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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2. 수호자
작성일 : 19-05-22 23:03     조회 : 59     추천 : 0     분량 : 8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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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군단 숙영지 내 토벌 부대 막사 -

 

 

 식사를 마치고 다들 쉬는 시간들을 가졌다. 다른 부대와 달리 그들은 괴수와의 전면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졌다. 뭐, 그렇더라도 놀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모두들 상한 무기 점검하고, 망가진 무기들 빨리 수거해라!”

 

 “넵! 다들 들었지! 우리 귀여운 부관님이 명령하셨다! 움직이라고!”

 

 “헤헤! 리엔 부관님 말을 듣자고!”

 

 “그만해라 얘들아. 여기서 까지 그럴 거냐?”

 

 부관이 되면서, 리엔을 일부 대원들이 놀려먹고는 했다. 물론 반대쪽에 있는 녀석들은,

 

 “이봐, 그러다 리엔 누나한테 무슨 일을 당하려고?”

 

 “그만해라 좀. 그러다 우리한테 피해나 끼치지 말라고.”

 

 그들을 만류했지만, 장난을 좋아하는 그들이 그걸 그만 둘리는 없었다. 그래서 리엔은 그런 그들을 향해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을 했다.

 

 “흐음......... 계속 그러면 아냐가 시키라던 거, 마저 시킬 거야! 알아들었어?”

 

 “히익! 알았습니다! 빨리 움직여!”

 

 아냐에 대한 얘기만 나와도 지레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난다. 그만큼 아냐가 그들을 혹사시켰었는지 알 수 있었다. 덕분에 비공정에서도 그렇고 아침의 전투에서도 부상을 크게 입은 인원들이 없다는 점이 그녀로서 마음에 놓였지만 말이다.

 

 ‘더 이상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자기가 이 부대에 들어왔는지는 이제 가물가물하다. 단지, 알고 지내던 이들이 크게 다치거나 죽어가는 것을 많이 봤었던 그녀였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무뎌졌으면서 누구보다도 가장 큰 상처를 받아왔던 사람이었다.

 

 그때는 그저 어쩔 수 없다. 괴수는 세고 인간은 약하다. 괴수한테 먹혀지지 않기 위해 최소한으로 방어를 해야 하는 게 그들의 현실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델을 만나고 난 뒤로, 부대의 인원들이 바뀌고 분위기가 바뀌었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고 다들 열심히 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그의 모습에 모두 따라주었다. 그리고 그럴수록 크게 다치거나 죽어서 돌아오는 인원들이 줄어들었다.

 

 크게 3차례로 붙고, 자잘한 것들을 다 센다면 수백차례의 괴수들과의 싸움에서 그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모두가 죽은 얼굴이 아닌, 웃는 얼굴로 부대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 역시 웃고 있음을 발견했다.

 

 아니, 웃는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그리고 이 웃음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에 그가 줬던 총을 버리지 않았고, 그것을 숙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지 않기 위해서, 모두의 등 뒤에서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언니? 무슨 생각하고 있어?”

 

 가만히 서있는 그녀에게 스피넬이 웃으며 다가왔다. 리엔은 그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그만 혀를 깨물어버렸다.

 

 “아.. 아앗! 아야야..... 스피넬이구나! 잘 갔다 왔니?”

 

 “언니? 괜찮은 거 맞아? 지금 입에서 피가 나오는 것 같은데?”

 

 “괜찮아, 괜찮아. 아까 먹은 고기 때문에 혀를 씹었을 뿐이야. 참, 그러고 보니 너희들 밥은 먹었니?”

 

 “이제 먹으러 가려고요. 피범벅이 된 채로 식당에 들어서기는 싫으니까 옷 좀 갈아입고 왔거든요. 근데, 혹시 아멜 못 봤나요? 같이 먹자고 해놓고서는 안 보이거든요.”

 

 머리를 긁적이며 묻는 스피넬의 말에, 리엔은 팔짱을 끼곤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흠? 그럼 갈 곳은 뻔~ 하지 않을까? 아마 잔뜩 자랑하고 싶어서 갔을 걸?”

