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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쁜 년 컴플렉스
작가 : 가로수
작품등록일 : 2018.9.12

SNS를 통해 억울한 오해를 사게 됐다.
아무리 해명해도 모두가 나를 나쁜 년이라고 욕하는 상황.
결국 휴학하고 떠난 시골에서 그 상처를 치료해줄 남자 민도겸과 만나게 되는데…….

 
3. 두고 봐
작성일 : 18-09-12 17:55     조회 : 61     추천 : 0     분량 : 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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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

 신음이 나왔다. 어제 학원이 바빴다거나 특별히 몸을 쓰는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몸이 무거웠다.

 몸을 일으켜 방금 막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를 손으로 빗어 정리한 뒤 잠시 멍하게 앉아있었다.

 배가 고팠다. 냉장고를 열어봤지만, 그 안엔 김치 외에 아무것도 먹을 게 없었다.

 귀찮고 추웠지만, 장을 보러 나가기 위해 옷을 껴입고 나갔다. 지난 방에 눈이 왔는지 길에 살짝 눈이 덮여 있었다.

 마트에 가서 대충 며칠은 먹을 수 있게 먹을거리를 사 들고 집에 돌아왔다.

 사 온 재료를 다듬어 김치볶음밥을 만들었다.

 식탁에 앉아 그것을 먹다 보니 퍼뜩, 며칠 전 민도겸과 키스한 일이 기억났다.

 그때는 뭐에 홀렸는지 매우 충동적으로 그와 입을 맞췄다. 반쯤 욱해서 한 행동이었다.

 그에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만큼 그가 저에게 더 이상 다가오지 않았으면 했다.

 그리고 오늘은 그와의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전혀 두근거리지 않는다고 그의 자존심을 아주 많이 긁다 못해 찢어버리는 말을 했으니 오늘은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으리라.

 어쩌면 아예 학원에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요리는 다른 곳에서도 배울 수 있을 테니.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무시하고 다시 젓가락을 움직였다.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밥을 다 먹은 뒤 설거지를 하고 밀린 빨래와 청소를 했다. 엄마, 아빠가 살아계실 적 같이 살던 아파트라서 혼자 사는 것 치고는 꽤 커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성실하게 청소를 하다 보니 내가 처음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가 생각났다.

 학기가 끝나자마자 급하게 서울에서 살던 원룸을 정리하고 돌아왔던 그때.

 ‘그때는 정말 온종일 멍하니 있었지…….’

 자신을 약하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는데 그때는 정말 견딜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된 건지, 어째서 진희는,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나를 그렇게 쉽게 등졌는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은 남자친구였던 선배에 대한 것이었다.

 나와 선배는 같은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되었다.

 처음엔 그저 다정한 선배였다.

 하지만 어쩐지 눈이 자주 마주쳐 그를 의식하게 되었고 그는 나에게 전화번호를 물어왔다.

 그날 밤 바로 온 수업에 관한 질문을 시작으로 우리는 자주 문자하고 전화하게 되었고, 종종 학교 밖에서 만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가 수줍게 고백해왔고 호감을 느끼고 있던 나는 그 고백을 받았다.

 사귀고 나선 달달한 나날들이 이어졌다. 그가 애정 표현을 많이 한 덕분이었다.

 나는 부끄러워서 표현을 많이 하진 못했지만, 선배를 정말 좋아했다.

 하지만 내 아르바이트와 이어지는 시험으로 선배와 자주 만날 수가 없었다.

 데이트다운 데이트도 많이 하지 못해서 나는 미안했지만, 선배는 괜찮다고,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해줬다.

 그런 점에 나는 감동했다. 나를 배려해주는구나 하고.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조금 아르바이트를 줄이더라도 선배와 많이 놀러 다녀야지 생각했었다.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이었는지.

 내 자신이 우스웠다.

 그리고 비참했다.

 진심으로 그를 좋아했던 내가. 그에게 갖고 놀아진 내가. 비밀로 하자는 말에도 아무 의심조차 없던 내가.

 너무 바보 같았다.

 속인 사람이 나쁜 거지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의 여자 친구의 입장에선 내가 굴러온 돌이고 상처를 입힌 사람이니, 결국은 몰랐다고 해도 내가 잘못한 게 아닐까.

