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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성의 제자
작가 : 추쿠부2
작품등록일 : 2018.2.6

검술학원의 낙제생인 루크는 어느때와 같이 죽을만큼 고통스러운 따돌림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던 도중. 부스스한 긴 흑발과 묘하게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검은 눈동자, 자신의 키보다 커다란 동양의 검을 지닌 사람을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으신거나 알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akrmak3tp@naver.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성심성의껏 답하겠습니다>

 
1화. 쇠 냄새가 나는 우리 집.
작성일 : 18-02-06 16:20     조회 : 53     추천 : 0     분량 : 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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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5분쯤을 한 번도 쉬지 않고 뛰어왔을까. 저기 보이는 익숙한 가게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먼 거리에서도 들리는 쇠를 두드리는 거친 망치질 소리에 기를 죽이며 뛰어가고 있었다.

 

 도착하고는 싶진 않았지만 이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아버지는 더더욱 화를 내실 테니, 차라리 솔직히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는 게 옳은 선택일 것이다. 잡생각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도착한 가게의 앞. 뜨거운 열기와 타오르는 연기가 굴뚝으로 뿜어져 나오는 걸 보니, 한눈에 봐도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천천히 가게의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다녀왔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안에 아버지가 있나 없나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솔직히 이미 쇠를 두들기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없으실 리가 없겠지.

 

 '콰앙! 콰앙!'

 

 아버지는 내 인사를 두들기는 소리로 대신하여 인사를 받는다.

 

 일단은, 조심스럽게 검을 고쳐달라는 말을 해볼까.

 

 "저, 저기. 아버지. 그, 오늘도 훈련하다가 검이 반 토막이 나버렸는데요…."

 

 그 순간. 힘껏 과열된 검을 두들기던 아버지의 망치질은 멈추고. 머리에 두른 두건을 풀면서 이마에 맺힌 무수한 땀을 닦으며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또… 부서진 거냐?"

 

 간결하지만, 어딘가 묵직한 목소리가 나를 파헤치는 느낌이 든다.

 

 "아, 네…. 대련하던 도중에, 실수로 그만…."

 

 부서진 검을 아버지께 건넸다. 솔직히, 대장장이 일을 하시는 아버지라면 나의 어이없는 거짓말 같은 건 쉽게 알아채실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그런 아버지께 거짓말을 하는 걸까….

 

 아버지는 부서진 검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천천히 부서진 쪽을 눈으로 살피고 있으셨다. 예리하면서도 날카로운 눈초리가 마치 면도날 같다고 생각한다. 이윽고 나를 째려보며 한숨을 내쉰다.

 

 "다음부턴… 조심히 사용하거라. 고치는 것도 귀찮으니 말이다."

 

 아버지는 부서진 검자루를 들고, 작업장으로 다시 돌아가셨다. 일부로 모른 척해주시는 걸까. 그렇다면 감사할 일이지만, 이상하게도 왜 혼내지는 않으실까…. 일부로 모른 척해주시는 건가.

 

 "오늘은 내가 바쁘니, 거래처에 가서 좋은 철광석좀 집어와라."

 

 그렇게 말하는 아버지는 꽤 두툼한 돈주머니를 던져 주며 심부름을 시킨다.

 

 "그, 그럼 갖다 오겠습니다."

 

 서둘러 가게 밖을 나서자마자 들려오는 망치 소리에, 나도 모르게 그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아…. 이런 답답한 공간에 있다간, 피 말려 죽을지도 모르겠어."

 

 17년을 같이 살아왔지만 아직 까지 아버지에 대해 많이 모르는 것들이 많다. 아들 실격 발언 같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아버지를 어떻게 반겨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른다.

 

 어느 정도 대장간에서 멀어지니, 긴장감으로 마비됐던 두 다리는 조금씩 힘을 찾아가며 피크닉을 가듯 경쾌한 발걸음으로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혼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나마 오늘은 바쁜 일이 있었기에, 아버지께 혼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만약 일이 바쁘시지 않으셨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온몸은 소름이 돌기 시작했다.