 

 “아, 그러겠네요! 그럼 전 이만~.”

 

 “잠깐. 그 대신 네 갑옷이랑 무구 손질은 해둬야 한다. 무구는 뭐 손질 못하겠지만.”

 

 “알았어요. 그 정도는 알아서 하니까 걱정하지마세요.”

 

 스피넬은 그녀의 말을 듣고 곧장 지휘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리엔 역시 아직 정리할 일들이 남아있어서, 그리고 바보 레프레아들을 관리해야 해서 그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분명 그녀가 없다면,

 

 “끄응! 무기는 전부 이쪽으로 옮겨!”

 

 “방어구는 이쪽으로.... 아니 이쪽인가? 우우웅.”

 

 이렇게 그녀가 없으면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을 테니까. 리엔은 다시 한숨을 크게 내쉰 뒤,

 

 “으.... 으이구, 이 바보들아! 그것도 똑바로 분류 못하냐?!”

 

 서류철을 그대로 그들의 머리에 꽂으며 정리해 나갔다. 이렇게 맞아도 그들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리엔이 온 것을 더 반겼다. 참, 이럴 때 보면 예네프와 리엔이 그들의 보호자 같아 보인단 말이지. 열심히 일해라 리엔.

 

 

 한편, 아멜을 찾으러 간 스피넬은 지휘부 막사의 뒤편이 소란스러운 것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곳에서는 아멜과 아델이 연습용 목검을 들고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아멜은 검을 머리 위로 높게 든 다음, 빠르게 움직여 아델의 머리를 노리며 말했다.

 

 “흠, 이 부분이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건 네가 검을 먼저 들고 움직이려고 해서 그래. 검을 움직이려고 하다 보니, 앞으로 나갈 때 근육이 반응하지 못하는 거라고. 그래서 나가면서 검을 움직여야 한단다.”

 

 이렇게 말은 해도,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크게 별반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아보였다. 언제부터인지, 병사들이 모여서 그들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하고 있는 대련을 보며 그저 감탄만 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아멜! 밥 먹으러 같이 가자는 사람이 지금 뭐하고 있냐?”

 

 스피넬은 자신을 기다리게 한 아멜에게 툴툴 거리며 다가왔다. 뒤쪽에서 난 그녀의 목소리에 아멜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앗! 스피넬! 미안, 잠깐 물어볼게 있어서 왔는데........ 그만.”

 

 그저 묻기만 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대련을 하고 있던 그녀였다. 뭐든 열심히 하는 모습은 좋긴 하지만, 한번 집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의 그녀니 가끔 이런 일이 생기곤 했다.

 

 “스피넬, 잘 갔다 왔니?”

 

 아델은 다가오는 스피넬에게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주었다.

 

 “잘 갔다 오긴... 갔다 왔죠. 아저씨는 괜찮아요? 어제 많이 아팠다면서요.”

 

 “괜찮아졌어. 약 먹고 푹 쉰 덕에 말이야. 참, 너희들 밥은 먹었니?”

 

 “얘가 이러고 있어서 아직 못 먹었죠.”

 

 “아야야야야.”

 

 스피넬은 아멜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안 그래도 리엔이 당겼었던 뺨이라 더 아팠다. 아멜은 아픈 뺨을 어루만지며 스피넬을 바라보았다. 스피넬은 그런 그녀에게 피식 웃고는 아델에게 다시 말을 이었다.

 

 “자, 그러면 잠시 점심 좀 먹고 오게 얘 좀 빌려갈게요.”

 

 “그래 알았어. 밥 잘 먹고 푹 쉬렴.”

 

 아멜과 스피넬에게 손을 흔들고는 막사로 들어가는 그와 반대로 식당으로 걸어가는 두 사람을 보고는 병사들은 저마다 얘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흠.... 아까 대련이랑 전투 얘기들인 건가? 한판 크게 벌이고 온 것 같은데.......’

 

 아델은 그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있었지만, 딱히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지나쳤다. 물론 이런 관심을 계속 받는 게 결코 좋지는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지만, 지금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었다.