 그런 생각과 자괴감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래서 초반엔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밥도 잘 먹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

 그런 나를 가만 볼 수 없었는지, 어느 날부터 근처에 살던 이모가 반찬을 싸 들고 집으로 찾아왔다.

 이모는 더러운 집을 청소해주고 정신 차리라며 내 등짝을 후려쳤다.

 그리곤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나를 요리 학원 일을 명목으로 집 밖으로 끌어냈다.

 처음엔 사람을 마주하는 것이 두렵고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지만 이내 아무도 나를 알지 못한다는 걸 알고 차츰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참 많이 괜찮아졌구나. 스스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누군가를 믿거나 친해질 수는 없었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걸레질하느라 숙이고 있던 허리를 폈다.

 슬슬 학원에 가야 할 시간이었다.

 

 * * *

 

 학원에서 내가 하는 일은 미리 필요한 식자재를 인원수에 맞춰 주문하고 수업 시간에 맞춰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일이었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돌아다니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수강생들을 찾아다녀야 했다.

 그리고 최근에 민도겸과 1 대 1로 하는 수업이 추가되었다.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 빨리 와서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교실 맞은편에 있는 창고로 사용되는 방에서 애호박을 썰고 있을 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니 민도겸이었다.

 안 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터라 움직임을 멈추고 그를 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도 나를 발견하고는 창고로 다가왔다.

 밖이 추웠는지 볼이 불그스레했다. 그런데 어쩐지 민도겸의 행동이 괴상했다.

 그는 쭈뼛쭈뼛하며 죄지은 사람처럼 나와 눈을 맞추지도 못했다.

 그 모습을 무심하게 보고 있으니 그가 내 옆에 와선 물었다.

 “뭐해?”

 그건 내가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왜 저렇게 이상하게 행동하지?

 하지만 토 달지 않고 대답했다.

 “재료 정리하고 있어요.”

 보면 모르나 싶어서 고개를 까딱하면서 말하자 그가 나를 보며 물었다.

 “내가 도와줄까?”

 “음…….”

 그가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한 일이긴 했다. 하지만 어째 그에게 맡기면 일이 더 번거로워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괜찮아요. 곧 끝나요,”

 그렇게 말하며 멈춰있던 손을 놀려 다시 칼질을 하기 시작했다. 칼이 도마와 닿는 소리에 그의 시선이 내 얼굴에서 아래로 향했다.

 다 썰고 비닐에 담으려고 칼을 내려놨을 때 민도겸이 불쑥 내 손을 잡아 자신 쪽으로 나를 끌었다. 손가락을 베였던 손이었다.

 “상처는? 아프진 않아?”

 “괜찮아요.”

 살짝 베인 거로 무슨. 그의 손에서 내 손을 빼내며 말하자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그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뭐가 그렇게 무심해. 나는 종이에 베여도 아프고 따가워서 짜증 나던데.”

 “그다지. 익숙해서요.”

 “아픈 데 익숙한 게 어디 있어. 아픈 건 그냥 아픈 거야.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아프다고 하고, 너 때문이라고 화내도 된다고.”

 기분이 묘했다.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칼을 사용하다 보면 다치는 일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렇게 자잘한 상처가 생기는 일은 내겐 너무나 익숙한 일이었다.

 하지만 괜찮다고 말하는 나를 답답하게 여기며 아플 땐 아프다고 말하라는 그의 말이 어쩐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정말 안 아파요. 이미 다 나았어요.”

 자신이 다친 원인이라 신경 쓰이는가 싶어서 다 나았음을 어필했다. 하지만 그는 믿지 않았다.

 “거짓말.”

 “진짜예요.”

 정말이다. 베였던 흔적만 살짝 남아있고 그마저도 잘 보이지 않았다.

 “어디 봐봐.”

 그가 내게 바싹 다가와서 양손으로 내 손을 붙잡고 손가락을 요리조리 살피기 시작했다.

 그의 긴 속눈썹이 한 올 한 올 보일 정도로 거리가 가까웠다. 가까이서도 잡티 하나 보이지 않는 투명하고 깨끗한 피부가 예뻐서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꼼꼼히 살피고 나서야 그는 인정했다.

 “정말이네.”

 그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서 그를 보고 있던 나와 눈이 가까이서 마주쳤다.

