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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중년의 로맨스 쟁탈전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입 조심입니다.
방우와 숙이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도복희 55세. 숙이 이모며 두 살 터울.
도복희의 말 실수가 가져 온 말년의 비극
(그러나 히티 엔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시원과 숙이 만남
작성일 : 18-12-20 15:40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3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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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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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내가 너에겐 그냥 그런 스쳐 지나간 여자 중에 하나였는가로 많이 괴로워했다.

 

 다음 날 조금 묵직하고 어두운 마음으로 도착한 곳이 하필이면 방우와 자주 데이트를 하던 태화 강 근처였다. 지현이가 먼저 와서 오래 기다렸는지 보자마자 일어나 쫓아와 손을 잡고는 근심스럽게 물었다.

 

 “동생 때문에 신경 쓰이지?”

 

 강 쪽으로 고개를 한번 돌려 보고는 지현이와 눈을 마주치고는 입술을 툭 내밀었다.

 

 “그게 그 놈에겐 무슨 마약인 모양이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반장을 시작하더니 계속 나서려고 하네. 잘 지냈지”

 

 “사내가 그런 꿈은 있어야지. 나는 부러운데”

 

 “애는 부럽기는.. 호호호… 골머리 아파. 그런 말 마세요”

 

 숙이 여리고 간드러진 목소리를 가져 간혹 같은 여자들도 유혹 당하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전화로 들리는 목소리보다 마주보고 듣는 목소리가 여전히 매력적이야. 방우는 내가 또 부탁했다. 걔가 내한테 보험을 들어 자주 연락하고 있어”

 

 숙이 눈이 번쩍 떠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을 듣고 귀를 의심하는 것 같았다.

 

 “걔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도와 준데?”

 

 “호호호! 도와 준다는 말은 아직 안 했어. 너 얘기하면서 부탁한단 했더니 뭐 별 말은 안 하더라. 걔가 별 말을 안 하는 건 도와준다는 의미야. 내가 처음 보험을 할 때도 그랬어. 덕 많이 봤어”

 

 숙이가 깜짝 놀라 의아해하며 지현이 눈만 쳐다보며 믿기지 않는다 듯이 묻는다.

 

 “그게 무슨 말이야? 덕이라니! 도움 받은 게 있었어?”

 

 “방우에게 도움을 받은 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지금도 받고 있고. 보험회사에 들어와서 초창기에는 내가 직접 영업해서 계약한 건수보다 방우가 소개해서 계약한 고객이 더 많았어. 그 덕에 새끼치기 하듯이 고객을 소개받고 또 받고 해서 고객이 많아졌어. 아직도 방우 끈을 쓰고 있다. 인맥 있잖아. 호호호. 그 놈이 영업은 잘해”

 

 숙이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업을 잘 한다는 말은 방우도 어느 회사에 영업부에 일을 하고 있는 말인데 정치와는 무슨 상관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방우가 영업하는 것과 정치와 무슨 상관이 있어? 내 동생이 왜 영업사원인 방우를 찾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 영업이 아니고 소개! 내가 직업은 못 속이는구나. 말을 잘못했네. 그리고 방우가 나이가 몇 살인데 사원이 뭐냐? 호호! 방우가 뭐 하는지 간단히 설명해줄게. 방우 사무실을 지나치다가 가끔 차 한잔하러 가고 있어”

 

 막 설명하려고 할 때 지현이가 입구에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는 이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주눅이 들 정도였다. 한 눈에 확 들어오는 검정 바지에 흰 티셔츠를 드러낸 홍색 재킷을 입은 모델 같은 중년의 여자가 마치 모델 대회에 나온 모델처럼 늠름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숙이는 한 눈에 기가 죽어 멀뚱하게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기만 있었다.

 

 다른 여자들과 비교해 표시가 나게 작지는 않지만 그래도 숙이는 작달막한 키인 아담사이즈였다. 숙이처럼 작고 귀여운 스타일 여자들의 기를 팍 꺾으려고 온 여자처럼 보이기도 했다. 무슨 원한이 졌길래 저렇게 어깨며 뱃가죽에까지 힘을 줘 허리를 빳빳이 세워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잡아먹을 기세로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움찔해진 숙이가 벌써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처럼 엉거주춤하게 일어서 있었다. 한마디로 주눅이 들어있는 상태였다.