 

 그저, 아이들에게 무슨 일만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빌 뿐이었다. 뭐,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식당에 들어선 아멜과 스피넬은 천천히 조리원들이 내준 반찬들을 식판에 담아 식당 한쪽으로 걸어가 앉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식기는 했지만, 아직 윤기가 감돌고 툭 건드리면 바삭거리는 소리가 그녀들을 즐겁게 하고 있었다.

 

 “오늘 아마 우리 부대 조리원들도 음식 만들었던 것 같던데.”

 

 “그러게 오빠들이 고생이 많았겠네. 이 많은 인원들 걸 다 만들었으니 말이야.”

 

 아멜과 스피넬의 말 따라, 식당 한 구석에서 녹초가 된 채, 혼이 나간 인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부대에 남은 하만들 중에 몇 안 되는 사람이지만, 부대 내에서 음식을 너무나도 잘 만드는 1인자나 마찬가지인 사람이었다. 그 망할 두부탕수의 끔찍한 맛도 똑같이 재연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에게 한 가지 부족한 점이라면, 이렇게 많은 인원들을 상대해본 적이 없다는 것. 토벌부대의 부대인원수는 거의 300~400명 정도인데, 전속 조리원은 10명이나 있다. 거기다 외부에서 일하러 오는 사람까지 합하면 20명 정도가 식당을 관리하기에 편했던 것이다. 지금은 거의 3 ~ 4000명에 가까운 인원의 식사를 조리원 50명에서 관리하려니 죽을 맛인 것이다.

 

 뭐, 그건 조리원의 일이고, 그녀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저 그들의 노고에 감사히 하며 맛있게 밥을 먹어주는 게 그녀들의 일이니까.

 

 그렇게 떠온 고기 완자를 맛있게 먹으려고 한쪽에 앉은 그녀들은, 낯선 시선에 서로 눈짓을 했다.

 

 ‘음, 누가 우릴 보고 있는데?’

 

 ‘흠, 귀찮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이렇게 걱정을 해도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법. 그 낯선 시선이 움직이는 것을 느낀 두 사람은 곧장 온몸의 신경을 그쪽에 집중했다.

 

 ‘단순 시비인가?’

 

 ‘그러기에는 너무 당당하게 걸어오는데?’

 

 ‘으... 완자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어.’

 

 혹여나 일이 잘못되면 부대에 영향이 갈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는 것도 그녀들의 성미에는 맞지 않기에 둘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뒤,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는 사람에게 말을 걸려고 했다.

 

 “저어! 무슨 일인....... 어라?”

 

 하지만 낯선 시선은 느껴져도 앞에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아멜은 그 시선을 찾기 위해 앞으로 가려는 순간,

 

 콩!

 

 “후아아아!”

 

 갑자기 일어선 두 사람에게 그만 부딪혀버려서, 키가 작은 그는 그대로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들은 자신들 앞에 있는 이 작은 사람을 보고 놀라 눈을 떼질 못했다. 그도 그럴게 그의 정체는 바로,

 

 “이봐! 아무리 내가 키가 작아도 그렇지, 바로 앞에 있는 사람도 못보고 지나가나?!”

 

 “티... 팅커?가 아니고, 어이쿠! 괜찮으세요!”

 

 고대의 종족들 중 하나라고 불리는 팅커. 오리에셀이라는 인간 종족은 대개 피부가 단단하고 근육질에 키가 크지만, 유일하게 팅커들은 키가 작았다. 대신 그들은 키를 키우고 약한 근육을 늘리기 위해 각종 연구들을 해온 결과, 엄청난 의술과 발명품들을 만들게 된 특이한 녀석들이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들의 비원은 이루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어쨌든 이들은 이제 몇 안 남은 오리에셀 중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존재들이다. 물론 아델이나 아냐와 같이 한명밖에 없는 존재들도 있지만, 이들 역시 그것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아냐와는 달리 이들은 괴수와의 전쟁에 관심이 없었고, 오직 자신들의 연구만을 추구했었기 때문에 거의 숨어 지낸다고 알려져 있었다.

