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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07
작성일 : 19-09-07 21:15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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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렇게 나는 스마트 폰을 식사를 올려놓는 접이식 책상위에 세워놓았다. 그리고는 여전히 펼쳐져 있는 동영상 사이트 그리고 나를 담아내고 있는 동영상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화면 속에는 내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내 표정은 어두운 내 마음을 그대로 담은 채로 너무나도 암울하게 네모난 화면 속에 새겨져 있었다. 어두운 사람으로 기록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암울한 표정을 지우기 위해 억지로 웃어보았다. 억지로 입 꼬리를 올리는데 항상 굳어있던 내 입 꼬리는 그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아래로 금세 내려오고 말았다. 다시 올려야만 했다. 올라가야했다. 나의 마지막을 웃음으로 기록하고 싶었기에. 억지로라도. 그것이 나의 감정을 속이는 짓이라도 나는 웃는 표정으로 기록되고 싶었다. 그렇게 입 꼬리가 굳어있던 내 뺨을 녹였다. 그러나 그 모습은 너무나도 어색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웃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병원에 오게 된 이후, 단 한 번도 웃은 적이 없었다. 그렇게 내 입은 그저 울음만을 제 속에 담은 채로 죽음 전까지 단 한 번도 뺨 위로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한 어두운 내 모습을 마주하자, 스마트 폰을 켜서 동영상을 남기기로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라도 웃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그렇게 나의 입 꼬리는 매우 어색하게 뺨 틈으로 제 몸을 비집고 들어갔다. 그렇게 뺨 또한 매우 어색하게 제 자리를 벌여서는 입 꼬리를 위한 자리를 터주었다. 그렇게 어색한 미소가 완성되었다. 나는 답답하게만 느껴지는 미소를 유지한 채로, 동영상의 녹화 버튼을 눌렀다. 동그랗게도 빨간 버튼이 내 손에 의해서 눌렸다. 삑_ 하는 소리와 함께 나의 흔적이 인터넷 속에 새겨지게 되었다.

 

 그러나 녹화는 시작되었는데 어떤 말을 남겨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할 말 또한 없었다. 무엇을 기록해야 하나.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였다. 그렇게 잠시 동안 나는 어색한 미소만을 띄운 채로 화면 속에 비친 나를 바라보았다. 곧 죽을 것만 같이 어두운 안색으로 그와 반대되는 너무나도 밝은 환자복을 입은 채로 다 떨어져 나간 머리로 어색한 미소만을 지어보이고 있는 내 모습. 너무나도 처참하다고 생각되었다. 인생에서 가장 추한 모습으로 그렇게 동영상을 찍을 생각을 하다니. 어두운 생각이 스미자 내 입 꼬리가 전보다 더 아래로 내려갔다. 나는 손을 뻗어 스마트 폰을 꺼버렸다. 기록하기에는 너무나도 못났다. 예쁘지도 않고 빛나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았다. 그저 추하고 못생기고 처참하고 우울하고 암울하고 아프기만 했다. 내 모습은. 과연 이러한 아픈 모습을 남겨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미래의 엄마가 과연 이 모습을 보고 위로를 받을까. 더욱 더 엄마를 아프게만 만드는 것이 아닐까. 고민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꺼져버린 어두운 스마트 폰의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전원이 켜졌을 때와는 다르게 어둡기만 한 화면이 나를 담았다. 카메라에 찍힌 것이 아니었으나, 그저 거울과도 같이 내 모습을 반사하는 스마트 폰의 액정 화면에 내가 담겼다. 그렇게 나는 어두움 속에 담긴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지막이었다. 죽기 전, 마지막. 이것 조차 담아내지 못하면 이 세상에서 나를 기록할 방법은 없었다. 그랬기에 용기를 내야만 했다. 추잡하고 나약하고 아프기만 한 모습이지만. 그곳에 남겨야만 한다. 남기고 기록하고 찍어내어서 나의 흔적을 새겨 넣어야만 했다. 나의 이른 죽음이 조금이나마 엄마와 남은 사람들의 미래에 남을 수 있게 하려면.