 

 지현이가 숙이 손을 잡고 인사를 시켰다.

 

 “같이 일하는 언니! 미안해! 미리 얘기해야 했는데 미안해. 나도 너처럼 좋은 친구가 있다는 걸 언니에게 자랑하고 싶었어. 언니! 내 친구 숙이! 예쁘지?”

 

 같은 여자가 봐도 비교도 되지 않는 사람에게 너무 심한 과찬을 하는 바람에 얼굴이 화끈거린 숙이가 어쩔 줄을 모르고 당황해 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지현이가 얄미웠다. 얼굴은 그렇다 손치더라도 키와 몸매는 비교할 상대가 아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모델로 전업을 해도 될 인물이었다. 그런데 묘하게 경계심을 가지게 하는 사람이었다. 숙이는 무슨 이유로 이런 마음이 드는지 점쟁이에게 당장 달려가 묻고 싶은 선동적인 충동이 울컥 들었다.

 

 “정말 예쁘네요. 우리하고 비슷한 나이라고 하면 누가 믿겠어요? 호호호! 죄송해요. 올 자리가 아닌 줄 알면서 지현이가 워낙 자랑을 많이 해서 누군지 궁금해서 이렇게 실례를 했네요.”

 

 숙이 얼굴이 한번 더 화끈거렸다. 사실상 지현이하고 이 사람하고 셋 중에 자신이 제일 못하다는 건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데 너무 과한 칭찬을 받았다. 그래도 기분은 그렇게 썩 나쁘지는 않았다. 이 사람들만 앞에 없으면 제일먼저 눈길을 받았을 것이다.

 

 물어보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벌써 외모에서 주눅도 들었고 또 너무 겸손하게 인사를 해서 어쩔 수가 없이 밝은 미소로 화답을 한다.

 

 “아뇨! 괜찮아요”

 

 눈을 마주치면서 한번 더 주눅이 들었지만 이번엔 마음이 편해졌다. 굉장히 선한 눈을 가졌지만 연륜을 담은 중후한 위력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실례지만 동생에게 얘기는 들었습니다. 지방선거에 나오고 싶어한다면서요? 저도 이해해요”

 

 이해라는 말에 벌써 동병상련을 느낀 것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예! 머리 아파요. 그런데 혹시 집안에도?”

 

 “예! 오래 전에 신랑이 시의원 나와서 시의원 하지도 못하고 탈탈 털어먹었어요”

 

 “아이! 언니! 그 얘기는 왜 해? 친구 겁먹잖아”

 

 숙이를 한번 힐끔 보고는 민망해하고 있었다. 시원이는 생긴 대로, 이름 대로 시원하게 말한다.

 

 “아이고 입에서 꺼내기도 싫지만 동생이 같은 길을 간다고 하니까 조언부터 먼저 할게요. 정치판에 나오기 전에 본인 과거부터 탈탈 털어보라고 하세요. 이해를 돕기 위해 제 신랑에 대해 한번 읊어 볼게요.”

 

 지현이가 시원이 어깨를 한번 툭 치며 인상을 찡그리고 말리려고 했다.

 

 “언니도 참! 뭐가 그렇게 자랑스러워서 또 얘기해요. 입 아플 텐데 제가 얘기할 까요?”

 

 벌써 표정이 심하게 굳어진 채 숙이가 양 팔꿈치를 테이블에 괴고 얼굴을 시원에게 바짝 내밀었다. 시원이 표정에서 씁쓸한 미소가 띠고 있었다. 숙이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주워담아 온 얘기도 많았겠지만 숙이도 지금은 주부지만 한때는 잘나가는 대학에 다니는 엘리트였다. 어찌 보면 방우나 영호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단지 지방의 정보만 부족할 뿐 일수도 있다.

 

 만약에 방우와의 과거만 없다면 숙이가 지방 의원이 아니라 국회의원에 출마해도 당선 가능성은 더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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