 그러자 그는 정상적으로 대하나 싶었더니 다시 아까 같은 상태가 됐다. 쭈뼛쭈뼛. 눈은 사정없이 흔들리고 시선은 회피.

 게다가 지금 보니깐 학원 안이 추운지 볼도 여전히 분홍색이었다.

 확인이 끝났음에도 계속 멍하니 내 손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을 잡아 내려놓으며 말했다.

 “됐죠? 그럼 교실로 가 있어요. 그 안은 히터 틀어놔서 따듯할 거예요. 이거만 정리하고 갈게요.”

 난 평소와 같은 태도였는데 민도겸은 뭐가 불만스러웠는지 또 인상을 찌푸렸다.

 “나만 의식하는 건가?”

 “네?”

 딴생각을 하고 있어서 잘 듣지 못했다. 그래서 되묻자 그는 잠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한마디만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키스해서 사람의 마음은 죄다 흔들어놓곤.”

 그리곤 뒤돌아 나가버렸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키스? 무슨 얘길 하는 건지 잠시 이해하지 못하다가 그제야 우리가 키스한 것에 대해 얘기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잊고 있었는데 다시 생각나 버렸다. 이렇게 갑자기 그 얘기를 할 줄이야.

 학원에도 왔길래 나처럼 없는 일인 것처럼 생각하는 줄 알았다.

 얼굴에 살짝 열이 올라 손으로 볼을 감싸 열을 식히며 속으로 되새기며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키스가 아닌, 기 싸움을 하다 벌어진 해프닝이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키스가 아닌…….

 그런데 그런 자신이 전적으로 피해자인 것 같은 태도라니.

 누가 보면 내가 먼저 입을 맞춘 줄 알겠다.

 먼저 입술을 갖다 댄 것은 그였으면서. 갑자기 뭔가 울컥해서 다시 냉정해졌다.

 더 지체하지 않고 남은 재료를 빠르게 냉장고에 넣고 뒷정리를 한 뒤 교실로 향했다.

 씻어서 젖어있는 손을 흔들어 털면서 교실로 들어가자 그는 앞치마를 입고 계속 불퉁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의 앞에는 내가 미리 준비해둔 계란과 나머지 재료들이 있었다.

 나 기분 상했소. 팍팍 어필하고 있는 그를 무시하고 계란찜 만들기를 시작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계란을 그릇에 톡톡 내리쳐 깨면서 말했다.

 “먼저 계란을 풀어주고 육수를 섞어줘요. 이따 육수 만드는 것도 보여줄게요. 꼭 육수가 아니더라도 그냥 물을 섞어도 괜찮아요.”

 집에서 만들 때 귀찮으면 그렇게 해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그에게 채와 계란물을 쥐어줬다. 그러자 그가 어리둥절했는지 물었다.

 “뭐야?”

 “부드러운 계란찜이 좋다고 헀죠? 채에 몇 번 걸러주면 부드러운 계란찜을 만들 수 있어요. 참고로 부드러운 계란찜을 만들려면 육수를 계란보다 많이 넣는 게 좋아요. 두 배 이상.”

 이해가 되지 않는지 그가 채와 그릇을 든 채로 물었다.

 “액체잖아. 걸러지는 게 있다고?”

 “일단 한 번 해봐요.”

 백문이 불여일견. 해보는 편이 이해가 빠르겠지. 나의 말에 그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새 그릇 위에 채를 얹고 계란을 부었다.

 “아. 진짜 뭐가 걸리네.”

 “알끈이에요. 노른자를 고정해주는 역할을 해요. 이걸 제거해주면 좀 더 부드러운 계란찜을 만들 수 있어요.”

 내 설명에 신기한지 그의 눈이 커졌다.

 “그다음은 새우젓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넣고 싶은 재료를 넣어서 불 위로 올리면 돼요. 간단하죠?”

 그의 옆에서 그가 채로 알끈을 걸러내는 것을 보면서 말했다.

 “주의할 점은 계란과 육수를 잘 섞어줘야 하는 점이랑 약한 불에서 천천히 익혀야한다는 거예요. 또 거품이 안 생기도록 하고요. 거품이 생기면 표면이 매끄럽게 안 되거든요.”

