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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3.외화내빈(外華內貧) (5)
작성일 : 18-12-08 22:38     조회 : 89     추천 : 0     분량 : 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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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궁금하고 듣고 싶었으나 오무의 말대로 더 이상의 답변을 해줄리 만무하단 걸 느낀 별도 그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자신 앞에서 아무리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는 박인하이지만 절대로 중요한 비밀이나 속내는 함부로 내뱉지 않았다.

  지금 이런 천진난만한 얼굴이야말로 가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빈틈을 보이지 않는 그녀이기에, 그리고 그런 그녀를 지금까지 곁에서 모셔왔기에 별은 더 이상의 질문이 소용 없음을 받아들이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너무 궁금해 하지도, 걱정도 하지마, 언니. 때가 되면 다 알게 될 거고 말이야. 그보다 얼른 집으로 돌아가자. 이 이상 늦었다간 크게 혼이 날 거야. 뭐, 물론 이쯤 되면 우리가 사라졌단 걸 집에서도 알 거겠지만 말이지. 어차피 혼나는 게 기정사실이라면 일지도. 어라라, 그렇다면 차라리 느긋하게 가도 되려나?”

  뺨에 손가락을 대며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을 보는 박인하를 보면서 별은 한숨이 가시지 않았다. 박인하의 말대로 지금쯤이면 자신들이 사라졌다는 게 저택에서도 알아채어 큰 소동이 벌어졌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박인하는 둘째치고 몸종인 자신은 크게 혼이 날 것이 분명하단 걸 과연 이 소녀는 알 것인지, 그것이 궁금한 별이었다.

  “알고 있어, 언니. 분명 나에게 뭐라 하지는 않고 언니에게 심하게 윽박지르겠지. 미안해, 언니.”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정말 미안하다는 표정과 슬픈 눈을 하며 별의 쓰다듬는 박인하덕에 감동할 것 같은 별이었지만 정말 진실성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계속 들어서 감격치 않았다.

  정말 그 의심이 사실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미안하다는 박인하의 태도는 금방 사라지고 다시금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품속에서 꺼낸 부족을 흔들어 보였다.

  “다시금 그걸 써야겠군요.”

  “음…….”

  부적을 써서 다시금 존재를 지워 돌아가려는 것이라 여긴 오무가 가면의 형태로 돌아가 박인하의 허리춤에 매달리자 박인하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시……, 그러…언 거야?”

  “그게 말이지, 이대로 그냥 가도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어차피 집에서 우리가 사라진 걸 알고 있다면 괜히 이걸 쓰고 돌아갔다가 여기가 발각되는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 그렇게 되면 내 벗들에게 정말 민폐가 되잖아?”

  이미 충분히 존재 자체가 민폐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재처 두고 별은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그렇다고 그냥 가자니 아는 사람 만나서 괜히 또 내 행적이 되짚어져서 벗들의 비밀기지가 알려질 수도 있고 말이지. 참으로 걱정돼. 그럼 중간에 풀어? 그건 그거 나름대로 눈길을 끄니 보기 좋은 일은 아니지. 무엇보다 공로를 세운 아가씨가 이런 행보를 보인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 아니란 말이야. 무려 왕실종친이자 유수의 딸이라는 신분도 고려해야지.”

  그걸 고려한다면 그냥 만나러 가지 않는 게 정답이라는 말을 목구멍 깊숙이 누르며 별은 박인하를 지켜보았다. 고민을 하는 것도 마치 장난스러워 보이는 박인하를 보면서 별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한숨을 내쉬는 것 뿐이었다.

  박인하는 별이 한숨을 쉬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고 나름 고민을 하다가 손바닥을 탁 치며 결정했다.

  “그냥 가자.”

  “아, 예……아니, 그래.”

  박인하의 결정에 별은 별다른 항의나 의견 없이 따랐다. 어차피 몸종이라는 입장, 그리고 이미 여기까지 끌려온 상황에서 별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따르는 일이었다.

  “들킬 수야 있겠지만, 아니 내 신분을 생각하면 당연히 들키겠지만 당당하기만 하면 그 누구도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거야.”

  오히려 전장까지 몰래 나갔던 일을 고려해서 이상한 곳으로 산책이나 나간 것이라고 생각할 거라며 별의 손을 잡고 이끄는 박인하였다.

  그렇게 당당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그녀라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신분임을 자각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오고가는 거리에 다다르자 별의 손을 놓았다. 아울러 천진난만한 미소에서 여유롭고 나름 위엄이 있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가지고 있던 부채를 펼치어 자신의 입가를 가리었다.

