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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15. 굴속으로(4)
작성일 : 18-12-24 20:39     조회 : 19     추천 : 0     분량 : 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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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우두가 최근에 들어 일손이 부족한지 하루가 멀다 하고 재촉하는 전화도 잦아졌다. 형식이 벌써 휴대폰에서 지혜 신랑 전화번호를 삭제해버려 전화번호부를 뒤척거리다가 문득 얼마 전에 성화가 다른 사람들과도 자주 우두 집을 찾는다는 말이 떠 올랐다.

 

 “저기! 난데 혹시 그 친구 집 전화번호 알아?”

 

 그렇게 내키지 않은 부탁이라서 선뜻 이름을 부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누구? 누구 말이 예요?”

 

 귀찮아하는 목소리임이 분명했다.

 

 “거기 있잖아. 미망인 집!”

 

 난처한 듯이 얼버무리며 더듬거렸다.

 

 “허 참! 벌써 삭제 했어요? 그러게 왜 피할 짓을 하며 살아요?”

 

 성화가 비꼬며 역정을 낸다.

 “내가 무슨 피할 짓을 했다고? 이제 이런 말 그만하자”

 

 지혜 신랑 얘기라면 깨끗이 지우고 싶은 마음은 두 사람 다 같았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아니 언제까지 이런 곤란한 일에 뒤치다꺼리를 해야만 해요. 이제 형님이 좀 알아서 하사요. 이번 만 제가 드리죠. 어이구 정말!!”

 

 알아서 한다고 전화를 끊어버렸지만 성화도 미망인에게 전화를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회사에 필요한 비자금을 성화에게도 받았지만 망인에게는 자기가 필요할 때마다 손을 벌려 받아 챙긴 적이 많았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미망인에게 취업을 지켜 준다는 생색은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갔다. 더 이상 고민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래도 쉽게 연락을 할 수 없어 망설이다 전화기를 들었다. 성화가 지혜 집에 전화를 걸기로 마음을 다 잡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

 순이가 부기가 많이 빠진 지혜 손을 만지고 있다.

 

 “이제 속이 후련해?”

 

 빙긋이 웃으며 농담을 하지만 측은해 보이는 눈짓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런 눈으로 보지마! 신랑을 떠나 보내는 것보다 더 아팠어. 허~”

 

 방바닥도 골프채도 형식도 모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잘 지내는 동안 지혜는 몇 달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손목 통증으로 신랑도 잊을 만큼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통증이 사라질 때쯤에는 서러움에 눈이 퉁퉁 부어 밖으로 외출도 하지 못하고 쌓여만 가는 압류 등기만 쳐다 보고 있었다.

 

 “어! 전화 오네. 내가 받을까?”

 

 순이가 일어서 전화기로 간다.

 

 “받지마! 또 형사 처벌한다고 할거야. 나! 무서워!”

 

 바깥 세상에 아직 나가보지 못한 지혜에게 걸려 오는 독촉 전화가 신랑을 잃은 것보다 손목 통증보다 더 했으리라는 생각이 든 순이가 지혜 손을 꼭 잡는다.

 계속 울리던 전화벨이 멈추고 이젠 지혜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린다. 은행, 세무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우편물이 아직 뜯겨 지지도 않은 채 숨긴 듯 쳐 박혀 있는 방 구석 한 귀퉁이로 지혜가 떨면서 쳐다 보고 있다.

 

 사연이야 어떻게 됐던 간에 모두 지혜가 해결해가야 할 책임이 본의 아니게 맡겨진 터라 순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화를 받고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고 의논을 해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저는 A회사에 성화라고 하는데요. 잠시 통화할 수 있겠어요?”

 

 “예! 잠깐 만요”

 

 순이가 상대가 들리지 않게 전화기를 손으로 막고는 익살스럽게 웃으며 묻는다.

 

 “지혜야! 건강보험공단 전화 아니다. 허! A 회사에 성화라고 하는데 받아 볼래?”

 

 지혜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전화기를 건네 받는다.

 

 “글세! 신랑이 여기서 건설을 했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이지?”

 

 전화기를 귀에 대고 눈살을 찌푸리고 묻는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죠?”

 

 “안녕하세요. 아마 뵌 적이 있을 겁니다. 저는 A회사 성화라고 합니다. 혹시 어디 직장 다니시는가 해서요?”

 

 뜬금없이 직장 얘기에 지혜가 갸우뚱하며 힘없이 말한다.

 

 “아뇨! 왜 그러시죠?”

 

 “혹시 아르바이트라고 하실 생각이 있으신가 해서요?”

 

 묻는 목소리가 정중해서 지혜도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무슨 일인지…. 제가 할 줄 아는 일이 없어서……”

 

 그때 순이가 눈살을 찌푸리고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지만 지혜는 그 의미를 모르고 전화기를 귀에 대고 순이만 쳐다 본다.

 

 “제가 아는 식당이 있는데 낮에만 일을 해요. 귀찮으시다면 소개해드리려고요”

 

 “식당 요? 글쎄요. 제가……”

 

 지혜가 망설이며 한참 동안 눈을 감고 대답을 하지 않는다.

 

 “지혜야! 지혜야!”

 

 순이가 지혜 팔을 잡고 벌써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고 이유를 몰라 당황해 한다. 무슨 이유인지 솟아져 나오던 눈물이 지혜 뺨을 지나 벌써 목덜미까지 적시고 있다. 한참 동안 한숨까지 내쉬며 무슨 생각에 빠져 있다가 뭔가 결심을 굳혔는지 눈을 번쩍 뜨고는 이를 꽉 깨물고 나서야 눈에 힘을 잔뜩 주고 대답을 한다.

 

 “예! 언제부터예요? 어디로 가면 될까요?”

 

 순이 깜짝 놀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지혜를 쳐다 만 본다.

 

 “예! 그럼 메모 가능하시죠. 제가 부를게요”

 

 흔쾌히 하겠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는 목소리에서 지혜는 눈치를 채며 헛웃음을 섞어가며 전화를 받고 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챙겨주셔서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연락처를 적는 내내 손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고 그런 모습에 순이가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전화가 끊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전화를 끊고 난 후에도 지혜는 전화번호를 한참 동안 쳐다 보며 입술을 부르르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순이가 걱정스럽게 묻는다.

 

 “지혜야! 너 왜 그래?”

 

 지혜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 순이 얼굴엔 당황한 기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 복수할 거야!”

 

 방바닥이 온통 눈물로 젖어 가고만 있다.

 

 다음 날 지혜는 신랑 영전 사진 앞에 다른 날보다 더 정성을 드려 상을 차리고는 뚫어지게 사진을 쳐다보며 간밤에 밤새도록 다시 읽어 본 신랑의 메모장을 떠올리며 계속 뇌까리고 있다.

 

 "여보! 당신이 못 다한 이야기들 제가 다 알아요. 그 한을 꼭 풀어 드릴게요. 제가 어떤 짓을 하더라도 지금은 저를 용서하세요. 저승에서 다시 만날 그날 저를 다시 죽여주더라도 지금은 용서해주십시오"

 

 오래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첫 직장을 향해 집에서 나올 때 발걸음은 어떤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해서 거의 뛰다시피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갔다.

 

 버스에서 내려 회사가 가까워질수록 가볍던 발이 갑자기 무거워지며 약간의 두려움도 주기도 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과 두려움을 가지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또 똑 같은 마음으로 신랑을 만나 지금 이 길을 걸었다.

 

 문수산 아래 작은 연못 주위에서 신랑에게 떨리는 손을 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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