 “오오. 쉽네.”

 칼질도 없겠다. 자신이 있는지 그가 웃었다.

 그리곤 알려준 순서에 맞게 빠르게 해냈다.

 그다음에는 그릇을 냄비 안에 넣고 10분 정도 약한 불로 천천히 익히자 맛있어 보이는 계란찜이 완성되었다.

 미리 적당한 크기로 썰어둔 해산물, 버섯이 들어간, 맛있어 보이는 계란찜이었다.

 “어때. 나 잘하지?”

 기분이 좋아졌는지 표정이 환해졌다.

 “네. 잘하셨어요.”

 그는 표정 변화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선선히 대답했다.

 그러자 갑자기 그가 다가와선 나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리곤 얼굴이 가까워지더니 툭, 그의 이마가 나의 이마에 닿았다.

 “나 잘했으니깐 칭찬해줘.”

 그가 말하자 불어오는 숨이 얼굴을 간지럽혔다.

 그리고 그의 입술이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놀란 나는 그의 입을 손으로 텁 막아버렸다.

 “뭐 하시려는 거예요?”

  눈을 크게 뜬 채로 따졌다. 그가 나를 가만히 쳐다보다 손바닥을 그의 혀로 핥았다.

 “히익!”

 그 느낌이 이상해서 짧게 비명을 지르곤 얼른 손을 그의 입에서 떼버렸다.

 “뭐 하긴. 잘했다면서. 그럼 당연히 상을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악동 같이 짓궂은 표정이었다.

 “그런 법이 어딨어요?”

 “너는 설레지도 않았다면서. 그럼 괜찮은 거 아니야?”

 “설레지 않는다는 게 의사를 묻지 않고 키스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거든요!”

 말도 안 되는 그의 말에 반박하면서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버둥댔다.

 내 허리를 감싸 안은 그의 팔을 힘을 줘서 밀어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가 짐짓 시무룩한 척 내 어깨에 그의 턱을 얹고는 말했다.

 “치사하다. 나는 기분 좋았단 말이야. 너랑 한 키스.”

 잠깐 말문이 막혔다. 이 남자가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경악해서 입이 떡 벌어졌다.

 남이 들으면 오해할 만한 발언을 아주 서슴없이 했다.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돼요!”

 그렇게 말하자 그가 고개를 들어서 나와 눈을 마주하곤 말했다.

 “그럼, 너도 사실은 설렜다고 말하면 놓을게.”

 그는 웃는 표정이었다. 그제야 지금 그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애초에 그는 정말로 키스하려는 생각은 없었다. 그저 그런 척해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를 보려고 했던 것이다.

 그는 내가 당황한 것을 보고 즐기고 있었다.

 그가 원하는 반응을 줄 수는 없지. 침착한 척 표정을 유지하려고 하면서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었다.

 “그게 가당키나 한 말이에요? 얼른 이거 놔요.”

 “왜 가당치 않아? 누구라도 나를 앞에 두고 있다면 그럴 거야. 나랑 연기했던 배우들은 모두 다 나한테 대시했다고.”

 뭐 어쩌라는 거지 싶어서 버둥거리는 것도 멈추고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런 정보는 정말 하나도 안 궁금합니다만.

 그리고 그걸 정말 자랑이라고 하는 건지.

 말한 자신도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살짝 빨개져 있었다.

 “자기가 말해놓고 부끄러워할 거면 말하지 않는 편이 낫지 않아요?”

 그의 얼굴이 더 시뻘게졌다.

 그 모습이 조금 웃겨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로서는 꽤 오랜만에 웃는 거였다. 피식 웃는 것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도 내가 살짝 웃은 걸 봤는지 어쩐지 허리를 감고 있는 그의 팔에 힘이 약해졌다. 자기 꼴이 우스운 걸 알았나 보다.

 틈을 놓치지 않고 그의 품을 재빠르게 빠져나왔다. 그리곤 단호하게 말했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민도겸 씨한테 안 설레요.”

 그와 입을 맞췄던 날과 똑같은 말이었다. 마지막 두 음절까지 아주 똑같이. 또박또박 말했다.

 “전혀.”

 그러자 멍하니 있던 그가 정신을 차리곤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두고 봐. 그 입으로 스스로 설렌다고 말하게 할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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