  그리곤 별을 뒤에 대동하여 당당히 거리를 걷는 그녀에게 사람들은 인사를 하거나 슬며시 길을 비켜주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뭐라 말을 걸지 않았다. 물론 어째서 이런 데에 몸종 하나만 거닐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어 보이긴 했지만 그녀의 신분과 태도에서 우러나오는 기세에 눌려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여유로이 집을 향해 가던 도중 한 무리의 병사들을 이끌고 다니는 윤필주와 마주치게 되었다.

  “이거 유수댁의 따님이 아니신지요.”

  윤필주가 예를 갖추어 인사를 올리자 박인하도 말은 꺼내진 않았지만 나름 예를 갖추어 인사를 받아주었다.

  “여기에는 웬일이신지요?”

  “산책입니다.”

  짤막한 박인하의 대답에 가볍게 납득하는 윤필주는 박인하의 뒤에 서있는 별을 슬쩍 보고는 박인하에게 말을 건넸다.

  “산책입니까. 과연 시내를 거닐면서 바람을 쐰다는 건 좋은 일이지요. 그런데 아무리 안전한 시내라곤 하지만 하인들을 넉넉히 데리고 다니시는 게 좋을 겁니다. 시기가 시기이니 말이죠.”

  “후후후, 그랬다간 괜히 소란만 나서 여유로이 산책을 즐기기 어렵답니다. 어차피 제 부친과 윤 별장의 부친이신 부유수께서 통치하는 이 중경이 평화로이 그지없는데 무엇이 걱정이겠습니까.”

  “분명 유수의 선정(善政)으로 이곳 중경이 평화로운 건 부정할 수는 없긴 합니다. 제 부친 역시 자식된 입장에서가 아니어도 유수를 도와 선정을 돕고 있으시긴 하죠.”

  “후후후, 윤 별장께서도 제 부친과 부유수를 훌륭히 보필하고 있음을 모르진 않습니다.”

  “이거 과찬이십니다. 참으로 웅재대략(雄才大略)이라 불러도 무방할 두 분을 보필하자니 부족한 재능으로 발목만 잡는 게 아닐지 걱정만 앞설 따름입니다. 오히려 이번에 큰 공로도 세우신 아가씨야말로 이 자리에 걸맞는 게 아니겠습니까.”

  “겸손이 지나치시옵니다. 게다가 전 아직 어리고 사고만 칠 뿐인 어린 아이에 지나지 않사옵니다. 후후후.”

  훈훈한 대화가 이어지던 중 윤필주는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표정을 짓더니 박인하에게 제안했다.

  “어떠신가요? 제가 집까지 모시는 게 말입니다. 분명 평화로운 거리이긴 하나 만일이라는 점도 있으니 말이죠. 귀한 몸으로 계집종 하나만 데리고 다니시는 건 위험합니다.”

  “그럴 수 있사오나 저 역시 전장을 다녀온 몸입니다. 안전에는 걱정치 마시지요. 오히려 그 때문에 윤 별장께 폐를 끼치지 않을까 염려되옵니다.”

  “걱정치 마시지요. 유수의 따님이시자 이 나라 왕실의 귀한 분을 지켜드리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정중한 태도로 거절하는 박인하였으나 윤필주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 역시 정중한 태도였으나 은근 강요하는 모습이었다. 분명 윤필주의 말은 틀린 바 없지만 뭔가 흑심이 있음이 느껴진 별은 나서서 이를 막고 싶었다. 허나 윤필주의 말대로 일개 계집종인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인지 고민이 되어 이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때맞추어 주랑과 그의 부하들이 끼어들었다.

  “이거 윤 별장 아니신지요. 순찰이시옵니까?”

  “주랑 산원……, 그렇소.”

  “아씨, 안녕하시온지요. 전장에 나갔다가 돌아오셔서 피곤 하실텐데 어찌 외출을 하셨사옵니까?”

  “사람이 아무리 그래도 집 안에 가만히 있기만 해서 되겠어요? 게다가 내 천성이 집안에만 있을 그런 게 아닌 듯합니다.”

  주랑은 웃음끼 띈 얼굴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몸종 하나만 데리고 외출을 하시다니, 유수께서 크게 걱정하실 겁니다. 집으로 돌아가시죠. 제가 뫼시겠습니다.”

  주랑의 제안에 박인하는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받아들인 눈치를 보였다. 어쩔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하긴 했지만 일단 수용을 했음이 눈에 보였다. 이만하면 됐다고 여긴 주랑은 윤필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하오면 소장은 아씨를 유수의 저택으로 뫼시겠습니다.”

  “알겠소. 허면 아가씨, 다음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여전히 정중하였으나 박인하를 상대하던 때와 달리 굳은 표정의 윤필주는 병사들을 이끌고 떠났다. 그렇게 멀어지는 윤필주를 쳐다보며 주랑은 작게 중얼거렸다.

  “다음은 무슨. 썩을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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