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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중년의 로맨스 쟁탈전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입 조심입니다.
방우와 숙이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도복희 55세. 숙이 이모며 두 살 터울.
도복희의 말 실수가 가져 온 말년의 비극
(그러나 히티 엔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여사님들의 수다
작성일 : 18-12-20 14:52     조회 : 19     추천 : 0     분량 : 3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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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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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때문에 소중한 하루를 그냥 날릴뻔한 방우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근식에게 전화를 한다.

 

 “근식아! 혹시 출발했냐?”

 

 “그래! 벌써 도착해서 퍼팅 연습하고 있다. 너는 일 마쳤냐?”

 

 “그래! 그런데 안개가 그쪽으로 몰려가는데 거긴 괜찮아?"

 

 “여기는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조심해서 올라 와”

 

 자영업을 하는 방우는 오늘은 원래 일감이 없는 날이었다. 노는 날이었다.

 

 석유화학공장에서 교대근무를 하는 차근식이가 쉬는 날이라 모처럼 작은 골프장에 골프 치러가기로 약속한 날이기도 했다.

 

 그랬던 방우가 상부상조의 마음으로 선박 회사의 부탁에 내일 할 일을 오늘 미리 하기로 했지만 바다 날씨가 나빠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만약에 배에 오른 뒤에 물안개가 몰려 왔으면 배에서 감금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근식에겐 약속을 펑크 낸 애인과도 같은 인간으로 전락해 졸지에 이별 통보를 받게 될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사무실로 가지 않고 서둘러 원흉이 될뻔한 물안개가 몰려가고 있는 골프장으로 물안개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같이 가고 있었다.

 

 동해 바다만 보이지 않을 뿐이지 이런 절경을 본다는 건 정말 흔치 않은 날이었다.

 

 울산 앞바다에서 시작된 물안개가 끈질기게 따라오다가 산중턱에 도착해서는 엔진에 불이 말만큼 가속페달을 밟아 추월하려고 했다. 벌건 대낮에 하늘을 해질녘 붉은 노을로 물들일 작정을 한 것처럼 보였다. 일할 시간에 바다를 두고 산으로 향한 방우를 벌하려고 미리 선수를 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정말 오늘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저 놈의 안개가 왜 여기까지 따라와’

 

 갓길에 차를 잠시 세워 근식에게 전화를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때서야 이 지점은 항상 전화가 먹통이란 사실이 떠올랐다. 차에서 내렸다. 멀뚱히 서서 난감해하면서 물안개가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분명히 약간은 뒤를 따랐는데 오르막에서 탄력을 붙여 앞서는가 싶더니 중턱에 이르러서 시야를 하얗게 막아버렸다. 방우는 지금 완전히 고립된 상태다. 전신을 덧씌우며 스쳐 지나치는 물안개에 입술이 짭짤해졌다. 고생했다. 이놈아. 내가 졌다. 약을 올리듯 스쳐 지나가는 꼬리 전열 속에서 드디어 숲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시각 운 좋게도 물안개를 피한 도복희 여사 친구들이 골프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다. 멀리 동해 바다를 보면서 감탄을 쏟아내고 있었다.

 

 “야! 오늘 경치 진짜 멋지다. 죽이는데. 저기 봐!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네. 어머머머.. 이럴 수가..”

 

 이 사람 감탄사 뒤로 자지러지는 감탄사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주차장까지 가득 메워가는 물안개 속에서 중년의 여성들이 서서히 시야에서 사라지는 바다를 보기 위해 폴짝폴짝 뛰면서 기린 고개를 만들기도 했다.

 

 눈만 감고 귀만 열어두면 자칫 소풍 온 여고생으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재잘거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숨막히는 학교에서 잠시 벗어난 여학생들처럼 여사님들도 집안에서 있었던 스트레스를 여고생들처럼 똑같이 푸는 것처럼 들렸다.

 

 먼저 감탄사를 터트린 사람은 장시원여사. 연세 55세. 키는 170cm. 몸무게는 아무도 모름. 날씬함.