 

 일단은 아버지가 시킨 일이 우선이니, 무서운 생각은 하지 말고. 서둘러 광석점으로 향했다. 이것마저도 늦는다면 아버지는 정말로 화를 내실지 모른다. 아까의 일도 덧붙어서 말이다.

 

 건물 너머로 보이는 붉은 노을을 등지며 약간 어두운 밤거리를 뛰고 있는 나. 괜히 다른 생각 하다가 이리 어두워질 줄은 몰랐다. 아직 불이 켜진 광물점 가게를 보며, 있는 힘을 다해 더욱 가속하고 있었다.

 

 점점 가게와의 거리는 좁혀지면서, 익숙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때마침 가게 앞에 나와 있는 가게 아저씨가 눈에 보였다.

 

 "아저씨!"

 

 익숙한 얼굴이다 보니 큰소리로 주인아저씨를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

 

 "오. 루크 아니더냐. 여긴 어쩐 일이더냐?"

 

 "헉… 헉. 철광석을 사러 왔어요…."

 

 "좋은 때에 왔구나. 오늘은 거래처에서 순도 높은 철광석을 들여놨거든."

 

 뛰어 온 보람이 있었다. 주인아저씨는 천천히 가게에 들어가고 있었고, 나도 아저씨의 뒤를 따라 숨을 고른다.

 

 "자, 여기 상자 안에 있는 철광석이 오늘 들어온 거란다."

 

 한 상자당 180kg이 넘는 철광석 상자를 가리키면서 인자한 웃음을 짓는 아저씨.

 

 "우와… 이 철광석은 순도가 엄청 높은데요…?"

 

 문외한이 볼 때도, 상자 안에 가지런히 놓인 철광석을 표면을 본다면 상당히 놀라워했을 것이다. 물론 나는 17년간 이런 잔심부름을 많이 했기에 어느 정도 광물을 보는 눈이 자연스럽게 올라간 것뿐이지만 말이다.

 

 "그렇지? 아스트란 광산에서 직접 공수해 온 순도 89%의 철광석이란다."

 

 자신 있게 공수해 온 곳을 아스트란 광산으로 말하는 주인아저씨.

 

 "정말요? 이게 그 유명한 아스트란 광산의 철광석인 거예요?"

 

 "그렇고말고. 내가 가서 직접 보고, 감정했으니 틀림없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렇게 자신 있게 말 할 리가 있겠니."

 

 아저씨의 허탈한 웃음이 정말로 믿음직스럽다. 뭐, 아버지가 오랫동안 거래해 온 곳이니 당연히 믿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80kg만 상자에 담아주실 수 있으세요?"

 

 "알겠구나."

 

 아저씨는 가게 안 창고에서 빈 나무 상자를 가져오더니 하나둘씩 철광석을 옮겨 담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아저씨는 이 적막한 공기를 깨며 목소리를 내셨다.

 

 "언제나 봐도 대단하구나, 루크."

 

 "뭐가요, 아저씨?"

 

 "아니, 그도 그럴 것이. 철광석이라는 광물이 상당히 무게가 나가지만, 그걸 혼자서 80kg을 들고 간다는 자체가 나는 대단하다고 느끼는구나."

 

 허탈하게 웃으시며 나를 대단하다고 하시는 아저씨. 그런데 그게 대단한 건가? 매일같이 잔심부름을 통해 광석을 집으로 들이기는 하지만, 그게 대단한 것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읏차. 자, 여기 정확히 상자에 옮겨 담았다."

 

 두 손을 양 옆구리에 대며 허리를 펴는 아저씨의 모습.

 

 "아. 감사합니다. 여기 대금이요."

 

 나는 가지고 있던 돈주머니를 아저씨에게 건넨 후,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상자를 잡으며 가벼운 인사를 한 채, 가게를 나섰다.

 

 "다음에 또 오너라."

