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2.잠룡물용(潛龍勿用) (7)
작성일 : 18-11-23 23:03     조회 : 55     추천 : 0     분량 : 420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렇게 중경에 도착한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는 건 바로 중경부유수 윤경준이었다.

  “이거 어서오십쇼, 허허허.”

  “안녕하십니까, 부유수.”

  두 팔 벌려 환영해주는 윤경준에게 박인하는 마차에서 내린 후 공손한 태도로 인사를 드렸다. 반명 나래와 주랑은 대놓고 드러내지 않았지만 윤경준의 환영에 떨떠름해했다.

  “엄청난 공로를 세웠더군요. 참으로 훌륭해요. 유수께서도 크게 자랑스러워하실 것입니다.”

  “후후, 어린 딸이 멋대로 전장으로 나간 일로 노하지나 않으셨을까 걱정일 뿐입니다.”

  “설마 그러러하겠소이까. 오히려 자랑스러워 하시겠죠, 하하하. 아, 그대들도 수고했네. 유수의 따임을 보필하며 공로를 세웠다지?”

  “아, 네.”

  윤경준의 말에 나래는 떨떠름해 하면서도 티를 내지 않고자 노력하면서 대답했다. 주랑의 경우에는 아예 입을 열지 않았다.

  윤경준은 이에 대해 마치 모르는 것마냥 신경 쓰지 않으며 호탕히 웃으며 무수성에서 온 군관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 윤경준을 보는 나래와 주랑의 시선은 썩 좋다고 할 건 아니었다.

  이 둘이 윤경준에 대해 불만스러워 하는 데에는 김득신과 비슷한 생각을 지녔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대로 이 중경 일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인물이라도 엄연히 상관인 유수이자 왕실의 일원인 박경을 놔두고 주인행세를 하는 걸 좋게 볼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어린 시절부터 박경에게 신세를 지며 뫼셔온 두 사람이기에 더더욱 그랬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수성 군관으로부터 무수성 성주의 근황을 들으며 흡족해하는 윤경준은 박인하에게 앞으로의 일을 자신이 맡겠다는 의사를 전하며 격려했다.

  “어쨌든 수고하셨소이다. 가서 쉬도록 하세요. 아씨께서 세운 공로에 대한 뒤처리는 이 내가 하도록 하지요. 허니 마음 푹 놓고 집으로 돌아가서 쉬도록 하십쇼. 알겠소이까?”

  “예.”

  미소를 담아 인사를 마친 박인하는 윤경준 뒤에서 묵묵히 서있는 윤필주와 가벼운 눈인사를 나누며 다시 마차에 올랐다. 나래와 주랑의 호위를 받으며 마차는 중경의 성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는 동안 무수성의 군관에게 인사를 받는 윤경준은 마치 자신이 중경의 주인인냥 행동하며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기분 나쁘군요.”

  이제야 대놓고 불쾌해하는 나래의 반응에 주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마치 자기가 이 중경의 주인인냥 행동하다니.”

  “그럴만 하지. 아무리 내 아버지께서 아무리 왕실의 일원이고 중경유수라곤 하나 이곳에 온지 고작 2년밖에 안 됐지만 저 사람은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이곳에서 거주하며 영향력을 행세해왔잖아? 더군다나 이 나라 꼴과 바닥이 어디인지 궁금한지 돌진해 들어가는 권위 덕에 그런거 신경 쓰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아무리 그래도 말이죠.”

  계속해서 혀를 차며 윤경준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나래였다.

  “아씨는 별로 신경 안 쓰시나 보군요.”

  “앞으로를 생각해본다면 극히 사소한 일이니까.”

  “앞으로?”

  “별 거 아니야. 지금도 사소한 일이긴 하지.”

  이어지는 박인하의 웃음소리에 주랑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차는 어느새 유수부(留守府)에 도착했다. 어차피 윤경준이 모든 걸 맡은 이상 그냥 집으로 가도 무방하긴 했지만 아버지인 박경에게 인사를 올리기 위해 박인하는 마차를 멈추라 이르렀다.

