰버린 아이의 얼굴을 보았다. 아이의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울었나보다. 라고 생각하였다. 눈물로 인해서 울음을 삼켜버린 눈이 부어오른 모습이었다. 그렇게 슬픔이 아이의 눈을 부어오르게 만들어 버린 거였다. 나는 그렇게 한참을 부어버린 눈을 바라보았다. 찍고 싶지 않았겠으나 찍혀버린 모습을. 자신의 모습이 동영상에 찍힌 것을 알고 있을까. 멍하니 울음을 담은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곧 스마트 폰 화면이 꺼지면서 다시 어두워졌다. 그렇게 꺼져버린 화면에 내 얼굴이 비쳤다. 그렇게 내 얼굴은 빛을 받아서는 그 빛을 튕겨내어 스마트 폰 화면에 새겨 넣었다. 어두웠다. 내 얼굴이. 컴컴한 스마트 폰의 화면보다 더욱 깊은 어두움을 품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어두움 속에서 생각에 잠겼다. 친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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