 

 그렇게 나는 용기를 내어서는 다시 스마트 폰의 전원을 눌렀다. 그러자 어둡기만 했던 화면이 다시 밝아지면서 어둡기만 했던 내 얼굴을 밀어내었다. 그렇게 밝아진 화면 속에 전과는 다르게 밝은 빛에 휩싸인 내 얼굴이 담겨졌다. 이번에는 좀 더 솔직한 내 모습을 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억지로 웃지 않았다. 암울하고 어둡고 슬프다고 해도 내 본 모습이었다. 솔직하게 담자. 그렇게 나는 억지웃음을 짓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솔직한 내 속을 다 털어놓았다. 나는 곧 죽는다고. 그리고 그렇게 죽어서 세상에서 지워지기 전에 내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곳에 나라는 존재를 남기고 싶어서 동영상을 찍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내가 죽어도 그 곳에서는 내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나의 소개. 나라는 사람의 소개를 하였다. 먼저 떠오른 것은 나의 병이었다. 병. 나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병을 말했다. 나를 죽게 만드는. 그렇게 병을 얘기한 뒤에 나의 나이를 말했다. 나이. 나이라는 것은 생이 나에게 주어진 이후부터 내가 살아온 흔적을 의미했다. 그러나 나이라는 것. 삶의 기간이라는 것은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가치 없는 것이었다. 죽게 될 이유를 말한 뒤에, 나이를 말하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열아홉. 어른이 되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고. 그렇게 말했다. 나의 남은 생을. 순간 살고 싶었다. 죽고 싶지 않았다. 내 입은 그렇게 내 생각을 그대로 표출해 버렸다. “살고 싶어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내 입이 내 생각을 말해버렸다. 그토록 참고 참았던 진심이 너무나도 간단하게 내 밖으로 튀어나왔다. 나보다 더 아파하는 엄마 앞에서 말하지 못했던 살고 싶다는 진심이 너무나도 간단하게 내 밖으로 나왔다. 내가 말하고도 나 스스로 당황하였다. 너무나도 쉽게 내뱉어진 진심이기에. 강하게, 강하게 아픔과 나약함을 내 속에 숨기기만 했던 내 속이 너무나도 쉽게 터져 나왔다. 당황하였다. 이토록 쉽게 터져 나올 진심이었으면 그토록 꽁꽁 억누르고 있지 않았을 텐데. 너무나도 쉽게 내 밖으로 진심이 나왔다. 살고 싶었다. 살고 싶다. 그렇게 나는 얼마나 흘렀을지 짐작도 할 수 없는 시간 속에 갇혀서는 시선을 화면에서 내려 멍하니 침대보를 바라보았다. 내가 갇혀버린 어두움이 너무나도 무서워서 나는 손으로 강하게 침대보를 움켜잡았다. 금방이라도 내 눈을 가리고 있는 어두움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아서 그 암울한 감정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나는 강하게 현실에 나를 붙잡아 두어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강하게 침대보를 움켜쥐었다. “그럼,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는 다급하게 동영상을 끝내었다.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동영상이 인터넷 속으로 업로드가 되었다. 너무나도 간단하게 그렇게 나의 마지막이 기록되었다. 부끄러웠다. 창피했다. 나의 초췌함을 남긴 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누군가가 나의 아픔을 비웃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너무나도 생각 없이 저지른 일이 아닌 가 고민을 했으나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마음이 너무나도 어수선해져서는.

 

 내가 동영상을 끝내자마자, 엄마가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아직은 들키고 싶지 않았다. 왜인지 모르게, 내가 죽고 난 뒤에 엄마가 내 동영상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에게 동영상을 찍은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내가 죽어서 사라지고 난 뒤에 발견해야지만 가치가 있어질 것 같았다. 나의 기록이라는 것은.