 

 “뭐야? 팅커를 처음 보는 거냐? 나는 너 같은 귀무족은 처음 본다고! 뿔이 자.... 아, 이건 조금 그런 건가?”

 

 그는 스피넬을 보면서 말을 하다 멈췄다. 스피넬의 뿔이 잘려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린 그의 관찰력도 뛰어나지만, 뿔이 잘려있다는 의미를 알고 있다는 것에서 한 번 더 놀란 그녀들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난감한 표정을 짓는 스피넬에게 앞의 팅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 뭐냐? 왜 알고 있냐고? 그건 바로 내가 정보상이기 때문이지!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아는 사람은 세상에서 아무도 없을 거라고!”

 

 정보상이 군대에 왜 있는 건지 몰라도, 일단 그녀들에게 접근한 이유는 대강 알 것 같았다. 정보상들이란, 토벌전이나 개척기지에서 유적에 관한 물건들을 감정하거나 정보를 모으고, 이에 관련된 흥미로운 소식들을 도시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 앞의 팅커가 그녀들 앞에 은 지금 아멜과 스피넬에 어떤 무엇인가에 대해 굉장히 알고 싶어 한다는 소리 아멜은 자신만만하게 서있는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그 정보상이라는 분이 왜 우리를 만나려고 하는 거죠? 저희는 일개 부대원일 뿐인데 말이죠.”

 

 “하하. 그렇게 말은 하지만, 이미 너희들에 대한 얘기는 다 들었단 말이야. 이번 전투에서 가장 큰 공을 세웠다지? 그 무시무시한 힘으로 말이야.”

 

 “뭐, 그렇긴 하지만, 그건 별것도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은 그것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오호라? 그렇단 말이지? 그럼 한 가지만 부탁해도 될까?”

 

 부탁이라는 말을 쓰긴 했지만, 사실 이미 그는 하려던 일을 하고 있었다. 작은 수첩을 꺼내 그녀들과 대화를 하며 마구 무엇인가를 적고 있었으니까.

 

 “저희가 할 수 있는 선이라면 괜찮지만, 그 이상이라면 지휘관의 승인이 없다면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스피넬의 말 따라, 그들은 기사가 아닌 일반 병사이기에 함부로 발언할 권리가 없다. 그리고 무구 적합자라면, 특히 더 제약에 묶여있으니까. 스피넬의 입장에서는 정중한 거절 방법으로 이만한 게 없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보였다.

 

 “그럼 지휘관을 만나게 해줘! 부탁이야! 꼭!”

 

 “일반인이 지휘관을 만나는 것은 조금 힘든데요? 거기다 그건 행정부서에 접수를 하고.......”

 

 “안 돼! 난 시간이 없다고! 정말 급하단 말이야!”

 

 스피넬의 다리를 붙잡고 애원하는 그의 모습에 아멜과 스피넬은 어떻게 할 줄 몰랐다. 특히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고 있자니, 만약 다른 사람이 봤다면 그 눈망울에 견디기 힘들어 그의 부탁을 들어줘야 할 것 같았다.

 

 “스피넬, 아멜....... 식당시간 다 됐다.”

 

 때마침 구세주와 같이, 지친 조리원이 힘없이 손을 흔들며 아멜과 스피넬에게 말을 했다. 이걸 빌미로 스피넬과 아멜은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에 팅커의 눈망울을 피해 고개를 돌리고, 곧장 퇴식대로 가 남은 음식들을 정리했다.

 

 “제발! 부탁할게! 부탁!”

 

 “안돼요. 저희들한테 그런 권한이 없단 말이에요.”

 

 꿋꿋하게 거절하며 밖으로 나가는 그녀들의 모습에, 결국 그는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작은 부탁이라고 생각했는데, 들어주지 않는다. 그는 자신 인생에서 이렇게 까지 무시를 당해본 적이 없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고, 그로인해 굉장한 짜증과 분노가 솟구쳤다.