  “이거 이번 전투의 주인공이 오셨구려.”

  박인하가 마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김득신이 유수부를 나오며 반가운 어조로 맞이했다.

  “판관 어른께서 계셨습니까.”

  “허허, 내 급히 볼 일이 있어서 말입니다. 이번 전투로 소비된 물자를 보충해야하다 보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려.”

  나래와 주랑은 불편한 마음에 고개를 돌렸으나 박인하는 개의치 않았다.

  “참으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소녀가 도울 일이 있겠는지요.”

  “아닙니다. 괜찮아요. 이제 막 전투를 마치고 온 이에게 또 다시 일을 맡기면 옳지 못한 일이지 않겠습니까. 암, 그렇고 말고요. 허니 가서 푹 쉬는 게 어떠신지요. 무수성이 그리 멀진 않아도 어딘가 멀리 나갔다오면 여독이란 게 쌓이는 법인데 전투 한복판을 다녀오지 않았습니까. 아, 유수를 뵈러 온 건가요? 유수께선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말을 마친 김득신이 떠나자 박인하는 여유롭게 유수부 안으로 들어섰다. 이번 일로 크게 혼이나 나지 않을까 싶은 나래와 주랑인 긴장한 얼굴로 그 뒤를 따랐다.

  유수부의 중심인 유수방 앞에 도착한 박인하는 간단한 헛기침을 하고 자신이 왔음을 알렸다.

  “아버지, 소녀이옵니다.”

  “……그래, 들어오거라.”

  방 안 가득히 한숨소리가 울리는 와중 박인하는 방 안으로 들어가 박경에게 인사를 올렸다.

  “왔느냐.”

  “후후, 다녀왔습니다.”

  방 안에 들어선 박인하는 마치 평범한 소녀가 아버지에게 안기듯 달려가 박경에게 안겨들었다. 방금까지와는 너무나도 다른 인상이지만 이미 익히 봐온 나래와 주랑은 당황치 않으며 그저 박경에게 혼이나 나지 않을지 눈치만 살피며 문을 닫을 뿐이었다. 당연히 박경도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며 안긴 박인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서 오거라. 얘기는……, 들었다.”

  꾸짖을 기력도 없는 박경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박인하는 미소와 함께 박경에 품에 얼굴을 비볐다. 현재 그녀가 짓는 미소는 나래 등 앞에서 짓는 미소와는 너무나도 다른, 정말 평범한 소녀가 부모에게 어리광을 피울 때 짓는 미소였다.

  “그렀사옵니까? 참으로 부끄럽사옵니다.”

  평범한 소녀와 같이 정말 부끄러워하는 그녀를 보며 나래와 주랑은 복잡한 기분에 휩싸였다.

  하나밖에 없는 어린 딸의 애교어린 얼굴을 보면서 박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품안에 안긴 그녀가 멋대로 행한 행동에는 꾸짖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 미소를 보고 있자니 그런 마음은 싹 가신 상황이었다.

  결국 박경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할 도리외에 없었다.

  “이만 가서 쉬거라. 많이 피곤할 터이니. 내 하인들에겐 미리 얘길 해두었으니 가서 목욕하고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푹 자도록 하거라.”

  “예, 아버님.”

  박경의 말에 박인하는 천진난만하게 웃어 보이더니 예의를 갖춘 인사를 남기고 방을 나갔다.

  박인하가 나간 방에 남게 된 나래와 주랑은 긴장한 얼굴로 박경을 힐끔 보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사실 이 두 사람은 박인하가 박경에게 그리 혼이 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박경을 모셔온 만큼 박경이 외동딸인 박인하에게 무척이나 무르단 것을 봐왔기 있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 호위를 맡아온 나래와 주랑 등이 혼나온 것도 익히 겪어왔다. 불합리하단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아니나 이해 못할 일도 아니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신세를 진 주인에게 대들 생각이 그들에겐 없었다. 때문에 둘은 오늘도 역시나 라는 생각에 혼날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평소와 달랐다.