 

 

 

 병원에서의 시간이 길어졌다. 어느 날, 병실 문을 밀고 엄마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런데 엄마의 뒤로 교복을 입은 한 무리의 학생들이 보였다. 엄마의 모습에 가려져서는 자세히 볼 수는 없었으나, 우리 학교 교복이 분명했다. 그 교복들을 본 순간, 어딘가에 강하게 머리를 부딪친 것만 같은 강한 충격을 느꼈다. 들키고 싶지 않았다. 이런 추례한 모습을. 내 머리는 다 빠져서 텅 비어있었고, 내 얼굴을 너무나도 초췌했다. 그리고 내 팔에 주렁주렁하고 연결되어 있는 수 많은 링거들. 싫다. 나는 두려움을 품고는 엄마의 눈을 보았다. 엄마 제발. 엄마는 나를 향해 다가오면서 순간적으로 내 눈 속에서 내 속마음을 읽은 듯 하였다. 그렇게 웃고 있던 엄마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내가 있는 곳에 점점 다가올수록. 엄마의 표정이 점점 어두움으로 들이찼다.

 

 “싫어....” 엄마가 내 침대 맡으로 다다르자, 내 입에서는 내가 미처 인지하기도 전에 진심이 툭. 하고 끄집어져 나왔다. 진짜로 싫었다. 이런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내가 죽고 난 뒤에 친구들이 내 영상을 보는 것은 괜찮았다. 친구들의 반응을 내가 확인할 수가 없으니까. 그러나 지금 당장 내 앞에서 친구들이 나를 바라본다면 당황하고는 억지로 위로를 하려는 그 숨 막히는 어색함을 참을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래서 싫다고 하였다. 엄마는 내 입에서 싫다는 말이 나올 줄을 몰랐다는 듯이 멍하니 나를 보았다. 당황하는 엄마를 보자, 순간적으로 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울면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게 눈이 눈물을 내 밖으로 내보냈다. 속상했다. 내 눈물을 보자 엄마가 다시 몸을 돌려 문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문을 빠져나가는 엄마의 모습에 이어 들려오는 문이 닫히는 소리. 쿵. 하고 닫혀버린 문 뒤로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들리고는 곧이어 발자국들이 멀리 사라져 가는 소리들이 들렸다. 그렇게 친구들의 발자국은 병실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나는 무릎을 끌어당겨 안고는 멀어져가는 발소리를 들었다. 너무나도 쉽게 발자국 소리들은 옅어져만 갔다. 그래. 가라. 쓸모없는 병원에서 멀어져만 가라. 나는 서글픈 마음이 들어서 그것이 친구들이 그저 너무나도 쉽게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마음이 서글퍼지는 까닭은 친구들이 나를 보지 않고 돌아갔기 때문이 아니었다. 나도 그들과 같이 이 끔찍한 병원 밖으로 나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그저 친구들처럼 아픈 친구의 병문안을 온 거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렇게 갇혀서 죽음을 맞이하려고 하고 있는 끔찍한 처지가 아니라. 그저 잠깐 시간을 내어서 병원에 들린 사람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생각이 나를 서글프게 만든 것이었다. 싫다. 너무나도 싫었다. 내 마음이 슬픔을 넘어 서글픔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마음이 점차 아려왔다. 내 초췌한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으나, 그보다 더 나를 찢어놓는 감정은 나는 이 병원 밖을 나가지 못한 다는 것에 있었다. 이렇게 이 끔찍한 곳에서 죽음을 맞이할 거라는. 그 생각이 나를 짖이겨 놓았다. 드르르륵_ 하며 병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곳에서 홀로 외로이 들려오는 엄마의 발소리. 그렇게 엄마는 다시 혼자서 내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친구들이 들어와서 죽어가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동정하는 눈빛을 애써 속이려는 그 눈빛들을 참아내고 싶지는 않았으나 엄마 홀로 나를 향해 다가오는 소리 또한 듣고 싶지 않았다. 나도 속상했으나 엄마의 발걸음 소리가 더욱 처량해서 내 마음이 더 뜯겨져 내렸다. 서글펐다. 자식의 아픔은 부모가 함께 느끼는 거였다. 나는 엄마의 발 소리에서 나와 같은 슬픔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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