 

 “우.. 우이씨.......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팅커는 씩씩거리며, 잠시 메모장에 무어라 글을 적기 시작했다. 조리원한테서 쫓겨날 때까지 한참동안 글을 쓴 그는 곧 만족했다는 표정으로 메모장을 덮었다. 메모장에는 ‘제일 빠른 오늘의 기사’라고 적혀 있었다.

 

 “날 무시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너희들 가만 안둘 거다!”

 

 이때 쓴, 이 하나의 메모장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줄은 그는 몰랐었다. 그저 특종을 잡아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쓴, 이기심에서 나온 그 글이 말이다.

 

 

 

 때는 저녁이 되고, 아멜과 스피넬은 아델에게서 특별 지도를 받고 있었다. 역시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않았던 그녀들이라 실력이 안 늘었던 것이지, 체계적인 훈련으로 금방금방 성장 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몸은 괜찮니?”

 

 다만, 스피넬의 몸에 언제 마력 폭주가 일어날지는 아직 모른다. 트린다미어와 만났던 때 이후로, 아델은 그녀에게 마력을 제어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아, 그때 이후로 아저씨 덕분에 어느 정도 제어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이 힘을 쓸 때마다 온몸에 불길한 감정이나 이상한 기운 때문에 제대로 정신 차리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니까 편해졌고요.”

 

 마녀의 힘이라 불리는 이질적인 힘. 하지만 이제는 그것에 잡아먹히지 않는다. 동시에 낯설지 않은 어떤 기운을 느끼게 되었다. 동시에 무엇인가 편안한 그 느낌을 마음대로 이용하게 되었다. 모두 아델과 만나서 이룬 일들이었다.

 

 이제는 그녀는 자신의 힘과 마녀의 힘 사이에서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조절하는 훈련을 해나가서, 폭주 직전까지, 즉 한계까지 힘을 사용하고 멈추는 것과 그 시간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어쩌면 현재로서는 무구 적합자들 중에서 가장 센 존재는 스피넬이 아닐까 싶었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한다! 준비 됐지?”

 

 “넵!” / “네~!”

 

 그렇게 그녀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아델은 가끔 그녀들이 힘들어하거나 잘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주며 자리를 지켰다. 무리만 없다면 이 토벌전 이후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이 든 그였다. 그래, 많은 변화가 찾아올 거........

 

 “아델! 아델! 어디 있어?!”

 

 갑자기 뒤에서 그를 급하게 찾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델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는 헥헥 거리며 뛰어오는 리즌의 모습이 보였다.

 

 “무슨 일이야? 리즌?”

 

 “큰 일.... 났...났다고! 큰 일!”

 

 그의 표정에서(?) 굉장히 다급함이 느껴지는 게 보였다. 아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서있자, 그의 어깨를 붙잡으며 가쁜 숨을 내쉬며 리즌이 말을 이었다.

 

 “크.. 일... 헥... 헥.... 큰일 났어. 이..... 그... 그러니.... 까... 아델.”

 

 “일단 숨 좀 고르고 얘기해. 그리고 큰일 났다고만 하지 말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을 하라고.”

 

 아델은 숨을 고르라는 의미에서 그의 등을 토닥거리며 물을 건넸다. 리즌은 그가 건넨 물을 마시며 천천히 숨을 고른 뒤, 다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주머니에서 한 장의 무엇인가를 꺼내들었다.

 

 “정말 큰일 났다고! 이거 봐! 이거!”

 

 “응? 그게 뭔.... 뭐!”

 

 아델은 그가 꺼낸 것을 보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건 그냥......

 

 “아저씨, 무슨 일 있어요?”

 

 아멜과 스피넬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그들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하지만 곧 그녀들 역시 아델과 리즌 모습처럼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속보, 민간인을 때린 악마 같은 군인! 그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이.... 이게 뭐야!”

 

 이런 글을 보게 된다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흐.. 슬슬 기말고사가 다가오네요. 또 한움큼 머리카락이 빠지려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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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8. 인장(4) 2019 / 2 / 12 74 0 7978   
42 #8. 인장(3) 2019 / 1 / 30 84 0 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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