  박인하가 혼나지 않고 나간 건 같았으나 남은 두 사람에겐 그 어떤 불호령이 날아오지 않았다. 그저 박경이 한숨을 푹 내쉰 다음 묵묵히 있다가 이렇게 말을 꺼냈을 뿐이다.

  “그대들도 가서 쉬거라.”

  마치 포기했다는 식의 그 말에 나래와 주랑은 어찌 해야 하나 서로를 보며 머뭇거렸다. 박경은 두 사람이 머뭇거리며 나가지 않자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대들이 어찌할 도리가 있었겠느냐. 오히려 내 딸을 안전하게 호위해줬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뜻밖의 말에 당황한 두 사람이었으나 일단 박경의 말에 따라 인사를 올리고 방밖으로 나갔다.

  다시금 고요한 방에서 박경은 씁쓸히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이미 어찌할 도리가 없는 딸임을 잘 아는데 더 이상 어찌 혼을 내겠느냐.”

  스스로도 혼내지 못하고, 오히려 그게 지금의 딸의 모습을 만든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그런 딸에게 휘둘리는 부하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가 더 이상 나래와 주랑을 혼내지 못한 이유였다. 그 이전에도 이를 모르진 않았고, 이러한 생각은 없지 않았지만 답답한 마음에 그들을 호내온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그래봐야 소용없음을 잘 알게 된 그이기에 그만 둔 것이다.

  “하아, 이거야 할 일이 태산이군.”

  무엇보다 최근 들어 생긴 여러 일거리 등으로 골치가 아픈 그에게 누군가를 혼낼 기력은 남아 있지 않았다. 특히 바로 어제 도착한 편지 때문이었다.

  상장군 진간이 보낸 이 편지에는 진만 등을 진압할 진압군이 이곳으로 온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분명 반길 만한 일이긴 하지만 상장군 진간과 함께 온다는 이가 박경에게 있어 마음에 걸렸다.

  “우부승선 석지만이라…….”

  우부승선 석지만. 아직 20살도 되지 않은 나이이나 상서령 박준의 총애를 받아 정3품의 우부승선이라는 관직에 오른 인물이다. 그만큼 박준의 중요한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인데, 이러한 그가 온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로 오는지 박경은 걱정이 아니들 수 없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7 03.외화내빈(外華內貧) (8) 2018 / 12 / 18 99 0 4035   
16 03.외화내빈(外華內貧) (7) 2018 / 12 / 17 75 0 4001   
15 03.외화내빈(外華內貧) (6) 2018 / 12 / 13 85 0 4342   
14 03.외화내빈(外華內貧) (5) 2018 / 12 / 8 85 0 3956   
13 03.외화내빈(外華內貧) (4) 2018 / 12 / 7 69 0 4031   
12 03.외화내빈(外華內貧) (3) 2018 / 12 / 6 56 0 4197   
11 03.외화내빈(外華內貧) (2) 2018 / 12 / 2 65 0 4067   
10 03.외화내빈(外華內貧) (1) 2018 / 12 / 1 72 0 4166   
9 02.잠룡물용(潛龍勿用) (9) 2018 / 11 / 26 59 0 3946   
8 02.잠룡물용(潛龍勿用) (8) 2018 / 11 / 25 65 0 3786   
7 02.잠룡물용(潛龍勿用) (7) 2018 / 11 / 23 56 0 4209   
6 02.잠룡물용(潛龍勿用) (6) 2018 / 11 / 19 72 0 4188   
5 02.잠룡물용(潛龍勿用) (5) 2018 / 11 / 18 74 0 4267   
4 02.잠룡물용(潛龍勿用) (4) 2018 / 11 / 16 79 0 4042   
3 02.잠룡물용(潛龍勿用) (3) 2018 / 11 / 14 69 0 3890   
2 02.잠룡물용(潛龍勿用) (2) 2018 / 11 / 12 109 0 4093   
1 01. 서장 + 02.잠룡물용(潛龍勿用) 2018 / 11 / 11 342 0 356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