 

 아저씨의 인사에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직 5월의 따스한 봄이라고는 하여도, 왠지 미네르바가 장난이라도 치는 것처럼 꽤나 쌀쌀한 바람만이 거리에 불고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뛰어왔던 뜨거운 몸은 차디찬 밤바람에 인해 몸이 식고 있었다.

 

 "하긴, 땀이 식었으니 추워지는 건 당연한 건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혼잣말을 내뱉는 나. 왠지 모를 처량함이 느껴진다. 검술학원에 가면, 언제나 괴롭히는 녀석들이 좋을 대로 나를 괴롭히고, 검을 부수고. 누군가에게 고민과 의논을 털어낸 대상도 없으니 말이다.

 

 그래도, 아까 냇가에서 본 그 남자처럼 강했으면 어땠을까? 나도, 그 사람에게 배운다면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장검과는 달리 예리한 날을 가진 그 신비한 검이 자꾸만 생각난다.

 

 어느새 그 동양 남자의 검과 모습을 생각하고 걸으니, 금세 대장간에 도착하였다. 나는 문을 열기 전 가벼운 심호흡을 하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제 온 거냐."

 

 아버지의 목소리가 나를 조금 반긴다는 것을 알고서는 철광석이 담긴 상자를 아버지 발밑에 내려 놓는다.

 

 "아, 네. 오늘 아저씨께서, 아스트란 광산에서 공수해 온 철광석을 추천해주셔서."

 

 아버지는 상자에 들어 있는 철광석 하나를 집더니 섬세하게, 날카로운 눈초리로 감정하고 계셨다. 아마도… 안 좋다고 판단하실 경우에는 저, 큰 철광석을 나한테 던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 건 왜일까.

 

 그러나 그 예상은 빗나간 채로, 의외의 말을 하는 아버지.

 

 "너치고는 잘 사왔다. 이 정도의 순도가 높은 철광석이면 잘 부러지지도 않겠군."

 

 아버지 입에서 나온 뜻밖에 칭찬에 나는 조금 감동하고 말았다. 사 온 보람이 있었다고 할까.

 

 "들어가서 쉬어라. 검은 내일까지 고쳐 놓을 테니."

 

 아버지는 갖고 온 철광석 하나둘씩 구분하여 두 나무 상자에다가 분류하고서는 그대로 상자를 들어 철을 녹이는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하셨다. 아마도 꽤 오랜 시간을 들여 작업할 것 같다.

 

 "그럼 수고하세요, 아버지."

 

 뭐라도 거들어 주고는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잔심부름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는 대장장이의 아들인 나.

 

 일단은, 야식이라도 만들어 드릴까…. 나도 배가 고프기도 하니까 말이야.

 

 우선은 가게 안쪽에 위치한 주방에 들어가 식재료를 살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아버지가 사오신 야채와 소고기. 이것으로 스튜를 만들고, 조금 딱딱해진 빵은 스튜에 찍어 먹으면 되겠지.

 

 그렇게 꽤 긴 시간이 지났을까. 주방에 따스하게 감싼 비프 스튜의 냄새가 왜 이리 감미로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한입 크기로 썬 야채들도 상당히 먹음직스러웠다. 거기에다가 올리브 오일을 살짝 뿌려주니 정말로 고급 음식점에나 나올 법한 음식들이 작은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인 걸 보니 뿌듯했다.

 

 "간단히 먹고 잠이나 잘까."

 

 그렇게 혼자 식탁에 앉으며, 홀로 먹는 저녁. 익숙하지마는, 여전히 익숙하지가 않다. 아버지와 같이 식사했던 것이 몇 년 전인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어느새 다 먹은 식기를 물기가 묶은 수건으로 잘 닦으며 선반에 올려놓고, 다시 작업장으로 들어가는 문 틈으로 '배고프시면 주방에서 드세요.'라는 짤막한 말을 하며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려다 별별 생각이 다 들긴 했지만, 서서히 감겨오는 눈꺼풀은 그 생각마저 방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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