 그녀를 따라 공정미와 도복희 여사도 장여사와 동갑. 키는 두 여사 모두 165cm는 넘을 정도고 각선미는 나이에 비해 같은 연령대 여사님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충분히 유발시킬 정도지만 장시원여사와는 절대 비교가 되지 않음. 여사님들이 젊었을 때는 나름대로의 각선미를 가지고 제법 값 꽤나 튕기며 남정네들 눈물을 쏙 빼버린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때는 앳되고 여린 몸매로 남정네들을 압도했다면 지금은 풍채로 압도할 것 같았다. 증거로 부풀러 진 옆구리 살과 여전히 풍만한 가슴이었다. 단체로 성형외과에 다녀온 것 같은 의심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목소리는 어린 여고생 음색을 내뿜고 있지만 왠지 중압감을 느끼게 하는 목소리였다.

 

 이들의 차림새만 얼핏 보면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의 유명 여성 모델들이 경치에 어울리는 광고 사진을 촬영하러 온 줄 알 것이다. 모델이라고 전부 날씬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니까 입은 옷만으로도 충분히 모델 자격이 있었다. 게다가 키는 전부 모델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한껏 떠들고 안내 실로 들어가는 걸음걸이는 차림새와는 백팔십 도로 달라 상상을 허무하게 무너뜨려 버릴 정도였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모조리 다 치른 자유분방한 포즈로 어깨까지 으쓱거리고 들어가고 있었다. 팔자와 무릎 사이가 둥근 걸음걸이는 그녀들의 지나온 세월을 대변해주는 없어서는 안될 액세서리처럼 보였다. 머리카락만 보이지 않았다면 벌건 대낮에도 옆으로 지나치면 심장까지 움츠려 피해야 할 깍두기 무리로 보였다. 특히 걸음걸이가 일품이었다.

 

 무리의 입실을 알리기나 하듯이 일괄적으로 딱딱 발굽 소리를 내고 의기양양하게 들어가 프런트 앞에 딱 서자마자 무리의 귀를 의심하면서 말이 들렸다. 그 말이 그녀들의 말을 잃게 했다.

 

 “죄송합니다. 안개가 너무 심해서 휴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첩첩 산중 산골에서 방금 전에 애인만 실어 막 떠나버린 막차가 남기고 간 매연을 맡고 있는 심정이 제일 어울릴 것이다.

 

 아주 잠시만 적막을 느낄 정도로 조용했다. 그런데 이들이 누구인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이 나라의 어머님이고 할머님들이시었다.

 

 아무런 문자도 없는 갑작스런 취소에 가정먼저 나서는 사람은 역시 장시원여사였다. 시원하게 드라이브로 한방 날리는 게 아니라 중압감을 느끼게 하는 굵직한 음성을 딱 한방만 날리고 있었다.

 

 “그럼! 미리 얘기를 했어야지”

 

 신호탄이었다. 뒤를 이어 나머지 여사님들도 장시원여사와 똑같이 어머님이고 할머님이고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치른 이 나라의 초석들이었다. 너무 많은 말이 나와서 짧게 요약하면 이렇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6개월 만에 온다고 연습을 3개월이나 했는데 이게 뭐야. 문자라도 보내야지. 도착해서 이러는 법이 어디 있어”

 

 “나는 일년 만에 왔는데 이게 뭐야. 홍보 문자는 줄기차게 오더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사장 오라고 해”

 

 이런 상황을 흥분의 도가니란 말이 딱 어울릴 것 같았다. 프런트가 요란한 도가니 속이 되는 무렵에 근식이가 프런트로 들어와서 여사님들 틈새로 들어갔다. 도복희 여사가 옆으로 살짝 비켜섰다. 근식이가 도복희 여사와 눈을 잠깐 마주쳤다. 멀뚱한 순간. 어떻게 대처할 줄 몰라 쳐다 보고만 있었다. 근식이가 목례하듯 고개를 까딱하고는 프런트 여직원에게 벌써 예측을 한 듯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빙긋이 웃으며 묻는다.

 

 “오늘 안 되겠죠?”

 

 “예! 회원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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